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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 온스토리 | 2014년 1월 15일 한줄평 총점 10.0 (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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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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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아홉 번째 작품 《이방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카뮈가 창조해낸, 삶의 부조리에 맞서 ‘반항하는 인간’의 초상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과 교훈을 주면서도 미학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명작만을 엄선하여 펴내는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아홉 번째 책으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선보인다. 간결하고 감각적인 문체를 살리면서 우리말로 충실히 번역해 쉽게 읽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의 연보를 권말에 실었으며 영문판 원서도 함께 수록하여 번역본과 비교해가며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했다.
어떤 야망도 없이 무관심한 태도로 살던 주인공이 살인을 범하고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비로소 삶의 의미와 행복을 깨닫는다는 내용을 담은 이 소설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부조리 앞에서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을 간결하고도 명징한 문체로 그려낸다. 알제리 태생의 카뮈를 일약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부상시킨 이 작품은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사회 제도와 관습에 깊은 회의를 품고 삶과 죽음, 행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도 ‘종전 후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면서 전 세계 100여 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1999년 프랑스인들이 꼽은 ‘20세기 최고의 문학 작품’ 4위
■ 2004년 국내 작가와 문학연구자가 가장 좋아하는 외국 소설 1위

목차

제1부 | 제2부
옮긴이의 글
알베르 카뮈 연보

저자 소개 (1명)

저 : 알베르 까뮈 (Albert Camus)
작가 한마디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삶이란 결코 불가능하다. 그 모든 것에 항거하며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로운 인생을 깊이 고민한 작가이자 철학자.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가난, 알제리의 빛나는 자연과 알제 서민가의 일상은 카뮈 작품의 뿌리에 내밀하게 엉기어 있다. 구역의 공립 학교에서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 그 모든 것에 항거하며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로운 인생을 깊이 고민한 작가이자 철학자.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가난, 알제리의 빛나는 자연과 알제 서민가의 일상은 카뮈 작품의 뿌리에 내밀하게 엉기어 있다. 구역의 공립 학교에서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고 1923년 프랑스 중등학교 리세에 입학했고, 이후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으나 1930년 폐결핵으로 자퇴를 했다. 결핵 발병으로 누구보다 좋아했던 축구를 포기했다.

바칼로레아 준비반에서 철학 교수이자 에세이스트인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고, 이후 평생 그와 교류를 이어갔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해 철학을 전공하는 동시에 정치 활동과 연극 활동에 집중했다. 1932년 장 그르니에가 주도한 조그만 월간 문예지 [쉬드Sud]를 통해 처음으로 첫 에세이 『새로운 베를렌Un Nouveau Verlaine』을 발표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1937년 첫 산문집 『안과 겉』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알제 레퓌블리켕]의 기자로 활동하다가 1940년에 파리로 활동 무대를 옮겨 [파리수아르]의 기자가 된다. 독일에 점령당한 파리에서 검열을 피해 지방으로 옮긴 [파리수아르]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에도 집필 활동에 매진한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자신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이 되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 L' tranger』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이즈음 레지스탕스에 가담하여 프랑스 해방 운동에 참여한 카뮈는 철학 에세이 『시시포스 신화』(1943), 희곡 작품 「오해」(1944)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좌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집단적 폭력의 공포와 악성, 부조리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형상화한 소설 『페스트』로 문학계의 대반향을 일으켰고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과 니힐리즘에 반대하며 제3의 부정정신을 옹호하는 평론 『반항적 인간』을 발표하여 지성계에 큰 논쟁을 촉발한 사르트르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가 10년 가까운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1956년 『전락』을 발표하면서 사르트르에게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방인』, 『시지프의 신화』를 발표하며 문학가를 넘어 사상가로도 인정받기 시작했고, 실존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엄마, 무명인, 그리고 나의 ‘죽음’을 연달아 맞닥뜨리며 삶의 부조리를 고뇌하는 모습은 이후 오랫동안 수많은 독자를 실존주의의 세계로 이끈다. 「오해」와 「칼리굴라」라는 희곡을 쓰며 희곡 작가로도 활동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57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대문호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알제리 독립을 둘러싼 논쟁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 가지만, 카뮈는 생전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부조리한 죽음은 상상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1960년 1월 4일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사고 차량에 있던 가방에서 초고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인간』은 1994년에야 빛을 보게 된다.

