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저
박성규 저
박남희 등저
[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한국은 마약청정국 아닌가요?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외
2022년 10월 25일
# 약에 대해 배워왔고, 약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였다. 처음에는 약에 흥미가 있어서 시작한 책이, 읽다보니 최근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을 떠올리게 했고, 전쟁을 넘어서서 인류의 역사를 총괄하는 이야기로 확장해 나가는 듯하다. 게다가 약과 전쟁이라는 두 분야를 아우르는 것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설명하고 비교해주는 능력까지 아주 뛰어난 책이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왜 과거에는 당연하지 않았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돕고, 우리가 직접 경험한 김정남 사건, IS와의 전쟁등의 사례들이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면하게 해주었다.
# 이 책이 지식 백과 사전 처럼 느껴진 것은, 슬쩍슬쩍 나오는 문장들을 통해 "오!" 하는 잡학지식을 알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소금이 월급의 어원이라는 사실이라던가, 뉴암스테르담이 어떻게 뉴욕이 되었는가 하는 설명들이 불쑥 튀어나오지만 적당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 좋았다.
# 대학 교수님이라고 하더니 정말 교양 수업처럼 흥미로운 주제를 알차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러나 다른 곳으로 마냥 새지 않게 수업받은 기분이다. 다만, 이미 약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더 재미 있던걸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주제 자체는 어려울 만 하더라도 글의 흐름, 이야기 방식 등은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도울 만 하다. 그래서 더더욱 전공자들이 듣는데 아닌,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이 호기심있다면 들여다 볼 만한 교양 수업같다고 할 수 있겠다.
간호학을 공부하는 나에게 약리는 여러번 접해온 학문이었다. 그동안 약을 다룬 여러 책을 읽어봤는데 이토록 즐겁고 읽기 쉬운 약리&역사 서적은 처음이었다. 그 전에는 단순하게 외웠던 약의 부작용을 저자는 케이스를 제시하며 부작용이 누구에게 언제 발생하였고 그 후에는 어떻게 다른 약이 개발되었는지를 자세하면서 어렵지는 않게 설명해서 재밌었다.
특히, 아주 재밌는 역사 중 하나인 전쟁사를 함께 엮으면서 약이 어떻게 개발되고 대량생산이 되는지, 또 약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았고 피해를 받았는지를 흥미롭게 서술했다. 내가 훗날 학생들에게 약리를 가르칠 날이 온다면 이 책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구절을 수업자료로 쓰고 싶을 정도이다.
총 3파트,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한 장 한 장 어렵지도 않고 또 부족하지도 않은 정도의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에 있어서 꼭 필요한 약에 대한 역사는 다 담아내고 있고 또 그 시대의 과학의 발전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약, 과학, 전쟁이라는 역사를 잘 엮어내고 있다.
중간중간 저자의 위트있는 구절들은 이 책을 조금은 무겁지 않고 어렵지 않게 만드는 매력도 충분하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그림과 사진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약품명, 성분명, 개발한 학자들의 고유명사는 이 학문에 낯선 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이 절로 생각나는 이 책은 그만큼 흥미롭고 또 유익하다. 저자의 잡학다식함에 놀라며 약의 역사에 대해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도 놀랄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을 통해 과학과 의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쟁사에도 관심이 있고, 전공상 약물과 의학사에는 더 큰 관심이 있기 때문에 두 관심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책을 북클럽에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1차, 2차 세계대전이 의학사에 미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생각하니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느껴졌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최근에는 특정 단백질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 등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약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약물들은 우연히 발견된 것들도 많고, 원래의 개발 용도와는 다르게 우연히 발견된 부작용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저자가 약물 및 의학사에 대해 전혀 사전정보가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게 내용을 잘 풀어내어 누구나 약간의 흥미만 있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