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하지 마라 빠져 나갈 문이 있다.
조리있게 말 잘 하는 곽정은이 유튜브에서 소개한 것을 보고 산 책이다. <법화경>은 석가가 말년에 설법한 것을 정리한 것으로 불경 중 가장 성숙한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불경연구가로 15세에 대학에 입학해 석박사를 취득하였고, 금강경, 반야심경, 육조단경을 해설한 책을 냈다.
<법화경>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오리엔테이션'파트에서 미리 법화경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있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각 장은 법화경의 다섯 '품'을 해설하고, 저자의 생각을 에세이로 풀어낸다. 비유로 들고 있는 5 가지 이야기(불타는 집, 가난한 아들,부처가 된 부처, 부처의 진리, 용왕 딸의 성불)를 통해 석가의 생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은은하게 스며드는 느낌이다.
불교에서 인생은 고통이다. 어떻게 인생의 고통을 멈출 것인가? 어떻게 나만의 삶을 살 것인가?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마음이 홀가분해질까?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하는 것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이 세상은 화택(불타는 집)인데 중생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산다. 석가가 중생을 탈출시키기 위해 양, 사슴,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나오도록 설득한다. 양은 성문승으로 부처의 말을 듣고 탈출하는 것이고, 사슴은 연각승으로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탈출하는 것이고, 소는 보살승으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해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불타는 집에서 빠져 나와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석가의 가르침이다.
나에게 돌아가는 것은 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스스로 깨달아 진정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세상의 잣대나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나를 맞추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고, 맛있는 것을 먹고, 사회적 성취를 위해 현재 행복하지 않다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적게 먹고 소유하고 성취하면 많은 것을 잃을까봐 초조해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이다. 타인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와닿는다. 남보다 잘하고 앞서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 내 자신이 좋아하는지가 중요하다. 2,500여년 전 석가의 말이 현재의 우리에게도 잘 적용되어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자주 꺼내 읽을 책이다.
책 속 문장
부처가 말하는 불법에는 목표가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장 궁극적인 '존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는 모든 사람이 업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업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의 공통된 업까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이라도 타인과 무관할 수 없으며 모든 존재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중생을 구제해야만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구제할 수 있다.
빠져나갈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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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을 읽으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법화경을 읽었다면 누군가에게 확인받을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다보면 마음을 까맣게 잊고 이것을 신경쓰고 저것을 신경쓰느라 바쁘고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다 마음이 지치고 괴로우면 다시 마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마음은 시시각각 변하고 삶은 예측할 수 없기에 마음에 대한 공부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마음을 수행하는 과정', '즐겁게 살기 위한 공부' 불교란 그런것입니다
매일 일상의 틀에 붙들려 산다는 느낌 때문에 갑갑함을 느끼면서도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일은 쉽지 않다.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물음에 답을 찾지 못하면 그냥 현실에 순응하게 된다. 그게 우리를 좌절하게 한다. 포기하고 살게한다. 무기력이 삶을 지배한다. 이게 심해지면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마저 사라진다. 안주하는 삶에서 편안함을 찾는다. 그러다 가끔 정신이 들때만 '이러면 안 되는데'하고 조금 불편할 뿐이다. 정신줄을 놓으면 금세 편안한 상태로 돌아간다.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과는 무관한 삶에 익숙해진다.
그러다 만난 책 중에 이런 제목이 있었다.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정신이 돌아와 '떠남'에 대한 욕구가 고개를 들었다. 이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떠남은 숙명이라고, 떠나라고, 떠나야 살 수 있다고. 머무는 건 죽음이라고. 책을 쓴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살려면 떠나라는 것이다. 떠나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아진다. 갑갑한 마음을 누른 채, 어떤 아픔이나 문제가 고개를 들어도 외면한 채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를 스스로 깨닫기 힘들다. 문제를 안은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지내는 직원들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떠안고 산다. 게다가 업무 스트레스까지 더한다면 스스로 느끼지 못해 그렇지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답은 운동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마저 쉽지 않다. 일로 지친 몸에서 따로 꺼낼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복싱을 배우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 안 하던 운동을 하면 힘들기 마련이다. 힘들면 포기할 것 같아 응원하기로 했다. 익숙해질 때까지 버텨보라고, 조금 지나면 덜 힘들거라고. 그때는 달라진 스스로를 깨달을 거라고.
운동이나 독서, 명상, 뭐가 됐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꾸준히 해서 익숙해지면 이전과 달라진 나를 경험할 수 있다. 나를 위해 해내는 일이 나다운 내가 되도록 돕는다. 습관을 깨는 일, 즉 단단하게 연결된 일상의 고리를 끊는 일은 힘든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습관으로 들이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치열하게 뭔가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살기 위해서다. 언젠가 죽을 운명이면서 그전부터 죽은 것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다. 잠시라도 내 시간을 갖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인셈이다.
