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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18일 한줄평 총점 9.0 (14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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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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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다정한 물리의 언어로 근사하게 세계를 읽는 법

김상욱은 “우주의 본질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구가 지금 돌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체감할 수 없듯, 우주라는 커다란 세계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김상욱은 물리의 세계를 안내하며, 우리 일상의 깊숙한 이야기를 꺼낸다. 생각의 타래를 열 수 있게 안내해준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전화까지.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모두 ‘원자’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김상욱은 이 작고도 작은 단위까지 내려가 우리 존재부터 우주라는 커다란 세계까지 들여다보고 질문한다. 물리학자가 원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는 방식은 마치 동양철학의 경구를 읽는 듯 하다. 나의 존재를 이루는 것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죽음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지, 타자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엄밀한 과학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물리학자만이 안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준다.

하나의 외국어를 익히면,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고들 한다. 『떨림과 울림』은 김상욱이 ‘물리’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우리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까지 새로운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분주한 존재들 - 138억 년 전 그날 이후, 우리는 우리가 되었다
[빛] 138억 년 전, 처음으로 반짝이던
[시공간] 시간과 공간의 탄생
[우주] 세계의 존재 이유를 안다는 것
[원자] 우리를 이루는 것, 세상을 이루는 것
[전자] 모두 같으면서, 모두 다르다
- 생명이 존재하려면 『미토콘트리아』
- 물리학자가 바라본 존재의 차이, 차이의 크기
- 크기가 말하는 것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존재의 크기에 관하여 ‘위상수학’이란 무엇인가
2부 시간을 산다는 것, 공간을 본다는 것 - 세계를 해석하는 일에 관하여
[최소작용의 원리] 미래를 아는 존재에게 현재를 산다는 것
[카오스] 확실한 예측은 오직
[엔트로피] 어제가 다시 오지 않는 이유
[양자역학] 우리는 믿는 것을 본다
[이중성] 대립적인 것은 상보적인 것
- 지구에서 본 우주, 달에서 본 우주
-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을 보는가? [인터스텔라]
- 물리학자에게 ‘우연’이란 「바빌로니아의 복권」, 『픽션들』
3부 관계에 관하여 - 힘들이 경합하는 세계
[중력] 서로가 서로에게 낙하한다
[전자기력] 존재의 떨림으로 빈 곳은 이어진다
[맥스웰 방정식] 현대 문명의 모습을 결정한 수식
[환원·창발] 많은 것은 다르다
[응집물리] 우선은 서로 만나야 한다
- 인공지능에게 타자란 [엑스 마키나]
- 세계의 온도는 표준편차가 결정한다
4부 우주는 떨림과 울림 - 과학의 언어로 세계를 읽는 법
[에너지] 사라지는 것은 없다, 변화할 뿐
[F=ma] 세상은 운동이다
[단진동] 우주는 떨림과 울림
[인간] 우주의 존재와 인간이라는 경이로움
- 상상의 질서, 그것을 믿는 일에 관하여 『사피엔스』
- 인간의 힘으로 우주의 진리를 알아가는 것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부록
지식에서 태도로 - 불투명한 세계에서 이론물리학자로 산다는 것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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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예술을 사랑하고 미술관을 즐겨 찾는 ‘다정한 물리학자’.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도쿄대학교와 인스부르크대학교 방문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로 양자과학, 정보물리를 연구하며 70여 편의 SCI 논문을 게재했다. tvN [알쓸신잡 시즌 3], [금요일 금요일 밤에] 등에 출연했고,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에 연재를 했으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APCTP의 과학문화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과학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 『김상욱의 양자 공부』, 『떨림과 울림』, 『김상욱의 과학 공부』 등이 있다.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예술을 사랑하고 미술관을 즐겨 찾는 ‘다정한 물리학자’.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도쿄대학교와 인스부르크대학교 방문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로 양자과학, 정보물리를 연구하며 70여 편의 SCI 논문을 게재했다. tvN [알쓸신잡 시즌 3], [금요일 금요일 밤에] 등에 출연했고,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에 연재를 했으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APCTP의 과학문화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과학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 『김상욱의 양자 공부』, 『떨림과 울림』, 『김상욱의 과학 공부』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다정한 물리의 언어로 근사하게 세계를 읽는 법]
“김상욱에게 배웠다면 물리를 다정하게 대했을 텐데” - 유시민

