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김수연,한유정 공저
윤지영 저
도리스 레싱 등저/모이라 데이비 편/김하현 역
박태연 저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물질적인 풍요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정서적, 감정적 보살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백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요즘에는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이나 행복감 등 감정과 정서를 포함한 정신적 건강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처음 <엄마의 감정 연습>이란 책을 봤을 때, 우리가 다른 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공부하고 연습을 하는데 왜 유독 감정을 표현하고 연습하는 일에는 그다지 무관심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딸과 엄마는 매우 친밀하고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뭔가 특별하고 애틋한 감정 그런 게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엄마의 감정에 얼마나 공감하며 엄마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엄마의 감정 연습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연습할 수 있는지, 내가 엄마의 마음과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는 없더라도 그 마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심히 책을 읽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엄마의 감정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엄마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엄마도 분리불안을 겪는다
보통 분리불안하면 우리는 흔히 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런데 엄마도 분리불안을 겪는다고 한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는 엄마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려고 하는데 엄마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딸이 자신과 분리되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며 분리불안을 겪는다고 한다. 가쿠바리 게이코는 엄마의 분리불안에 관한 논문에서 “엄마는 아이와 분리되어 있을 때 아이가 잘못될까 봐 불안하지만, 아이에게 의존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의 안전에 대해 불안을 느껴 걱정하면서도 자녀를 의지할 대상으로 느낀다.”(p.22)고 말하였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고 세상 모든 난관도 다 극복하며 해결해 나갈 것만 같은 엄마가 아주 작고 어린 아이에게 심적으로 의지하며 그와 분리될 때 불안한 마음을 느낀다고 생각하니 엄마도 결국은 한없이 약하고 여린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동안 아이들의 분리불안은 생각하면서도 엄마의 분리불안은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건 아마도 엄마는 강하다며 모성애를 앞세워 책임감을 짐 지운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낸 편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들과 만나 영화도 보고 술도 한 잔 하며 귀가 시간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항상 핸드폰을 울리던 엄마의 전화벨이 나의 늦은 밤 무사 귀가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기인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슬퍼진다.
가족 사이에도 필요한 심리적 안정 거리
사람마다 관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달라 사람마다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적 거리도 다르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느끼는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를 ‘바운더리(Boundary)'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에 아이가 형성한 애착 관계는 바운더리를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어떤 바운더리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 인간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바운더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바운더리의 종류 및 특징 (p.42-45)
종류 |
특징 |
경직된 바운더리 (Rigid boundary) |
상대방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오면 불편함을 느낀다.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방어하며 타인을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
모호한 바운더리 (Vague boundary) |
상대방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도 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과 타인을 분리하지 못해서 타인의 일을 자기 일인 양 깊게 관여하거나 반대로 상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도 한다. |
적응적인 바운더리 (Adaptive boundary) |
나와 타인을 구분 짓고,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바운더리를 알고 타인과의 일정한 거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칼릴 지브란의 글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건강한 바운더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 공감하게 된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으니.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
랄 수 없으니.
- 칼릴 지브란
시련에 대처하는 자세
우리는 살아가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과 대면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슬픔, 우울,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견디게 하는 힘은 ‘회복탄력성(Resilience)'에서 나온다. 회복탄력성은 위기와 역경 속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여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 즉 역경을 기회 삼아 헤쳐 나가는 긍정적 힘(p.51)을 말하는데 긍정성과 사회적 지지, 유연한 사고를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p.53)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삶의 상처를 안게 된다. 과거의 아팠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마음의 근육을 단단히 키우고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불안의 근원지는 애착에 있다
애착 이론의 창시자인 영국의 정신과 의사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애착’을 부모와 자녀처럼 서로 밀접하고 가까운 사람 사이에서 나타나는 ‘연속적인 정서적 유대관계’라고 정의했다. 애착은 아이가 태어나서 만 3세 이전까지 양육자와 관계를 맺으며 형성되는데 애착을 통해 아이는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된다(p.61-62)고 한다.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에 엄마가 아이를 키우지 않거나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 않게 되면 아이는 엄마와의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양육자를 변경하거나 양육자로부터 아이를 분리하게 되면 아이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감에 시달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한다.
