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전자책으로 읽다가 이 책은 종이책으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했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읽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학 시절 <장미의 이름>을 읽고 첫눈에 반한 후 <푸코의 진자>, <바우돌리노>, <프라하의 묘지> 같은 책에 차례로 도전했다. 하지만 <장미의 이름>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느끼지 못해서 한동안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읽지 않았는데, 이번에 <제0호>를 읽고 다시 한번 움베르토 에코 전작 읽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야기는 1992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신문사. 출판사에서 대필 작가로 일하던 '나'는 막대한 부와 권력을 지닌 자가 준비 중인 신문사의 '제0호(창간예비호)' 준비 멤버로 합류한다. 사실 이 신문은 발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신문사의 '진짜 목적'은 신문 발행이 아니라, 유명 인사들의 추문과 비리를 폭로하는 신문이 곧 발행될 거라고 알려서 그들을 협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돈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일하던 '나'는 어느 날 우연히 동료로부터 무솔리니의 죽음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되고, 이로 인해 목숨을 위협받는 처지가 된다.
지금이야 가짜 뉴스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지만, 90년대에는 가짜 뉴스라는 말도 없었고 신문사의 권위나 영향력도 지금보다 훨씬 컸다. '제4의 권력'이라고 불리는 언론이, 실은 제1권력, 2권력, 3권력보다 더욱 광범위한 폐해를 저지르지는 않았을까.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넘기는 신문의 별자리 운세 코너조차도, 사람들의 상식이나 관념을 조종할 목적으로 쓰였다는 대목을 읽고 아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의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장함 통보를 받은 움베르트 에코는 제 0호 소설을 쓰고 1년 만에 완성을 한다. 작품은 1992년 밀라노를 배경으로 하여, 존재하지 않는 신문의 창간준비호를 만드는 언론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 소설이다, 주인공 클로네는 시메아의 요청으로 한 언론사의 데스크로 근무하게 된다, 이 언론사는 존재하지 않는 신문의 창간 준비호를 만드는 곳으로, 오직 발행인과 스폰서의 이익을 위해 설립 된 곳이다.
이제 그의 글을 더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 이 작품을 끝으로 이제 그와 만날 일이 없다. 그러나 그의 글만이 살아 있으니 추억은 남은 셈이다.
제0호를 보고 있으면 우리네 언론이 생각한다. 어디나 언론의 속성은 비슷한 듯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만큼 처참한 상태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네 언론이 에코 선생의 신랄한 풍자와 비판을 들을 일이 없으니 덧없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에코 선생이 깔깔 웃으면서 썼을 거라는 이 책은 그의 다른 소설보다 짧으니 시간 난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움베르코 작가님 유작이라 더 현실적이고 무게감이 느껴지네요...
페이지는 작지만 언론에 대한 평가를 블랙코미디로 순화시켜서 더 쉽게 다가갈수 있었어요...
지금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언론의 이야기라 더 공감이 갑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할수 없는 언론의 말에 이제는 뭐가 정의이고 정답인지 알수없는 세상이 되어버려 먼저 의심부터 하고 확인해봐야 하는 현실이네요...
발행되지 않을 신문 제 0호는 기업이나 권력층의 비리를 캐내어 그것을 빌미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얻으려는 발행자의 음모와 주필작가의 이익다툼이 숨어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다 사람들의 이목만 끌어 팔면되니까....
그러다 사람들이 희생되면 그저 그런 사연으로 묻어버리는 비정한 현실...아무도 자신의 일과 유명한 사람들 스캔들말고는 관심없으니까...
소설이라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라 씁쓸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나마 주인공들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모습으로 마무리가 되어 살짝 위안이 가네요. 잘 읽었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제0호. . 어쩌면 가장 에코답지 않은 소설이면서 한편으로는 그다운 소설이라는 생각이입니다. 소설가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움베르토 에코는 소설도 쓰는 학자, 철학자, 지성인, 사상가가 맞습니다. 유작으로 알려진 이 소설로 움베르토 에코는 거대 미디어와 진실이 호도되는 현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아닌가 의심합니다.
기호학자여서 그럴까요 움베르토 에코는 음모론자가 분명해 보입니다. 그의 전작에서 살짝 혹은 조금 엿보이던 음모론적 사건과 구조는 이 작품에서 빛을 발합니다. 진실을 가리는 미디어들과 진실을 가린 거짓을 믿고자 하는 사람들,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과 눈먼 자들을 답답할 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탈리아나 그 어디에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우울해집니다.
사실 내용보다는 움베르토 에코라는 저자 때문에 보게 된 책입니다 제0호는 독일어 책을 번역하거나 가정교사 일도 하고 자신의 글을 쓰려다가 결국 대필작가로 먹고 사는 콜론나에게 어느날 시메이 주필이 창간하지도 않을 신문에 대한 책을 써달라는 의뢰로 시작합니다 창간되지 않을 신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죠 언론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