실존주의 문학의 정수라 평가받는 『이방인』에는 살인 동기를 '태양이 뜨거워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이가 등장한다. 그는 삶과 현실에서 소외된 철저한 이방인으로,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것이 얼마나 부질없으며 한편으로는 그 죽음을 향해 맹렬히 나아가는 인간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부조리에 대한 추론을 시작으로 철학적 자살, 부조리한 인간, 철학과 소설, 키릴로프 등 철학적 에세이를 엮은 『시지프의 신화』는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벌로 큰 돌을 산 정상에 올리는 행위를 무한정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의 죄를 모티브로 하여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부조리한 측면을 명쾌하게 분석한 철학 에세이다.

1947년 출간된 『페스트』는 그 해의 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에서 페스트는 모든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 즉 감옥 속의 인간을 상징한다. 카뮈는 주인공인 의사 리외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모순에 찬 삶 평온한 삶 위에 덮친 모순과 허망, 즉 부조리 속에서 그 상황을 직시하고, 낙관적 기대 없이 묵묵히 그 허망과 맞서서 대결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이런 다양한 작품들 중에서, 알베르 카뮈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책은 『반항하는 인간』이라고 한다. 카뮈의 철학적·윤리적·정치적 성찰을 담은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반항하는 인간』은 『시지프의 신화』와 함께 카뮈의 대표적인 시론(試論)이다. 1951년 출간 당시 프랑스 지성계를 들끓게 했던 이 책에서 카뮈는, 폭력과 테러를 역사적·철학적·정치적 맥락에서 살피며, 테러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성찰한다.

이 외에도 『여름』, 『유배지와 왕국』, 『행복한 죽음』, 『정의의 사람들ㆍ계엄령』, 『결혼, 여름』, 『태양의 후예』, 『젊은 시절의 글』, 『스웨덴 연설ㆍ문학 비평』, 『최초의 인간』, 『여행일기』, 『단두대에 대한 성찰ㆍ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락·추방과 왕국』, 『안과 겉』 등의 작품을 썼다.

출판사 리뷰

<‘태양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의 항변>

알제에서 선박 회사 사원으로 일하는 청년 뫼르소는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숨졌다는 전보를 받고 무덤덤하게 이틀간의 휴가를 낸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졸음과 더위, 피곤을 느낄 뿐, 눈물 한번 흘리지 않는다. 양로원의 직원과 인부들은 그를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뫼르소는 별 탈 없이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이튿날 해수욕을 갔다가 우연히 옛 직장 동료 마리를 만나 함께 코미디 영화를 보고 집으로 데려오기까지 하는 등 자신의 본능과 욕망이 이끄는 대로 무심하게, 어찌 보면 순진하게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뫼르소는 이웃 레몽의 치정 사건에 휘말려 한 아랍인을 그저 태양 때문에 죽이게 된다. 마침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고,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지극히 태연했고 그 직후 연애를 시작했다는 패륜적인 증언이 나오면서 운명의 수레바퀴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한다.


<죽을지언정 거짓 고백을 거부한‘부조리한 인간’ 뫼르소>

1942년 출간되자마자 프랑스 문단에서 ‘종전 후 최대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방인》은, 모든 것에 무관심한 삶을 살다가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을 받으면서 삶의 의미를 깨달은 청년 뫼르소의 이야기를 다룬다.
카뮈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이며 부조리 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소설은 제1부와 제2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주인공의 행동과 주변의 상황을 묘사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제2부에서부터 주인공의 내면 의식이 표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주인공 뫼르소는 첫 등장 때부터 독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는 어머니의 나이는 물론이고 어머니가 어제 죽었는지 혹은 오늘 죽었는지도 모른다.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것도 모자라 그다음 날부터 연애를 시작하고 나중에는 ‘심벌즈만 한 햇살’과 ‘창날처럼 내 앞을 날아다니는 칼의 눈부신 반사광’ 때문에 별 원한도 없는 아랍인을 살해하고 만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종일관 담담하다. 이른바 정상인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재판이 시작되고 뫼르소가 자신의 인생을 고찰하는 제2부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그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말하지 않고 순간의 욕망에 충실한, 어떻게 보면 매우 순수한 인간이다. 사실, 아무리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그 생각만 할 수는 없다. 적어도 뫼르소는 그러했고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도 절대로 거짓을 말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거부의 자세를 보인 것이다. 그 결과 뫼르소는 사회로부터 철저히 이방인 취급을 당하고, 대중과 자신의 간극을 깨달으며 자신의 삶을 부조리했다고 정의한다.