에인스워스의 ‘낯선 상황 절차 실험’을 통해 본 애착 유형 (p.68-69)
애착의 유형 |
아이의 특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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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애착 |
안정형 애착 |
엄마가 사라지면 잠시 불안해하다가 다시 돌아오면 안정을 되찾고 놀이에 집중한다. |
불안정 애착 |
회피형 애착 |
엄마가 방에서 사라지든 돌아오든 놀이에만 집중한다. 겉으로는 동요하지 않는 듯 하지만 심장박동수가 올라가는 등 신체적으로는 불안한 반응을 보인다. |
양가형 애착 = 불안형 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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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날 때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고 엄마가 돌아와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화를 내거나 자신을 안으려 해도 거부하는 양가적인 모습을 보인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실망하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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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형 애착 |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 얼어붙은 것처럼 굳은 표정을 보이거나 멍한 모습을 보이며 당황스러워 한다. 신체적, 심리적 학대를 당한 아이나 알코올중독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아이에게 종종 나타나며 정서·행동 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
애착의 유형 |
엄마의 양육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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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애착 |
안정형 애착 |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민감하게 알아차려 즉시 아이의 욕구를 적절하게 채워준다. |
불안정 애착 |
회피형 애착 |
아이가 곁에 다가오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불편해하며 아이가 웃거나 울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
양가형 애착 =불안형 애착 |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일 때는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아이에게 반응해 주지 않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아이의 요구를 정확히 감지하지 못한 빗나간 대응으로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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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형 애착 |
아이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하거나 양육이 버겁다고 느낀다. |
이처럼 에인스워스의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부모의 애착 유형과 양육 태도에 따라 아이의 애착 유형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신체적,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 부모의 사랑과 관심, 양육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더 크다
요즘 뉴스를 보면 아이들을 방임하고 학대하는 사건에 대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부모를 비롯하여 아이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사람들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학대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과 에너지를 갉아먹는 짐짝이 아닌,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야 할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부모가 이혼, 사망, 질병 등으로 곁에 있어 주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애착 외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또 아이가 심각한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할 경우에도 애착 외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은 어린 시절 한 때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남길 수 있다고 하니 그 상처가 얼마나 깊고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애착은 성인이 된 이후에 변화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형성된 애착은 부모의 양육 환경과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아이가 겪은 기억은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를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예민한 기질도 무기가 될 수 있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우울증 증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런 기질로 인해 불안과 고통을 겪지만 이런 기질을 극복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도 많다. 영국의 총리 처칠은 우울증을 앓았는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그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아이작 뉴턴은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세 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여 외갓집에서 크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는 우울증과 신경과민에도 불구하고 혼자만의 사색과 연구를 통해 미적분학을 창시하고 만유인류의 법칙 등 뛰어난 발견을 한다. 이렇게 힘든 환경과 예민한 기질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해내기까지 그들이 감내한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하니 그들의 의지와 삶의 열정에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예민한 오감을 활용해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요즘에는 우리나라의 연예인뿐만 아니라 유명한 외국 스타들이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며 자신이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고백하는 일들이 늘고 있다. ‘우울증’은 뚜렷한 이유 없이 우울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는데 우울증이 있는 경우 사회적, 직업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고 대인관계를 회피하기도 하며 심하면 자살의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28 https://news.joins.com/article/23617836
우리나라는 인구당 자살률이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 중 1위이다. 더 심각한 것은 매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20년 이상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보다 훨씬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28 https://news.joins.com/article/23617836
그리고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여성의 우울증 발병률이 남성의 발병률에 비해 두 배 정도 높고 가임기 연령 동안에 우울증이 발생하는 빈도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임신을 전후로 하여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 엄마는 우울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 시기는 아이와 엄마가 애착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전, 산후 여성의 우울증 검사와 치료, 심리 상담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엄마와 아이가 서로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28 https://news.joins.com/article/23617836
