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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이진,김진나,박하령,이꽃님,탁경은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3일 한줄평 총점 9.2 (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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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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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내일의 소녀를 위한 오늘의 소설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만나는 우리 곁의 페미니즘

청소년을 위한 페미니즘 테마소설집이 출간됐다. 최근 다양한 페미니즘 선언과 운동이 이어지면서 ‘여성으로 살아가기’에 대한 모색이 청소년에게도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다. 학교에서는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하다고 배우지만 소녀가 나아갈 사회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현재 소녀들의 삶을 짚어 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다섯 작가가 모였다.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에는 가부장제, 차별, 혐오, 성범죄 등에 맞서 각자의 방식으로 ‘나다움’을 찾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여성, 특히 소녀에게 가해지는 일상의 폭력에 의구심을 가진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오는 폭력에 맞서 당당히 고개를 들고 ‘지금 이 상황이 옳은 건지’, ‘잘못된 일이 왜 반복되는지’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며 질문한다. 그리고 연대를 통해 잘못을 짚어 내고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누가 뭐라든 쫄지 마.
우리는 충분히 아름답고 멋지니까.”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분명 소설이지만 현실에서도 마주칠 법한 일들이다.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어디에 화를 내야하는지조차 불분명한 사건들이 소설/현실 속 소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탓이다. 소녀는 폭력에 괴로워하고 잘못된 일에 혼란스러워 하지만 그 누구도 시원스러운 답변을 내 주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거나 덮어두어야 할 사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스쿨 미투 운동을 비롯해 소녀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비정상이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 또한 잘못된 일에 질문을 던지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다섯 편의 이야기는 소녀들에게 힘과 위로를 주고, 함께 목소리를 내어 줄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김진나 - 아버지의 미로
박하령 - 숏컷
이꽃님 -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이 진 - 햄스터와 나
탁경은 - 스스로 반짝이는 별먼지

저자 소개 (5명)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디자인과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 일하다 2012년 첫 장편소설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제6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4년 청소년 장편소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을 냈으며,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미 군부대 클럽에서 활동하던 연예인들의 삶과 시대상을 정밀하게 그린 장편소설 『기타 부기 셔플』로 제5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카페, 공장』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그 외 단편 앤솔러지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콤플렉스의 밀도』등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디자인과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 일하다 2012년 첫 장편소설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제6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4년 청소년 장편소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을 냈으며,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미 군부대 클럽에서 활동하던 연예인들의 삶과 시대상을 정밀하게 그린 장편소설 『기타 부기 셔플』로 제5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카페, 공장』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그 외 단편 앤솔러지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콤플렉스의 밀도』등이 있다.
저 : 김진나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광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15년 『디다와 소풍 요정』으로 제5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받았고, 『소년아, 나를 꺼내 줘』로 제15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았다.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광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15년 『디다와 소풍 요정』으로 제5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받았고, 『소년아, 나를 꺼내 줘』로 제15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았다.
저 : 박하령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글을 다루는 일을 업으로 삼다가, 이 땅의 오늘을 사는 아이와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 본격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10년 「난 삐뚤어질 테다!」가 ‘KBS 미니시리즈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장편소설 『의자 뺏기』로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악마 캐릭터를 통해 선택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제10회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으며,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의 남다른 가족 이야기를 다룬 『발버둥치다』는 ‘2020 서울시 올해의 한 책’에 선정되는 등 여러 기관의 추...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글을 다루는 일을 업으로 삼다가, 이 땅의 오늘을 사는 아이와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 본격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10년 「난 삐뚤어질 테다!」가 ‘KBS 미니시리즈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장편소설 『의자 뺏기』로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악마 캐릭터를 통해 선택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제10회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으며,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의 남다른 가족 이야기를 다룬 『발버둥치다』는 ‘2020 서울시 올해의 한 책’에 선정되는 등 여러 기관의 추천을 받았다. 장편소설 『기필코 서바이벌!』 『1인분의 사랑』, 소설집 『나의 스파링 파트너』 그리고 『숏컷』이 있으며 그밖에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세븐 블라인드』(공저) 등이 있다. 사회성을 담은 소재로 십 대의 현실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라는 공감과 연대의 힘을 꾸준히 건네고 있다.
저 : 이꽃님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이름을 훔친 소년』,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동화 『악당이 사는 집』 『귀신 고민 해결사』, 그리고 『죽이고 싶은 아이』 등이 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이름을 훔친 소년』,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동화 『악당이 사는 집』 『귀신 고민 해결사』, 그리고 『죽이고 싶은 아이』 등이 있다.
저 : 탁경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청소년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그리고 『러닝하이』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열다섯, 그럴 나이』, 『앙상블』,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등이 있다. 글쓰기를 더 즐기고 싶고, 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청소년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그리고 『러닝하이』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열다섯, 그럴 나이』, 『앙상블』,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등이 있다. 글쓰기를 더 즐기고 싶고, 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출판사 리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소녀를 위한 소설집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페미니즘을 주제로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가진 다섯 작가가 모였다.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은 청소년문학을 이끄는 젊은 작가들이 다양한 문화 권역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페미니즘을 어떤 방식으로 십대에게 들려줄지 고민한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김진나의 「아버지의 비로」는 아버지가 설계한 공간(미로) 때문에 온 가족이 혼란에 빠져드는 이야기다. 알레고리를 활용해 청소년문학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신선한 시선을 보여 준다. 박하령의 「숏컷」은 짧은 머리에 담긴 편견에 때문에 한 사건에 휘말리는 소녀의 이야기다. 평범한 소녀였던 주인공이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세상에 맞서 싸우고자 다짐한다.

