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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40년 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전지은 | 라곰 | 2022년 4월 13일 한줄평 총점 7.0 (17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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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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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진료를 기다리며 읽다가 울어 버렸다”
41년간 5만여 명의 환자를 만난 미국 콜로라도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 빛나는 반짝이는 마음들

이해인 수녀ㆍ『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작가 추천
브런치 연재 화제작


생명의 끈을 잡고 사투를 벌이는 곳. 정해진 시간에 제한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 환자 자신에게도, 주변 이들에게도 일생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곳. 살면서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 바로 중환자실이다.

이해인 수녀가 극찬하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김수현 작가가 감동받은 에세이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41년간, 5만여 명의 환자를 돌본 간호사 전지은이 중환자실에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미국 콜로라도 펜로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한 저자는 이 책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이 남기고 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반짝이는 마음들을 전한다.

저자의 시선을 통해 전해지는 책 속의 모든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삶의 연장선상에서 죽음을 맞는 자세를 통해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1부 사랑한 것만으로 충분해요
화장을 지우지 않는 7호실 환자
옥자 스미스의 천국
‘좀 더 일찍’은 없다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60년 부부, 함께 떠납니다
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을 때
처음을 맞이하거나 마지막을 배웅하거나
혼자인 건 참 무서워

2부 마지막까지 고마움을 남기고
나는 당신을 통해 살아갑니다
제발 이 약을 한 번만 써 주세요
전 재산을 병원 앞으로 남깁니다
아홉 명을 살리고 떠난 파도 타는 소년
두려움 없는 마지막이 있을까
하늘이 사람을 부를 때

3부 여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여보, 날 두고 가지 마
저를 아시나요
아픔 또한 삶의 일부니까
공포의 전염병과 싸운다는 건
준비된 마음으로 기다리는 그날
받을 수 없는 편지
온콜, 24시간 대기 중

4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내 마음같이
비록 아빠가 안 계셔도
수술 전 상태로 돌려놓으란 말이야!
여자이고 싶으니 그렇게 봐 주세요
딱히 불편할 건 없어요
아직 희망이 있으니까
가슴으로 낳은 딸
지는 노을도 아름답다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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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전지은
한국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다가 미국에서 일을 이어 나갔다. 햇수로는 41년, 돌본 환자 수는 5만여 명이다. 어느새 간호사로 산 기간이 그렇지 않은 기간보다, 한국에서 살았던 기간보다 이국땅 미국에서 산 기간이 길어졌다. 낯선 땅에서 간호사, 그것도 매일같이 죽음을 접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았다. 때로는 그 무게가 버거워 놓아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죽음은 삶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깨달았고, 거기에서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펜로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겸 상담가 역할을 하는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며 틈틈이 글... 한국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다가 미국에서 일을 이어 나갔다. 햇수로는 41년, 돌본 환자 수는 5만여 명이다. 어느새 간호사로 산 기간이 그렇지 않은 기간보다, 한국에서 살았던 기간보다 이국땅 미국에서 산 기간이 길어졌다. 낯선 땅에서 간호사, 그것도 매일같이 죽음을 접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았다. 때로는 그 무게가 버거워 놓아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죽음은 삶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깨달았고, 거기에서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펜로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겸 상담가 역할을 하는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써 왔다. 1996년 ‘한국일보 샌프란시스코 생활수기’ 당선, 1997년 ‘한국일보 문예공모 단편소설’ 입선, 2002년 ‘제4회 재외동포 문학상 소설부문’ 입상 등 미국에서 활동하다, 2010년 〈죽음 앞의 삶〉으로 ‘제46회 신동아 논픽션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작으로 『당신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가 있으며 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현재 브런치에 연재 중이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출판사 리뷰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으니 너무 늦기 전에 시작하라고,
이 책은 우리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들려줍니다.”_이해인(수녀)
인생의 마지막 순간 발견한 삶의 소중한 가치들
40년 차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하는 반짝이는 마음들