이 ‘부조리’야말로 《이방인》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카뮈는 세상이 이성(사법제도)이나 전통적인 가치관(종교) 따위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음을 보여준다. 비루먹은 개가 평생 같이 산 아내보다 소중한 존재일 수도 있으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세상은 부조리하다. 그리고 그 부조리함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도 부조리인 것이다.
뫼르소로 대표되는 부조리한 인간은, 이 부조리를 응시하고 주어진 세상에 반항하면서도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긍정한다. 그런 자들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경험을 동등하게 여기므로, 도덕과 법률을 중시하는 일반 사람들과 달리 세상의 규제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인정을 구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살아 있음을 확신한다. 그래서 뫼르소는 ‘반항하는 인간’이자 이 사회와 외따로 떨어져 있는 ‘이방인’이며 작가가 1955년에 스스로 밝힌 대로 ‘우리들의 분수에 맞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그리스도’이기도 한 것이다.

카뮈의 《이방인》은 부조리와 실존이라는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속도감 있고 감각적인 문체를 이용해 탁월하게 그려낸 명작이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거짓을 뿌리치고 삶의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eBook 회원 리뷰 (1건)

다시 읽어보니 충격적인 이방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e*******2 | 2022.12.21

[ 등장인물 ]

 

  • 마리 - 뫼르소를 아끼고 사랑하는 전 직장 동료이자 애인
  • 살라마노 영감 - 피부병에, 털은 거의 다 빠져 있는 개와 늘 같은 시간에 산책하는 이웃 노인. 매일 개에게 욕하고 때리는 것이 일인데 어느날 개가 도망가 버리자, 겉으로는 욕을 하면서 죽어버리라지 말을 하지만,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며 자기 방에서 울기까지 한다. 동물보호소에까지 찾아갔지만 찾지 못한다. 아내가 죽고 외로울 때 얻은 개라 애착이 남달랐다. 이때 잠시 뫼르소는 엄마 생각이 난다.

 

  • 같은 층 이웃남자 레몽 생테스 - 창고 관리인. 생활비를 대주는 정부가 바람을 피자 그녀를 구타하고 그녀의 오빠와 싸운 후 뫼르소에게 정부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끔 하는 편지를 써달라고 하자 뫼르소는 그의 입장에서 편지를 써준다. 이후 그의 집에 온 정부를 구타하고는 그녀를 실컷 때려서 후련하다고 말한다. 뫼르소는 경찰서에서 여자가 레몽을 속였다고  레몽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다. 

 

[1부 : 주인공 뫼르소 - 주인공. 매사에 열정이 없고, 외부 자극에 무감각하고 무덤덤한 인물, 그가 관찰하고 겪는 일련의 사건을 건조하게 그린다 ]       

어머니의 죽음에도 절절한 감정을 전혀 내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를 잃은 거대한 슬픔(일반인이라면 느낄) 보다는 장례식 중에도 허리아픔, 졸림, 피곤함, 더위 등의 생리적 현상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는 "육체적 욕구에 따라 감정이 많이 좌우되는 편이다" 그래서 장례식날도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주위에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자기 일이 아니고 남 일 처럼 동조할 뿐이다.

사장이 파리 파견을 제안할 때도 시큰둥하게 '아무도 삶을 바꿀 수 없고, 어디 살든 그게 그거이며, 여기(알제) 사는 것에 전혀 불만이 없다'고 말한다.

어머니 장례식 후에도 여인에게 여느때처럼 욕정을 느끼고 아무렇지도 않게 섹스를 한다. 연인인 마리가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을 땐, 그런 건 아무 의미가 없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고, 결혼하고 싶냐고 물으니, 역시 하든 안 하든 차이가 없지만 마리가 원하면 할 수도 있다고 대답한다.