물리의 언어로 세계를 읽고, 사유하는 방법
- 원자, 빛, 시공간부터 카오스, 엔트로피, 단진동까지
다정한 물리의 언어로 다시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60년간 특파원으로 일하며 국제정치 칼럼을 썼던 언론인 플로라 루이스는 외국어를 배우는 일에 대해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은 단지 사물을 부르는 다른 단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또 다른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떨림과 울림』은 ‘물리’라는 과학의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읽고 생각하는 또 다른 방법을 안내한다. “김상욱에게 배웠다면 물리를 다정하게 대했을” 거라는 작가 유시민의 말처럼, 물리학자 김상욱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물리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된다. 무엇보다 물리라는 언어를 통해 세계와 우리 존재를 바라보는 다른 눈을 얻게 된다. 물리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원자를 소개하면서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노트북 모니터와 스마트폰까지.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모두 ‘원자’라는, 바이러스보다 훨씬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는 빅뱅 이후 처음 생겨났고, 그 존재는 사라지지 않고 순환한다. 우리 손가락 끝에 있는 탄소 원자 하나는 “우주를 떠돌다가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에 내려앉아, 시아노박테리아, 이산화탄소, 삼엽충, 트리케라톱스, 원시고래, 사과를 거쳐 내 몸에 들어와 포도당의 일부로 몸속을 떠돌다, 손가락에 난 상처를 메우려 DNA의 정보를 단백질로 만드는 과정에서 피부 세포의 일부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원자의 기준으로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이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라고 김상욱은 말한다.

『떨림과 울림』은 빛, 시공간, 원자, 전자부터 최소작용의 원리, 카오스, 엔트로피, 양자역학, 단진동까지 물리에서 다루는 핵심 개념들을 차분히 소개하면서 ‘물리’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우리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까지 새로운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한다. 물리학자가 원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는 방식은 마치 동양철학의 경구를 읽는 듯하다. 나의 존재를 이루는 것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죽음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지, 타자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엄밀한 과학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물리학자만이 안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준다.

빅뱅이론, 양자역학 안내하며 세계를 질문하다
- 우리가 본 것은 사물의 실재일까? 우리의 경험은 느끼는 그대로 사실일까?

“물리는 지구가 돈다는 발견에서 시작되었다. 이보다 경험에 어긋나는 사실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구는 돌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7쪽)

두 발을 땅에 딛고 서 있는 것, 숨 쉴 수 있는 것, 아침을 비추는 햇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경험들은 우주라는 범주에서 본다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지동설이 천동설을 폐기하고 상식이 되었던 것은, 경험을 거스르며 과학이라는 것을 만들어간 과정이었다. 김상욱은 “우주의 본질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구가 지금 돌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느낄 수 없듯, 세계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거시세계는 뉴턴의 고전역학으로, 아주 작은 원자 단위의 미시세계는 양자역학으로 기술한다. 양자역학이 대상으로 하는 것은 원자다. 원자는 전자와 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모양이 태양계와 닮아 있다. 전자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물질의 최소단위이다. 원자 내의 전자는 특별한 반지름을 갖는 궤도에만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동은 어떻게 하는 걸까? 전자는 한 궤도에서 사라져서 다른 궤도에 ‘짠’ 하고 나타난다. 물체의 이동이 연속적이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거시세계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정말로 ‘실재’하는 것일까? 김상욱은 놀라운 물리의 세계로 안내하며, 분명히 과학인 동시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간에 시작점이 있다면 그 시작점 이전의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시간은 우주의 본질적인 것인가, 아니면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의 부산물인가?”(27쪽)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시간과 공간이 생겨났다. 공간이 생겨났다는 것까지는 어림 짐작해보겠지만, 시간이 생겨났다는 것은 도저히 인간의 경험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인간은 ‘시공간’이라는 프레임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시간을 한꺼번에 보는 존재가 있다면? 미래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런 존재에게 현재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고백을 해오는 사랑하는 사람이 종국에는 이별을 고하리라는 것을, 태어날 나의 아이가 불치병을 안고 죽음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김상욱은 물리의 세계를 안내하며, 이렇듯 우리 일상의 깊숙한 이야기를 꺼낸다. 생각의 타래를 열 수 있게 안내해준다.

과학은 지식이 아닌 태도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모른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진화했지만, 최초의 생명체가 무엇인지 모른다. 지구 이외의 장소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모른다.” (268쪽)

과학은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김상욱은 과학자로서 공부하며 “뼈에 사무치게 배운 것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였다고 말한다. 무엇을 안다고 말할 때는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질적 증거를 들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것을 그는 ‘과학적 태도’라고 말한다.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떨림과 울림』은 이러한 과학에 대한 물리학자 김상욱의 시각에서 쓰인 책이다. 과학을 소재로 한, 영화와 책에 관한 같은 주제의 글들도 한데 엮어 읽을거리를 더했다.