이꽃님의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는 몰카 피해자인 언니와 잘못된 정보로 한순간에 ‘걸레’가 되어버린 반 친구에 대한 이야기다. 오해와 편견에 맞서는 소녀(들)의 당찬 외침이 눈에 띈다. 이진의 「햄스터와 나」는 남자 친구와의 성관계로 임신과 낙태를 걱정하는 소녀의 이야기다. 그 걱정을 주인공의 반려동물인 햄스터를 둘러싼 사건과 잘 엮어 내 이야기가 몰입도 있게 다가온다.

탁경은의 「스스로 반짝이는 별먼지」는 소녀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깨우치고 알아가는 이야기다. 사회가 만든 틀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생각하며 잘못된 고정관념에 맞서 싸우고자 연대한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다섯 편의 이야기와 함께, 소녀에게 당부와 위로를 전하는 작가의 따뜻한 목소리가 각 소설 말미에 수록되어 있다. 빈틈없이 구성된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녀에게 힘과 위로가,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작은 발판이 될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9건)

구매 파워문화리뷰 소녀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편린들/자음과모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나*이 | 2021.10.04

들어가기

 

소녀들의 이야기 4편을 읽었다.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쓴 소설들이다. 소녀들의 삶에 다가오는 문제들을 역할과 평등이란 관점으로 풀어보고 있다. 지금까지 고착된 가부장적 사회의식이 가져온 문제들을 파악해 보고 그 불합리성을 제언하고 있다. 인권을 생각해 보고 있다. 성문제를 거론해 보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소녀들이 가지는 아픔을 다각도에서 소재를 선택해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내용 읽어보기

 

