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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는 식물들

아직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꽃과 풀에 대하여

존 카디너 저/강유리 | 윌북(willbook) | 2022년 7월 1일 한줄평 총점 10.0 (3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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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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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역사, 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을 총동원한 30년 전문가의 잡초 인문학
잡초의 저력과 지혜가 느껴지는 놀라운 여덟 편의 이야기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강력 추천


『미움받는 식물들』은 인간 문명에서 거대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여덟 가지 잡초를 다룬 책이다.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흔하고 하찮은 식물들에는 저마다 드라마틱한 사연이 숨어 있다. 저자는 잡초를 연구하며 겪은 개인적인 일화와 역사적 사건을 엮어 잡초의 역사와 진화, 인간과 잡초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더불어 빌런 잡초를 주인공으로 전 세계적 식량 문제, 환경오염, 기후 위기 같은 사회적 이슈까지 조망한다.

이 책은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잡초의 역사도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소중한 작물을 독점적으로 번성시키려면 그 외의 식물들은 ‘잡초’로 분류하고 밭에서 쫓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농경의 역사는 곧 잡초의 역사였으며, 인간은 작물을 심고 기르는 데보다 잡초를 뽑아 없애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여왔다. 잡초와 인간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치열한 대결을 펼쳤고, 놀랍게도 결과는? 늘 잡초의 승리였다. 하지만 오늘날 유해 잡초라고 불리는 식물들이 항상 인류의 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꽃, 귀중한 작물, 평범한 야생초가 어느 순간 극성스러운 잡초가 되었고, 그런 변화를 촉발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잡초와 인간의 뒤얽힌 애증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잡초와 인간 양쪽 모두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다. 더 이상 잡초가 단순한 잡초로 보이지 않는 신비스러운 경험이 펼쳐질 것이다.

목차

머리말
Prologue_잡초라는 식물에 대하여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Epilogue_사람이 있는 곳에 잡초가 있다
주석
참고 문헌
감사의 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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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존 카디너 (John Cardina)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후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로 가나에서 2년을 보냈다. 귀국 후 버지니아공과대학교에서 사료작물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조지아주 티프턴의 해안평야실험장에서 미 농무부 농업연구청 소속의 연구원으로 5년간 땅콩-옥수수-목화 재배 시스템을 연구했고, 1988년부터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카디너 박사는 침입 식물의 생태와 관리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작물의 개발, 작물 생산을 위한 지속 가능한 농업, 자연 시스템의 관리와 유지 보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후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로 가나에서 2년을 보냈다. 귀국 후 버지니아공과대학교에서 사료작물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조지아주 티프턴의 해안평야실험장에서 미 농무부 농업연구청 소속의 연구원으로 5년간 땅콩-옥수수-목화 재배 시스템을 연구했고, 1988년부터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카디너 박사는 침입 식물의 생태와 관리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작물의 개발, 작물 생산을 위한 지속 가능한 농업, 자연 시스템의 관리와 유지 보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잡초 종자은행, 잡초 개체군 역학, 식물을 이용한 환경 문제 해결에 관해 광범위한 저술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식물과 인간의 상호작용, 사람들이 식물을 인지하고, 존중하고, 이용하고, 돌보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역 : 강유리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서 근무 중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현재는 펍헙번역그룹에서 좋은 책을 발굴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즐겁게 매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굿바이 스트레스』, 『스타벅스 웨이』, 『탁월한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나는 퇴근 후 사장이 된다』, 『크리에이터의 생각법』 등 다수가 있다. 베란다라는 작은 생태계에서 30여 종의 식물을 기르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초록 친구들과의 행복한 공생을 꿈꾸는 1n년 차 식집사다.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서 근무 중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현재는 펍헙번역그룹에서 좋은 책을 발굴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즐겁게 매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굿바이 스트레스』, 『스타벅스 웨이』, 『탁월한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나는 퇴근 후 사장이 된다』, 『크리에이터의 생각법』 등 다수가 있다. 베란다라는 작은 생태계에서 30여 종의 식물을 기르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초록 친구들과의 행복한 공생을 꿈꾸는 1n년 차 식집사다.