살라마노 영감과 대화 시, 뫼르소 엄마가 그의 개를 좋아했고, 뫼르소가 엄마를 양로원에 보냈을때 다른 사람들이 나쁘게 말했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다. 그는 그저 돈이 충분히 없어 양로원에 보내는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대답한다. 

뫼르소는 사는 것에 그다지 열정이 없다, 그저 삶이 우연히 주어져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이렇든 저렇든 큰 상관이 없다. 그저 본능, 감각과 현실에만 충실한 사람이다. 레몽의 친구인 마송과 해수욕하러 갔을 때, 그가 마리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칭찬을 하고, 그의 특이한 말버릇을 잠시 느꼈지만, "몸을 기분 좋게 데워주는 햇살을 느끼는 데 열중했기 때문에" 그의 말투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다.

섹스에는 흔히 말하는 사랑이 없다. 가까운 이의 죽음에도 고통, 슬픔은 없다. 이웃의 문제에는 크게 자기 일은 아니지만 적당한 선에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준다. 삶에 냉소적이다. 외부의 사건 사고에 휘둘리거나 동요하지 않는다. 평소에 냉혈한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이니, 그가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사회의 일반적 도덕관이나 규범으로 봤을 때 사회부적응자, 사차원, 타인과 교감을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소설의 제목처럼 그야말로 이방인인 것. 그러나 아주 가끔은 이웃 살라마노 영감이 개를 잃어버렸을 때 공감해주는 부분이나, 레몽 생테스의 입장을 이해하며 편지를 대신 써주는 등 타인의 고통에 완전히 무감하지만은 않은 모습도 보인다.

사건은 레몽의 친구 마송의 별장으로 놀러갔을 때 벌어진다. 점심식사 후 해변을 레몽, 마송, 뫼르소 셋이 산책 중이었는데, 아랍인 두 명이 나타난 것이다. 싸움이 벌어지고 레몽은 팔과 입술을 칼에 찔려 부상을 당한다. 응급처치 후 해변에서 다시 아랍인들을 만났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다만 레몽이 바로 총을 쏠 것 같자, 그쪽에서 먼저 칼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총을 쏘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며, 뫼르소는 그에게서 총을 건네 받는다. 혹시 다른 누가 끼어들면 그 때 자기가 쏘겠다고. 그 순간 "총을 쏠 수도, 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혼자 해변을 걷는 뫼르소. 뜨거운 태양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 만 같고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모래사장 위 조개껍데기, 유리조각 등이 칼로 찌르듯 빛을 되쏠 때 마다 턱에 경련이 일었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날의 태양과 똑같았다. 이마는 욱신거리고 살가죽 밑에서 온 혈관이 벌떡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아랍인이 칼을 꺼내자, 금속에 반사된 빛이 긴 칼날처럼 내 이마를 베는 것 같았다. (..) 빛의 칼날이 내 속눈썹을 물어뜯고 고통스럽게 눈을 쑤셔댔다. 바로 그때.. 권총의 방아쇠가 당겨졌고...나는 땀과 태양을 떨쳐버렸다. 그리고 미동도 하지 않는 몸에 네 번 더 총을 쏘았다." 

 

[ 2 부 : 재판, 우연하게 벌어진 살인사건과 뫼르소의 별 의미없이 한 말과 행동이, 법정 언어를 통해 계획과 의도를 띤 사건으로 재구성된다. ]

예심재판에 넘겨진 뫼르소에 대해 사생활에 대한 여러 질문이 쏟아진다. 

엄마를 사랑했었는지, 그녀의 죽음에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를 판사와 변호사는 자꾸 묻는다. 생각하지 않고 살아와서 자기 감정을 설명할 수 없다. 장례식때는 슬펐지만 감정을 자제했다라는 거짓말은 할 수가 없다. 판사는 회개해야 용서를 받는다며 머리 위로 십자가를 휘둘러대고, 신을 안 믿는 사람이 있을 수 있냐며, 그의 무신론적 태도에 화를 낸다. 그 와중에도 뫼르소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건 더운 법정의 열기, 파리떼, 우스꽝스런 판사의 행동. 판사는 왜 1발 쏘고 기다렸다 나머지 4발을 쏘았는지 궁금해 했는데 뫼르소는 그의 질문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로 햇볕 때문이었고 별다른 이유가 없었으므로. 판사는 그의 행동을 후회하는지 물었고, 뫼르소는 "진실로 후회한다기 보다 일종의 권태를 느낀다"고 대답한다.

