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새로운 시리즈의 판도라를 열었다. 물론, 추리소설인지라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어 리뷰는 짧게 할 거지만, 꽤 마음에 드는 소설.
최근 들어 흡인력있는 소설을 못찾아서 아쉬웠는데, 이 책은 시작부터 휘몰아친다.
2.
고교 시절 미식축구 시합 당시 일어난 큰 사고로, 후천적 기억과잉증에 걸려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남자, 데커의 가족이 모두 살해당한다. 그 일의 여파로 데커는 경찰을 그만두고, 사립 탐정으로 전전하나, 생의 의지를 잃어버린다. 그러던 중, 데커 가족 살해 사건의 범인이 자백을 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동시에 서 옆의 고교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파면 팔 수록, 두 사건 사이에 큰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하게 되는데.
3.
이 책을 읽으며, 후반부에서 조금 이해할 수 없었던 게, 피해자였던 살인자가 살인을 저지른 대상으로 가해자를 고른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피해자를 선택하는 점이었다. 스스로가 피해를 보았으면서, 관계 없는 사람들을 고르고, 선별해서 그들을 자신들의 희생양으로 고른 것이, 사회에서 어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는 의도였는지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사회가 이랬어! 그래서 나빠! 그러니까 똑같이 당해봐! 의 심리일까.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한 장치들이긴 하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가해한 이들과 같아지는 결말이 정의구현인지 잘 모르겠다.
4.
엄청나게 후루룩 읽었지만, 의구심이 남는 이야기였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치매환자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기억력 감퇴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치매환자에서는 왜 기억력이 감퇴되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에 관한 책들은 적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심리학자 알렉산드르 로마노비치 루리아기 기억술사의 기억력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http://blog.yes24.com/document/7314893>와 질 프라이스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 http://blog.yes24.com/document/7334212>가 있습니다. 두 책은 정말 모든 것을 기억하는 실제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추리소설작가 데이비드 발다치가 쓴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는 기억과잉증후군을 주제로 한 범죄수사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억과잉증후군은 대체로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만, 이 책에서는 후천적으로도 생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의 남자주인공으로 전직형사인 데커의 경우는 미식축구경기에서 일어난 충돌로 심장박동이 멈추었다가 소생한 뒤로 기억과잉현상이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잔인한 연쇄살인을 이어가는 범죄자 역시 집단 강간이라는 충격적인 사건 이후에 기억과잉현상이 생겼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데커에게 기억이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거기 있거나 아니면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사실을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기억과잉증후군을 가진 사람도 보통 사람처럼 왜곡된 기억을 입력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맞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말을 바꿔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데커는 문제가 된 충돌사건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누구나 고도로 활성화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사용되지 않고 있다가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잠금해제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종의 후천성 서번트증후군이라고 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억과잉현상이 생긴 이유를 밝히고,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지연구소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에서는 기억과잉증후군을 가진 데커가 인지연구소에서 함께 치료를 받던 인물이 저지르는 끔찍한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사건을 저지르는 쪽이 설계한 과정을 뒤쫓는 것은 쉽지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상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설계한 살인을 뒤쫓는 것은 마치 투명인간에게 당하는 느낌이라고도 합니다. 투명인간이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고 하면,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지극히 평범해서 어디에나 잘 섞이고, 옆에 있어도 남의 이목을 끌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만한 짓을 하지 않는다면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데커와 연쇄살인마와의 대결은 경찰과 연방수사국이 공조하여 범인을 뒤쫓고 있지만, 범인이 일부러 남겨놓은 흔적을 뒤따라가기도 바쁘게 전개됩니다. 어느 시점인가 데커가 범인의 윤곽을 좁혀냈지만, 범인은 종적을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데커는 스스로는 미끼로 내놓아 범인과 접촉을 꾀합니다. 목숨을 건 도박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말미에 반전이 이루어지고 데커는 승기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추리소설의 독후감에 줄거리를 요약하지 않으려 합니다만, 범죄의 동기라는 것이 참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남들이 다 나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참 어리숙한 일 같습니다.
주인공 데커는 대학 시절 미식 축구 경기 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큰 부상을 입고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이 일로 인해 그는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되는 후천성 서번트 증후군을 앓게 된다.
