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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씨돌, 용현] 세 가지의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
2020년 02월 18일
책 [요한, 씨돌, 용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몇 해전, SBS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왔던 씨돌씨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본것이 다였던 그가 또 다른 이름으로 세상에 존재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을 이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요한, 씨돌, 용현이라는 3가지 이름으로 살아온 그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대한민국의 80년대는 격동의 시간이었다. 군부 쿠테타에 의해 장악된 대한민국에 민주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지만 쉽게 찾아오지 않았던 민주화의 거리투쟁에 '요한'씨도 있었다. 누구보다 제일 앞에서 투쟁했던 요한씨. 결국, '대통령직선제'라는 결과를 받아 낼 수 있었던 건. 요한씨를 비롯한 수많은 요한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후, 군에서 의문사를 당한 가족들의 모임인 '한울회'에서 활약한 요한씨는 2004년 군 의문사 진상조사를 통해 많은 의문사의 진실을 밝혀낸다. 이 또한 요한씨 같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요한씨는 타인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다가 돌연, 강원도 정선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가 우리가 방송에서 보았던 '씨돌'씨의 삶이다. 요한이 어떻게 "씨돌'이라는 이름을 지으면 살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씨돌'씨의 삶은 자연을 사랑하고, 모든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원조 '나는 자연인이다'의 씨돌씨. 그저 자연속에서만 살 줄 알았던 그가 가끔씩 몇 일씩 사라지는 일이 있다.
대한민국의 역대급 참사 중 하나인 '삼풍백화점' 사건.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참사에 '씨돌'도 있었다. 구조인력이 부족해서 민간인들의 구조손길이 필요할 때, 씨돌씨는 강원도에서 달려와 구조에 손길을 보탰다. 전쟁터와 같은 아수라장에서 씨돌은 한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봉사했다고 한다.
이러한, 요한, 씨돌의 삶에 되돌아 보고 싶었던 책의 저자 이큰별 PD와 SBS제작팀은 오랜만에 그를 찾아 갔는데 거기엔 병든 '용현'이 있었다.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저 병원으로 이송된 용현씨는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했을 정도로 위급했다. 다행히 병원에 도착했지만 오른쪽을 쓰지 못하는 반신마비가 되어버렸다.
용현의 삶. 그는 행복할까? 놀랍게도 그는 반신마비이지만 여전히 글을 읽고 쓴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호강해도 되는 거냐며 늘 감사하며 살고있다. 요한시절 군 의문사 사건을 도와준 가족을 만나는 장면에서 흐느끼는 장면은 코끝을 시리게도 만든다.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요한의 삶. 씨돌의 삶 그리고 용현의 삶. 대한민국의 굴곡진 역사속에서 알아주지는 않았지만 늘 앞장 서 있었던 그의 삶.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지금이 있는게 아닐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