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존슨,제리 룰 저/신선해 역
제임스 홀리스 저/이정란 역
서점에 들렀다가 책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든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종종 그런 경험을 하곤 합니다. 책의 제목을 보고, 책을 든 다음에 내용을 읽다보면, 결국에는 그 책과 함께 집으로 오게 되죠.
최근에 읽은 <오십,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책이 이런 경험에 어울리는 제목을 가진 책입니다. 책의 원제는 <Living Between Worlds; Finding Personal Resilience in Changing Times> 입니다. 원제는 번역판의 제목과는 사믓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출판계에서 나이를 붙힌 마케팅으로 인해서, 책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에 제가 당한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살짝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왜 번역판의 제목을 이렇게 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삶의 길목인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기인 오십이라는 나이에 고민하게 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심층심리학적 통찰과 방법론으로 길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러하기에 오십이라는 나이 마케팅에 어울리는 책인 듯 합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1장. 오래된 지도가 사라졌을 때
2장. 내 안의 나침반을 따라가는 길
3장.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심층심리학
4장. 심층심리학의 세 가지 기본 원칙
5장. 문학 작품에서 엿보는 회복탄력성
6장. 치유란 무엇인가?
7장. 신화적 관점에서 보는 젠더에 관한 심리
8장. 물결치는 시절 사이를 항해하기
9장 융이 가르쳐주는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
사실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서는 너무나 심오한 예기를 하는 심리학 서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심리학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면, 여기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이름만으로도 지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길을 잃지 않고,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좋은 구절들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구절 말이죠.
은유가 죽은 세상은 끝을 맞이한다....
눈에 보이는 이미지들이 더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을 때
세상은 자취를 감춘다.
신이 떠나버린 세계를 오래된 지도가 사라졌다는 은유를 통해 우리들에게 일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 속에서 어떻게 계속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심층심리학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심층심리학의 이점은 우리가 자신의 '깨달음의 중심'으로 가는 길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 길을 찾아가도록 나침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저자는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심층심리학에 대한 안내를 시작합니다. 내 안을 들여다보고 각색하기, 꿈 작업으로 자기를 발견하고 다스리기, 문학 작품을 거울삼아 자기를 이해하기 등을 통해 심층심리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그런 다음, 심층심리학의 세 가지 기본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첫째,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둘째,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보상이다
셋째, 모든 것은 은유다
위 세 가지 기본 원칙 각각을 설명하는 하나 하나의 글귀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렇듯, 심층심리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 위에, 저자는 문학 작품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보여줌으로써, 좀 더 독자들로 하며금 심층 심리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여기서 소개된 <안티고네>, <햄릿>, <프루프록> 이라는 세 명의 문학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겪는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들려줍니다.
정말 회복탄력성을 이렇게 문학 작품 속에서 찾아서 설명해 주고 있어 무척이나 고마운 부분입니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겪게 되는 고민들, 딜레마에 갇혀 보낸 시간들을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나갈 지에 대한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치유라는 키워드는 우리가 인생 후반기에 꼭 가져야 할 단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 1막의 자기 자신을 치유하고, 새로운 2막을 준비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어떻게, 또 왜 자신과 이토록 소원해졌는지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우리 자신을 다시 조화롭게 만드는 방법에 관해서는 분명 우리에게 발언권이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서 만나게 되는 융의 철학적 심오함이 우리를 어떻게 인생 후반부를 준비할 에너지를 제공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삶의 진짜 문제들, 해결할 수는 없지만 넘어설 수는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인생 후반기에 갖추어야 할 행복에 대한 생각을 위한 여정의 시작점으로 다음의 융의 말에서부터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습니다.
삶에서는 무의미한 최대보다 의미 있는 최소가 항상 더 가치 있다.
이 책은 심층심리학이라는 학문적 기본과 더불어, 우리가 인생 후반기를 준비함에 있어서 갖추어야 할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한 나침반,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갖추기 위한 태도와 더불어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책이었습니다.
삶의 길목 위에서 찾은 해답이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에 충실하면서도 아등바등 살아내기위해 노력했다.
사회적으론 남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의 관습과 통념을 받아들여,
어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20대-취업,
30대-결혼이라는 인생의 루틴을 따랐다.
뒤처지지 않고 이 사회에서 살아내며
견뎌내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강자는 되지 못할망정
약자로서 손해를 보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등바등 시간의 흐름을 타고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라떼'라는 표현에
익숙해질 나이가 되고 내가 경험한
많은 것들이 과거의 것들로 변하며
과거의 산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며
사회에서는 더 이상 젊은 세대에
속하지 않는다 것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인생의 후반을 준비해야 하는 지점에 다다르며
현재의 내 모습을 기준으로,
후회되고 아쉬운 과거의 일과 불안하지만
기대와 희망을 주는 미래의 시간 흐름 속에서
나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되새겨 보는 기회를
어떻게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십, 어떻게 살아야 할까"의 저자는
정신 분석학적으로 인생에 접근하며,
불필요한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 시키기 위해
우리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직접 물어보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후회하지 않는 과거가 있는지?'
그리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 대신
'현재에 진정으로 집중하고 있는지?'
세상을 살아가는 대다수가 지금의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고민한다.
삶의 의미와 목적 앞에서 정답과 같은
확실한 무엇인가를 찾아내어
확보하기 위해 우리의 정신은
끊임없이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치고 피곤해지려는
인생 중반이라는 물리적 나이에 이른
사람들부터 정신적으로 힘들고
삶의 목적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에 집중하며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의
말들을 책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무리하게 현재를
다그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과거의 모든 순간이 당시 나에게는
큰 숙제였지만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곧 잊어버린다.
삶을 관대하게 대하며 여유와 안도감을 갖는
시간을 "오십, 어떻게 살아야 할까"의
읽기를 통해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변화는 자연의 본성이며,
우리도 그러한 자연의 일부다' From P. 280
흘러가는 시간에 의해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과거의 나와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
싫든 좋든 우리들은 변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를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아직 인생이라는 길에서, 그 끝은 저 멀리 있다.
힘들고 외로운 여정이 될 수 있는 삶에서
그 시기는 그저 지나가는 순간이며,
변화에 적응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순조로운 인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