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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순자 저/장현근 | 책세상 | 2015년 11월 1일 리뷰 총점 8.6 (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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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 오래전부터 인류는 인간의 인성 또는 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순자荀子와 맹자孟子를 들 수 있다. 맹자는 인간은 본디 선하다고 생각했고, 순자는 인간은 태어날 때는 악하나 외부 환경으로 인해 선해진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하늘로부터 선함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 맹자는 하늘에 도덕적인 힘을 부여했다. 그러나 순자는 하늘은 어떤 도덕적 원리도 포함하지 않는, 단순한 우주, 자연의 기능적 운행이라고 보았다. 순자의 이러한 합리적 사상이 모두 망라되어 있는《순자》(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 016)는 2,000년여 년의 시간대를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에게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뿐만 아니라 인류의 발전 가능성까지 내다보게 하는 깊은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춘추 전국 시대라는 불안정하고 혼란했던 사회에서 전통적인 도덕관이 급변함을 직시하고 새로운 사회 질서를 구상했던 순자의 거대한 기획과 합리적인 사유, 세련된 정치?문화적 감각 등은 지적 탐색을 실천으로 연결짓지 못하는 오늘날의 지식인에게 현실적인 지표가 되어 줄 것이다.

2.《순자》는 중국 철학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논어》,《맹자》,《도덕경》 등과 같은 초기 철학 저작들이 일화, 경구 등으로 채워져 있어 복잡한 철학적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이해시키지 못한 데 반해,《순자》는 유가에서는 저자가 직접 쓴 최초의 체계적인 논문으로, 순자 자신의 글뿐만 아니라 제자의 논문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총론적인 설명, 연속적인 논증, 세부적인 상술, 명료성에 중점을 두어 주장하려던 바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는 텍스트이다.

《순자》는 모두 3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아온 7편(<권학> <비십이자> <왕제> <부국> <천론> <예론> <성악>)만을 골라서 옮겼다. 32편 가운데 순자가 직접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18편 모두 학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발췌한 글보다 더 풍부한 사상을 담고 있는 글도 있으나, 일반 대중에게 순자의 사상을 쉽게 그리고 다양하게 전해주기 위해서 7편을 골랐다.

3. 제1장 <학문을 권하다勸學>에서는 학문, 즉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험적 지식의 중요성, 공부는 곧 자신의 수양을 위한 것이라는 순자의 주장이 담겨 있다. 제2장 <열두 사상가에 대한 비판非十二子>은 당시 유행하던 학설을 대표하는 열두 사상가들이 예의를 모르고 세상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공격한다. 아울러 올바른 학자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겉모습만 꾸미는 학자인 체하는 자들을 비판한다.
제3장 <성왕의 제도王制>는 진정한 성왕이란 예법과 인의에 입각해 어진 정치를 하는 사람을 일컬으며 진정한 성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어떠 나라이고 왕이 될 사람은 어떤 덕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설파한다. 제4장 <부유한 나라富國>에서는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사회와 국가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며, 군주가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주장한다. 제5장 <하늘을 논하다天論>에서는 하늘은 두려움이나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제압하여 이용하는 대상임을 명시하는, 당대로서는 선구적일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었던 순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하늘보다는 인사가 중요하며 예의에 입각한 현실 사회의 정치가 인간사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제6장 <예를 논하다禮論>는 예가 어디서 생겨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순자는 이 글에서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되 절제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제7장 <본성은 악하다性惡>에서는 사람의 본성이 악함을 맹자의 성선설에 대응하여 논증한다. 맹자의 성선은 성의 본래 의의를 잘못 알아 본성과 인위를 구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증명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순자는 이 글에서 여러 가지 논의를 통해 성선을 반박하고 성악을 증명하려 하는데, 특히 본성이 선하다면 성왕도 예의도 필요없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하늘이 사람을 낳을 때 본성이 다른 사람이 없음에도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있는 것은 후천적 예의 때문이지 본성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4.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간 사회를 이끌어가는 힘의 상당 부분은 지적 성취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학문적 성과는 어떤 의미에서든 인류 문명을 살찌워왔다. 하지만 공허한 이론적 탐구나 단지 이론을 위한 이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성의 성취와 실천이 결부되었을 때 학문은 비로소 제 빛을 발할 수 있다. 순자 사상의 핵심은 바로 학문과 실천의 결합에 있다. 이것을 그는 인류 문명의 발전 동력으로 삼았다.

