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엠제이 드마코 저/신소영 역
김초엽 저
팀 페리스 저/박선령,정지현 공역
최인아 저
2022년 04월 20일
언니의 책장 정리로 받은 책이다. 머리 쓰지 않고 편안하게 읽으려고 펼쳤다.
젊은 두 청년 부부의 고민하고 실천하며 몸으로 깨닫고 배워가는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두 청년의 선택, 실천력을 배우게 된다.
두 청년은 타인의 시선으로 자기를 보거나 사회적 기준으로 자기 삶을 살아가지 않으려 노력한다. 자기에게 스스로 진심 어린 관심을 갖고, 나를 돌보고 나를 사랑하는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갔다.
이 점은 나도 배워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p.57)
사회적 쓸모로 나를 평가하지 말고 내가 나의 가치를 발견하고 가꾸어가며 나만의 쓸모를 발휘하자고 그렇게 나는 내 마음이 이끌리는 쪽으로 향했다. (중략) 나의 고유성은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고유성은 없는 걸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지켜내고 길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빛을 가리고 있는 덮개를 벗겨 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p.58)
→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따라쟁이의 인생만 살지말고, 진짜 자기 가치를 찾아야 한다.
이제는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나 감정을 단번에 믿지 않으려고 한다. '떠오른' 생각이 아니라 '떠올린' 생각만 믿으려고 한다. (p.147)
→ 공감 된다. 스쳐가는 생각이나 감정 모두가 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 지나가도록 두면, 그건 내 것이 아니다. 그 생각 중 내가 붙잡은 것이 곧 내 생각, 감정이 되어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떠오른 생각이 아니라 떠올린 생각은 내가 붙잡은 생각이기에 그것이 나인 것이다.
같은 일을 겪었지만, 엄마의 기억과 과거의 내 기억, 그리고 지금의 기억은 모두 다르다. 기억은 어떤 사건으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일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의 기억은 과거의 내가 선택한 것이고, 지금 내 마음이 달라졌다면 기억은 얼마든지 바뀌 수 있다. (p.156)
내가 기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꽤나 마음이 놓이는 일이다. (p.163)
→ 내가 부여하는 의미가 내 기억과 삶이 된다. 어떤 사건,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사건, 일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즉, 자기 통제 영역 밖일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로움일 것이다.
단순한 진심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로 먼저 접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미니멀라이프가 화두인 시점에서 소박한 생활을 영위하며 자신들의 가치관을 대중에게 설파해온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또래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구석이 있어 한참을 들어 본 기억이 있다.
대도시가 아닌 아무 연고도 없는 강원도 동해에서 작은 방을 빌려 살고 가구도 거의 없는 방에서 오로지 두 사람의 숨결만으로 공간을 채우면서 사는 이야기들. 현재만이 아니라 왜 그렇게 사는 지,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아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두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엔 비운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비단 물질적인 것뿐만이 아니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충돌, 그리고 불안한 심리를 제어하는 방법들도 언급하고 있다. 마치 심리상담을 조언받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그 사이 사이 주변엔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공간을 주유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비우고 사는 삶이란 말처럼 쉽지 않다. 무엇 하나를 버리더라도 거기에 묻어 있는 추억을 버리기 쉽지 않고 작은 무엇인가를 사들이더라도 정말 아무 느낌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생계 유지의 수단으로 북 바인딩이라는 다소 독특한 직업을 선택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쓰는 것이 아닌 직접 책을 만드는 일종의 육체노동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도 운영하고 이렇게 직접 저작활동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유튜브에 새로운 컨텐츠가 올라오지 않았다. 개인적인 사정이 생긴 모양이다. 이 두 사람의 장도에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미니멀리즘에 한때 빠져서 나도 단순해지기 위해서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고 비우기 시작했었다. 그 삶의 전환점에 단순한 진심이 자리했고 그분들의 책이 나온다기에 믿고 구매해 읽었다.
미니멀리즘의 방법, 해법서가 아니다. 오히려 일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자기 성찰을 심어주는 책이었다.
나 역시 짐은 좀 줄었지만 하고 있는 일이 많았고 신경쓰는 일이 많아 여유 없는 삶을 보내고 있다. 현재진행형. 아직 이들의 단순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함으로 꽉 찬 일상을 닮아가기에는 나의 내공이 부족한 느낌... :)
언젠가는 이렇게 쉼표를 하나 찍어두고 쉬어가며 생각을 깊이있게 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졌다. 그날까지 이 책을 두고두고 읽으며 실컷 부러워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