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글러 저/유영미 역
폴 칼라니티 저/이종인 역
나탈리 골드버그 저/권진욱 역/신은정 그림
세라 워터스 저/최용준 역
박영규 저
파리 리뷰,움베르토 에코,오르한 파묵,무라카미 하루키,폴 오스터,이언 매큐언,필립 로스,밀란 쿤데라,레이먼
드라마 '종이달' 을 하이라이트로 먼저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쇼츠로 영상을 볼 때도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책을 통해 그 내용을 이해하니
시사하는 점이 참 많다고 생각한다.
제목이 왜 '종이달' 인지 궁금했는데, 옮긴이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종이달'은 '가짜'와 '가장 행복했던 한 때'를 중의적으로 나타낸다.
모든 인물들이 행복해보이지 않았던 이유는..'돈'에 지배당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종이달'이 '가짜 행복'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옮긴이의 말을 차용하면서 독서 리뷰를 마치겠다.
소설은 시종 '돈'이 가진 무서운 면과 달콤한 면을 보여준다. ---행복한 삶 혹은 바르게 사는 삶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읽다 보면 주인공이 생각을 한다. 이때 부터였을까? 여기서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는 살며 많은 선택을 한다. 그 선택에는 지금까지 겪은 나의 경험과 현재의 감정이 영향을 끼친다.
이때 우리는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이 선택이 가져올 결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주인공은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걸까, 왜 이렇게까지 꼬이게 된 것일까
어느 시점까지는 내가 되돌릴 수 있을까 감정 이입하며 읽게 되는 책
나는 왜 가쿠타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을 읽었다고 착각했을까. 티빙에 올라와 있던 김서형 주연의 드라마 《종이달》의 썸네일을 보면서 소설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자꾸 생각했다. 내 블로그를 검색했다. 『종이달』이 아니라 『달의 영휴』였다. 제목에 달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소설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상황에 맞는 단어를 기억해 내지 못하고 한참 후에 떠오르는 일도 잦다.
드라마는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 조급증 때문에 완결이 나지 않은 시리즈는 시작하지 못하니 소설을 먼저 읽어보자. 『종이달』은 우메자와 리카가 태국 치앙마이에 도착한 시점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녀는 전업주부로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대를 나와 카드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은 그만두고 살림에 능숙한 아내로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갖기 위해 혼자 노력 중이었다.
리카의 남편 마사후미는 다정한 성격의 사람은 아니다. 어느 날부터 리카에게 돈으로 위화감이 드는 말을 툭툭 던진다. 리카는 묘하게 기분 나쁨을 느끼면서도 내색하지 않는다. 자신은 돈을 벌지 않으니까 그런 말을 듣는 게 당연한 건가, 익숙해져야 하는 건가 의문이 들 뿐이다. 집 안에 가라앉은 공기처럼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은행에 시간제 사원으로 취업한다.
그때부터 리카의 인생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종이달』은 은행의 공금횡령 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고객의 돈을 편취하고 사라지는 여성 행원이 있었고 그 이면에는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 소설은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보여준다. 41세의 리카는 고객의 집에서 만난 12살 연하의 남자 고타와 연애를 시작한다. 부유한 할아버지 집에 인감도장을 훔치러 온 고타. 회식이 끝나고 우연히 둘은 재회를 한다. 고타의 "처음 만났을 때, 좋구나, 하고 생각했거든요."라는 말에 리카는 마음이 흔들린다.
돈이란 무엇인가. 돈으로 현재의 행복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종이달』은 현대인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돈에 대한 어두운 강박을 보여준다. 돈을 아끼는 것으로 돈에 대한 걱정을 잊고자 하는 유코, 쇼핑 중독으로 이혼 당한 아키, 과거 부유한 시절을 잊지 못하고 현재를 비관하는 마키코 등 『종이달』에서는 돈 때문에 자신의 삶이 불행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녀들이 마지막에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돌아가자. 만족감, 만능감을 돈으로 얻기 위해 분주한 현재를 버리고 풍족하진 않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과거로. 리카와 아키는 쇼핑으로 돈을 많이 쓰고 온 날에는 죄책감을 느낀다. 가격표를 보지 않고 옷을 마구 샀으면서 자신이 먹을 음식값에는 예민하게 군다. 평범한 주부였던 리카였다. 돈을 썼을 뿐인데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에 리카는 돈이 필요해진다. 돈으로 자존감을 높이려 한 시도는 파국으로 끝이 난다.
결말을 알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로 한다. 가짜 달이어도 좋다. 그 아래에서 꿈을 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한다. 돈이란 이 정도면 됐다는 안심을 주지 못하기에 오늘을 불행하게 만든다. 『종이달』은 내가 가지지 못한 돈에 환상을 갖는 대신 내가 벌어서 가진 돈에 안도하라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일상에서의 일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어찌보면 현실적인 선택으로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드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도 누구나 겪을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권태 , 불륜 ,과소비, 사회생활, 인간관계, 과소비...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도 널려 있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또한 심리전개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