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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 저/최민 | 열화당 | 2018년 10월 5일 한줄평 총점 9.2 (4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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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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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존 버거(John Berger)를 미술평론가로 널리 알려지게 한 작품으로, 1972년 초판 발행 이후 미술전공자들의 필독서이자 일반인들의 교양서로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Ways of Seeing』. 국내에서도 이미 다른 출판사 세 곳을 통해 소개되었으나 번역상의 오류 또는 여러모로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곰브리치(Gombrich E. H.)의 『서양미술사』의 역자로 정평이 나 있는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최민(崔旻)의 번역으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역자는 존 버거의 간결한 언어에 담긴 난해함을 텍스트와 이미지에 대한 깊은 이해로 친절히 풀어내며 독자들을 이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무엇보다 이미지도 하나의 텍스트로 읽히기를 바랐던 원작자의 의도를 살려 원작과 거의 같은 순서로 이미지와 텍스트가 흐르도록 편집했다.

전통적인 미술사나 미술평론에서는 보통 미술작품을 볼 때 작품을 감상하는 이상적인 방식이나 태도가 있다고 가정한다. 마치 어떤 정답과도 같은 감상법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존 버거는 이러한 감상법이 어딘가 잘못된 또는 편협한 방식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바탕이 된, 1972년 방영된 같은 제목의 BBC 텔레비전 시리즈 강의에서 존 버거는 기존의 아카데믹한 보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

저자 소개 (2명)

저 : 존 버거 (John Peter Berger, John Berger)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혀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했다. 중년 이후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옮겨 가 살면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농사일과 글쓰기를 함께했다. 저서로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예술과 혁명』, 『다른 방식으로 보기』,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센스 오브 사이트』,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모든것을 소중...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혀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했다. 중년 이후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옮겨 가 살면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농사일과 글쓰기를 함께했다.

저서로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예술과 혁명』, 『다른 방식으로 보기』,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센스 오브 사이트』,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모든것을 소중히하라』, 『백내장』, 『벤투의 스케치북』,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풍경들』, 등이 있고, 소설로 『우리 시대의 화가』,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G』, 『A가 X에게,』 『킹』,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이 있다.
역 : 최민 (崔旻)
최민(崔旻, 1944-2018)은 함경남도 북청군 신포읍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문리대 고고인류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파리 1대학 팡테옹-소르본에서 「영화가 회화에 미치는 영향: 1960-1970년대 신구상회화의 경우(L’influence du cine-ma sur la peinture: le cas de la nouvelle figuration des annees 1960-1970)」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진보적 미술을 지향한 ‘현실과 발언’의 창립동인으로 활 동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원장,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역임... 최민(崔旻, 1944-2018)은 함경남도 북청군 신포읍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문리대 고고인류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파리 1대학 팡테옹-소르본에서 「영화가 회화에 미치는 영향: 1960-1970년대 신구상회화의 경우(L’influence du cine-ma sur la peinture: le cas de la nouvelle figuration des annees 1960-1970)」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진보적 미술을 지향한 ‘현실과 발언’의 창립동인으로 활 동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원장,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비평가, 교육자, 기획자, 번역가, 시인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한 종목에만 집착하는 칸막이 사고에서 벗어나 예술 분과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노력했다. 시집으로 『부랑(浮浪)』(1972), 『상실(喪失)』(1974), 『어느날 꿈에』(2005), 편저로 『 미켈란젤로 』 (1975), 공동 책임편집으로 『 시각과 언어 1: 산업사회와 미술 』 (1982), 『 현실 과 발언: 1980년대의 새로운 미술을 위하여 』 (1985)가 있으며, 공역서로 『 미술비평사 』 (1976), 번역서로 『 인 상주의』(1976), 『서양미술사』(1977), 『동서미술론』(1982), 『요하네스 베르메르』(1994), 『다른 방식으로 보기』(2012)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존 버거의 대표적 미술비평서
존 버거(John Berger)를 미술평론가로 널리 알려지게 한 작품으로, 1972년 초판 발행 이후 미술전공자들의 필독서이자 일반인들의 교양서로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Ways of Seeing』. 이 책은 국내에서도 이미 다른 출판사 세 곳을 통해 소개되었으나 번역상의 오류 또는 여러모로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 이번에 열화당에서 출간하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는 곰브리치(Gombrich E. H.)의 『서양미술사』의 역자로 정평이 나 있는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최민(崔旻)의 번역으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시각과 언어 1』(열화당, 1982)에서 「광고 이미지와 소비문화」라는 제목으로 원작의 일부를 소개한 바 있는 역자는, 존 버거의 간결한 언어에 담긴 난해함을 텍스트와 이미지에 대한 깊은 이해로 친절히 풀어내며 독자들을 이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무엇보다 이미지도 하나의 텍스트로 읽히기를 바랐던 원작자의 의도를 살려 원작과 거의 같은 순서로 이미지와 텍스트가 흐르도록 편집했다. 또한 존 버거는 복제 기술로 인해 이미지가 어떤 식으로 변용되었는지, 누드화에서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시선의 정체가 무엇인지, 실제처럼 보이는 유럽의 유화에 담긴 소유관계와 무의식적으로 노출되어 온 광고 이미지의 본질 등을 톺아보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지고 있다.

