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앞에 붙는 단어를 향한 질문
작품의 배경은 가상의 시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이민자 수용 정책을 발표한 다음이다. 가상의 도시 '평주시'는 이 정책을 반영해 ‘평등한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인다. 이러한 설정은 ‘유진’ ‘닉’ ‘자카’ 등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잘 드러난다. 해외 이주민을 위한 AI 동시통역기와 임대주택을 제공하며 이민자들의 보금자리가 된 만큼 평주시 내 인종차별은 드물다. 그러나 ‘차별 앞에 붙는 단어에는 경우의 수가 꽤 많은’ 까닭에 주인공들이 겪는 차별은 이야기 속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블라인드로 살 것인가
블라인드 너머로 나아갈 것인가
블라인드는 형용사로 '눈이 먼'이라는 뜻도 있지만, 명사로 '창에 달아 볕을 가리는 물건'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인공 유진은 빛을 보면 눈이 빠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 인물로 선글라스 없이는 낮에 생활하지 못한다. 작품의 제목은 빛을 보지 못하는 주인공을 뜻하기도 하나, 한편으로는 타인에 의해 빛을 차단당한 주인공들의 상태를 뜻한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려놓은 블라인드 안'이 유일한 세상이었던 그들은 익숙해진 어둠을 벗어나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운명의 사투를 건 액션 스릴러
작품 속에서 정부는 이민자 수용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FIF’라는 공식 기관을 출범시킨다. FIF는 국정원에서 독립한 대테러 기관으로, 한국으로 이주하는 이민자들 중 전과가 있거나 전과자와 측근으로 추정되는 요주의 인물들을 관리하고 감시한다. 이야기는 FIF 소속 요원들의 의문스러운 죽음과 이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려는 자 대 함구하려는 자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