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조던 피터슨 저/김한영 역
유시민 저
톰 필립스 저/홍한결 역
엘리너 허먼의 독살로 읽는 세계사에 대한 리뷰입니다. 우연히 SNS를 통해 접하게 된 책입니다. 누군가가 올린 후기를 아주 잠깐 읽었음에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결국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보이는 표지 디자인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책을 구매할 때 표지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해서 표지는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읽기보단 가볍게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내용이 청결하진 않아서 흐린눈을 하게 되는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참 다양한 사람이 독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는 게, 그 사람들을 독으로 죽일 생각을 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무섭네요. 나중에 작품을 창작하며 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게 될 때 유용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독살이 많았길래
「독살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 제목을 볼 때 들었던 생각이다. 평소 관심을 뒀던 주제는 아니지만, 퍼뜩 든 궁금증은 구매욕을 자극했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 이 책 겉표지에는 “중세 유럽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이라는 카피가 있다.
김정남 암살 사건에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므로), 중세 유럽의 의문사에는 관심이 갔다. 그렇게 이 책을 만났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는 ‘호화로운 궁전에 넘쳐나는 독’이라는 제목이 붙은 1부, ‘소문과 과학의 만남, 유럽 왕실 독살 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2부, ‘은밀하고 신속하게, 현대의 독살 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3부, 이렇게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1부. 1부는 독살과 관련된 중세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5장으로 구성된 1부. 각 장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식탁부터 속옷까지 안전지대는 없다’, ‘신비한 힘을 가진 유니콘의 뿔과 수탉의 똥’, ‘미모의 대가는 크다! 치명적인 화장법’, ‘사람 잡는 의사, 수은 관장과 쥐똥 묘약’, ‘화려한 궁전, 가득한 악취’
나는 2부의 개별 사건보다 중세 사회의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1부가 더 재미있었다. 1부를 읽으며 나는 한 편의 촌극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촌극! 촌극도 이런 촌극이 없었다. 몇 가지만 옮겨본다.
하인들은 루이 14세가 쓸 식탁보, 냅킨, 컵, 접시, 포크와 숟가락, 이쑤시개 등에 입을 맞추고 그것을 피부에 문질렀다. 때로는 빵을 식기에 문지른 다음 입에 넣었다. 심지어 하인 한 명은 왕이 사용하는 고급 리넨 소재의 냅킨을 물에 적셔 손에 문지른 뒤 접어서 왕의 자리에 올려 두었다. 그래서 왕은 늘 더럽고 축축한 냅킨을 써야 했다.
그러는 동안에 주방 하인들은 음식을 일일이 검식했다. 음식에 이상이 없으면 은제(銀製) 지휘봉을 든 책임자들과 무장한 보초들 옆에서 의기양양한 태도로 줄을 맞춰 섰다. 이들의 행렬은 주방에서 왕의 식탁까지 길게 이어졌다. 주방을 나선 그들은 길을 건너 궁전의 남관으로 들어선 뒤 긴 계단을 오르고 복도 여러 곳을 통과한 다음 왕의 경호병이 머무는 공간을 지나 왕의 사저에 붙어 있는 대기실에 이르렀다. 그쯤 되면 음식은 이미 식어 있었다. 미지근하기라도 하면 다행이었다. 이어서 식탁에서는 하인들이 식사 시간 내내 왕이 먹을 음식을 조금씩 잘라내어 먹었다. (26쪽)
독살을 염려하여 벌어진 촌극이다. 하긴, 우리나라에도 왕의 음식을 먼저 먹고 독이 없나 확인하는 기미상궁이 있었다. 1장이 독살을 다루고 있다면, 2장은 엉터리 해독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3장은 화장품에 든 독 성분, 4장은 엉터리 의료 행위, 5장은 비위생적인 궁전을 다루고 있다.