어떻게 볼 것인가
전통적인 미술사나 미술평론에서는 보통 미술작품을 볼 때 작품을 감상하는 이상적인 방식이나 태도가 있다고 가정한다. 마치 어떤 정답과도 같은 감상법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존 버거는 이러한 감상법이 어딘가 잘못된 또는 편협한 방식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바탕이 된, 1972년 방영된 같은 제목의 BBC 텔레비전 시리즈 강의에서 존 버거는 기존의 아카데믹한 보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 그는 영국의 제도화된 강단 미술사학의 암묵적 전제들을 거의 난폭하다 할 정도로 공격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기존의 표준적인 보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고, 또한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이는 하나의 표준적인 방식(The Way of Seeing)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타당성이 있는, 여러 가지 방식(Ways of Seeing)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존 버거의 이 BBC 연속 강의는 기존의 지배적인 미술사 담론에 대해 전복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급진적 비판의 시각을 보여 줌으로써 방송 당시부터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존의 미술사학과 미술평론에 미친 그 충격과 파장을 한마디로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강단 미술사학의 주류였던 양식사 중심의 형식주의적 미술사학의 틀에서 벗어난, 다방면의 새로운 연구 방향의 모색이 그의 문제 제기 이후 활발하게 논의된 점은 분명하다. 즉 그 이전에는 미술이나 미술사의 논의에서 흔히 배제했거나 또는 덜 중요하게 생각했던 계급, 인종, 성차(gender)의 문제, 그리고 작품의 소유나 후원과 연관된 정치적 경제적 차원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미술을 이야기할 때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는 논점들이 새롭게 제기되었다.

‘누드’에 드러난 남성적 시선
특히 남성적 응시를 중요한 의제로 제시함으로써 시선과 젠더가 연관된 권력의 문제를 처음으로 분명하게 제기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유럽 회화의 누드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여자이다. 누드화에서 주인공은 절대로 그림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그림 앞에 있는 관객이며, 여전히 옷을 걸친 남자로 상정된다. 유럽의 누드 예술형식에서 화가와 관객(소유자)은 보통 남자이며 대상으로 취급받는 인물은 대개 여자다. 이런 불평등한 관계는 문화 전반에 아주 깊이 각인되어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여자들의 의식을 형성한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요구하는 일을 여자들 스스로도 자신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도 남자들이 여자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자신들의 여성성을 살펴본다.

오늘날 이 누드가 포함하고 있는 태도나 가치들은 광고, 저널리즘, 텔레비전과 같은 좀 더 다양한 미디어 속에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여자를 보는 본질적인 방식, 여자들의 이미지가 사용되는 본질적인 용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여성성이 남성성과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이상적인’ 관객이 항상 남자로 가정되고 여자의 이미지는 그 남자를 기분좋게 해 주기 위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존 버거는 회화 양식의 하나였던 누드화에 그려진 여성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캔버스 너머의 남성적 시선을 읽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 시선에 한정된 여성을 밝혀낸 것이다.

