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T. 윌링햄 저/박세연 역
이형재 저
심활경 저
정영은 저
송재환 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주로 가르치는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가르치다 보면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데 잘 못 따라가는 초등 학생을 어떻게 지도해야하는지, 중등 과정까지는 잘 따라오고 있지만 고등학교에 가서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2가지 고민이 제일 큽니다. 첫번째 고민은 "영어가 월등히 뛰어난 아이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조급했던 제 마음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중등까지는 내용이나 어법, 어휘가 어렵지 않아서 교육과정만 잘 따라가면 되지만 고등부터는 사고력, 문해력의 바탕이 없으면 힘들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교육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고, 10년의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에게는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되어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그렇습니다만 전체적인 설명도 잘 되어 있고 보조 자료로 쓸 수 있는 사이트나 앱이 소개되어 있어서 좋습니다. 한 번에 훅 읽을 책은 아닌 것 같고 두고 보는 책인 것 같습니다.
우리집 초딩이가 이제 3학년이라 영어는 읽고 보고 듣고만 있어요 문제집 이라든지, 단어를 외운다든지, 파닉스 등 전혀 하지 않고 있기에 초등 시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괜찮을까 저도 은근슬쩍 의심(?)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집 초딩이 3학년이니 앞으로 10년 동안 영어를 어떻게 해 나갈지 이 책을 보고 교육과정을 알면 목표나 방향 설정도 디테일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구매해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내가 육아를 썩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는 것은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남의 집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남을 따라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대로 하고 있다면 내 소신껏 하지 못할테니까요.
우리집 초딩이 성향을 잘 보고 내가 좀 이끌어주면 잘 할 수 있겠다는 걸 보고 했던 것이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영어를 왜 해야 하는지부터 초등 영어 교육 과정의 기본 정보들부터 학년별 특징과 학습 포인트는 무엇이며 초등 영어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을 알려줘요.
그리고 중학영어, 고등영어, 수능을 보기 전까지 영어라는 과목을 어떻게 챙겨야 할 지 자세히 수록되었어요. 특히 중학교의 자유 학년제를 포함하여 중학교 학교 운영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중학교, 고등학교 시기에는 영어를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우리집 초딩이 영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목표를 세울 수 있었고, 두고두고 보면서 이 책을 참고해야겠어요.
지금은 엄마표로 하는 영어가 크게 빛을 발하지 않더라도 고등학교 가서 교과서 범위가 아닌 더 넓은 범위일 때는 지금 읽는 원서의 힘이 크게 발하리라고 생각해요.
중,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10년 넘게 가르치고 이제는 초등부를 가르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고등부와 초등을 가르치는데, 괴리감이 느껴졌다. 이게 맞나? 나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 걸까? 그래서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했다. 게다가 별난맘 독서모임에서 우리 회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전공자가 아니고, 혹시 영어에 대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자신도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면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수많은 상담을 했을 때 그런 부모님들을 만나기도 했고.
사교육 선생님이었기에, 국가 영어교육과정의 목표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일단 공교육은 시험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학생들은 그 평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에서 나를 찾는다. 공교육은 아이들을 평가하는 장소로만 여겼는데, 책에서 제시하는 목표를 통해 다시 돌아봤다. 우리 아이들은 영어 공교육 수업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 국가 영어교육과정의 목표 4가지를 간단히 간추려 보면, ‘첫째, 영어 의사소통 능력, 둘째, 자기주도적 영어 학습자, 셋째, 세계시민으로서의 영어 사용, 넷째, 영어 정보 문해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국가 영어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영어로 실질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이 공부를 공교육이 종료되어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평생교육으로 즐겁게 이어가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때문에 단순한 의사소통에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의 문화에 국제사회를 이해하여 공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기여하는 데에 공교육에서 배운 영어가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영어로 적힌 정보를 읽고 문자 그대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정보에 대해 판단하고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23)
영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목표는 당연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자가 되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고, 영어 정보 문해력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다. 결국 공교육을 거쳐 영어라는 인생의 도구를 만들어 주고 싶은 거다. 그렇다. 영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평생 쓸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동의한다. 나 또한 영어를 가르치는 이유가 그러했다. 학창시절 내가 싫어했던 과목 1순위 영어를,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어쨌든 이 주제는 개인에게 맡겨두고 싶다. 이 목표와 우리의 교육과정과 평가가 그렇게 되고 있는지, 그 와중에 우리 아이에게 영어는 어떠해야 하고 부모로서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나 또한 부모님들께 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이 책에서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했고, 조금 덧붙이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어휘는 너무 중요하다. 정말 어휘에 따라 수능 등급이 달라진다.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등급이 낮은 학생들은 어휘만 좀 외워도 당장 듣기 시험 성적이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되는 게 다들 어휘는 빡쎄게 각잡고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어는 결코 그렇게 해서 될 부분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머릿속에 넣어야 한다. 이 책에서 그 방법을 상세히 잘 알려줘서 참고하기에 좋을 듯 하다. 문제는 부모님이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실 건데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이다. 물론 아이들에게 그 부분을 보여주셔도 좋겠지만. 그건 아이의 성향이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답이 나오리라.
구문독해를 강조하고 있다. 이건 나 또한 늘 강조하는 부분이라 반가웠다. 내 경험상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지문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구문독해이다. 그런데 이 구문독해를 단순 독해 공부로 여기면 안 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바로 문법의 연계이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문법은 그저 어려운 법칙들일 뿐이다. 용어도 어려운데 외울 것도 너무 많다. 시험에서 만나면 당황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문법을 위한 문법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문법은 정말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 필요한 규칙을 배우는 거다. 어렵다고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문법은 문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점. 그래서 문법을 공부하면서 구문독해를 접목한다면 훨씬 문법 학습도 독해 성장도 유도할 수 있다.
게다가 문법은 당연히 서술형과도 연결된다. 책에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보통 학교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는 문법을 기반으로 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설명하는 문법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문장을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하면 서술형 문제가 어렵지 않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학생들의 딜레마다.
소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 너무 영어 문장 해석해놓은 것 같은 문장이다.) 사실 중고등 입시만 가르칠 때는 소리는커녕 당장 눈 앞에 시험 점수를 받아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가르치는 학생들의 나이가 어려지고, 영어 교육과 독서에 대해서 깊이 공부할수록 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 특히 어릴수록 영어 소리를 많이 듣는 게 중요하다. 그 소리를 기반으로 아이의 영어 실력이 성장하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에게 소리를 넣어줘야 할까? 당연히 학교에서 제한된 시간에 4개 영역을 다 공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듣는 소리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집에서 신경 써 줄 수 밖에 없다.
‘수능’이라는 벽은 너무 크다. 교육목표가 무엇이든, 일단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에게 수능은 하나의 관문일 뿐이고 영어는 도구가 아니라 단순히 성적을 받아내야 하는 과목일 뿐이다. 아무래도 이 책은 공교육을 다뤄서인지 아니면 실제로 저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능으로 귀결되는 우리 영어 학습을 표현하지는 않은 것 같다.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들만 보고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지만, 책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해온 건 수능이라는 거대한 시험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영어를 도구로 여기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니까 말이다.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