인생에 도움이 되는 글을 실은 책들이 많다. 책을 보지 않으면 삶의 지혜를 접할 기회가 없고, 읽었다하더라도 내 인생에 적용하지 않으면 변화를 기대하기도,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힘들다. 책을 읽는 건, 적극적으로 배우는 활동이고, 다른 생각에 접속해 내 생각과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활동이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시간을 내는 시도야말로 일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힘이 된다. 단 10분이라도 책을 읽겠다고 펼쳐드는 사람의 인생은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런 노력자체가 삶의 방향을 단 1도라도 바꾸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 <법화경 마음공부>를 읽으면서 적어도 읽고 배우고 나 자신과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새기고 있다. 연꽃의 이름을 넣어 명명한 <법화경>은 석가모니가 말년에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불경이며, 석가모니의 가장 성숙한 사상이 담겨 있어 '불경 중의 왕'이라고 불린다고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성인의 지혜를 배워 인생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다. 일상이 건조해지고 갈증이 생길 때 읽으면 좋은 지혜의 말들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을 시간을 내지 못해 접하지 못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평소 들을 수 없는 말, 지혜들이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기회의 문일 수 있다. 그 기회는 일상을 '떠남'에서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의 틀에 묶여 산다면 깨달음의 순간을 갖긴 힘들다. 떠남의 방법은 꼭 독서일 필요는 없다. 평소 하지 않던 운동을 해도 되고, 명상의 시간도 도움이 된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내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내가 매일 아침 집요하게 남산에 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날의 에너지가 바뀌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이 세상이 아니라 세상 밖에 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 자체가 길을 잃은 것이다. 이곳은 그저 우리가 잠시 거쳐 가는 여관이며, 우리의 처음과 끝은 이곳이 아니라 더 무한하고 더 넓은 곳에 있다. 우리의 시작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있고, 우리의 끝은 이 세상에서 죽은 후에 있다.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에 비하면 이 세상에서 우리의 인생은 아주 짧다.(100쪽)
몸을 움직여 일상의 흐름을 약간만 바꾸어 놓아도 나중에 도달하는 지점은 달라진다. 하루 10분의 책 읽기, 평소보다 10분만 더 걷기, 큰 마음 먹고 시작한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해내기, 1분만 눈을 감고 내 마음을 챙겨보기, 하루 종일 앉아 지내는 몸을 잠시 일으켜 세우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대화 나누기, 새로운 것을 배워보기 같은. 중요한 것은 집요하게 치열하게 해내려는 결심과 노력이다. 일에 지쳐 힘들어 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느라 힘들어 볼 일이다. 힘든 순간이 지나고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낼 때 보람을 느낄 일에 매진해볼 일이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자신의 처음과 끝은 어디에 있으며, 자기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이미 빈부의 울타리를 넘고 불타는 집의 문을 열고 나간 것이다. 그 문을 열고 나가면 사람의 삶이란 빈부나 선악 같은 폐쇄된 울타리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바깥에 더 넓고 무한한 무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175쪽)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불교경전 <법화경>은 석가모니가 말년에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정식 명칭이 <묘법연화경>으로 제목에 불교를 상징하는 꽃인 연꽃이 들어가 있다. 더러운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고통의 바다로 불리는 인생살이에서 힘들고 지친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꽃을 피우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이라고 한다.
불교철학은 인생은 고해라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의 길에 이르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이 고통의 바다라는 사실을 <법화경>에서는 활활 불타는 집의 비유를 통해 들려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오탁악세(五濁惡世)’, 즉, 다섯 가지 흐리고 탁한 세상이라고 설명한다. 전쟁, 기아, 전염병 등 재난이 끊이지 않고, 사람들은 욕심, 성냄, 어리석음 때문에 번뇌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불타는 집에서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빨리 문을 찾아 밖으로 빠져 나가라고 하듯이, 부처는 우리에게 이 불타는 세상에서 어서 빨리 빠져 나가라고 소리친다.
부처님은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우리에게 가르친다. 불타는 짐에서 빠져나갈 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는 가르침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왜 인생이 고통인지? 어떻게 인생의 고통을 멈출 것인지? 어떻게 나만의 삶을 살 것인지?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비유를 동원해 설명한다. 어려운 불교 경전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저자의 최대 공헌이다.
어려운 불교용어들을 동원해 마음 다스림을 통한 해탈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핵심은 우리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본연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남들이 그렇게 살도록 계도하는 대승불교적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길이라고 소개한다. 이런 방법으로 중생들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다보면 부처님 말씀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자신의 집이 불타는 줄도 모르고 손에 쥔 것을 하나라도 더 늘리려고 아등바등하고, 또 그날 그날을 그냥 그렇게 지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마음을 다치고 스트레스로 건강도 잃어버리면서 눈앞에 보이는 것 이상을 들여다 보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진리를 찾아 떠나는 모습은 단지 희망사항일뿐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최소한 자신을 돌아보며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가끔씩 많은 것들을 놓아버리고 길 떠나기 같은 것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