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A. 키신저,에릭 슈밋,대니얼 허튼로커,김대식 공저/김고명 역
누리엘 루비니 저/박슬라 역
니컬라 라이하니 저/김정아 역/장이권 감수
[올해의 책 특집] 이 제목 때문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2022년 12월 09일
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 I may be wrong.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다산초당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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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소용돌이이 갇혀 불안과 고통에 몰두할 때
마침내 마음의 고요를 되찾아줄 한 줌의 지혜.
혼자만 알기엔 아까운 책.
손을 조금 덜 세게 쥐고 더 활짝편 상태로
조금 덜 통제하고 더 신뢰하고
뭐든 다 알아야한다는 압박을 조금 덜 느끼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다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며 살아가기.
읽고 또 읽었던 순간이 많았다.
불쑥 떠오르는 생각은 통제 하지 못하지만
그 생각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나의 몫에 달린 법.
꽉 주먹을 활짝 편다고 상상 해보자.
마음도 그러하길.
이따금 꺼내 들 책이란 걸.
움켜잡은 순간을 알차리면 또 읽게 될거란 걸.
나는 알고 있다.
인생 책 여기 또 왔구나.
스웨덴 출신의 작가는 26세에 다국적기업 임원이라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어느 날 내면의 소리를 따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자본주의 속세를 정리하고 태국 밀림의 숲속 승려가 되었다.
17년동안 '나티고' 즉 '지혜가 자라는 자' 라는 법령을 받고 수행하며 지내다 또 한번 마음속 직관에 따라 승복을 벗고 환속하여 사람들에게 수행하며 알게 된 깨달음과 지혜를 공유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며 지내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는다. 이 책에서는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존엄사르 택한 나티코의 이야기와 가르침을 매우 솔직하게 읽을 수 있다.
'내가 틀릴수도 있아. 순리대로 살아야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 책에서 일어 봤을 법한 글귀이고 법륜스님이 유튜브 강좌에서 할 법한 이야기이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너무도 익숙하고 친숙하 ㄴ동양철학이 스웨덴 사회에서는 필사 열풍을 부를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 왔나보다.
'뻔한 이야기겠네'라며 편견으로 시작한 독서가 페이지를 넘길수록 한문장 한문장 줄을 치게 만들고 추천사처럼 마음을 울리는 좋은 글귀와 생각할 거리가 많아 인상 깊을 문장을 덜어내기가 힘들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위로받는 부분이 너무도 다를 법한 이 책에서 왜 항상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서 괴로워하고 있는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 들수록 삶이 외롭고 고달프며 초조해지는 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완벽하고 실수하면 안되는 그런 삶이 좋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명쾌하게 이야기한다.
완벽한 해결책 따윈 없다고!!!!!!!
17년동안 수행한 깨달음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 말라"는 초능력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가르침처럼 내가 진짜라고 생각했던것들, 진실이라고 생각했전 것들 모두 틀릴 수고 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밀려올 때 두려운 마음에 주먹을 불끈 쥐기보단 손을 활짝 펴고 인생을 살아가 보고 싶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지인의 추천이었다. 최근 읽었는데 좋았다고 했다. 외국의 스님의 책이라며 소개를 받았는데, 나는 예전에 이 책의 책 제목만 보고 국내 에세이인 줄 알았다. 워낙 문장형의 에세이들이 많지 않았나.
이 책이 서양인이 불교에 귀의하는 내용으로 끝났다면, 가볍게 읽기 좋다라고 평하고 끝내겠지만, 17년의 수행을 끝내고 일반인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한 부분에서부터 이 책이 소설이 아님에도 몰입했다.
모두가 선망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불교에 귀의한 것도 내면의 목소리를 따른 것이었고, 17년의 수행을 그만두고 일반인으로 돌아간 것도 내면의 목소리를 따른 행동이었다. 저자의 두 결정에 나는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들은 게 언제인가 생각해봤다. 아직 내게는 나의 불안이 만들어내는 허상의 목소리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갈구하는 목소리를 구분할 수 없다.
이 책의 마지막은 저자가 루게릭병을 진단받아 삶에 대한 태도를 사뿐히 쥐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데서 끝난다.
남의 이야기라 책은 쉽게 읽혔고, 쉽게 넘어갔다. 다만 내가 이 책을 통과함으로서 얻은 의문이 쉽게 사라지질 않길 바라지만, 나는 오늘도 잠들고 내일 아침도 출근하며, 또 다시 내 내면의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상을 보낼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한 번은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봐야하지 않나하는 아주 작은 의문과 염려와 희망이 조용히 마음 속에 쌓여있을 것이라는 건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