여기서 우리는 고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지적 능력 배양에 동력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선지자적인 고전적 지혜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투영해보고 현실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배움의 목표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순자》는 유학이라는 고전 사상을 현대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절대 자유를 추구하는 서양 사상이 드러낸 비공동체성, 자본의 무한한 확장이 부른 비인간성, 노쇠한 서구 민주주의의 비주체성 등이라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5. 순자荀子는 평생을 학문에 매달려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했고, 중국 통일의 기운을 몸으로 느끼며 현실 정치에 접목할 수 있는 유학의 새로운 틀을 구성해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통일 제국의 이념적 토대가 된 것은 오히려 그의 제자로서 법가를 기치로 내건 한비와 이사였다. 순자의 학문적 성취가 진정으로 구현된 것은 아마도 그의 사후 수십 년이 흐른 뒤 한나라에 와서 유학이 정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은 뒤일 것이다.
그는 격동의 전국 시대에 제자백가의 모든 학설을 섭렵하는 치열한 학문적 노력으로 초기 유가 사상의 학문적 체계를《순자》를 통해 집대성했다.

6. 군자는 온전하지 않고 순수하지 않은 공부는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반복하여 외워 그것을 꿰뚫고, 사색하여 그것에 통달한다. 어진 스승을 본받는 데 마음을 두고, 학업에 방해되는 것을 없애고 오직 한 가지를 지키고 수양한다. 눈으로는 공부에 옳지 않은 것을 보려고 하지 말며, 입으로는 옳지 않은 것을 말하려 하지 말며, 마음으로는 옳지 않은 것을 생각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를 지극히 좋아하는 데 이르면 마치 눈이 다섯 가지 색깔을 좋아하고, 귀가 다섯 가지 소리를 좋아하고, 입이 다섯 가지 맛을 좋아하고, 마음이 천하를 갖는 것을 이롭게 여기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그러므로 권리가 그 뜻을 기울어지게 할 수 없으며, 군중이 그 뜻을 옮기게 할 수 없으며, 천하가 그 뜻을 흔들리게 할 수 없다. 살아서도 이 공부, 즉 예로 말미암고 죽어서도 이 공부로 말미암으니 이를 가리켜 덕이 있으면서 지조를 지킨다고 말한다. 덕이 있으면서 지조를 지킨 뒤에 의지가 확고부동할 수 있고, 확고부동할 수 있는 뒤에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안으로 확고부동할 수 있고 밖으로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켜 완벽한 사람이라고 한다. 하늘은 크고 밝음을 드러내며, 땅은 넓고 빛남을 드러내고, 군자는 학문 수양의 완전함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본문 중에서

-저자-
순자荀子는 평생을 학문에 매달려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했고, 중국 통일의 기운을 몸으로 느끼며 현실 정치에 접목할 수 있는 유학의 새로운 틀을 구성해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통일 제국의 이념적 토대가 된 것은 오히려 그의 제자로서 법가를 기치로 내건 한비와 이사였다. 순자의 학문적 성취가 진정으로 구현된 것은 아마도 그의 사후 수십 년이 흐른 뒤 한나라에 와서 유학이 정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은 뒤일 것이다.
그는 격동의 전국 시대에 제자백가의 모든 학설을 섭렵하는 치열한 학문적 노력으로 초기 유가 사상의 학문적 체계를《순자》를 통해 집대성했다.

-역자-
장현근은 중국에 대한 관심 속에 중국 문헌을 탐독하며 보낸 청소년기를 거쳐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학부 내내 중국철학 관련 과목을 부전공으로 이수한 뒤 대만의 중국문화대학 대학원에서 초기 법가의 거두인 상앙商?의 정치이론과 변법을 연구해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계간 《전통과 현대》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중국정치사상입문》(편저),《아시아적 가치》(공저) 등이 있고, 역서《중국정치사상사(선진 1, 2)》가 곧 출간될 예정이다.〈순자 정치사상에서‘예’의 기능〉,〈군자와 세계시민〉,〈주자학의 관학화와 사상사적 한계〉,〈사회철학으로서 현대유학의 행로〉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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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말|장현근 6
제1장 학문을 권하다〔勸學〕 13
제2장 열두 사상가에 대한 비판〔非十二子〕 23
제3장 성왕의 제도〔王制〕 33
제4장 부유한 나라〔富國〕 51
제5장 하늘을 논하다〔天論〕 73
제6장 예를 논하다〔禮論〕 85
제7장 본성은 악하다〔性惡〕 111
해제`―`예로 다스리다, 성왕의 나라|장현근 127
1. 순자, 그 사람 127
2. 분열의 시대에서 통일의 시대로 131
3. 《순자》라는 책 136
4. 《순자》의 생각 140
(1) 사유의 바탕`―천생인성·성악·정명 141
(2) 성왕의 나라 143
(3) 예의치국 145
5. 순자의 그림자 147
6. 오늘날의 순자 151
주 155
더 읽어야 할 자료들 173
옮긴이에 대하여 178