이윽고 중죄 재산소 심리 날. 법정은 사람들로 꽉 찼는데 그는 자기를 보러 이 많은 모르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법정 안은 햇빛이 곳곳에 들어와 공기는 숨이 막혔다. 여전히 심리에서는 엄마를 양로원에 보낸 이유를 물었고, 엄마의 나이도 모르고, 시신을 보려고 하지 않았으며 담배 피고, 커피를 마신 점, 장례식 날 울지 않고 침착했던 그의 태도, 장례식 다음 날 여자친구 마리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잠자리를 한 점 등이 문제가 된다. 마리, 마송, 살라마노 영감, 셀레스트(식당주인), 레몽 등이 뫼르소에 우호적인 증언을 하였으나 이미 유죄의 심증이 모두에게 심어진 터라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레몽의 입장에서 편지를 쓴 점, 총을 소지하고 아랍인을 쏜 점 등이 정말 모두 우연이었으나 모두에겐 변명으로 들릴 뿐이었다. 특히 레몽은 자신을 창고관리인으로 소개하나, 검사는 배심원들에게 포주이며, 뫼르소와 레몽은 공범이자 친구임을 강조한다. 변호사는 외친다. "피고는 어머니 장례를 치른 일로 기소된 것입니까, 사람을 죽인 죄로 기소된 것입니까?"  신을 믿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첫, 엄마의 죽음이 슬펐는지 아닌지에 관한 것과 아랍인 살해사건 사이에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가. 그렇지만 검사의 교묘한 언어와 논리로 뫼르소는 의심의 여지없이 천하에 악질인간이 된다.

최종심리에서 검사는 뫼르소의 의견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이것은 계획범죄였으며, 전혀 후회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심리적으로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은 사회 전체를 구렁텅이에 빠트릴 만큼 위험할 수 있다"  검사와 변호사 간 논박이 있었지만, 정작 뫼르소는 자신을 빼놓고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 같았다.  변호사 변론 중에는 무슨 일을 하든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빨리 끝나 감방으로 가 자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최종판결은 사형, 그것도 공공 광장에서 단두대 처형이었다. 뒤늦게 탈옥 가능성, 자유를 향한 내달음, 운명으로부터의 도피 등을 생각했지만 이미 모든 여건은 불리했고, 그는 "여전히 제도의 틀 안에 갇혀 있을 뿐이었다"

재판 과정을 보면, 뫼르소가 살인을 했다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뫼르소의 범행동기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가 평범한 이들과는 다르게 특이하다는 점을 들어, 사건과는 아무 관련없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들이 마치 필연적이었던 것처럼 엄숙한 언어로 배심원들과 방청객들을 설득하고 매정하게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린다. 도덕적 윤리와 범죄를 왜 구분짓지 않고, 비윤리적인 사람이니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논리적 비약을 하는가.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이렇게 무감각해 보이는 뫼르소에게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구나를 느끼는 장면들이 몇 있다.

뫼르소의 고백 중, 수감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자유로울 때 처럼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니, 독방의 벽들이 압박한다고 느꼈을 때라고 한 부분이 있다. 예컨대 뜨거운 더운 날 해수욕하고 싶은 기분, 담배 피고 싶은 욕망, 특히 여자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 간수는 자유를 빼앗은 것이 진정 벌이라고 말한 장면 말이다.

