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저
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설민석 저
김상욱 저
헨리 조지 저/이종인 역
박영규 저
예전부터 유명한 이상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싶어해서 뒤에 짧게지만 날개와 다른 작품의 일부가 들어있는 시집을 구매하게 되었다 오감도와 같은 기묘하고 알 수 없는 시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감도 안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상이라는 작가의 정서와 감성, 표현들이 드러나는 것이 비록 하나하나 해석하고 알아보기엔 난해할지라도 독특하여 보는 재미가 있었다
*뒤에부터 스포성 글이 포함됩니다
날개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늘 궁금했는데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 허황됨과 방황, 묘한 상황, 결국에는 지식인의 예전 어떤 활력을 찾고자 하는 것과 그것이 날개로 표현된다는 것을 알게되어서 궁금증이 조금 풀렸다 처음에는 읽고서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별로 와닿지 않았고 다만 작가 특유의 표현들과 이야기의 중심 전개를 중점으로 보았는데 다른 사람들 역시 이 날개의 의미같은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고 확신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슨 의미인지 알게된것은 보다 나중에 수능공부를 하다 이 지문이 나왔을 때이다 날개 전체 내용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일부, 결말정도만 나와있기에 주인공을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었고 작가 이상이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취향이라면 취향이고 아니라면 아닐 그런 책이겠다 직설적이지 않고 해석의 여지가 있는 내용들을 보는 것이 재미가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이런 시> - 이상
역사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내여놓고 보니 도모지 어데서 인가 본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 메고 나가드니 어데다 갖다 버리고 온 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길 가드라.
이상은 경성제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조선총독부에서 건설기사로 일한 적이 있다. 아마 그때의 경험을 시로 쓴 것이 아닐까 한다. 공사를 하느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이 나와 땅에 꺼내어 놓았다. 그런데 그 돌이 어디선가 본듯하다.
어제, 수행평가로 연시조를 패러디해 창작하는 과제를 냈다. 글제는 정선의 사계.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즐기면서 그 안에 평화로운 마음, 자기 고장을 아끼는 마음을 조금은 느끼길 바라는 과제. 그러나 이따위 형식만 번드르르한 수행평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행평가, 진심과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 수행평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담긴 작품이 하나 제출되었다. 우아미를 주로 하는 평시조의 형식에 골계미의 내용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몇 번이나 심화국어 수행평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각종 서류-평가계획서, 수행평가 평가기준 등-의 외피를 둘렀지만 결국 생활기록부 기록을 위한 그럴 듯한 허장성세임을 간파한 녀석의 말에 변명을 할 수가 없었다. 쿨한 척, 나도 이렇게 헐렁하게 수행평가를 하는 것은 이렇게 앞뒤가 다른 교육 제도에 대한 소심한 반항이다. 너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카톡을 보냈다. 함께 웃었지만, 마음은 씁쓸했다. 어제 그 글을 본 이후로 마음에 문진 같은 죽직한 무언가가 얹혀진 느낌이었다. 분명, 이상의 마음 속에도 문진 같은 그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들여다본 적 없으니 자연히 본 적 없었을 그 돌을 보며 어디선가 본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어디서 보았나 곰곰이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목도들이 그 돌을 옮기는 것을 무심히 지켜본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다가 퍼뜩 정신이 든다. ‘아! 저 돌을 어데로 가져갔나?’
뛰어나가 확인해보니 자칫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큰길 가더라는 확인. 그 다음이야 다시 목도들을 불러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하든, 아니면 돌을 잘게 부수라고 하든 지시를 했을 것이다.
퍼뜩 생각이 든다. 타인에 의해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은 아프다. 그리고 그 순간은 무거운 돌이 되어 내 마음을 누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밖으로 꺼내었다고 해도 아무렇게 방치해두면 제멋대로 구르다가 누군가 다칠 지도 모른다. 그게 내가 될 수도 있다.
원여고에서의 같은 일들을 떠올려 본다. 과연 이 과제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바가 없었는가.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게 하고 감동을 받게 하는 일이 없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다만, 그들의 이야기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달랐을 뿐. 전에는 각각의 노트에 쓰인 글들을 며칠이 걸려도 정성스레 읽으며 그에 대한 진솔한 답변으로 예의를 다했으나, 지금은 그저 확인한 하거나 짧은 한 문장으로 읽었다는 표시만 냈으니 어떻게 글을 통해 서로 소통했다고 할 수가 있었을까. 역시, 소통을 가장한 과제였다는 자평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나에게는 땅을 파다가 끄집어내진 커다란 돌이었을 것이다.
1학기가 저물어간다. 하지만 방학을 지내고 나면 2학기라는 새로운 기회가 또 찾아온다. 1학기에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글로 잘 구성해서 아이들의 생활기록부에 잘 갈무리해주는 것이, 아마 나에게는 큰길에 내놓은 돌을 잘게 부수어 더 이상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글을 써놓고 돌아보니, 나지막한 감탄사가 아니었을까를 상상한다. 빨리빨리 공사를 진행해야 되는데 웬 돌이야? 이런 씨....
이상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시인, 작가.
가끔, 그 시절의 시인들이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상은 난해해보이는 시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어떨 때는 서정시 같은데, 어떨 때는 미로같고, 어떨 때는 매우 현대적인 느낌도 든다.
이상의 시는 사실 따라 쓰고, 다이어리 한쪽에 적어두고 싶은 시는 없다.
그러나 삶에 묘한 환기를 불러 일으킨다.
책 상세설명에 나온 문구처럼,
수학도 이상을 만나 시가 된다. 과학도 건축도, ....
참 신기하다.
삶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세상을 이런 각도로 설명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언젠가 이상의 시를 활용한 활동을 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내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