매일 죽음을 만나면 죽음에 담담해질 수 있을까. 삶의 절반 이상을 간호사로, 그중의 절반을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한 저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 무게감에 도망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그녀를 간호사로 계속해 살아가게 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은 삶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순간 환자와 가족들이 보여 주었던 공통된 삶의 가치, 그 덕분에 오히려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았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화장을 지우지 않았던 7호실 환자에게는 예쁜 모습으로 재회하고 싶었던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이가 있었고, 극심한 우울증을 겪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나눠 주며 세상에 고마움을 전했다. 가게를 운영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던 30대의 젊은 아내는 과로사로 남편을 떠나보내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60년을 함께했던 아내를 보낼 수 없었던 남편은 뒤늦게야 아내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역시 아내의 뒤를 따라갔다.

어떤 삶을 살았든 삶의 끝에 선 이들에게 가족과 친구가 보내는 마음은 단 하나,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였다. 더 이상 함께할 내일이 없을 때,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남기는 이 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이는 사랑을, 어떤 이는 감사를, 어떤 이는 미안함을 남겼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하나였다. 그곳에는 삶이, 사랑이 있었다.


“따뜻하지만 담담하다. 그게 삶이라는 듯 말이다”_ 김수현(작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삶의 이유를 묻는 당신에게 건네는 보석 같은 메시지


저자는 언어도, 문화도 낯선 미국에서 40여 년간 간호사 일을 했지만 그에게도 처음은 쉽지 않았다. 한국말로 들어도 어려운 의학 용어를 놓치지 않고 들어야 했기에 항상 긴장했고, 돈을 벌어야 했기에 추가 근무도 도맡아 하며 결근 한 번 하지 않고 일했다. 간호 일은 물론 상담사 역할까지 하는 중환자실 케이스 매니저가 되기까지 요양원, 호스피스 병동 등 모두가 기피하는 곳들도 마다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자신이 목격했던 수많은 죽음 앞에서 삶의 이유를 발견했다. 중환자실에서 만난 사연들은 삶의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사는 모습은 같았다. 엄마의 마음, 자식의 도리, 사랑의 위대함,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존감 등등. 환자의 손을 꼭 잡은 가족과 친구들이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에 눈물을 흘리거나 손을 가만히 쥐는 모습에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에 대한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김수현 작가가 “따뜻하지만 담담하다. 때론 고단하고, 때론 손상된 채 살아가지만 그게 삶이라는 듯 말이다”라고 추천의 글을 썼듯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다 겸손한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라고 말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 삶의 이유는 대체 무엇일지 고민해 본 이들이라면 이 메시지가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곳 삶의 굽이마다 마주하게 되는 이방인이라는 이질감.
애써 익숙한 척하는 아픔. 내가 느끼는 그 똑같은 것을 그들도 느꼈겠지.”
수만 명이 살아도 이방인에게는 외로운 땅, 콜로라도
이방인과 소수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만나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미국 콜로라도는 이방인에 대한 텃세가 심하고 인종차별도 있는 곳이다. 저자가 일했던 펜로즈 병원에도 한인을 비롯해 수많은 이민자들이 찾는다. 아픈 몸에 이방인에 대한 텃세까지 그들은 몸보다 마음의 병이 더 깊어 보였다.

한국에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와서 미련은 없다고 말하던 ‘옥자 스미스’는 위급한 순간에 한국말에만 반응하고, 그 옛날 익숙했던 음식과 물건들을 찾았다. 홀로 성전환수술을 받으러 가다가 호르몬 약의 부작용으로 중환자실에 들어온 ‘여성이 되려는 남성’은 남들의 비웃음 속에서도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300킬로그램이 넘는 고도비만이지만 당신들이 생각하는 불편함 따위는 전혀 없다고 말하는 ‘정상인들 사이의 비만인들’, 약혼자가 총상을 입고 사망하자 15년간 길거리 동냥을 하며 살아가는 여인 등 그들의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인생이라는 버거운 여정에서 오늘도 꿋꿋이 한 발씩 내딛어야 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건 아무리 힘든 삶이라도 그들을 응원하는 단 한 사람이 있었고, 덕분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내 곁을 돌아보게 하는 보석 같은 이야기들, 지금 삶이 버겁고 힘들다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15건)