출판사 리뷰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강력 추천★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느 식물 책에서 느끼지 못한 공감과 희열의 감정을 느꼈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이 책의 저자가 하고 있다.”
★역사, 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을 총동원한 30년 전문가의 잡초 인문학★
★잡초의 저력과 지혜가 느껴지는 놀라운 여덟 편의 이야기★
★식물 애호가와 환경·생태 보호자들의 필독서★

세상에 나쁜 풀은 없다!
잡초는 인간이 만든 재앙이자 흑역사


산이나 들판에 피어 있는 들꽃은 그렇게 아름답고 반가울 수 없다. 그런데 그 꽃이 밭이나 정원에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뽑고 뽑아도 또 나는 ‘이놈의 잡초’가 되어버린다. 잡초는 두 얼굴의 식물이고, 모순의 식물이다. 『미움받는 식물들』은 없애려고 하면 할수록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 번성하고 끈질겨지는 잡초의 저력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잡초를 없애기 위해 무슨 짓까지 마다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짚어나간다.

‘잡초’도, ‘잡초다움’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 옆에서, 인간의 영향력을 받아 잡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파헤치거나, 숲을 불태우거나, 길을 내고 공장을 지으려고 자연을 파괴하고 땅을 방치했을 때, 잡초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인간이 거슬리는 잡초를 없애려고 수를 쓸수록 잡초는 살아남을 묘수를 찾아냈다. 특히 제초제처럼 잡초를 없애려고 발명된 화학약품들은 하나같이 이 성가신 녀석들을 부추기기만 해서 더 큰 피해를 유발하고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인간이야말로 잡초를 만든 주범임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잡초를 없애고 싶어 했으면서 결국 더 끈질기고 악독한 잡초를 만들어내고야 만 인간의 흑역사를 이야기한다. 그 흑역사의 동력은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 화학제품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 기업화된 농업과 탐욕스러운 자본의 논리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인간은 늘 잡초에게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삶을 파고든
여덟 종의 흥미진진한 잡초 이야기


『미움받는 식물들』은 멸시받는 민들레, 한때 가치 있었던 어저귀, 과소평가된 망초, 불멸의 비름 등 ‘잡초의 역사’를 대표하는 여덟 가지 잡초를 엄선해,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민들레는 잡초가 그저 생물학적 분류가 아니라 사회, 문화, 심리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민들레는 그다지 심각한 잡초로 여겨지지 않는다. 건물 사이 공터나 길가에 제멋대로 피긴 해도 샛노란 꽃과 불면 날아가는 하얀 씨앗은 정겨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반응은 다르다. 그들은 민들레를 공공질서를 해치고 사회적 체면을 훼손하는 악성 존재로 여긴다. 자기 집뿐만 아니라 이웃집 잔디밭의 민들레도 용납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민들레를 그냥 뒀다고 이웃의 협박을 듣고, 읍사무소에서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를 받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민들레는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식물이다. 독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친 것도 아니며, 집이나 잔디밭을 뒤덮어버리지도 않는다. 그저 작은 틈새에서 꽃을 피울 뿐이다.

그악스러운 것은 민들레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다. 미국인들은 잔디밭의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특수 제작된 칼과 도구를 사용하고 얼음송곳, 황산, 등유,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했다. 화염방사기에 당한 민들레는 꽃과 잎을 잃었지만, 지표면 아래 뿌리는 남아 있기 때문에 곧 다시 새잎을 올려 보냈다. 삽질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행태지만, 사람들은 민들레가 타죽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방식에 만족했다고 한다. 화염방사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인체에 유독한 제초제를 잔디밭에 뿌려댔다.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뛰어놀고 있건, 제초제가 남성들의 생식능력을 떨어뜨리건 민들레만 없앨 수 있다면 상관하지 않았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쌍둥이 형제와는 달리 작물보다 잡초가 되길 선택한 기름골, 잡초를 죽이려던 제초제가 살인까지 불러온 사정을 보여준 비름, 전쟁과 함께 퍼져 한국 DMZ까지 장악한 돼지풀,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강아지풀 등 다양한 잡초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인간과 엎치락뒤치락하며 멋진 승부를 보여준 잡초는 생물계의 악당이자 숨겨진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점 많은 잡초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잡초가 일깨우는 역사적 교훈