숏컷은 노래방에서 놀다가 그것이 찍혀 악마적 편집이 된 동영상이 돌아다니는 것을 통해서 심적인 고통을 겪는 소녀를 통해, 평등과 인권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편집의 죄악을 말하고 있다. <이제 소녀 같은 것은 때려치우기로 했다는 여성을 상품화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그려내고 있다. <햄스터와 나는 여성의 몸과 그로 인한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스스로 반짝이는 별 먼지는 사회적 시선에 당당하게 대응하자는 의견을 담고 있다. 모두가 소녀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겪는 고통과 슬픔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의연하게 대처하자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각각 조금씩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동영상이 퍼지는 속도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악의에 찬 소문이 퍼지는 것과는 비교가 아닐 정도로 더 빠를 것이다. 폰에 손가락 한번 댔다 때면 동영상 하나쯤은 실시간으로 국경을 초월해 퍼져 나간다. 심지어 동영상을 건네받는 사람에게 동영상 속의 주인공은 익명의 존재에 불과하므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악의조차 없으므로 더 해롭다.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은 당사자의 마음에 미세한 흔적이라도 남기는데 무신경하게 퍼뜨리는 자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의식조차 못 할 것이다. -숏컷 중에서-

 

인터넷의 무서움을 얘기하고 있다. 무감각하게 사용하는 일상의 온라인 행동이 얼마나 개인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그것이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편집되어 제공될 때 그 파장은 개인에게 엄청난 악옹이 된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죄의식 없이 퍼 나르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자신과 관련 없는 존재이기에 무심하게 행하는 일들이 당사자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의 문제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흔히 이야기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문제가 되고 보면 엄청난 타격이다. 인터넷 게시물을 다루는 자들의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필요하겠다. 주인공의 고통을 글 속에서 만나면서 남의 일이 아닌데,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은 듯하다. 동영상의 악의적인 편집은 죄악 중에서도 큰 죄악이다.  

 

솔지는 그 단어가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목격했다. 페미니즘은 선생님의 눈썹 사이에 짙은 주름을 만들게 했고 남자아이들에게서 빈정대는 말을 듣게 만들었다. 마치 엄청난 골칫덩어리도 된 듯 주변 사람들이 거리를 뒀다. 세상에 만족하지 못하는 너희, 너희 때문에 남자와 여자가 이렇게 됐다는 듯이 바라봤다. -이제 소녀 같은 것은 때려치우기로 했다 중에서-

 

순결한 소녀는 사랑을 가슴에 품고 수줍은 미소를 지어야 한다. 순결한 소녀는 안아 주고 싶을 만큼 여려야 한다. 순결한 소녀는 사랑을 하되, 남자와 육체를 섞어서는 안 된다. 순결한 소녀는 음란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순결한 소녀는 성적인 것에 무지해야 한다. 그것이 순결한 소녀니까.

 

이런 게 소녀라면, 소녀의 본분이요 이름이라면 소녀를 때려치우기로 했다는 말이 가슴에 뭉클하게 다가든다. 소녀라는 말 속에 은연중에 제어의 의미가 내포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성에 따라 이미지까지 달라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각자의 인성에 의해 그것은 표현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녀라는 이름으로, 성적으로, 심리적으로 규제가 되는 것을 바르지 못하다. 이것을 얘기하는 것이 페미니즘이지 성을 분리하고자 하는 것이 페미니즘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오히려 성을 통합하고 사람답게 하고자 하는 의식이다. 소녀들이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어있는 내용을 공감하면서 읽고 있다. 탈레반의 아프칸을 보라. 성이 무슨 소유물처럼 여겨지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무슨 인권 같은 것이 있겠는가? 무엇이 바른 것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햄햄이와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혼이 났으니 앞으로는 조심할 테지만 그래도 또 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번에 겪은 일도 나에게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만일 나와 햄햄이에게 어쩔 수 없는 날이 또다시 찾아온다면, 정말이지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사정없이 덮쳐 온다면....... 그래도 나만은 너를 미워하지 않을게. 나는 햄햄이(햄스터)에게 그렇게 말해 주었다. -햄스터와 나 중에서-

 

