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조예은 저
이 작품을 처음 감상했을 때가 아련하다.
아마 199?년 정도인 것 같다.
당시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스포츠 만화를 주로 그리던 허영만 화백이 이렇게 역사의식이 충만하고 사회적 모순을 지적하는, 그동안의 작풍으로는 감히 짐작도 하기 어려운, 전혀 의외의 작품을 그렸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다. 다 읽고 나서는 작품의 완성도에 더 놀랐었다.
조정래 선생이 쓰신 '한강'과 구별하기 위해서였을까? '오!'가 더 붙었다.
때는 일본이 2차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 물러간 한반도.
제국주의자가 도망가고 나라 기틀이 어수선한 와중에 좌우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지주-자본-양반계층과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농민-노동자계급이 도둑같이 찾아온 민주주의를 낯설어 하고 있었다(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해방후 한국사를 한반도에서만 일어난 특별한 사정인줄 알고 감상적으로 접근했던 것이 청년기에 내가 품었던 생각이었다. 책도 더 읽고 공부도 더 하고보니 그것은 우리 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자유를 되찾았던 약소국이 겪은 공통적인 통과의례였음을 알았다)
가난한 소작농에서 맏이로 태어난 강토는 이러한 격동 속에서 전근대세계가 결코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병폐로부터 억압받아온 계급의 불합리함을 자각한다.
또한 순진한 시골청년으로서 겪은 성에 대한 혐오감(또는 분노?)은 다소 유약한 성격인 그를 공산주의혁명에 투신할 열정에 부채질을 한다.
결국 그가 택하는 길은 월북. 2부가 기대된다.
이 작품을 다시 감상하게되어 정말 행복하다.
20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다.
거기다가 yes24 북클럽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니(물론 정액권을 끊은 회원자격이지만 ^^)
주말에 월척을 낚은 기분이다.
유시민이 추천하고 별 거부감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는 만화라서 구입했는데 그림체도 내취향도 아니고 허영만의 tv조선 출연에 감으로 안보고 있다가 읽어 봤는데, 정말로 재미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난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해방이 갑자스럽게 다가온점 평범한 일본인들도 피해자가 되는 점 지주의 자제들 엘리트란 사람들이 계급을 벗어나서 모두가 평범한 세상 공산주의에 빠지점등
그러나 그모두가 어느정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점이 좋았고 강토의 성장과 고통이 느껴저서 몰입하면서 재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만나게 된 책이다. 허영만 화백의 『오! 한강』은 1987년 잡지 『만화광장』에 첫선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이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1990년대 중반 정도라고 생각된다. 그때는 서점에서 몇 장 넘기다가 읽기를 포기했다. 허영만 화백은 내게는 낯선 작가였기 때문이다. 나의 군대 시절부터 작품을 그린 듯한데 그 무렵에는 만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림체도 딱딱하게 느껴져서 흥미가 없었나 보다. 그 후 이 책이 상당히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만날 기회는 없었다. 다행히 안흥도서관에 비치되었기에 만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한국 만화의 고전을 만나는 설렘을 느꼈다. 옛 시절에는 잘 몰랐지만 상당한 걸작이었다는 작품! 지금 읽어도 명작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다. 학창 시절에 이웃에 살던 이성을 우연히 다시 만나는 마음에 비유할 수 있을까? 그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사실은 상당한 미모였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대로일까……. 이 책을 펼칠 때 나의 기대였다. 표지도 품위가 있었고, 편집도 깔끔해서 첫인상은 좋았다.
둘째, 약간은 낯선 느낌 속에 책장을 넘겼다. 허영만 화백의 작품은 수십 권을 읽었을 것이다. 초창기의 작품인 『각시탈』을 비롯하여, 『식객』,『사랑해』,『허허 동의보감』『커피 한잔 할까요』등 종류로 10여 권, 권수로 백 권에 육박할 것이다. 그 정도면 허 화백의 작품에 익숙한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섦을 느낀 이유는 기존의 그림체와 상당히 달랐기 때문이다. 약간은 해학적이면서 포근하고 고운 캐릭터가 아니라 거칠고 강렬한 느낌이라고 할까? 허 화백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일본인의 마음을 느꼈다. 1권의 소제목은 ‘해방’이었다. 주인공 강토는 머슴이었고, 이웃의 일본인 또래 이성인 야스코를 동경했다. 그러나 해방이 되자 이웃의 건달 뚝배가 그녀를 겁탈했고, 피난을 가는 그들 가족에게 시비를 걸어서 야스코의 오빠(야스다)는 뚝배에게 맞아 죽였다. 야스코의 아버지 역시 흥분한 군중에 의해 그렇게 죽었다.