잡초의 진화는 2020년부터 세계를 휩쓸고 세계인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와도 공통점이 있다. 잡초와 바이러스 팬데믹은 모두 진화생물학과 인간 행동의 교차점에서 발생했다. 잡초는 인간이 환경을 교란하고 식물을 이동시키고 경쟁 식물을 없애며 그들과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했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종간 감염 역시 인간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숙주의 천적을 죽이며 그들의 거주지를 침해했을 때 발생한다. 잡초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바이러스도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잡초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류가 환경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게 한다. 인간은 지금껏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잡초가 보여주듯 인간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때로는 감당하지 못하는 전 지구적 재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잡초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잡초를 넘어 오늘날의 농업 시스템, 그리고 식생활을 비롯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대적인 삶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기업형 농업과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숨어 있다. 세계적인 식량난, 농촌 붕괴, 농사를 지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농부들, 몬산토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시장 장악, 제3세계의 여성 노동 문제까지, 잡초에 얽힌 문제는 마치 땅속 뿌리줄기처럼 파고파도 끊이지 않고 줄줄이 이어진다.

잡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든, 더 나은 먹거리를 위해서든 이제는 작은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인간도 잡초가 했던 것처럼 변화하고, 적응하고, 다음 세대에 지혜를 물려줄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는 잡초 이야기가 삶을 영위하고 음식을 먹고 자연을 즐길 때 더 나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추천의 글

무언가를 연구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식물을 보존하기 위해 그림으로 기록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운명을 지녔다. 사람들에게 부정당하는 식물, 없애야 하는 식물을 연구하는 것이 저자의 일이다. 식물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언제나 다정하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감상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식물책의 제목에 ‘미움’이 들어가는 것조차 이색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식물, 더불어 ‘잡초’와 ‘잡초다움’이란 것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세상에 부정당하는 대상을 연구하는 이의 단호함과 단단함, 그리고 냉담과 환멸이 있다. 나는 그런 저자를 응원한다. 그의 냉담은 식물을 여성의 신체에 비유하는 습관, 식물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공유해온 산업계, 감상의 대상으로만 생물을 바라봐온 사회를 향해 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느 식물 책에서 느끼지 못한 공감과 희열의 감정을 느꼈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이 책의 저자가 하고 있다.
-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원예학 연구자)

『미움받는 식물들』은 문명을 잠식한 여덟 가지 잡초를 중심으로 잡초의 역사, 계보, 인간과 잡초의 관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다. 멸시받는 민들레, 한때 가치 있었던 어저귀, 과소평가된 망초, 불멸의 비름에 관한 글을 통해 존 카디너는 그 잡초들의 시작이 어떠했고 현대에 들어와 어떻게 멸시받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식물의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음미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 윌리엄 S. 커란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식물과학과 명예교수)

인간과 잡초의 ‘길고 지속적인 관계’를 탐구한, 전문가적 식견이 돋보이는 책. 흡입력 있고 매혹적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예리한 분석력으로 식물과 역사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주는 여덟 개의 타래. 친숙한가 하면 낯설기도 한 여러 잡초를 만나보게 될 것이다.
《네이처》

존 카디너는 자전적 일화와 역사적 사건을 날줄과 씨줄처럼 엮어내고 식물의 생리에 관한 명쾌한 설명을 곁들이면서 현재 잡초 혹은 ‘미움받는 식물’로 여겨지는 여덟 가지 식물의 진화에 인간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놀라운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농업과 생태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카디너가 재치 있게 풀어낸 잡초의 역사를 즐겁게 읽고, 이 식물들을 좀 더 존중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초이스》

존 카디너는 이 책에서 여덟 가지 잡초에 관한 개인적인 일화를 폭넓은 연구 결과와 버무려내면서 매우 유연하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농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이 책은 흔히 잡초라고 일컬어지는 ‘부적격 식물’과 인간의 복잡하고 뒤얽힌 관계를 매혹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한다.
《이코노믹 보타니Economic Botany》

종이책 회원 리뷰 (35건)

미움받는 식물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o | 2022.11.10

 