18세기 전까지 대부분의 왕실은 대략 2주마다 궁을 옮겨 다녔다. 튜더 왕실도 1년에 서른 번은 이동했다. 다양한 경치를 즐기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라 궁에서 소변과 배설물을 닦아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왕실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수아 1세의 궁에 있던 보석 세공사 벤베누토 첼리니는 자서전에다 왕실이 정기적으로 수백 대의 마차에 가구를 가득 싣고 1만 8천 마리의 말을 동원해서 다른 성으로 이동했다고 썼다. (94쪽)
사악한 기운은 마른 머리보다 젖은 머리에 잘 침투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머리를 감는 것도 위험한 행위로 여겨졌다. 당시 영국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손은 자주 씻고, 발은 가끔 씻고, 머리는 절대 감지 마라.” 1653년 영국 작가 존 에벌린은 일 년에 한 번만 머리를 감기로 다짐했다. 귀족들은 두피의 기름 혹은 비듬을 천으로 문질러 닦았고 의사나 점성술사가 허락하는 경우에만 몇 달에 한 번씩 허브 향이 나는 찬물에 감았다. (98쪽)
수 세기 전 유럽의 궁전을 지배한 것은 다름 아닌 ‘똥’이었다(90쪽). 똥구덩이 같은 도시 환경(104쪽), 목욕이 죄악이었던 시대(95쪽)였다고 필자는 말한다. 5장은 당시 사회가 얼마나 비위생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중세에 페스트가 창궐한 건 당연한 업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17장으로 된) 2부는 중세 유럽 왕실의 독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2부는 당시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나서, 뒤에 ‘현대의 부검과 검시’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거론된 사람들은 모두 독살설의 주인공이지만, (믿을 수 없는) 당대의 부검 결과가 아니라 현대의 부검과 검시 결과로 보면 독살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후자의 경우, 독살설이 떠돈 것은 그만큼 그 당시에 독살이 빈번했기 때문일 것이다.
2부는 1부와 같은 상황에서 벌어진 독살 사건의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개중에는 들어본 이야기도 없지는 않지만, 몰랐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소현세자, 정조 등 왕(혹은 왕족)의 독살설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 주변에는 독살의 가능성이 늘 존재했다고 보인다. 권력이 뭐길래? 그런데도 요즘도 사람들은 권좌에 오르기 위해 후안무치도 불사한다.
3부는 현대의 독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현대의 독살 사건의 특징은 중세보다 훨씬 은밀하고 신속하다는 것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현대에 독살과 관련하여 가장 위험한 나라는 러시아다.
(2006년) 11월 23일 리트비넨코가 숨졌을 때 그의 몸에서 방사능이 너무 많이 나와 냉장 보관소로 옮기기 전 이틀 동안 시신을 병원 침대에 그대로 두었다. 의사들은 일주일을 기다렸다가 방호복을 입고 부검했다. 암살자 중 한 명인 안드레이 루고보이도 사건을 저지른 뒤 러시아로 돌아가서 방사능 중독 치료를 받았다.
2007년 5월 영국 정부는 루고보이를 살인죄로 기소하고자 러시아에 공식 송환 요청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민을 송환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거절했다. 2007년 하원의원으로 활동 중인 루고보이는 면책 특권까지 누리고 있다. 2016년 1월 영국은 철저히 조사란 결과 루고보이와 콥툰이 리트비넨코를 중독시켰으며 FSB(KGB)와 블라디미르 푸틴의 지시에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319쪽)
리트비넨코는 전직 FSB 요원이다. 영국에 망명한 후 푸틴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와 책을 썼다. 2006년 11월 1일 리트비넨코는 KGB 요원인 루고보이와 콥툰을 만난 후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다 회복되지 못하고 끝내 죽는다. 푸틴의 지시에 따른 루보보이 등에 의해 리트비넨코는 독살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형욱 전 중장정보부장 사건이 생각나게 한 사건이었다.