고등학교 1학년 소녀가 겪은 일을 그리고 있다. 예정일이 지났는데 생리가 없다. 생리가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그 무서운 이야기를 적고 있다. 한 달 전에 헤어지기 전의 전 남친과 끝까지 가버렸다. 그리고 헤어졌는데, 덜컥 이런 일이 생겼다. 그 일을 자신이 기르는 햄스터와 비교해 가면서 마음의 불안을 적고 있다. 16살 소녀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일을 상상하는 것은 끔찍한 고통이다. 자신의 일상이 지금과 너무나도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과 심리적 이완은 말로 할 수가 없다. 친구 주영이가 햄스터 박사다. 햄스터가 새끼를 낳아 자신의 새끼를 죽이는 것을 목도하고 소녀는 햄스터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 하지만 주영이 햄스터의 삶을 소녀에게 잘 들려준다. 소녀는 임신 테스트기를 상대인 전 남친을 통해 구입하고 테스트를 하려는 노력도 한다. 모든 상황을 가정해 보면서 고통을 느낀다. 불안으로 테스트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운데 시간이 흘러간다. 그런 가운데 일주일째 생리가 터진다. 그러면서 지난한 고통에서 해방된다. 햄스터에 대한 환멸도 하나의 자연 현상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다시 기르기로 생각한다.

 

16살 아이가 생리와 관련해 가지는 고통을 얘기하고 있다. 여성의 몸을 가지고 태어나 가지는 아픔이 절절하게 그려진다. 일은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혼자만 고민을 해야 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일이니 고통스럽기는 남친 보다는 자신의 몫이다. 너무 일찍 새로운 것을 대응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인터넷에서 지식을 찾는다고 애를 쓰고, 일련의 일들이 밥까지 먹기가 싫어지게 한다. 여성들의 생리와 축하받지 못하는 임신의 아픔을 그리고 있는 글이다. 마음이 짠하게 읽혀진다.

 

혹부리 영감에게 혹은 무거운 짐이었고 열등감 자체였다. 그렇지만 도깨비를 만났을 때 혹부리 영감은 혹 덕분에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작은 눈이, 각진 턱이, 두꺼운 허벅지가, 그리고 얼굴을 가득 뒤덮은 여드름이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열등감이 아니라 인생을 신바람 나게 즐길 수 있는 개성이자 에너지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 반짝이는 별 먼지 중에서-

 

진으로 된 핫팬츠를 입기 위해 여름마다 저녁을 굶는 지수,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여름방학 때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나타난 진희,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 체육 시간에 쓰러진 나연, 여름마다 큰 가슴을 숨기느라 진을 빼는 다혜, 얼굴을 뒤덮은 화농성 여드름을 치료하려고 몇 백만 원을 피부과에 쏟아 부었는데도 차도가 없어 얼굴이 점점 더 흙빛으로 변하는 은주, 키 크는 액을 아무리 먹어도 키가 자라지 않는 나, 이 목록에 끝이 있을까 

 

여학생들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제시된다. 이들로 인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일들은 타인들의 시선에 있다. 무심코 던지는 돌에 맞아 연못의 개구리가 죽는다고. 성장하면서 타인의 시선과 말들에 의해 받는 상처들이 그려진다. 그것이 육체에 결부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보다 나아지려고 노력을 하지만 타고난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럴 때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그것을 사회가 부추기는 영향도 없지 않다.

 

, 예령을 중심으로 우주를 사랑하는 은주, 똑똑하고 리더십이 있는 지수 등이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의 불합리한 상황에 대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교사가 무심코 던지는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언행에 대한 항거, 길거리에서 두렵게 만드는 사회적인 요소들을 극복하고 자긍심을 심어나가면서 대처해 나가자는 활기 등 건강한 얘기를 담고 있는 글이다. 상황에 주눅 들어있기보다는 헤쳐 나갈 수 있는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당당한 마음 상태가 되어야 함을 그들은 말한다. 그것이 나은 삶을 열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낸다.