이처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요즘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저자는 책에서 오감을 활용하여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햇빛을 충분히 쬐며 걷고 달리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한다. 그리고 공간을 흰색, 베이지색, 노란색, 푸른색, 초록색과 같은 자연의 색상으로 꾸민다. 또 산과 들, 바다 등 자연을 가까이 하며 자연의 향기에 몸을 맡긴다. 부드럽고 따뜻한 음악과 함께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우리 몸에 세르토닌 생성을 촉진하여 우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저자가 제안한 것처럼 일상 생활속에서 순간순간 우리를 불쑥 찾아오는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오감을 활용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요즘 엄마들은 아내와 엄마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 그리고 자신의 꿈과 자아를 실현하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그러다가 문득 잃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어 한다. 정체성은 중요하다고 여기는 삶의 가치와 원하는 삶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삶의 가치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나에게 이타적인 사람이 행복하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엄마들은 육아와 집안일, 그리고 직장 일에 채어 정작 자신은 관심 밖으로 밀어낸 지 오래이다. 팍팍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워킹맘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장일도 허투루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집안일도 마냥 내팽개칠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을 돌보고 보살필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리고 하루 종일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렇게 답답한 현실 속에서 저자는 ‘나에게 이타적인 사람이 행복하다(p.196).'며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 자신을 보살피라고 이야기한다. 엄마에게 많은 책임과 희생을 짐 지우는 현실에서 저자는 이렇듯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다가온다. 엄마들 중에는 자신을 돌보고 보살피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로운 방법이 되지 못한다. 엄마가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야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행복감을 주어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 건강을 돌보는 일이 결코 이기적인 행동도, 사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 자신의 삶을 가꾸어나가는 엄마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문제를 키우는 방어기제, 투사와 억압
방어기제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처음 사용한 말로 고통스러운 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취하는 적응 행위를 말한다.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방어기제에는 부정, 투사, 억압 등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통해 불안을 해소하고 마음의 아픔과 괴로움을 줄여 나간다. 자신의 잘못이나 문제가 자신 외부에 있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투사의 대표적 예이다. 그리고 사고로 세상을 떠난 엄마가 아직 살아있다고 믿거나 어린 시절 아빠에게 당한 학대로 인해 아이가 아빠에 대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억압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어기제, 승화
반면 가장 성숙한 방어기제로 ‘승화(Sublimation)'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불편한 충동을 사회적으로 용납하거나 유용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p.219)을 말한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가 보육원을 찾아 아이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거나 청소년들이 자신의 충동적인 욕구나 불만을 운동이나 춤 등의 활동으로 푸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불편한 감정이나 경험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여 표출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작은 습관을 반복해 이루는 목표
미국의 듀크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행동 중 45퍼센트는 습관화되어 매일 반복된다는 것을 밝혔다(p.263). 그렇다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우리는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하루에 긍정적인 생각 한 번 하기, 칭찬 한 번 하기, 감사하는 말 한 번 하기, 책 2쪽 읽기, 영어 단어 하나 외우기, 메모 한 번 하기(p.266)와 같은 아주 작지만 실천 가능한 습관들을 제시한다. 우리가 행하는 아주 작은 이런 습관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을 이루고 그 일상이 모여 우리 삶은 변화해가는 것이다.
사랑의 기운은 자기 사랑에서부터 시작한다
미국의 극작가 조 쿠터트(Jo Coudert)는 “다른 사람의 사랑을 꼭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을 위하여 나 자신을 희생할 필요도 없다.”(p.277)고 말했다. 조 쿠터트는 <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에서 "사랑한다는 건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덧없는 것을 두려움 없이 감싸 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말을 자꾸 되뇌였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외면한 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맞추어 살다 보면 왠지 자기 자신을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만 같다. 시간이 흐르고 엄마는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고 세월의 뒤안길로 점점 멀어져 간다.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지만 때로는 흘러가는 시간을 손에 꽉 움켜쥔 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사라져갈 순간들 속에서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엄마, 그리고 엄마의 삶을 감싸 안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것은 모든 사랑의 출발점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엄중한 책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엄마 자신을 사랑하고 엄마의 삶을 오롯이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엄마 자신과 엄마의 삶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마음의 병,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이나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인 외상을 말한다. 박살난 가정 이론(Theory of shattered assumptions)을 제시한 야노프 불만(Janoff-Bulamn)은 외상 경험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신념으로 세상의 우호성, 합리성, 자신의 가치를 들었고(p.286) 외상 경험이 인간의 신념 체계를 파괴하여 트라우마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외상 경험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신념 |
내용 |
|
1 |
세상의 우호성에 대한 신념 |
"세상은 살기 좋고 안전한 곳이야." |
2 |
세상의 합리성에 대한 신념 |
"세상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곳이야." |
3 |
자신의 가치에 대한 신념 |
"나는 소중한 존재야." |
외상 경험을 한 사람들은 보통 괴롭고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과 대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상처받은 자신의 내면과 대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을 옭아맸던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과 감정을 오롯이 이해하게 되고 그 상처와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힘들었던 외상의 경험을 극복하고 더욱 성숙한 자신과 대면하여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나는 응원한다.
