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업은 일간지 기자. 이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는 다소 건방진 생각으로 정신과 의사를 택했다. 그러나 듣는 건 생각보다 만만치 많은 일이었다. 결국 듣다가 지친 사람을 모델로 한 《리스너》라는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소설가로서 대중의 외면에 풀 죽어 있을 때, 나에게 영감을 줬던 환자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와 환자로 만났지만, 어쩌면 우리의 가족일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쓰다가 처음으로, 그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를 고마워하는 의사, 이런 내 모습은 처음이었다. 바뀐 정체성이 싫지 않았다....
첫 직업은 일간지 기자. 이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는 다소 건방진 생각으로 정신과 의사를 택했다. 그러나 듣는 건 생각보다 만만치 많은 일이었다. 결국 듣다가 지친 사람을 모델로 한 《리스너》라는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소설가로서 대중의 외면에 풀 죽어 있을 때, 나에게 영감을 줬던 환자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와 환자로 만났지만, 어쩌면 우리의 가족일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쓰다가 처음으로, 그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를 고마워하는 의사, 이런 내 모습은 처음이었다. 바뀐 정체성이 싫지 않았다. 생각 끝에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름은 한 인물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니까. 타인이 아닌 내가 선택한, 나의 이름. 『병명은 가』은 과거 류미라는 이름이 아닌 류희주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첫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