그리고 어느날 폐정 후 호송차에서 자신이 자유로왔을 때 느꼈던 행복감을 되새긴다. 아마 처음이 아니었을까, 여름저녁의 냄새와 빛깔, 도시의 친숙한 소리들, 신문팔이의 외침, 새들, 호객소리, 자동차 마찰음,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언제 사형이 집행될 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 속에 형을 집행하는 새벽에 꼭 깨어있고 싶다는 생각에 잠 못이루고, 자신의 심장소리가 곧 멈추게 될 것이라는 걸 상상할 수 없으며, 또 운좋게 하루가 더 유예됐을 때는, 사람이 완전히 불행해지라는 법은 없다고 말한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항소까지 생각하다가도, 어차피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으며 서른에 죽던 일흔에 죽던 별 상관없다, 죽는 순간 어떻게 죽느냐는 의미가 없다,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나를 잊을 것이다..라며 항소 기각 가능성을 체면한 채 받아들이며 시간을 보낸다. 마지막으로 그를 찾아온 신부가 끊임없이 뫼르소에게 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회개할 것을 강요했을 때 그가 분노를 터뜨리며 욕하며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말라고 소리칠 때는 정녕 처음으로 그에게서 인간적인 모습이 보였다. 신이 결정했든, 살아있는 인간이 결정했든, 운명이 결정했든 뭐가 그리 중한가.... 당신이 사형선고 받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가...

그는 생각한다. "동트기 전 칠흑같은 밤에 사이렌 소리...이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세상을 향한 출발이다. 오랜만에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약혼자를 받아들였는지, 왜 다시 시작하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생명들이 꺼져가는 그 양로원 주위에서도 저녁은 애수 어린 휴식과도 같았을 것, 죽음의 문턱에 서서 엄마는 자유를 느끼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연다. (..)내게 남은 소원은,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이 와서 나를 증오의 함성으로 맞이해주길.

마지막 그의 말에서, 갑자기 나의 매일이 똑같은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 돌을 던진 것 같은 깨달음이 온다.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 보자면,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간이식을 고려했었고, 그러다 간 이식받을 수 있는 순서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면 시기를 놓친다는 말이 있었고, 그러자 당신의 딸이 간을 내주겠다는 선언에, 삶에 대한 애착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잠깐이라도 더 살수 있다는 생각에 며칠은 희망을 가지셨더랬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죽음이 머지 않았음을 느끼고....그렇게 해서 얼마를 더 살겠다고 당신의 젊은 딸의 간을 받나라는 죄책감에 그 결정을 거둔다. 살만큼 살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간다라고 자신을 위로했지만, 삶의 끄트머리에서는 이 세상에서 숨쉴 수 있고, 이 멋진 자연을 더 볼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생각하셨을 터...얼마나 생을 쥐어잡고 싶었을까.... 뫼르소도 무덤덤하고, 이래도 저래도 무슨 상관이냐며 인생에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왔지만, 사형수 입장에서 주어진 하루하루는 너무나 소중했고, 이제 세상의 무관심을 다정하다고 표현하며 마음의 문을 연다. 밋밋하게 의미없이 세상과 소통해온 뫼르소는 적어도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살아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사람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이라도 열렬히 질러주기를 바라는데, 그 마음을 읽으며, 그 순간만큼은 삶이 어떤 의미가 되어주는 순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어려서 읽었을 땐, 뭐 뫼르소 같은 사람이 있어, 자기 엄마 죽음을 저렇게 무덤덤하게 맞는 사람이 있어, 폐륜아 맞네, 어떻게 햇볕 때문에 살인을 해.... 저런 사람은 당연히 처벌 받아야지... 정도의 느낌만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1부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고, 2부의 재판과정은 뚜렷히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1부의 뫼르소는 어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살던 악인이 아니고, 그저 감각과 본능에 충실히 자기 인생을 살던, 크게 삶에 야망이 없던 평범한 남자였다는 점, 그리고 2부의 재판 진행은 정말 어처구니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 사건에 뫼르소 본인은 없고, 그저 사회의 도덕적, 관습적 관행으로 범죄를 단죄하는 법논리만 있었다고 느껴졌다. 살인이라는 범죄는 거기 있으나, 거기까지 이르게 했던 우연적 사건들을 모두 필연적 사건으로 짜맞춘 법논리 말이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논리도 무고한 피해자들, 수없이 많은 뫼르소가 법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재판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고발과 더불어 책 뒷 부분에서는 뫼르소가 갈망한 삶과 자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고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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