1985년 뉴욕에서 결성된 페미니스트 예술가 그룹인 게릴라 걸스(Guerrilla Girls)는 존 버거가 제기한 남성적 시선을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해냈다. 그들은 앵그르(J. A. D. Ingres)의 유명한 누드화인 〈그랑드 오달리스크(La Grande Odalisque)〉를 ‘왜 여성들은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벌거벗어야 하는가?(Do women have to be naked to get into U.S. museums?)’라는 포스터로 패러디했다. 원작의 여성은 포효하는 고릴라의 머리를 가진 여성으로 뒤바뀌어 있고, 그 옆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작품의 여성 화가는 3% 미만인 반면, 83%의 누드가 여성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광고 이미지로 본, 백일몽에 저당잡힌 현재

과거, 소유자가 진짜 물건을 소유하거나 소유한 것 같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했던 유화의 자리는 현대에 와서 광고로 대치되었다. 이 두 가지 매체는 모두 고도로 촉각적인 수단으로서, 그 이미지들이 보여 주는 실제의 사물들을 획득하였다는 느낌을 보는 사람에게 주지만, 그 기능은 꽤 다르다. 유화는 흔히 소유주가 자신의 소유물 또는 생활방식을 통해 이미 향유하고 있던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이 가치있는 인물이라는 느낌을 더욱 확고하게 갖도록 한다. 반면 광고의 목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딘가 자기의 현재 생활방식이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 데 있다. 광고에서는, 만일 그가 광고하는 물품을 구입한다면 그의 생활이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광고는 그의 현재 상태가 아닌, 그보다 더 나은 미래를 느끼게 한다.

이렇듯 광고는 미래 시제로 얘기하지만, 그 미래의 달성은 끊임없이 연기된다. 그럼에도 광고가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광고가 내건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는가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광고가 주는 환상이 그 광고를 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품는 환상에 얼마나 적절하게 들어맞느냐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광고는 본질적으로 현실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백일몽에 적용된다. 광고는 계속 연기되는 미래에 근거를 두기 때문에 현재를 배제하고, 그럼으로써 모든 생성과 발전의 여지를 아예 없애 버린다. 광고에서는 획득될 수 있는 능력 이외에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물건을 살 때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환상을 뿌리로 삼아 자본주의는 성장해 왔다. 과거 유화가 특정 계층이나 소유자에게 한정되었다면, 현재의 자본주의 문화는 광고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저자는 광고가 불특정 다수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중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광고 이미지의 사회적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속 가능한 담론을 위하여
이 책은 차례 없이 번호가 매겨진 일곱 편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네 편은 글과 이미지가 함께 흐르고 있고, 세 편은 이미지만으로 채워져 있다. 여성을 보는 방식 및 유화 전통에서의 다양한 모순적 측면들을 드러낸 이미지들로만 구성된 에세이들은 글로 쓴 에세이들만큼 여러 가지 다양한 질문들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다. 이 이미지들로만 구성된 에세이들에서는, 때로는 복제 도판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정보를 곁들이는 것이 제기된 논점을 벗어나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판에 관한 정보는 이 책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도판 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존 버거의 이러한 주장과 논의들은 소략하고 단정적인 발언들로 이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있다. 그러나 기존의 미술사 논의와는 문자 그대로 ‘전혀 다른’ 방식의 획기적 문제 제기라는 점과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새로운 담론적 차원을 여는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의 제기는 출간된 지 사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신선하며, 시각 문화 연구의 새로운 차원을 선구적으로 전개시킨 지적 촉매로서의 역할이 돋보이는 역작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38건)

구매 WAYS OF SEEING 다른 방식으로 보기; 의심하고 맞서지 않는다면, 지배당하고 종속되는 수밖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바**스 | 2023.06.01

WAYS OF SEEING 다른 방식으로 보기; 의심하고 맞서지 않는다면, 지배당하고 종속되는 수밖에

1. '명작'에서 '이미지'로
"이 문화적 가정들은 사실상, 세계의 실상을 명확하게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신비화하여 알 수 없는 것으로 만든다. ... 현대의 복제 기술이 해낸 것은 예술의 권위를 파괴하고 예술을 그 어떤 보호영역으로부터 떼어낸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언어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복제 기술의 탄생은 예술로서 미술이 가진 권위를 무너뜨렸다. 예전에는 명작을 보기 위해 박물관, 왕궁, 전시실 등에 직접 가서 보아야하는 시공간적인 제한이 있었고 바로 그곳에서만 그 아름다움을 관찰할 수 있는 희소성이 있었다. 현대에 와서는 시공간 제약없이 언제 어디서나 작품의 아름다움을 관찰할 수 있다. 현재 미술 작품들이 가진 가치는 '복제품의 원본'이라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 

현대에 미술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명작으로서의 가치보다는 의미 전달을 위한 이미지,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그 가치가 있다. 그것들이 어떠한 다른 가치가 있다는 신비화, 권위는 점점 부서질 것이다.

