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저
조현영 저
표유진 저
서태동,한준호,배동하,이건,박상은,이태우,이대진 공저
김하연 저
전은지 글/박현주 그림
백순심 복지사 "비장애인 중심 사회 구조가 기본값이 아니에요"
2023년 03월 07일
2021년 12월 08일
육체의 장애를 담담하게 고백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제 마음의 장애물들을 되돌아봤어요.
스스로 마음의 한계와 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며
극복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책 속의 글귀처럼요,
우리 마음에는 누구나 이런 콤플렉스,
그리고 장애물을 한 가지씩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같은 말이라도 유난히 나에게 아픈 말이 있구요.
꼭 나를 향해서 한 말이 아닌데도 오래도록 남고,
유독 내게 깊이 박혀서
오랫동안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상황들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의 장애물은 알아채기도 어렵고,
안다고 해도 넘어서기가 무척 어려워요.
반복적인 패턴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메세지에
자꾸만 걸려 넘어지게 하죠.
쉽지 않았던 삶의 순간들,
그리고 육아의 긴 터널을 지나오며
작가만의 가치관을 세우고
자신의 삶의 기준을 다진 뒤에 나오는 고백이
눈부시게 느껴졌어요.
아이를 키우며 전전긍긍하게 되는 순간들,
다 잘하고 싶어서,
또는 다 잘하라고 하고 싶어서
내려놓지 못했던 완벽주의와 욕심들을
객관적으로 보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진짜 성장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없습니다]를 읽으며
나는 나의 부족함을 어떻게 바라보고
나의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 의견을 말하게 되면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또한 나의 약함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이 감정은 조금은 다르지만 마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 지금도 나는 솔직하게 감정을 말하기보다는 애써 괜찮은 척, 강한 척하며 가면을 쓸 때도 있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23쪽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인정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눈치 보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의 가치는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해서 가지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린 시절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나에게 말하고 싶다.
"순심아, 넌 충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어."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61쪽
장애 여부를 떠나 자신을 사랑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삶이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69쪽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반복적으로 아픈 부분이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
-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73쪽
각자의 아픔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다. 나는 장애가 그런 것이다. 그것을 부정하기보다는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받는 것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해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미련을 버려야 한다. 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과하게 해주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넘치게 줄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만 소비되었고 아이들에게 부담감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아이로부터 나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제는 나의 내면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자존감이 강한 엄마가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울 수 있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130쪽
7. 나는 장애인이면서 다른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나는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장애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내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생각했는데
신체 건강하고 내 손을 잡고 간다면 세상 어디든 튼튼한 두 발로 걸을 수 있으니
발달이 조금 더딘 아이지만 장애 중에 상급이다 생각했었다.
26. 순심 : 난 등급 받는거 싫은데..
한우 : 왜?
순심 : 사람들은 나의 고유성은 무시한 채 장애등급에만 관심 있거든...
장애등급에 따른 차별에 스스로 갇혀 있던 셈이다.
아이의 장애등급을 아이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우리 아이는 다른 자폐 아이들과 달리
말을 하는 자폐 아이, 엄마를 좋아하는 자폐 아이, 친구들을 좋아하는 자폐 아이라
언젠가는 다른 일반 아이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할 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아이를 다그치며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일과는 하루종일 둘째를 쫓아다니며 24시간을 함께 하는 엄마로 살기였다.
하루라도 몸이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이 아이에게 매달렸고
어쩌다가 자기 전까지 피곤하지 않은 날은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눌려있었다.
그와 동시에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아이를 가르치고 상호작용을 하도록 도우지만...
내 아이의 한계는 이렇습니다.. 하며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엄마였다.
109.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과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이들을 위한다는 모성애라는 가면 뒤에
장애인 엄마라서 저렇구나라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
차라리 그 시간에 부족한 잠을 보충했더라면
아이들에게 짜증을 덜 냈을 것 같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장애를 가진 엄마로서 아이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공표하는 것과 같이 느껴져 항상 피곤한 삶을 자청해서 살고 있던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고 그 시간에 잠을 푹 잤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나로, 엄마로, 여자로 살았을텐데...
110. 아이들은 자신들의 속도에 맞추어 자라야 하는데
나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내가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이를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열심히 아이를 돌보고 케어하고 센터를 함께 다니며
쉼없이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
내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아이일 뿐인데...
남들 시선이 두려워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던 것이구나~!
정말 책으로 많은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116. 엄마이기 전에 여자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작가님의 곰처럼 우직한 남편은 없지만...
주말에 쉼을 주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둘째를 재우기 위해 애쓰는 남편 덕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127. 장애인이라는 뜻
사람들에게 길게 사랑받는 사람
그리고 이제 9살이 되었지만 영원히 4살 아기처럼 사랑스러운 둘째 덕분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원히 사랑스러울것 같은 둘째와 함께 생활하고 함께 잠드는 것이 오늘도 힘들었고
내일도 힘들테지만...
그 또한 내 아이가 가진 여러가지 성격이나 특성 중의 하나일 뿐이며
영원히 사랑스러운 아들을 아주 길게 사랑해주고 싶네요~
작가님이 글쓰기를 통해 내적 치유를 맛보았든이
저도 엄방의 다양한 글쓰기를 함께 하면서 불안감은 조금씩 사라지고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어 행복합니다.
139. 나는 이제 아이와 나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둘째의 컨디션이나 둘째의 에피소드에 따라서 들쭉날쭉해던 내 컨디션과 기분에서 이제는 정말 벗어나고 싶다.
꾸준한 글쓰기와 내면 들여다보기를 통해 나도 이제 아이와 나를 분리해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더욱 집중해 보고 싶다~!
저자는 뇌병변 5급, 마흔한 살의 장애인이다. 현재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18년 차 사회복지사로, 쌍둥이를 기르는 엄마이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장애인이자 엄마로 사는 이야기와 장애인 사회복지사가 바라보는 사회복지 현장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차별과 억압을 비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전부 다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건 그 누구의 삶이라도 마찬가지. 사회적 약자로 차별받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나를 포함)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또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일까.
무엇보다 부끄러울지언정 꾸미지 않는, 솔직하고 내밀한 나의 이야기를 쓴 진솔함이 담겨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연결되는 감동적인 글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글이 담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인정하며 사는 것'
참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이 진리를 온몸으로 통과하면서 보여주는 글이다. 글 속에는 담담하게 담겨 있지만 그렇게 인정하기까지 담담해지기까지 얼마나 아팠을까. 상상이 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들.
장애인들의 삶이 더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일상에서 접촉할 기회가 많아질수록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보기 어려운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인가?
시끄럽고 위험하다고 노키즈존이 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 누구라고 한들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더불어 살려고 하지 않는 사회는 불안하게 느껴진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행을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역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누구의 삶과 누구의 삶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저자의 단단하고 행복한 삶을 엿보며 부럽다는 생각까지 든다.
장애를 극복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삶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