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섬찟 하기도 했어요. 친구들은 모두 나이를 먹고 결혼도 하고 취업도 하는데 혼자 항상 똑같은 그 나이에 머무른다는 것은 꿈도 없고 미래도 없이 그냥 그 시간을 계속 살아간다는 것 이잖아요. 사실 열다섯이면 한참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나이인데 그게 더 싫은 건 뭘까요? ㅎㅎ 그렇다면 가을은 왜 오백 년째 같은 나이에 머물러야 할까요?
옛날 옛날 환웅이 내려와 숲속 동물들을 모아두고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었어요. 여우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곰, 호랑이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답니다.그런데 여우는 누구보다 사람이 되고 싶을줄 알았는데 의외인데요. 사람이 되고 싶은 구미호가 생각났거든요.^^
결국 환웅의 제안에 응한 곰과 호랑이는 동굴 속에서 삼칠일을 쑥과 마늘만 먹고 견딘다는 조건에서 인내를 가지고 버텼답니다. 곰은 한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꿋꿋이 버텼고 견디다 못해 뛰쳐나간 호랑이를 두고 여자 사람이 된답니다. 바로 단군신화 이야기잖아요. 이 이야기는 단군신화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람이 되어 임신한 웅녀는 부른 배를 안고 여우 '령'을 찾아갑니다. 처음엔 거절하지만 웅녀가 단군을 낳고 손을 잡고 다시 찾아갔을 때 미래를 본 령이 인간과 동물 사이의 중간자가 되어 단군을 지켜주겠다고 웅녀와 약속을 합니다.
그 여우들이 사람으로 변해 '일족'이 되었고 후에 '야호족'이 되었답니다. 봄, 여름, 가을 모두 '야호족'이고 이들의 역할은 인간과 동물의 균형을 잡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그 경계를 지켜주는 일을 합니다.
가을은 가면 갈수록 인간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인간의 손에 의해 죽어 나가는 동물들을 볼 때마다 절망감을 느낍니다. 인간이 이토록 강해져서 생태계를 위협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거죠. 이야기가 정말 창의적이지 않나요? 가을은 첫 등교길에 옛친구를 만나요. 할머니가 다 된 그 친구는 어린시절 가을을 기억하고 너무나 닮아서인지 가을의 옛이름을 부르기도 합니다.

이번 생의 가을은 학교에서 어떤 친구를 만나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까요? 엄마, 할머니와 함께 다니는 학교생활은 또 얼마나 괴로울까요? ㅎㅎ 청소년 K 판타지 소설 너~무 재미있어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어요.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밀려나 터전을 잃어버린 동물들의 삶도 조명되어 좀 더 많은 생각을 들게한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