종이책 회원 리뷰 (102건)

구매 떨림과 울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c*****3 | 2023.11.20

언제부턴가 과학은 그저 과학이었다. 아니,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과학은 항상 그저 과학이었다. 독립되고 고립된 학문. 그렇게 들어왔고 그렇게 배워왔다. 다양한 범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인문학과 달리, 과학은 그저 과학, 언제나 고립된 학문이었다.

 

근래에 들어 그 인식의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들이 부쩍 늘어나는 듯 비친다. 현대 물리학을 철학 및 종교와 연결 지어내려는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대중을 상대로 과학을 일상 속에 녹여내는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다수 등장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책, ‘떨림과 울림같은 교양서들이 과학을 고립된 영역의 학문으로부터 끌어내기 위해 부쩍 힘을 실어주고 있다.

 

떨림과 울림은 다양한 장점으로 무장된 책이다. 친숙한 설명,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진입장벽을 낮추는 예시, 다채로운 주제 및 이야기 거리 등 다양한 장점 혹은 매력이 지면 구석구석 가득하지만 내게 있어 가장 큰 이 책의 장점 혹은 매력은 과학의 인문학화가 아닌가 싶다. 과학의 범위를 다시금 곱씹어보게 하는, 과학의 역할을 나아가 생각해보게 하는 떨림과 울림을 리뷰 작성 기회를 통해 소개 및 추천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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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떨림과 울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김*비 | 2023.10.05
과알못이 읽어도 쑥쑥 이해되는 건 맞지만 과학에 정말 전~~혀 관심이 없으신 분이 읽는다면 재미가 없어서 중도하차 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전에 그랬는데 책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김상욱 교수님을 믿고 다시 시도해서 완독했습니다 ㅋㅋ 내가 살아가는 현재가 정말 모든게 과학과 밀접히 관련돼있구나를 크게 깨달았고 김상욱 교수님 다른 저서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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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삶으로 025 귀청을 찢는 소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숲*루 | 2023.10.02

작게 삶으로 025 귀청을 찢는 소리

 

《떨림과 울림》

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2018.10.30.

 

 

지지난 십이월에 귀에 소리가 나서 애를 먹었다. 잠이 들려고 하면 귀에서 챙챙거리는 소리가 터지고 잠을 못 이루었다. 약을 먹고 좀 나아지는 듯하더니 요즘 들어 또 말썽이다. 귀에 바람이 꽉 차는 듯하다. 윙윙거리는 소리가 찌릿찌릿 흐르는 듯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귀가 터지려는 듯싶다. 하품을 하면 뭔가 확 뚫리고, 자면서 귓바퀴를 돌아가며 쭉쭉 잡아당기면 한결 낫다. 

 

바닥에 눕거나 자리에 누워 잠들려고 가만히 있으면 집이 흔들린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휘청이다가 제자리로 온 듯하다. 늦은밤에는 길에 차도 많이 다니지 않는데 집이 흔들린다. 어느 날은, 이렇게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집이 무너질까 걱정스러웠다. 짝한테 말을 하니 헛소리로 듣는다. 어떤 날은 글을 쓰는데 책상도 흔들린다. 아주 여리게 팔로 느낀다. 지하도 건너 기차가 달리거나 지하철이 세게 달려서 우리 집이 살짝 떨리는 줄 알았다. 

 

지난해 봄에 장만한 《떨림과 울림》을 다시 읽었다. 멈추었다고 여기지만, 알고 보면 다 떤다고 한다. 이집트 피라미드도 떨고, 집도 떨고, 사람도 떤다고 한다. 온누리가 떨림이고, 떨림은 소리이다. 빛도 떨림이고 우리가 말하는 동안 바람도 떨고 눈에 보이지 않는 떨림이 가득하다고 한다. 

 

보이는 빛이 있고, 보지 못하는 빛이 있겠지.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더라도 다가 아니듯, 아주 작게 떨기에 우리가 못 느낄 뿐이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작은 초음파가 있다. 이 떨림소리로 뱃속 아기가 콩콩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듣는다. 그야말로 모든 것은 떨림이라 여길 만하다. 떨림을 받아들이면 문득 크게 나아가면서 함께 울린다. 라디오 주파수도, 수신기도, 여러 채널도, 함께 울리는 셈이라고 하더라.

