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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 10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 양장,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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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27*188*20mm
ISBN13 9788937456749
ISBN10 8937456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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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델로 역시 자기 자신에게 곧바로 이 질문을 던졌으나 답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거짓말을 했다고 부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그가 의아했던 것은 그 거짓말을 왜 했는지 자기 자신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거짓말을 한 다는 건 보통 누구를 속이거나 어떤 이득을 얻기 위해서다. 그런데 생기지도 않은 암을 꾸며 내서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자기 거짓말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상하게도 그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웃음 역시 이해가 불가능했다. 그는 왜 웃었을까? 자기 행동이 우스웠던 것일까? 아니다. 유머 감각은 그의 강점이 아니었다. 그저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상의 암이 그를 즐겁게 했다. 그는 길을 가며 계속 웃었다. 그는 웃었고 좋은 기분을 만끽했다.
--- p.19

“그런데 그 흐루쇼프란 사람은 누군데?”
“스탈린이 죽고 몇 년 후에 소비에트 제국의 최고 우두머리가 됐지.”
칼리방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이 이야기에서 딱 하나 믿기지가 않는 건 스탈린 말이 농담이라는 걸 아무도 몰랐다는 거야.”
“그렇지.” 샤를이 이렇게 말하며 탁자 위에 책을 내려놓았다. “왜냐하면 그 주위 누구도 농담이란 게 뭔지 알지 못하게 됐으니까. 나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새로운 역사의 위대한 시기가 도래한 거라고 봐.”
--- p.31

천장 아래 살랑살랑 나부끼는 조그만 물체.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갔다 떠다니는 아주아주 작은 하얀색 깃털 하나. 샤를이 접시와 술병과 술잔으로 가득한 긴 탁자 앞에서 고개를 살짝 젖힌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자 다른 손님들도 하나둘씩 그가 왜 그러고 있는지 이상하게 여기며 그가 쳐다보는 곳을 따라 보기 시작했다.
--- p.51

스탈린이 주먹을 내리친 소리가 그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울린다. 브레즈네프가 창문 쪽을 쳐다보고 어쩔 줄을 모른다. 눈에 보이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천사가 날개를 펴고 지붕 위에 떠 있다. 그가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천사가, 천사가!”
다른 사람들도 일어난다.
“천사? 안 보이는데!”
“아니, 보인다니까! 저 위에!”
“세상에, 또 하나 더! 또 떨어지는구나!” 베리야가 한숨짓는다.
“이 천치들아, 추락하는 천사들을 이제 더 많이 보게 될 거다.” 스탈린이 속삭인다.
“천사다, 이건 어떤 징조야!” 흐루쇼프가 부르짖는다.
“징조? 아니, 무슨 징조?” 완전히 겁에 질려 얼어붙은 브레즈네프가 탄식하며 내뱉는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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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데라 문학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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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데라가 독자들을 위해 열어 준 지혜의 축제. 보다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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