 

나가기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글들이다. 페미니즘이 성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의 평등과 조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소녀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고통과 아픔을 통해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고 있다. 성에 따른 부당한 대우를 받을 이유도 없고, 불편한 대우를 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조화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성은 조화지 대립이 아니다. 성을 가지고 집단적인 이기주의에 빠질 이유가 없다. 지금은 유학이 근간을 이루던 조선시대가 아니다. 모두가 소중한 존재고 개성적으로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 글을 통해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부정적인 사회적 관심 등이 사라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소녀들이 성장하면서 가지게 되는 아픔에 배려가 충분히 따라야 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회와 사회의 구성원은 사람을 사람으로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을 어떤 도구로 보아서는 안 된다. 도구로 인식할 때 모든 문제가 파생된다. 우리 모두 타인을 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격체로 보면서 역지사지할 때 사회적 문제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이 글들은 소녀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들춰보는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구매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호* | 2021.07.13

김진나, 박하령, 이꽃님, 이진, 탁경은 작가님들의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에 대한 리뷰입니다.

사촌동생이 생일이었는데 마침 책을 좋아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냥 책을 선물 하고 싶진 않고 요즘 대두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선물 하고싶었습니다.

열심히 검색한 결과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책을 보고 구매 하였습니다.

여러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담긴 만큼 

여러사람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구매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촌동생이 이 책을 시작으로 일상의 불편함에 대해 알게 되고 일깨워 져서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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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h******s | 2019.09.17

<페미니즘이 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고파>

청소년 시절을 훌쩍 지난 이 나이에 청소년 소설에 끌리는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 본다.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내 열일곱, 열여덟 그 시절을 단지 추억하고 싶어서일까?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그 시절이 안타까워서일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살아서 지금 돈 걱정없이 잘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욕심 때문일까? 이유가 뭐가 되었든 청소년 소설 읽기는 세상살이에 무뎌지는 나의 감각을 예민하게 되살리는 일이기에 멈출 수가 없다. 청소년 소설 읽기는 적어도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나만의 특별 처방약이다. 

 

소설 속 소녀들이 처한 상황에 나를 밀어넣는다.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숏컷의 머리를 꼴페미로 몰아붙이는 남자아이들의 행동에 현명하게 맞설 수 있었을까?

공중화장실에서 몰카에 찍힌 내 영상이 인터넷을 돌아다닌다면(생각만으로도 무섭다)어떻게 했을까?

남자친구와의 하룻밤으로 임신이 됐다면?

외모 지상주의에서 내가 이미 루저로 낙인찍혔다면? 

다섯 편 소설 속 소녀들이 처한 상황이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익숙하다. 여자라면 누구가 경험했을 이야기 속을 관통하는 억울함, 공포, 부당함,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든다. 김동인 소설의 주인공 '복녀'나 '곰네'의 이야기가 90여년이 지난 지금도 주인공 이름만 바뀌어 재현되고 있는 현실에 숨통이 꽉 조인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소녀라 불려지는 아이들이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외치며 스스로를 충분히 아름답고 멋지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걸어갈 시원한 미래가 기대된다.  

 

다섯 편의 소설을 읽으며 내 안에 들어있던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나부터라도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내포한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보고, 듣고, 읽고, 쓰고, 행동해야겠다.


<차례>

김진나 아버지의 미로 / 가족은 내가 선택한 감옥이 아니다. 태어나보니 이미 감옥안에 갇혀 있었다.

박하령 숏컷 / 쌈박한 숏컷으로 나도 잘라야겠다.

이꽃님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 여자, 남자 그딴 이름표 떼고 인간으로 다 같이 평화롭게 살자. 

이   진 햄스터와 나 / 카리발리즘. 동족을 잡아먹는 행위. 본능.

탁경은 스스로 반짝이는 별 먼지 / 우주 속의 나는 티끌 같은 존재. 나를 별 먼지로 만드니 온갖 번뇌가 사라진다.


<발췌>

41쪽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늘 어렵다.

70쪽

남자 여자 대결하는 게 페미가 아니라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맞추자는 게 페미니즘이라잖아.

76쪽

"페미니즘은 균형을 맞추는 추"

107쪽

사랑이 너덜너덜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사과는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지만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다.

210쪽

누가 뭐라고 지껄이든 우리는 충분히 아름답고 멋지다고.

 

 

 

#자음과모음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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