 

 그 잡초들은 처음부터 잡초였던 것일가, <미움받는 식물들>

 

 

 누군가가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색과 모양을 가진 아름다운 꽃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들은 저마다 꽃말을 가지고 있고 대중의 사랑을 한껏 받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돈을 주고 그 꽃들을 사서 사랑하는 주변 이들에게 선물로 준다. 그런데 그 정원 한 구석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식물들 역시 발견할 수 있다. 분명히 그 자리에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크게 관심을 주지 않는 그런 풀들을 우리는 쉽게 잡초라고 부른다. 누구보다 잡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해온 존 카디너가 쓴 이 책은 그렇게 외면당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잡초의 역사를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원래는 사랑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 잡초로 취급받게 된 억울한 민들레부터 시작해서 정치인과 기업가들의 헛발질로 잡초로 자리를 잡은 어저귀, 노예무역의 역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잡초가 된 플로리다 베가위드, 한국인들에게도 너무나도 익숙한 강아지풀까지 다양한 잡초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이 잡초들이 가지고 있는 슬픈 사연은 저마다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점, 인간의 목적과 의도, 인간의 계획과 함께 이 풀들은 잡초가 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지나면서 무수히 많이 봤지만 정작 이름조차 모르는 그 잡초들이 가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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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미움받는 식물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플**르 | 2022.08.07


지난주 경주 여행 때 빛누리 정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름다운 정원 사이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의 머리끈이 끊어졌고 시야를 가리는 머리카락이 성가셨던 아이는 풀숲 사이에서 강아지풀을 힘들게 뽑아오더니 그걸로 머리를 묶어달라고 했다. "이거 잡초인데..."라고 말하는 나에게 "응? 엄마, 이거 강아지풀이야. 정말 귀엽지 않아?" 얼마나 튼튼한지 잘 꺾이지도 않던 강아지풀은 아이의 머리카락을 묶어서 고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참으로 억셌다. 그런 다음 또 이런저런 자그마하고 이름 모를 꽃들을 꺾어온 아이는 머리에 핀처럼 꽂아달라고 했다. '잡초'나 '잡초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이 없는 아이에게 잡초는 그저 귀엽고 예쁜 풀, 꽃이었다. <미움받는 식물들>은 아이들의 눈에 귀엽고 예쁜 풀과 꽃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잡초에 대한 이야기다. 소담하고 연약해 보이는 잡초를, 인간은 무슨 짓까지 하며 없애려고 했는지, 그런 인간에 저항해 잡초들이 얼마나 끈질기게 살아남았는지 어리석은 인간과 끝없는 저력을 가진 위대한 잡초의 이야기가 실렸다.


"잡초"라고 하면 흔하고 하찮으며 심지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식물로 알려져왔다. <미움받는 식물들>에서 잡초는 인간이 건설해온 문명 속 거대한 자리를 차지해온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잡초 연구에 천착해온 자연 관찰자 존 카디너 박사는 서양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망초, 가을강아지풀, 돼지풀 등 잡초 중에서도 가장 끈질긴 8가지의 잡초를 소개한다. 


민들레가 잡초였다니! 한때 약용으로 재배하기도 했던 민들레가 인간의 정원에 등장한 후부터 완벽하게 푸른 잔디를 원했던 인간의 '숙적' 돼버리고 말았다. 민들레를 제거하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던 인간은 제초제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뿌리에 탄수화물을 축적했다 봄이 되면 다시 개화하는 기적에 가까운 생명력을 가진 민들레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민들레는 잔디밭에 적응했고 그렇게 진화한 민들레는 자신과 똑같은 씨앗을 복제해 다른 곳으로까지 옮겨갔다. 

 

어저귀 역시 처음에는 섬유작물로 재배되었다. 한때 어저귀 생산이 장려되기도 했지만 대두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어저귀의 효용은 인간의 기억 저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한때 인간의 사랑을 받던 어저귀는 잡초로 등극해버렸다.  