나는 평소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이 아주 흥미로웠고 공부를 하듯 열심히 읽어나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 상담을 받았던 사례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듯 글을 풀어나간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제자리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엄마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또 엄마와 아이가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여 행복하게 자라고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엄마의 감정을 이해하고 엄마의 삶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깊이가 생긴 것 같다.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으니 그 방법들을 하나씩 적용해가며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엄마의 감정 연습이 중요한 이유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양육자로서 아이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엄마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 나는 모든 사람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에서 틸틸과 미틸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행복의 파랑새가 먼 곳이 아닌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의 마음 속에 말이다.
《 엄마의 감정 연습 》
박태연 지음 | 유노라이프 | 2021.01 | 300쪽
독서기간 : 2/8 ~ 2/26
"삶의 다양한 위기와 갈등 관계를 겪는 가운데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엄마의 감정이
아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6쪽)-
&
엄마의 감정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실천은 달랐다. 수많은 육아서를 읽었음에도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런 나 자신을 바라보며 '모성애가 없나', '우을증이 있나', '다른 사람들은 잘 하는것 같은데 나는 왜이럴까' 라는 죄책감에 휩싸여 한 없이 울었던 적이 많았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 한 내 감정을 나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중에, 이 책 《엄마의 감정 연습》 을 만났다. 읽은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가슴 속 깊숙이 무언가 파고 들었다. 그게 어떤 감정인지 나로써도 설명하기 벅차 잠시 책을 덮어 버렸다.
엄마들을 위한 감정 치유서들이 어떤 형식이 있는 것 마냥 하나같이 달콤한 위로의 말들을 쏟아낸다. 이 책 또한 '아픈 내 감정을 어루만져줘, 괜찮다고, 나 잘하고 있다고' 난 그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여느책에서 처럼 그렇게 나를 달래주지 않았다. 아픔을 인정하게 했고 맞써 싸우는 법을 알려주었다. 내가 겪었던 일들, 행동들을 거짓없이 바라봐야했고, 내 감정과 마주하기가 무서워 애써 외면하며 숨겨두웠던 내 치부까지 드러내었다. 마치 내 마음안에 감정거울이란게 있었고, 그 앞에 비춰진 나 자신을 바라보게 했을 뿐 아니라, 지금은 아이들의 할머니가 된 친정엄마의 감정까지 이해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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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휘둘리는 엄마가 아닌 감정을 다스리는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7쪽)
저자는 상처로 아픈 마음을 치유하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린아이를 대하듯 자신의 아픈 감정을 돌봐주기, 부정적인 감정을 떠나보내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연습을 통해 행복한 감정을 마주 할 수 있도록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지금 나와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들에 대해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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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 엄마는 왜 걱정하고 불안해할까 】
(엄마도 분리불안을 겪는다 中)
엄마는 자신의 엄마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을 자식에게서 보상받으려 합니다. (23쪽)
친정 엄마는 하루에도 전화를 수십통 하신다. 혹여나 안받으면 뭐가 그렇게 불안하신지 회사에 일하고 있는 남편에게,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안받는다고 전화해보라고 하신다. 엄마에게 얽매여있는 삶이 너무 답답해 경기도로 시집왔는데 변한게 없다. 여전히 난 엄마의 딸이고 하라는 대로 해야하는 나 자신이 싫으면서도 거역할 수 없다.