구매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리부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l****e | 2021.11.17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리뷰입니다
40년 경력의 중환자실 간호사 선생님이 겪으신 일을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거의 매일 죽음을 마주하고 산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아요
간만에 에세이를 읽어봤는데 여운이 길게 갔어요 죽음은 누구나 겪어야 하는 당연한 일인데 그게 참 안타깝고 슬프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는 동안 서로 더 아끼고 소중히 생각해야겠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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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력 간호사가 겪은 삶의 마지막 순간들 -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5 | 2021.10.30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간호사 경력 40년, 돌본 환자 수 5만여 명.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 숫자 앞에서 이미 존경심이 드는 퇴직 간호사 전지은님의 에세이다.

 

한국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콜로라도 소재의 병원 중환자실에서만 20년을 근무한 베테랑. 그가 맞닥뜨린 무수한 삶의 마지막 순간들을 통해 지금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를 일깨워 준다. 

 

병원에서 유일한 한국인 간호사였던 그가 영어가 서툰 한국인 환자를 돕는 것을 일순위로 삼고 이국 땅에서 느끼는 애달픔을 이민자들과 나눈 이야기에서 특히 감동이 컸다.

 

시인이셨던 아버지가 서른 셋에 돌아가시고 당시 서른이 채 되지 않았던 어머니가 세 살배기 저자를 외할머니와 함께 키운 가족사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어머니가 잡지에 기고하셨던 글과 그 안에 실린 아버지의 시가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책에는 기구하거나 애잔하거나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드라마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먼저 떠난 사랑하는 이를 하늘나라에서 만날 때 고운 모습이고 싶다며 화장을 지우지 않고 수술실에 들어갔던 환자 이야기, 60년을 함께 산 부부가 한날 한시에 떠난 사연, 암에 걸려 입원한 환자가 치매로 요양병원에 홀로 있는 남편을 걱정하던 사연, 장기기증을 약속하는 뭉클한 리빙 윌(Living will 생전 유서)을 남긴 환자 이야기, 자식이 있지만 전 재산을 병원에 기부하기로 한 전직 간호사 이야기 등..  

 

지금의 삶에 감사하며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 보게 되는 글, 내 삶의 마지막에는 후회가 없기를,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떠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글이다.

 

응급실 이야기를 다룬 남궁인 선생님의 <만약은 없다>에 이어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지막은 어떠하길 바라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강할 때 유서를 써보고, 연명치료를 받을 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리 해놔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의 이유를 모르겠을 때, 마음 속에 불이 났을 때 식혀줄 수 있는 책이다.

 

p.5

죽음은 본인에게는 가장 편안한 모습이었다. 어떤 삶을 살았든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모든 아픔과 슬픔을 내려놓은 채 평화롭게 인생의 한 점을 찍고 있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절대적인 평온의 상태. 그 상태가 되면 오롯이 그들만의 모습이 되었다. 절대적 평온과 죽음이 공존하는 모습에서 난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p.말과 문화가 다른 미국에서 살아 내는 방법으로 선택했던 간호사의 일은, 그들의 사연을 만나면서 삶의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사는 모습은 똑같다는 것을 알게 했다. 엄마의 마음, 자식의 도리, 사랑의 위대함,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존감 등등. 그리고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해 헤쳐 나가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삶의 자세를 배웠다.

 

p.58

임종을 할 때, 사람의 감각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이 청력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환자가 듣는 이야기에 말로 대답은 못 하더라도 신체 반응은 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p.112

난 무심코 그런 이야길 했다. 하늘이 사람을 부를 때는, 착한 순서로 부르는 것 같다고.