야스코의 가족은 일본인 중에는 비교적 양심적이었던 듯하다. 그런데도 조선인에게 불행을 당한 것을 본 일본인 중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보아라. 조선인이 얼마나 잔인한가? 그들은 선량한 일본인 가족을 이렇게 짓밟았다.”
그러나 35년 동안 일본인이 저지른 악행은 얼마나 많았던가?
넷째, 월북하는 이강토를 보면서 이 책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난에 허덕이면서 지주를 비롯한 가진 자들에게 갖가지 멸시를 받던 이강토는 결국 북으로 간다. 이 책은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집권한 군부 정권에서 탄생했다. 작가는 반공작품을 그리라는 안기부의 제안을 받고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작품의 주인공이 월북을 하다니? 물론 뒤에 이런저런 반전은 있겠지만, 그 시대에 이런 내용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지금 시점에서 보면 평범한 내용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1980년대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작품 자체도 재미있지만, 해방 전후에서 1980년때까지 한 시대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고교생 이상인 독자는 탐독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예전에, 그러니까, 87년 체제가 정착되어서, 두번째 치르는 대통령선거에서, 이른바, 결과론이지만, 하나회숙청을 이루어냈고,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던 무렵에.. 아직 투표권은 없었지만(고등학교 2학년), 나름, 직업으로서의 정치활동인, 소위 여의도 정치에 관심을 약간은 가지고 있던 시절이었고(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네요), 그러한 기억때문인지, 그때 선거에서 이른바 리트머스종이라고 하는 40대 투표층의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의 향배를 놓고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할때, 음~~ 그게 왜 중요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네요.
그.. 40대... 를, 이제 막상 되고 나니까, 이제는, 예전의 40대들은 이제는 은퇴를 했거나 해서, 물러나있고, 이제 생물학적인 나이 그자체로만 보면, 지금의 40대들이 주류임에는 분명하겠지만.. 90년대의 40대는 이른바 6.25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그 언저리(50년대생이었거나)였으니까,
지금, 저의 40대와 마찬가지로.. 분류를 하자면, '전후세대'라는 것에는 동일할지언정, 과연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 여부는.. 요 만화의 내용처럼..
전쟁이라는 가장.. 인간에게는 참혹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고, 생존욕구의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치는 본능의 영역까지 내려가야되는 상황에 직면했던 부모세대로부터 배우고 자라게 되는 세대라면, 그 굴절된 인식의 틀이 바로 펴지는데에는 최소한 두 세대 가량은 지나가야만이 가능할 것 같더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것 같네요.
요즘, 20대.. 아니 1020들에게 저같은 40대는 꼰대이미지로만 각인될 나이겠지요. 아마도 그럴겁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90년도 무렵에 당시에 40대들을 바라볼때의 느낌과도 같았을 것이구요. 그러니까, 저에겐 허영만 화백의 이 작품이 한국현대사의 한 장면장면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하게되는 것이라면, 요즘의 1020들은 또 다른 작품으로 한국현대사를 토론할지도 모르겠네요.
제 또래의 40대들이 은퇴할 무렵쯤에 이르면, 비로소 굴절된 인식들이 어느정도 반듯하게 펴지면서,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바라보게 되는 관점이 정립될 것이라고 확신해 봅니다.
1987년의 6월 항쟁 이후 직선제로 탄생한 노태우 정권 하에서 나온 작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당시 노태우 정부가 기본적으로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로서 그 공안적 성격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허영만 화백의 문하생 출신인 미생의 작가 윤태호가 해방 후의 혼란상에 대해 그린 인천상륙작전이 오버랩되는 지점도 있지만, 허영만 선생님의 손터치가 느껴지는 그림에 어떤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면서 참 좋았다. 허영만 선생님의 진짜 고향인 전남 여수가 생각나는 전라도 농촌을 배경으로, 소작농의 아들인 이강토가 신식 교육을 받은 지주댁 큰 아씨의 도움으로 서울로 유학을 가면서 당시의 급진적 공산 혁명을 꿈꾸던 지식인들과 어울리면서 얻는 지적 자극과 열등감에 대한 마이크로한 이야기로 우리의 현대사를 풀어내는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 해방 혼란기를 틈타 조선인 건달이 일본 지배층의 여자를 겁탈하고, 떠나는 그들을 조선인들이 복수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여운형이 이끄는 연준 하에서 지배층인 일본인들은 매우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하고 큰 피해없이 떠난 것에 비추어 볼때 극적 재미를 위한 다소의 과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혁명과 평등의 사상을 품고, 스페인 내전을 비판적으로 다룬 그림을 다수 그린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등에게 영향을 받은 이강토는 남한만의 단독 정부를 세우려는 혼란기에 평양으로 향하며 1권이 끝난다. 2권부터의 이야기도 매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