저자의 글을 보면, 할머니때부터 시작됐나싶다. 엄마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을 자식에게서 보상받으려 한다는데, 엄마는 어렸을 적 할머니에게 서운했던 점들을 말하며,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자식 편 들꺼고, 사랑도 많이 표현할거고, 잘해줄거라고 다짐했다.' 라고 자주 말씀하신다. 이해는 되면서도 제발 엄마 삶을 위해 살라고 이야기하지만, 엄마는 그게 기쁨이라고 하신다. 친정엄마가 이 책을 봤어야 하는데...
<감정연습> 엄마를 위한 삶, 아이를 위한 삶이 아닌 오롯이 나를 위한 삶을 만드는 겁니다. 지금부터는 내가 주인공인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당신이 주체인 삶을 살기를 응원합니다. (23쪽)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는 습관 中)
내담자였던 미선 씨는 "남편은 육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게임이나 하지 살림이며 육아는 다 제 몫이에요. 남편을 투명인간이라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외롭고 우울해서 견딜 수가 없네요. " 라며 답답해 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있어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말은 안 통합니다. (29쪽)
이 책에는 저자가 상담했던 여러 내담자의 이야기들이 소개되어있다. 그 중 미선씨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 중 하나였다. 물론, 내가 이 상황과 똑같다는 말은 아니다.
남편은 요리를 좋아하기에 회사갔다오면 항상 저녁을 차린다. 주말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난 요리를 평생 못 배울 듯 하지만, 편한 건 사실이다. 다만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하는 남편에게 조금 불만이 있다. 아이는 같이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는 주체적인 아내가 되라고 한다. 주체적인 아내가 되기 위한 네 가지 방법과 그에 대한 감정연습 방법이 눈길을 끈다.
<감정 연습>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면 좋겠지만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하는 법입니다...(중략)...남편이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라기보다 남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30쪽)
【 Chapter 2. 불안한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어린 시절의 기억은 힘이 세다 中)
우리는 어린 시절, 양육자로부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으며 자라 왔습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흉터로 남아 마음의 병을 갖게 합니다. (81쪽)
어릴 때 엄마는 일을 하셨기에 집에서 엄마가 챙겨주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부러웠다. 비가오는 날 우산이 없어 비를 맞고 집에갔던 날, 일찍 나가셔야했기에 도시락을 잘 챙겨주지 못했던 지난 날은 나에게 아픔으로 남아있다.
그 외 화도 많으시고, 화나면 아빠한테 가라고 하고, 잘 놀아주지도 못하셨고...서운했던게 왜 그리 많이 생각나는지. 안타깝게도 난 '엄마가 되면 안그래야지' 했던 그 모든 것들을 내 아이들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 나도 모르게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말았다. 작가의 솔루션이 산뜻했다. 내가 어릴 때 원하던 건 뭐였을까 순식간에 적어보았다. 왠지 이거 정말 도움이 될 거 같다.
<감정 연습> 내가 부모에게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것을 내 아이에게 사랑으로 전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어린 나를 엄마가 안고 따뜻하게 웃기를 바랐다면, 지금 당신이 아이에게 온화한 미소로 사랑의 포옹을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어렸을 때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랑을 아이에게 주는 노력을 하며 상처 또한 치유되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84쪽)
(애착을 안정시켜야 하는 이유 中)
불안정적 애착은 추측성 판단을 일으킨다. (93쪽)
애착이 안정되면 사실과 추측되는 상황을 명확히 구분하여 객관적인 사고와 신중한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불안정적 애착은 추측성 판단을 일으키는데 간혹 신랑은 나보고 혼자 소설을 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이 아님에도 혼자 그 상황이나 사람을 추측하고 판단하고 결정내리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 마주치면 일단 심호흡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잠시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노력을 하라고 한다.
<감정 연습>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살펴보는 일, 격앙된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은 애착이 안정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그러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습니다. (93쪽)
일상생활에서 위협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진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천장이 무너지면 어떡하지?'와 같이 잠재된 위험을 두려워하며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늘 생각합니다. 위험한 일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결과가 낱날 것이라 추측합니다. (103쪽)
예전에 살던 곳에 사건사고가 있었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게되었다. 정신지체 청소년이 4살 아이를 4층건물에서 떨어트린 사건. 오래돼서 기억을 못하실 수도 있으나 내가 자주 갔던 곳이기에 그 기사는 내게 트라우마가 되어 내 일상에 영향을 끼쳤다.