갓 태어난 아기들이 하늘나라로 갈 땐 천사처럼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배냇짓하던 모습으로 떠나간다. 조금 더 자란 어린 아이들이 떠날 때도 마찬가지다. (...)

그러나 어른들의 죽음은 간혹 옆에 있는 사람을 당혹스럽게 한다. 집착에 가까운 삶에 대한 욕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려만 놓으라는 황당한 요구를 할 때도 있다.

 

p.123

서서히 온기를 잃어가는 모습에서 평화를 배운다면 너무 모진 말일까. 평화 가운데서 무릎 꿇고 있는 가족들의 숙연함. 그것도 사랑이리라.

 

p.147

나는 중환자실에서 오래 일한 탓인지 이미 오래전에 리빙 윌을 만들어 두었다. 남편도 마찬가지이다. 덕분에 우리 둘은 서로가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고 싶은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마지막을 보낼 권리를 스스로 만들어 놓는 것, 육체와 정신이 건강했을 때 정해 놓아야 목숨을 잡고 끝까지 버티는 모순을 피할 수 있다.

.

.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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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감사하고, 용서하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e********e | 2021.10.28

       아직도 코로나19는 우리 주위에서 떠날 생각이 없나보다. 확진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는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고, 이제 곧 '위드 코로나'의 국면에 접어들 거라고는 하나 아직도 사람 많은 곳은 피하게 되니 말이다. 물론 한창 확진자가 급증하고 코로나19가 우리의 코밑까지 가까이 오는 듯한 공포감에 휩싸이던 때에 비하면 그야말로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나는 아직도 두렵기만 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도해야만 했던 우리에게 '코로나 19'는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이 현장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 내몰린 이들과 함께 하며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을 보노라면 그들의 숭고한 사명의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래서였을까?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이라는 부제에 시선이 꽂히며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한국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으며 미국에 건너가 계속 간호사 일을 하다보니 햇수로 41년을 간호사로 근무한 저자. 그녀가 돌본 환자 수만 5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녀의 표현대로 '간호사로 산 기간이 그렇지 않은 기간보다 길어'졌으니 그녀가 얼마나 긴 시간을 환자들과 함께 했는지 알고도 남겠다.

      저자는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펜로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겸 상담가 역할을 하는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써 왔다. 그것도 그냥 글쓰기로 만족한 것이 아니라 국내신문사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입상을 하며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나 그녀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담겨있는 이 책은 인생의 마무리를 하는 순간에 그들이 남긴 말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할 정도로 큰 울림을 준다. 

 

     60년을 함께 살았던 노부부, 자신의 의지와 달리 할아버지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해 온 할머니는 아픔 속에서도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다. 뒤늦게야 할아버지는 이 모든 게 자신의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사랑의 미련을 내려놓으며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마지막 배웅 길에 그들이 남기는 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이는 사랑을, 어떤 이는 감사를, 어떤 이는 미안함을 남긴다. 그리고 그곳에 삶이, 사랑이 있다.

                                    - p. 8~9 中 -

 

 

 

      40대 중반이 되고 나니 삶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도 조금은 달라진 기분이다. 이제 인생의 후반전에 접어들었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간 이 앙 다물고 두 손 불끈 쥐고 전반전을 달려왔다면 이젠 몸에서 힘을 좀 빼고 싶다. 어깨에서도, 눈에서도, 입가에서도, 두 손에서도. 그리고 한껏 유연해진 입으로 가족들에게 자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안아주고 싶다. 사실 '사랑한다'고 말하는게 나에겐 세상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간접적으로 만난 많은 분들이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표현하라고. 시간이 우리에게 무한정 있는 게 아니라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 저자를 비롯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좀 더 많이 사랑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미련없이 용서하는 그런 사람이 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책장을 덮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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