2. 누드화가 의미하는 것은
"여자는 거의 계속해서 스스로를 늘 감시하고 감독해야 한다는 말이다. ... 궁극적으로는 남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것이, 그녀 인생의 성공 여부가 걸려 있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유럽 여행간 미술관에 방문하여 전시되어 있는 누드화를 보며, '참 보드랍게 잘 그렸다. 사실적으로 그렸다.' 정도로 생각했었다. 글을 읽으며 누드화라는 것이 참 본능적이고 세속적인 작품들임을 알게 되었다. 

남성은 능력, 정신, 권력, 부 등을 통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에 집중하는 한편 여성은 여성의 매력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이느냐, 자신에게 어떻게 매혹시키느냐가 주된 관심사였다. 

누드화는 그 관심사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재산이 많은 권력가 남편이 부인의 누드화 혹은 아름다운 여성의 누드화를 전시함으로서 자신의 남성성과 부인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 

그 당시 수많은 누드화가 양산된 것을 고려하면 대세나 시류에 대해 의심하고 맞서는 것이 어려운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것들이 형태나 형식만 바뀔뿐이지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의 삶에, 내 삶에서 누드화같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누드화처럼 의식하지 못했지만 의심해볼만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3. 유화의 세속성
"물건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서구문명의 미술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두드러진 특색 가운데 하나로 생각된다. ... 당신이 소유한 것들이 곧 당신이라는 원리에서 나온 형식이다."

유화의 형식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은 가장 사실적이라는 것에 있다.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부흥한 유화는 주로 부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권력자, 재력가들이 자신이 소유한 물건, 건물, 자연환경, 여자 등을 미술 작품으로 만들어냄으로서 '소유'한 것들을 과시하는데 사용한 것이다. 유화에서 느껴지는 인물들의 딱딱한 표정은 주인공과 관찰자간의 거리감을 형성시킨다. '나는 상위 계층이다. 나는 잘 산다.' 등을 표출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을 내용으로 그려내고, 사고 파는 매개물이 된 유화는 예술이라기 보다는 상품이라고 생각된다. 예술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4. 광고에게 선택당하는 삶에 대하여
"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무엇인가를 더 사들임으로써 우리 자신이나 우리의 생활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그것은 물질적인 부와 정신적인 것을 한꺼번에 의미한다. ... 다른 모든 인간의 기능이나 필요성은 이 능력에 비해 부차적인 것이 되어 버린다."

누드화와 유화의 현대 버전이 광고이다. 광고는 사람들로 하여금 욕망을 자극하고 쾌락을 채워'줄 것'처럼 보인다. 저기에 나오는 애플워치를 차면, 제네시스를 몰면 내가 저 사람처럼 멋있는 사람이 될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

그러나 애플워치를 찬다고, 제네시스를 탄다고 내가 저기 나오는 배우처럼 멋있어 지지 않는다. 물건을 가짐으로서 얻는 만족감도 영원하지 않다. 광고가 우리에게 제공하거나 채워주는 것은 없다. 단지 우리의 시궁창 같은 현실과 멋져 보이는 미래간의 간극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뿐이다. '노동'이라는 피동성에서 벗어나 '소비'라는 능동성이 주는 쾌감은 또 다시 '노동'으로 돌아가야만 충족될 수 있는 쳇바퀴일 뿐이다.

정치인, 기업인, 권력자가 선택적으로 광고하는 가치에 우리가 생각할 '선택' 기회는 사라지고 그들에게 지배되고 종속되어 버린다. 의심하지 않는다면, 맞서지 않는다면 예속당하는 수밖에 없다.

; 영원회귀의 긍정과 자기 파괴와 창조라는 열정으로 무장한 나에게 참 의미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는 '위버맨쉬'가 되려면 내 앞에 주어진, 내 머리 속에 채워진 관념, 생각, 행동, 규율 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맞서 싸우고 무너뜨리고 새로 만들어내야한다. 