필자는 이 사건에 뒤이어 다음과 같은 글을 더 써놓았다. 놀랍고 쓸쓸한 사실은 2015년 루고보이의 젊은 아내가 모스크바에 찻집을 열었다는 것이다. 과연 손님들이 그곳을 찾을까 싶다(320쪽). 굳이 이 찻집만이 아니라 러시아는 (독살을) 조심해야 하는 나라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는 사건을 통해 역사를 중세에서 현대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건이 발생하게 된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한때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이런 유언을 남겼다. "나는 영국의 소수 집권층과 그들이 고용한 살인자 때문에 예상보다 빨리 죽어가고 있다. 머지않아 내가 죽으면 시신을 부검하라. 내 위를 샅샅이 조사하고 세부 사항을 정확하게 기록하라. 나는 모든 지배 가문에게 마지막 순간의 공포와 수치를 기록으로 남기겠노라." 그는 대서양에서 러시아까지, 발트해와 이오니아해까지 뻗어 있으며 인구 7천만 명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다스렸다. 하지만 죽기 전에 대서양 한가운데 있는 바위 위, 쥐가 들끓고 곰팡이가 핀 두 칸짜리 집이 그가 가진 전부였다. 그가 죽은 뒤 루이 16세의 인기 없는 동생이며 나이 들고 소심한 프랑스의 루이 18세는 불안하게 왕좌를 지키고 있었다. 프랑스 국민 다수는 나폴레용이 혁명 정신과 함께 돌아오길 바랬다. 영국은 엄청난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그를 유배지에 묶어두었다. 그가 섬을 탈출해서 군대를 모으고 영국을 공격할까봐 염려했기 때문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의 왕들도 그가 이대로 매장되기를 바랬다. 벨기에의 워털루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궤멸하자 루이18세에게 총살을 당할까 봐 그는 영국에 항복했고 유럽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는 세인트헬레나섬에 유배되었다. 이 섬은 인도에서 남아프리카로 가는 배들이 식수나 보급품을 얻기 위해 들르는 기항지였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유언대로 위에 문제가 있어 결국 5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검시 기록에 따르면 1인치 크기의 궤양 하나가 유문 부위 위점막을 뚫었고 위의 내벽 거의 전체에 걸쳐 암이 퍼져 있었고 단단한 종양 부위도 암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특히 유문 근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위는 커피 찌꺼기처럼 보이는 액체로 가득 찼다. 그의 유해는 1840년에 발굴되어 프랑스로 옮겨졌다. 그런데 그의 제복은 썩었지만 시신은 완벽하게 보존되어 마치 잠 든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를 비소중독 징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의 진단으로 나폴레옹의 머리카락을 검시한 결과 비소 함량이 정상치의 100배까지 나타났다. 포르슈퓌드 박사는 이것이 독살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 세계 연구기관에서 나폴레옹이 코르시카에 머물던 시기의 머리카락까지 검사한 결과 모든 표본에서 비소가 대량으로 검출되었다. 첫째 부인 조제핀도 그랬고 둘째 부인에게서 낳은 그의 아들인 나폴레옹 2세도 마찬가지였다. 첫째 부인과 그의 아들이 비소를 처방받아 복용했을 수도 있고 부인은 비소가 들어간 화장품까지 사용했을 수도 있다. 평소 의사를 멀리 했던 나폴레용의 머리카락에서 엄청난 양의 비소가 검출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어렸을 때부터 머릿니를 예방하려고 비소 성분의 물약을 발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인트헬레나섬에 머무는 동안 비소 수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바람이 불 때마다 곰팡이 낀 벽지에 묻어 있던 비소 가루가 날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사에 관심이 워낙 많아 올해 들어 세계사책을 많이 접하고 있다.
그러면서 '독살로 읽는' 세계사라는 것에 끌려 책을 구매했다.
반짝이고 화려할 것만 같던 중세시대 유럽 왕족과 귀족들의 이면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중세시대 저세상 자기관리법에 깜짝 날라기도 했고
의사들의 미친 치료법에 두번 기함을 하기도 했다.
비위상하는 부분은 많으나 중세시대 유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 리뷰는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출간된 엘리너 허먼 작가님의 독살로 읽는 세계사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으므로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친구가 추천해줘서 읽었어요. 역사 책은 잘 안 읽는데 스토리형식이고 에피소드 형태로 있어서 잘 읽었어요. 독살 당했다~ 이런 건 많이 봤는데 어떻게 당햇는지 알게 되어 흥미로웠어요
주로 역사속의 유명인물, 한자리 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 지금도 더러운 공기속 유해물질들과 질낮은 음식에 들어있는 식품첨가물, 발암물질 가득한 화장품, 물건등등 일상생활에서 항상 끔찍할만큼 수많은 독을 접하고있어 과거보다 지금이 훨씬 더 위험하고 자기가 독살 당하는지도 모르고 독살당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