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저
조예은 저
박상영 저
[젊은 작가 특집] 이슬아 "근육, 친구 그리고 야망이 필요해요"
2023년 06월 05일
2023년 03월 14일
가볍게 짬짬이 읽기 좋은 아무튼 시리즈. 주제가 취향을 타지만 대체적으론 좋았다. 이번엔 어떤 주제일까 관심가며 지켜보는 시리즈임은 분명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좋았다:)
이슬아 작가의 따뜻한 글을 좋아하고 가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열에 아홉은 아무튼 노래를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어설프게 짐작해본다. -앞선 서효인 시인의 아무튼, 인기가요 시리즈도 재밌었는데 두 작품 모두 난 너무 좋았음..ㅎㅎ-
정겹고 사랑스러운 사람들과의 추억에 얽힌 노래들을 곱씹어가며 적어간 글들이 다정하고 먹먹했다. 정박과 엇박에 대한 비유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다.ㅎㅎ
<아무튼> 시리즈는 제일 좋아하는 책이다. 작가 개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이야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아 작가님을 좋아하고 동경하기 때문에 그의 일상이 궁금했던 것은 당연하다. 작품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풀어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무튼> 시리즈에서만 담을 수 있는 글이 있다. 나는 그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고 유쾌한 그 글이 좋다. 게다가 주제가 '노래'라니. 이 시리즈와 이슬아의 만남은 말해 뭐해. 읽기도 전에 좋았다.
그래도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건, 하고 싶은 것을 더 잘해내고 싶어 하는 그 순수한 열정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직진하는 열렬한 애정이다. 나도 취미라는 게 있었던 때가 있다. 글을 쓰거나 기타를 치고,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그런 일들을 즐겼던 때가 있다. 이제는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목적 없이 즐기는 행위를 관둔 지 오래다. 무언가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가도 시간이 없다는 변명만 늘어 놓게 된다. 그런데 이슬아 작가는 나보다 더 바쁘게 살면서도(<아무튼 출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하루를 본 적이 있어서 안다)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일과 취미를 놓치지 않는다. 그 점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그 취미에 대해서 <아무튼 노래>를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되어 기뻤다. 나 혼자 그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이 시리즈를 읽으며 항상 생각한다. 나에게 <아무튼> 시리즈를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주제를 내세울 수 있을지. 아무튼 탕수육, 아무튼 차, 아무튼 두부, 아무튼 제주, 아무튼 가족 등 생각나는 것은 많다.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적당히 모르는 것들에 대해 끄적이는 일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는 체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알려는 노력이다. <아무튼 노래>에는 이런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문장이 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 동시에 약간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약간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언제나 무언가를 시작하게 한다."
약간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무언가를 시작하게 한다니. 이 문장을 읽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쓰고 싶어졌다. 나는 쓴다는 것에 약간 알기 때문에. 약간만 알기 때문에 겁 없이 시작하고 부딪힐 수 있는 것이다. '동기'에 대해서 이렇게나 명료하게 정의한 문장이 있을까? 볼 때마다 감탄스러운 문장력이다. 나보다 어리지만 생각과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능력은 한참 선배인 이슬아 작가의 글을 보며 언제나 다음 장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 기대를 품고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어느새 끝나 버리는,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