혹시 동물원에 갔다가 그런 비슷한 사고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과대망상까지 생기게 되었다. 남편은 과하다 하지만 난 '조심해서 나쁠 거 없잖아' 라고 얼버무린다. 여기까지만 가면 괜찮으련만 요즘 첫째아이에게 약간의 불안증세(?) 라고 해야하나...두려움과 조심성이 많아진 편이다. 아이를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걱정 사고 기록지를 작성해 이러한 걱정이 현실적인지, 삶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감정 연습> 다른 일에 집중하다가 걱정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걱정하기를 권합니다...(중략),,,또 다른 방법은 자신이 언제, 무엇을 걱정하는지 '걱정 사고 기록지'를 상세하게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112쪽)
【 Chapter 3. 나를 망치는 부정적 감정 처리 】
(무기력한 마음 내려 놓기 中)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나 업무를 하지 않고 부수적인 일에 몰두하는 것,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무기력의 증상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흥미나 만족이 떨어지고 에너지가 소진되면 이처럼 남모르게 무기력증이 찾아옵니다. (123쪽)
12월 겨울, 코로나 19의 재확산으로 강제 겨울방학이 시작되었고, 아이 둘을 2달간 집에 데리고 있었더니 심적으로 너무 지쳤다. 2월 리뷰를 고작 한 개 밖에 쓰지 못했으니 나에게 무기력이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그냥 갑자기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었다. 이게 저자가 말한 무기력증이였으리라. 이쯤되면 저자의 솔루션이 궁금할터..^^
<감정 연습>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자신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일에 몰두해야 합니다...(중략)...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휴식처도 필요합니다...(중략)...실패 경험을 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오감을 이용해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中)
'내가 이러고 왜 사나'란 생각이 들어 하염없는 눈물만 쏟아 냅니다. 그녀는 아기라는 존재가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는 것 같아 이런 지옥 같은 인생에서 하루 빨리 탈출하고만 싶습니다.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육아스트레스로 고통받는 보라 씨는 온종일 눈물만 흘립니다. (127쪽)
지금 난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 예전에는 안 사랑한게 아니다. 그저 힘들었을 뿐. 첫째 3살, 둘째 1살일 때가 제일 힘들었다. 지금까지도 뚜렷이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 둘째를 낳고 이사를 하는 바람에 어린이집 자리가 없어 둘 다 집에 있을 때였다. 첫째는 밥을 떠먹어줘야했고, 둘째는 수유를 해야하는데, 왼쪽 젖가슴은 훤히 내보이고 수유쿠션위에서 우유달라고 우는 둘째에게 젖을 먹이며, 오른손으로는 숟가락을 들어 첫째의 입에 밥을 떠먹여주는 순간. 눈물이 콸콸 쏟아졌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체 초롱초롱한 눈을 하며 나를 바라보는데...그 순간 더 눈물이 쏟아졌다. 그게 산후 우울증이였을까?
저자의 오감을 활용한 우울감 벗어나기 방법에 그 해답을 찾아보려했다. 그 중 색깔에 대한 설명을 읽고 아차싶었다. 주황색, 보라색, 빨간새과 같은 밝고 강렬한 색상을 오랫동안 바라보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고 하는데, 그 당시 살던 곳의 주방, 화장실색이 주황색 인테리어였다. 내가 우울했던건 그것 때문이였겠지? 떠넘겨본다..ㅋ 그땐 정말 힘들었는데, 지나고보니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아 웃음이 나온다...인생이란..ㅎ
<감정연습> 충분한 햇빛, 가벼운 운동, 색깔, 좋아하는 냄새, 자연이나 좋아하는 소리, 음식등을 통해 우울감을 벗어나기 (130쪽)
(분노는 처리할 수 있는 감정이다 中)
아이가 말을 계속 듣지 않고 딴청을 피우자, 화가 난 엄마는 아이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합니다. (148쪽)
내가 화가 많은 건 집안내력인듯 하다. 할머니대로부터 엄마, 나까지이어진걸 보면. 독서를 시작하며 내 성격에 문제가 많음을 인지하고, 화를 내지 않는 방법에 관한 책을 읽으며 부단히 노력중이다. 그중 세네카의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저자의 솔루션이 그 내용과 비슷해 눈길을 끈다.