자신이 경험하거나 본 모든 내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지만, 단지 지난 기억만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비디오 영상을 보는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골라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병이다.
치료를 해보려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데커는 특기를 살려 경찰이 되어 수 많은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어느 날 잠복 근무를 끝내고 돌아온 그는 처남과 아내, 딸이 끔찍하게 살해된 현장과 마주하게 된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거의 폐인으로 살아가던 데커에게 동료였던 랭커스터가 그의 가족을 살해한 어떤 남성이 자수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그는 궁금증과 분노를 못 이기고 자수한 범인을 만나는데...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은 소설의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데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무척 유용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주인공에게 이 능력은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 능력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의 처참했던 모습을 평생 동안 기억해야만 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 기억술사 > 나 < 기억의 제본사 > 라는 소설에서는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이라면 죽을 때까지 잊고 싶진 않겠지만,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기억들이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힘들다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데커는 그 기억을 강제로 지울 수도 없고, 세월이 흘러 기억이 희미해져가는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는 모든 기억을 그가 죽는 날까지 생생하게 기억해야만 하는 축복일지 저주일지 모른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소설은 지루하지 않고 완급을 잘 조절해서 독자들이 충분히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대체 누가 범인인지, 왜 데커에게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인지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했지만 개인적으로 결말이 좀 허무하게 느껴졌다.
사이코패스같은 범죄자가 아니라면 범죄자들도 다들 나름 하나쯤 사연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론 좀 공감이 안 간다고 해야 하나 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기억을 통해서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전반적으로 긴장감 있게 잘 그려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데커의 동료로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과 케미도 볼만할 것 같고, 다음 편에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데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이 책을 읽기까지 몇 달이 걸렸나.
시리즈물의 특성상 초반에는 인물의 배경이라든가 인물 자체에 대해서 설명하느라 소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게 된다.
그게 흥미로울 때도 있고 때로는 지루하기도 하다.
이 책은 후자였다. 솔직히 좀 지루했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의 가족사가 우선일 듯 한데 그게 뒷편으로 밀린 듯하고..
맨스필드 고등학교의 사건은 뭔가 지지부진한 느낌이고..
그러다가 중반이 지나가면서 두 사건의 연결점이 보이고, 그러면서 흥미로워졌다.
그리고는 마구 휘몰아쳤다.
적지 않은 분량을 한번에 몰아쳐서 읽게 하는 힘. 이게 이 책이 가진 힘이겠지.
주인공은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모든 증거가 그의 머릿속에 있고 그것만 잘 찾으면 사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작가는 그것을 쉽게 풀어놓지 않는다. 데커가 먼저 알아차리고, 그가 행동에 옮기면 독자는 그것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다.
미리 앞서 추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의 추리를 따라가는 부분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사건 자체는 조금은 허무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퍼붓는 분노는.. 때로는 정당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말도 안되는 꼬투리로 시작되기도 한다.
가해자에게 동정심이 가긴 하지만 그의 분노가 말도 안되는 곳으로 향했기 때문에 가해자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
뭐..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주변의 부추김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면죄부는 될 수 없겠지.
책이 시리즈로 이어지다보니 다음권이 궁금하다.
근데.. 야근이 이어지는 지금 시즌에 읽어도 될지..ㅋㅋ
책 절반을 새벽 3시까지 몰아쳐서 읽고나니.. 다음 책이 좀 두려운데?ㅎㅎ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해서 읽어보게 된 데이비드 발다치의 스릴러 소설입니다. 미식축구 경기장에서의 충돌 사건이 있은 후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된 에이머스 데커는 경찰이 되고, 헛수고로 끝난 잠복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처남과 아내, 딸이 살해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데커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다 경찰직을 그만두고 노숙자 생활을 하다가 아내와 딸을 생각하며 돈을 모아 여관에 방을 잡고 탐정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때 운동선수였으며 사고로 인해 후천적 과잉기억중후군을 갖게 된 대커가 주인공인 책입니다. 모든 것은 기억하는 점은 장점으로만 작용할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군요. 그가 경찰이 되어 언제나 승승장구할 것 같았습니다만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나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총격사고가 벌어지고 그 동기에 자신이 있다는 걸 알게된 대커는 당황합니다.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트리거가 무엇이었을지 추리해가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