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민경욱 역
가키야 미우 저/서라미 역
이케이도 준 저/이선희 역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단편 7편이 실려 있다. 단편소설이라 가벼운 터치로 우리의 삶의 단면을 조망하고 있어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흔히 장편소설이 지닌 연쇄살인 같은 큰 사건이나 짜릿한 반전 같은 매움 맛은 없지만, 평범하고 어수룩한 보통 사람들의 일상 속에 묻어나는 애정, 원한, 경쟁심, 정념 등의 맛을 한 편의 짧은 드라마처럼 보여주는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답게 독창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만한 일들이 수상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등장한다. 7개의 이야기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가 겪는 인간관계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고 있던 여자〉는 언뜻 보면 주인공이 뜻하지 않게 골치 아픈 일에 얽히게 되는 사연을 담고 있는데, 그 발단은 주인공이 조그만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누가 진짜 가해자인지 누가 피해자인지 애매한 상황이다.
〈죽으면 일도 못 해〉는 제목부터 좀 섬짓하다. 일본의 효율주의, 경쟁 중심의 직장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회사에 충성한 직장인의 결말이 죽음이라는 다소 의외적이며 서글픈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달콤해야 하는데>는 딸의 죽음과 관련된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신혼여행에서 아내를 죽이려 하는 나에 대한 아내의 헌신적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 다운 작품이다. 〈등대에서〉는 친구와의 우정, 경쟁심, 열등감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다룬다. 열등감에 기인한 가벼운 악의가 부른 참극과 함께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결혼 보고〉는 편지 한 통으로 친구의 행방을 알아내려다가 야릇한 진실과 맞닥뜨리는 주인공의 여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우연과 필연이 간발의 차이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다. 캐나다에 살던 주재원이 휴가지에서 겪는 촌극을 통해 일본인들과는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는 인간미를 그리고 있다.
책의 제목을 <수상한 사람들>이라고 작명한 것은 작가가 우리의 어수룩함이 빚어내는 갈등 내지는 비극을 그려내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마음속에 살고 있는 선과 악이라는 존재가 완전히 별개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며 대응하느냐에 따라 희극이 되기도, 또 때로는 비극이 되기도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려니 하고 대출했는데, 예전 작품을 현대적 감각의 표지로 새롭게 꾸민 것이었다. 오래 전에 읽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언뜻언뜻 떠오르기는 해도 읽었다고 말하기가 어려울만큼 잊어버렸다. 새롭게 대출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다잡고 하루에 한 편 씩 일곱 편을 알차게 읽어내자~
이 책, 『수상한 사람들』에는 「자고 있던 여자」, 「판정 콜을 다시 한번!」, 「죽으면 일도 못 해」, 「달콤해야 하는데」, 「등대에서」, 「결혼 보고」,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이라는 짧은 이야기 일곱 편을 담았다.
「자고 있던 여자」에서는 퇴근 후 돌아간 집에서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낯선 여자, 만만치 않은 세상, 이번에는 방심하지 말아라~ 「판정 콜을 다시 한번!」, 밤늦도록 일하다 과로사한 선배의 유언을 담은 「죽으면 일도 못 해」, 신혼여행일까? 아니면 살인을 위한 여행일까? 「달콤해야 하는데」에서는 딸을 죽인 여자와 떠나는 신혼여행 이야기이고 , 여행지에서 만난 등대지기가 건네는 기묘한 호의를 담은 「등대에서」에서는 '낯선 사람을 함부로 따라가지 말라고 하며, 「결혼 보고」에서는 편지 한 통으로 친구의 행방을 알아내려다가 야릇한 진실과 맞닥뜨리는 주인공의 여정을 담고 있고,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에서는 캐나다에 살던 주재원이 휴가지에서 겪는 촌극의 전말을 다룬다.
매번 새롭게 등장인물과 상황을 정리해야만 해서 단편 읽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의 경우 꺼리는 이유를 제시해야할 만큼 등장인물의 관계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그저 부담없이 읽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비교적 소제나 등장인물도 심플하고 상황도 실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인 듯 싶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도 역시 크게 묵직하지 않은 점도 좋았다.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상황, 2021년도 며칠 남지 않은 연말이고, 곧 2022년 임인년 새해도 밝을 것이다. 큰 딸이 1998년 무인년에 태어난 호랑이 띠이기에 곧 만 스물네살이 될 터이다.
2021년을 잘 마무리 짓고 곧 다가올 2022년도 잘 맞이해야겠다~
2021.12.23.(목) 두뽀사리~
이 작품은 단편집이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은 좀 다르다.
짧지만 기승전결에 반전까지 추리소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7편의 단편들은 하루에 하나씩 읽기 좋다.
하지만 그 짧은 이야기의 섬뜩함은 하루에 끝나지 않는다.
독특하고 특이한 설정의 이야기들에 쉽게 매료될 것이다.
<목록>
자고 있던 여자
판정 콜을 다시 한번!
죽으면 일도 못 해
달콤해야 하는데
등대에서
결혼 보고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
추리소설이 아닌데 긴장감이 느껴지고
장편이 아닌데 기승전결이 다 있는 신기한 단편집.
추리소설작가의 역량을 살렸지만 다양한 인간들이 저지를 법한..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엉뚱한 듯 하기도 하고
실소가 나오기도 하고
조소가 나오기도 하고..
다양한 반응을 끌어내는 단편들이지만
기본적으로!! 재미있다ㅎㅎ
단편이 좋은 점은 하루에 한두편씩 길지 않게 꾸준히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이야기의 짜임이 좋은 작가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