윤정은 저/마설 그림
문지현 저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청소년 추천도서 목록을 살펴보던 중 아이가 읽고 싶어하여 구매한 책이다. .
먼저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번 읽어 보고 싶었으나, 미입고되기도 하였고, 아이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어 하여 구매하였다.
아직 책의 내용은 모르지만, 책을 가까이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가 고른책이라, 애정을 갖고 한장한장 읽어나가고 있다. 이책을 계기로 아이의 독서의 문이 활짝열리길 기대한다.
요즈음 작은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생각한다. 왜 저 아이는 저렇게 행동할까? 저 아이는 청개구리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 왜 엄마 말이라면 무조건 반대로 행동할까? 사춘기 아이들은 마음 안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싸움을 시작하고 어른의 말이라면 무조건 삐딱선을 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작은 아이를 보면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큰 아이도 작은 아이를 보면 말한다. 노답 중에 핵노답이라고.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생각하지 않고 일단 ‘고’를 외치는 작은 아이는 감당하기 어렵다. 나 역시도 치열한 사춘기를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남자가 아니니 작은 아이를 100% 이해하기 쉽지 않다. 어떤 날은 큰 아이에게 자문을 구하지만 큰 아이 역시 작은 아이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그래 가끔 나는 생각한다. 작은 아이를 보며. ‘미친 거 아니야?’ 미치지 않고서는 행동할 수 없는 걸 작은 아이는 행동하니까. 어쩜 작은 아이의 마음엔 다양한 인격들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이렇게 하고 싶고 내일은 저렇게 하고 싶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내안의 다양한 녀석들. 아이를 키우면서 다양한 심리학 관련 책을 읽지만 읽을 때 뿐. 현실에 적용하는 건 쉽지 않다. 아니 그런 심리라는 걸 이론으로 알아도 아이를 이해하는 건 언제나 실패다. 결국 ‘넌 누구를 닮아 그 모양이냐’, 혹은 ‘나는 널 알다가도 모르겠다’ 혹은 그냥 침묵으로 무시할 뿐. 어쩜 나보다 시급한 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닐까
‘14살에 시작하는 심리학’은 무엇보다 쉽다. 적당한 상황을 예로 제시한 후 그에 맞는 심리학을 설명한다. 상황 자체가 평상시의 우리 모습이기에 그에 맞는 심리학을 적용하는 게 재미있다. 무엇보다 ‘계획의 오류’는 누구나 겪는 일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계획을 세우지만 그럼에도 일정은 늦어진다. 이런 오류는 계획을 세울 때 작업 자체에만 집중한 나머지 작업 이외에 필요한 일정을 축소하기 때문이란다. 결국 너무나 의욕이 넘치는 나머지 모든 계획이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될 거라는 낙관주의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 때문에 계획의 오류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리가 계획을 잘못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과거 경험을 비교해 보다 꼼꼼히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보면... 꼼꼼히 세부적으로 계획 세우는 게 더 어렵지 않나? 하는 딴지를 걸게 하지만 이런 것도 심리학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이 외에도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방관자 효과 (많은 사람들이 사건을 목격하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것)’나 ‘동조 현상(여러 사람이 주는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그 집단의 뜻과 행동에 따르는 것)’, ‘확증편향(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 ‘이기적 편향(실패했을 때 실패의 원인을 늘 타인의 상황과 시기 등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데로 돌리는 것)’등은 우리의 행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은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심리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녀석도 엄마의 마음을 간보고 나 역시도 작은 아이의 마음을 간 보게 된다. 그 지루한 싸움이 언제까지 이어갈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내가 아이를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난 안다. 이런 다짐이 10분 이상 가지 않음을. 작은 아이의 얼굴은 딱 10분용임을 방학 기간인 요즈음 더 잘 알게 되었으니까. 몸과 마음이 같이 크는 작은 녀석이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