저자 소개 (2명)

저 : 순자 (荀子)
순자는 공자의 유학(儒學)을 발전시킨 사상가로 맹자(孟子)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평생을 학문에 매달려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했고, 중국 통일의 기운을 몸으로 느끼며 현실 정치에 접목할 수 있는 유학의 새로운 틀을 구성해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통일 제국의 이념적 토대가 된 것은 오히려 그의 제자로서 법가를 기치로 내건 한비와 이사의 학문으로 알려져있다. 순자의 성은 순(荀)이고, 이름은 황이었다. 그는 조(趙)나라(지금의 山西省 安澤縣)에서 태어나 일찍이 공부를 시작하여 어려서 수재로 이름이 났었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여 순경이라고도 부르고 한나라 때에... 순자는 공자의 유학(儒學)을 발전시킨 사상가로 맹자(孟子)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평생을 학문에 매달려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했고, 중국 통일의 기운을 몸으로 느끼며 현실 정치에 접목할 수 있는 유학의 새로운 틀을 구성해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통일 제국의 이념적 토대가 된 것은 오히려 그의 제자로서 법가를 기치로 내건 한비와 이사의 학문으로 알려져있다.

순자의 성은 순(荀)이고, 이름은 황이었다. 그는 조(趙)나라(지금의 山西省 安澤縣)에서 태어나 일찍이 공부를 시작하여 어려서 수재로 이름이 났었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여 순경이라고도 부르고 한나라 때에는 선제의 이름을 휘(諱)하여 손경이라 부르기도 했다. 장년이 되자 많은 학자들이 모여 있는 제나라 직하(稷下, 지금의 山東省 臨淄縣 북쪽)로 가서 학술계의 우두머리 격이 되어 존경받는 좨주(祭酒) 벼슬을 하고 대부(大夫)가 되었다. 후에 모함으로 제나라를 떠나 초나라로 갔는데 재상인 춘신군이 그를 난릉(蘭陵, 지금의 山東省 蒼山縣)의 수령(守令)으로 임명하였다. 춘신군이 암살당하자 벼슬 자리에서 물러나 저술에 전념하다가 운명을 달리하였으며 난릉에 그의 영혼이 묻혔다.

순자의 학문적 성취가 진정으로 구현된 것은 그의 사후 수십 년이 흐른 뒤 한나라에 와서 유학이 정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은 뒤라고 평가되고 있다. 그는 격동의 전국 시대에 제자백가의 모든 학설을 섭렵하는 치열한 학문적 노력으로 초기 유가 사상의 학문적 체계를『순자』를 통해 집대성했다. 저서로는 『순자』 20권 32편 이외에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는 『손경부(孫卿賦)』 10편 등이 있다.
역 : 장현근
장현근은 대만의 중국문화대학교 대학원에서 『상군서(商君書)』 연구로 석사학위를, 『순자(荀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다. (사)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과 용인대학교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하였다. 중국 고대 사상을 연구의 발판으로 삼아 전통문화와 사상에 대한 재해석과 비판적 계승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관념의 변천사 : 중국의 정치사상』(2017년 세종도서 선정), 『맹자 : 바른 정치가 사람을 바로 세운다』, 『중국 사상의 뿌리』, 『성왕 : 동양 리더십의 원형』 등 저서와 유택화(劉澤華) 주편의 『중국 정치사상사 1,2,3』(제2회 롯데출... 장현근은 대만의 중국문화대학교 대학원에서 『상군서(商君書)』 연구로 석사학위를, 『순자(荀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다. (사)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과 용인대학교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하였다. 중국 고대 사상을 연구의 발판으로 삼아 전통문화와 사상에 대한 재해석과 비판적 계승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관념의 변천사 : 중국의 정치사상』(2017년 세종도서 선정), 『맹자 : 바른 정치가 사람을 바로 세운다』, 『중국 사상의 뿌리』, 『성왕 : 동양 리더십의 원형』 등 저서와 유택화(劉澤華) 주편의 『중국 정치사상사 1,2,3』(제2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순자』, 『논어』 등 역서를 합해 30여 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또한 「도덕군주론 : 고대 유가의 聖王論」, 「사회철학으로서 현대 유학의 행로」, 「순자(荀子)의 ‘화성기위(化性起僞)’적 정치 의의」, 「군주권력의 공공성을 둘러싼 논쟁 : 공천하인가, 사천하인가」, 「Differentiation and Fusion of “Ritual as common” and “Law as public” in Ancient Chinese Political Thought : Reinventing Qin(秦)·Han(漢) Governments」 등 한국어·중국어·영어로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출판사 리뷰