 

가만히 생각해 본다. 내가 귀로 듣는 떨림이나 울림은 라디오 주파수 같다. 여러 갈래 소리가 차츰 세게 퍼지는가 싶으면, 찌릿찌릿 머리끝으로 파지직 일으켜 손끝으로 반짝이는 결이 빠져나가는구나 싶기도 하다. 고요하다가 갑자기 소리가 세게 터져서 귀가 찢어질 듯하기도 하고, 귀청을 콕콕 찌르듯 아프기도 하다.

 

짜증스러운 일이 있으면 바로 드러난다. 병원에 가 보니, 귀도 머리도 마음도 잘못된 곳이 없다지만, 바람이 차는 느낌은 그대로이다. 바람이 밖에서 안으로 좁혀들듯, 막다른 자리에서 펑 터지는 듯하기도 하기에 가끔 깜짝깜짝 놀란다. 누가 귀에 입을 대고 아주 크게 소리칠 때처럼 귀청이 아파서 몸을 움찔하기도 한다.

 

요즘은 밤에 잔잔한 노래를 틀어 놓고서 잔다. 하늘과 땅에 흐르는 온갖 소리가 밤마다 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여기면서, 귓가로 스미는 떨림하고 울림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아직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많겠지만, 어쩌면 저 먼 곳에 있는 다른 별에서 들려오는 소리일 수 있을 텐데, 그저 받아들여 본다.

 

그나저나 《떨림과 울림》은 어렵다. 너무 어렵다. 책을 다 읽고도 떨림과 울림이 무엇인지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영 안 들어와서 강의를 따로 듣기도 했다. 글쓴이가 들려주는 강의를 들으니, 좀 알아듣기 쉽더라. 잘 모르겠지만, 글쓴이도 아직 떨림과 울림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책을 너무 어렵게 쓰지 않았을까? 글쓴이가 나처럼 언제나 귀청이 찢어질 듯한 소리나 떨림이나 울림을 느껴 보는 삶이 아니라서, 너무 어렵게 책을 쓰지는 않았을까?

 

‘파동’이나 ‘진동’이나 ‘입자’나 ‘원자’ 같은 말을 쓰고서, 이 말을 다시 우리말로 풀어내는 듯하다. 과학책을 보면 다 그렇다. 처음부터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말을 안 쓴다. ‘양자물리학’이란 이름에서 ‘양자’는 뭘까? 왜 우리말로는 이름을 안 붙일까? 과학자들이 아직 떨림이나 울림을 귀나 머리나 마음으로 안 느꼈기에, 굳이 우리말로 이름을 붙일 까닭을 못 느낄 수도 있겠지.

 

내 삶을 쪼개고 쪼개서 더 작게 작은 삶으로 작은 소리를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귀에 들어오는 소리와 떨림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까? 그때에는 종소리처럼 멀리 맑게 울려퍼질까?

 

2023.09.03. 숲하루

 

 

#숲하루#귀청을찢는소리#떨림과울림#김상욱#동아시아#작게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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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8건)

구매 떨림과 울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D******s | 2023.11.01

김상욱 작가님이 쓰신  떨림과 울림을 읽고 쓰는 리뷰 입니다. 물리학자의 책이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굉장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감수성과 따뜻한 마음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읽을 수록 차분하게 세상을 관조하는 기분이 들어서 신기합니다. 한분야의 대가는 세상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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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렵지만 유익하고 생각할 게 참 많은 책 같아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아***나 | 2022.10.03
어렵지만 유익하고 생각할 게 참 많은 책 같아요! 물리학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김상욱 교수님의 어쩌다 어른이라는 강의를 유툽에서 보았기 때문인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거예요. 그래서 책으로도 한 번 공부를 해보자 해서 시작했는데 와 어려워요! 이해 못하는 법칙들과 설명들이 한가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적으로도 함께 생각해볼 것들이 많아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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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으로부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로얄 공*기 | 2022.05.31
이 책을 쓴 김상욱 씨는 유튜브의 알쓸범잡으로도 유명하다. 그 프로그램을 볼 때부터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고 느껴서 기자나 작가일 줄 알았는데 물리학자라니. 처음 책을 열었을 땐 제법 충격적이었다.

김상욱의 물리학은 그의 감성만큼이나 섬세하고 여리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주의 모든 것은 너무나 약하고 그러나 가치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한다는 놀랍도록 인문학적인 사실을 전한다.

사실 과학 교양이라기보단 에세이에 가까웠다. 하지만 쉽게 쓰인 문장과 곳곳의 깊은 사색의 흔적으로 읽어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이 넓은 우주가 서로 공명하고 조금씩 자리를 양보해 가며 물질을 이루듯이 우리의 삶에도 화합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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