심각한 것은 책에도 나오듯 우리는 광고를 선택한다고 하지만 광고가 범람하는 시대에 우리는 광고에 선택될 뿐이다. 의식하려고 노력해도 그것들이 내뿜는 향수에 이미 취해있다.

엄마가 사기 시작하면 그 주식은 고점이라는 말처럼 주변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의심없이 따라가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에 멈춰서서 의심하고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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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흐* | 2023.05.30

  저번에 읽었던 <다른 방식으로 듣기>랑 세트로 읽어볼까 싶어 다시 꺼내어 읽어본 <다른 방식으로 보기>. 10여 년 전 서촌으로 전시 보러 갔다가 갤러리에서 팔길래 샀었나 그랬다. 책 끝이 노래진 게 2012년이 10년도 더 넘었음을 실감케 한다. 그때 아마 이 책 보고 이듬해 페르소나 영화 보러 갔었지. 나 학부 때 열심히 살았구나…

  무튼 50년 전과 비슷한 고민을 계속해서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더하면 더하겠지. 음악을 전공하면서 사실 이런 생각을 종종 한다. 시각 예술은 빠른 시간에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형태인 음악은 그렇기 때문에 더 고차원적인 예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시간 기반의 예술은 대중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 바쁘디바쁘신 현대인들은 이 시간 자체를 기다릴 집중력이 없기 때문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이게 더욱더 두드러져서, 3분도 아니고 15초짜리 틱톡이나 릴스에 맞춰 모든 대중문화가 소비되기 시작했다. 마케팅도 바이럴이다. SNS에서는 매일매일 자신을 보여주며 자신이 선망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가득 차 있다. 예술을 소비하는 자신의 모습을 찍어 게시하고 팔리기 위해 대중의 욕망만을 좇는 컨텐츠만 소비된다. 지식을 알려주겠다는 구독 매체마저도 자신들의 존재를 특별함으로 브랜딩한다. 독서는 의도가 순수할 때 나를 변화시킨다고 했는데. 무튼 존 버거는 이러한 삶이 매력적인 삶이냐고 물었지만, 현대는 ‘네 매력적인 삶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인기 웹툰 하단에 있는 댓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세상 사는 게 너무 고구마니까 사이다만 그려주세요> 대중이 보고 싶은 걸 그리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10년 전의 나는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며 한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감히 말하지 못한다. 베스트 딱지가 붙은 컨텐츠를 읽으며 현재의 삶을 생각해 본다.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 월급 동결, 힘든 취업, 두 발 뻗을 집 조차 살 수 없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들을 생각하며. 바쁘디바쁜 현대 사회. 그래, 세상 사는 건 너무나도 힘드니까. 어느 하나 쉽게 말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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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p***5 | 2023.05.29

Ways of Seeing 

나는 아직 이 원제를 보는 방법'들' 로만 해석할 수 있지만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 라고 읽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 

 

다른 방식으로 듣기와 연장선 위에 있는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다방듣은 그저 제목의 형식만 빌려온 도서였다.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공통분모가 있기도 하다. 

듣기와 보기 모두 우리의 사고보다 '선행하는 인식'이라는 점. 

 

우리는 뇌로 생각하기 전 두 눈을 통해 가장 먼저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 신체의 기능에 이상이 없는 일반인의 기준 하에 ) 

눈에 보이는 대로 읽는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는 대로 느낀다고 하지만 

과연 정말 우리가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 하는 의구심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내가 스스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사실은 누군가가 나에게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의도적으로 보게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작가는 전달한다. 

나도 모르는 새 내 머리통에 달린 눈가리개를 털어낼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보다 더 멀리서, 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까지 달려나가야 한다. 

 

 

혁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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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p*****a | 2019.12.26

예술을 보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해준 책.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도판이 같이 실려있어서 보는 즐거움과 바로 확인해볼 수 있는 편리성이 있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도판이 전부 흑백이었다는 점. 전자책단말기에서 봐서 그런가 했는데 pc로도 확인해본 결과 원래 그런 것으로... 컬러랑 흑백 인쇄 단가가 다른 종이책도 아니고 전자책인데 도판은 컬러로 실어줬어도 되지 않았을까. 

그래도 전체적으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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