1.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발생한 도덕적 타락과 인간성 상실, 생태학적 위기 등의 문제들을 극복하고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유교 자본주의Confucian Capitalism’라는 이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유교 자본주의는 유교 문화권이라 불리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이 지역의 문화적, 사상적 공통성인 유교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이러한 시도는 지난날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취급당했던 유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유교에 대한 새로운 학문적 접근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교 사상의 대가인 순자荀子의 주장에 많은 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순자는 인간의 화와 복은 오직 인간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으며, 도덕성 역시 인간의 노력으로 얻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인간의 의지와 노력에 대한 순자의 확신이 담겨 있는『순자荀子』(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 016)는 제자백가의 여러 학풍을 집대성한 순자의 정치와 사회에 관한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2,3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에게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뿐만 아니라 인류의 발전 가능성까지 내다보게 하는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극도의 혼란에 빠졌던 전국 시대 후기에 지적 탐색과 실천의 접목에 매진했던 순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면, 현대 사회에서 지식인이 해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2.『순자』는 중국 철학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화체가 많고 일화나 경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상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어려웠던『논어』나『맹자』등에 비해 저자가 직접 자신의 주장을 펼친『순자』는 순자 자신의 글과 제자들의 기록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일관된 사상체계를 갖추고 있는 최초의 체계적인 논문이다. 또한『순자』는 각 편의 핵심 주제를 편명으로 삼고 있으며 하늘과 인간의 일, 정치 · 경제와 논리학에 이르기까지 종합 학문을 다루고 있는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해지는『순자』는 당나라 때 양량楊倞이 재구성한 것으로 모두 32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순자』(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 016)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아온 7편만을 골라서 옮겼다. 32편 가운데 순자가 직접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18편 모두 학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 순자 사상의 핵심을 담고 있는 친필 저작 7편만을 발췌해 옮겼다.


3. 제1장〈학문을 권하다勸學〉에서는 경험적 지식의 중요성과 공부는 자신의 수양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 강조하며 예법과 인의에 전심전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제2장〈열두 사상가에 대한 비판非十二子〉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학설을 대표하는 열두 사상가를 비판하며 올바른 학자의 모습을 제시한다. 제3장〈성왕의 제도王制〉는, 왕도는 예법과 인의에 입각해 어진 정치를 하는 것이며 성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왕이 갖추어야 할 덕에 대해 설명한다. 제4장〈부유한 나라富國〉에서는 욕망 때문에 인간 사회는 등급을 구분해주는 예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출발해 어진 정치로 백성들의 생산을 늘리고 가혹한 세금을 없애야 하며, 예의에 입각한 정치로 천하를 통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5장〈하늘을 논하다天論〉에서는, 하늘은 두려움이나 숭배의 대상이 아니며, 하늘보다 인사가 중요하다는 순자의 합리적인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인위의 핵심은 예의이므로 예의에 입각한 일관된 도로 다스려야 한다는 현실 정치에 대한 주장이 담겨 있다. 제6장〈예를 논하다禮論〉에서는 예가 무엇에서 생겨나는지 설명하고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고 절제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특히 예는 치국의 핵심이므로 그 정신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제7장〈본성은 악하다性惡〉에서는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는 순자의 기본 사상과 선함은 인위 때문이고, 성인의 인위가 바로 예의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4. 인류 문명은 학문의 발전을 토대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공허한 이론적 탐구나 단지 이론을 위한 이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성의 성취와 결부되었을 때 학문은 비로소 제 빛을 발한다. 순자는 학문과 실천의 결합을 강조하며, 이것이 인류 문명의 발전 동력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혼란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도덕성은 현실에서 인간의 의지와 실천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순자의 사상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관념적 도덕이 아닌 실천적 도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 사회를 이끌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근대화 과정에서 송두리째 부정당했던 유가 사상이 새롭게 평가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람 사이의 외적 관계로 정의되는 정치와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예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통해‘예’에 사회적 생명을 불어 넣음으로써 유가의 사회철학을 완성시킨 순자의 사상은 자본과 자유, 민주의 서구 중심주의가 모순을 드러내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즉『순자』는 절대 자유를 추구하는 서양 사상이 드러낸 비공동체성과 자본의 무한한 확장이 부른 비인간성, 노쇠한 서구 민주주의의 비주체성 등에 관한 문제를 고전 사상을 통해 현대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인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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