내가 말을 마치자, 꿰뚫는 듯한 눈빛의 기품 있는 여성 농촌사회학자가 동료들과 잠깐 눈빛을 교환하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이어서 양손을 포갠 채 경직된 말투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전부 교육의 문제다.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살에 관해서라면 사람들은 어떻게든 수단을 찾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보고서에 농부들이 제초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쓴다면 여성들이 수백 년 전 조상들처럼 계속 밭에서 괭이질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식민 지배 세력은 사람들이 가난해야 다루기 쉽고 의존적인 상태가 되므로 일부러 겨우 먹고살 만한 수준을 유지하게 했다. 반드시 현대화가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오류는 발생할 것이다. 작물이 망가지고 잔류 농약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물고기가 죽고 사람들이 독극물로 사망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지 않았나. (그분은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곳 농부들도 미국 농부들과 똑같은 기술을 누려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권리다. 다른 제안을 하려거든 잡초를 관리할 다른 방법을 제시해달라.
p.139

 

잡초를 없애기 위해 밭에서 괭이질을 하느라 고단했던 인류에게 '제초제'라는 약물이 등장한다. 잡초를 제거하는 데 탁월했지만 잡초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것에 적응하는 또 다른 잡초가 탄생했을 뿐이다! 쟁기질로 제거하기 쉬운 한해살이 잡초들은 사라졌지만 대신 제초제에 적응한, 제거하기 어려운 두해살이 혹은 여러해살이 잡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등장하면서부터는 잡초들이 제초제에 저항성을 띠기 시작했다. 놀랍지 않은가! 흔하고 하찮은 존재인 줄로 알았던 잡초는 인간이 감기를 앓은 후 특정 감기에 대한 항체를 가지는 것처럼 제초제에 면역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잡초를 만든 주범은 바로 인간, 잡초를 없앤답시고 결국 더 끈질기고 악독한 잡초를 만들고 만 것도 인간이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과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은 또다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쩌면 우리는 잡초에 대해 오해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는 수천 가지의 야생식물이 있고 그중 일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류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잡초는 인간이 식물들을 원래 있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경쟁 식물을 없애는 등 식물들의 환경을 교란할 때 발생한다. 그런 잡초를 제거하려는 인간의 인식과 방법부터 잘못된 셈이다. 인간의 잘못이 비단 잡초에 관한 것뿐일까. 식물에 그들 나름의 규칙이 존재하듯이 자연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자연을 존중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잡초 이야기를 시작으로 인간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묵직하고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미움받는 식물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율* | 2022.08.03

잡초라는 단어를 보면

예전에 읽었던 풀친구라는 그림책이 생각나는데요

골프장에 자란 풀을 같은 모양으로 깎고 약을 뿌려

잡초를 제거하는 장면이 나온답니다.

비록 잡초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필요없는 풀이라는 이유로

약을 쳐서 없애는 장면이 두고두고 제 마음에 남아있어서 인지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생각이 났답니다.

이렇듯 잡초는 그동안 우리에게 필요치 않은 골치 아픈 존재로

여겨져 왔는데요.

미움 받는 식물을 통해서 잡초에 대한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답니다.

특히 우리가 정착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이 잡초를 제거하기

위함이었다라는 사실에서 놀랍기도 했고

앞뒤가 바뀐 느낌이랄까요?

인간이 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오만함을 가볍게 무너트리는 부분이 아닐까 싶었고

그동안 별 생각 없이 보았던 식물들도 새롭게 보이기도 했고

몰랐던 많은 부분을 알게 되어서 좋았답니다.

그리고 잡초를 만든 것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에서

필요성에 의해서 가치가 있을 땐 일반적인 식물이지만

인간에게 필요치 않은 존재가 되었을 때는 가차없이

잡초가 되어버리는 모습에서 씁쓸함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저 식물에 대한 이야기 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던 책인데

인간의 오만과 잔인함에 대한 부분까지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던

미움받는 식물들은 총 8종의 식물을 다루고 있는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민들레, 망초, 비름, 강아지풀 부터

조금은 생소한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워드, 돼지풀까지

어떻게 생성되고 이용되고 잡초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풀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서 읽으면 읽으수록

빠져드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볍게 시작했다 깊은 생각까지 하게 만든

미움받는 식물들!!

잡초에 대해서 새롭게 바라보게 된 책이라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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