<감정 연습> 숨을 길게 내쉬며 나의 현재 감정, 사고, 감각에 집중해 봅시다. 이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차리고, 나의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52쪽)
【 Chapter 4. 성장하는 엄마를 위한 긍정적 감정 쌓기 】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中)
엄마의 역할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나는 우리 가족에게 어떤 존재일까?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것이 나의 역할인가?'라는 생각에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다는 욕구가 불현듯 올라옵니다. (188쪽)
'엄마로서 잘하고 싶다.' 는 마음은 진실이다. 하지만 내 인생도 살고 싶다. 작가는 자신이 누구이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한다. 그 소리를 듣기 시작한 건 부끄럽지만 작년이다. 그전까진 삶의 목적지가 없었다. 지금도 완벽하다 할 순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망각했던 내면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게 되었다.
<감정 연습>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187쪽)
【 Chapter 5. 상처받은 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
매일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화가 난 듯이 행동하는 사람은 그 시간 동안 깨달음을 얻기보다는 인생을 허비하는 것입니다. (248쪽)
어느 순간 내 입에서는 항상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부정적인 생각들, 관점들, 언어, 행동들까지. 아이들이 그대로 닮을까봐 바꿔보려 했으나 오래된 습관으로 인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불쑥 나왔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 처럼 살아야 한다는데, 그 마지막이 불평불만이라면 정말 최악이 아닐 수 없다.
<감정 연습> 주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행을 베푼다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 Chapter 6.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실천해야 할 것들 】
누군가를 싫어하면 당연히 상대방이 하는 모든 행동이 못마땅합니다. 불쾌감과 거부감을 느끼며 그 사람을 부정하는 마음을 키워 갑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고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 잡습니다. 이러한 감정은 몸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감정, 사고, 행동을 조종합니다. (271쪽)
정말 친했던 친구와 멀어진 기억이 나에겐 가슴 아린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당시엔 친구의 행동에 화가 났었고, 멀어지면 편안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나보니 가슴 한 구석에 응어리져있음을 느낀다. 저자는 이런 경우를 말하고 싶은 거겠지..
<감정 연습> 매일 반복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합니다. 그러면 답답했던 가슴이 편안해질 것입니다.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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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지금의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할머니, 친정엄마, 결혼 전과 후의 나 자신, 아이들, 친구들의 모든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서 겪게 되는 모든 경험들이 처음인것 처럼, 이러한 감정들 또한 처음 겪는 일 일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누가 이렇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힘든 현실에 부딪히고, 실패하고, 그러다 정답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사랑스러운 딸, 훌륭한 엄마, 인자한 할머니가 되어가는 것이리라.
다만 그 세월을 마음 많이 아프지 않게, 조금은 수월하게,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해주는 엄마감정 지침서가 있다면 읽고 싶지 않은가?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리라.
- 이 책은 특히 삶이 힘들고 일상에 지쳐있는 육아맘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아이에게 화를 냈던 어느 날.
이건 아니다 싶어 샀던 엄마의 감정 연습.
조금씩 꾹꾹 눌러 읽느나 시간이 좀 걸렸지만
조금 더 성숙한 엄마가 되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마음의 상처가 없는 완벽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부모님에게 사랑받으며 크게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예민한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본 경험이 있기에 내재된 상처들이
한 두가지 쯤은 있었다. 이 책이 내가 가진
모든 문제적 상황을 해결해 주진 못하지만
나 혼자 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안도감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
다행스러웠다. 작가는 엄마가 가진
내면의 상처를 잘 들여다 보고 부정적 감정보다는
긍정적 감정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상황에 대한 불평불만 보다는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 상처의
원인이 되는 대상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를 솔직히 이야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엄마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엄마의 정신 건강을 먼저 챙기라고 했다.
당연히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엄마의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당연히 가족들에게도
그 영향을 미칠거라고 말이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내내 나는 배워야 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와 함께 바르게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게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야지...
내가 자라면서 느꼈던 가족에 대한 좌절감이나
분노를 내 아이는 느끼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