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조예은 저
2022년 06월 13일
역사는 지금도 쓰이는 중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에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을 배치했다. 때는 1995년 6월 29일, 지금으로부터 25년도 더 전의 일임에도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의 충격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일 것이다. 해당 백화점은 강남 지역 부의 상징과도 같았다. 마치 모래 위에 쌓아 올린 성 마냥, 백화점의 붕괴와 더불어 그 때까지의 대한민국 또한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해석했다. 이후 닥친 게 IMF임을 고려하면 저자의 관점은 일리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 90년대 후반과 지금은 사뭇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를 읽으며 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 정확히는 학창 시절 이후로 등한시 여겨온 ‘역사’를 가볍게나마 다시 한 번 훑어볼 수 있어 좋았다. 단순 암기의 결과, 숱한 지식이 지혜로 변모되기도 전에 망각의 늪으로 사라지고야 말았는데, 부끄럽게도 역사 또한 그 중 하나였다. 더는 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 시절과는 달라졌고, 자연스레 부담감도 덜어낼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유구한 역사’라는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듯 인류는 이 땅에서 오래도록 살아왔다. 모든 기록을 하나하나 들추어 복기하는 과정은 불가능과도 같을 터이므로 저자는 세심한 선별의 과정을 거쳐 이 책에서 다룰 지점을 골랐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 중 하나는 고구려, 백제 그리고 신라, 삼국에 관한 부분이었다. 나 때만 하여도 ‘삼국 통일’이라 하여 이 세 나라를 주로 다루었고, 조금 시일이 흐른 후에는 발해까지 포함해 ‘남북국 시대’라는 용어가 새로이 등장했다. 일종의 취사 선택 과정에서 잊혀진 국가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고려의 성립을 앞두고 백제와 고구려를 표방한 세력들이 곳곳에서 도드라진 대목에서는 신라가 완벽한 의미의 통일을 이룬 것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품게도 됐다. 하긴, 고려만 하여도 지방의 호족들이 왕보다도 더 강력한 세력을 과시했으며, 이들을 잘 아우르는 문제로 왕실이 골머리를 앓았다. 오늘날과 같은 국가 개념을 이 시대에 적용해서는 아니 된다는 걸 이제서야 생각하게 됐단 점이 놀라웠다. 원나라가 강성하던 시절의 고려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충렬왕과 충선왕은 아버지와 아들인데도 불구하고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이들의 모습이 예전에는 의아했는데, 원나라 세력을 등에 입은 두 인물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었겠다는 점을 이점에 깨달았다. 충렬왕이 혼인을 통해 인위적으로 맺어진 관계에 의존했다면, 충선왕은 혈통을 직접 이어받은 경우에 해당했다. 여기에 공민왕은 왜를 비롯한 외세의 침탈까지도 고려해야만 했으니 보다 머리가 아팠을 것이다. 그가 펼친 반원 정책 또한 생존을 위한 합리적 전략이었을 거다.
엄연한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도시 목포의 지난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화려함을 마냥 웃으며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건 국권 침탈의 현실 때문이었다. 강탈을 위한 부의 양산을 혹자는 일제가 자본주의의 싹을 이 땅에 이식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부가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를 따져 본다면 마냥 씁쓸할 수밖에 없다. 어디 목포뿐이겠는가. 인천, 군산 등도 같은 이유에서 팽창을 겪었다. 특별한 시간 여행이라며 그저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나의 오늘과 이 땅의 역사가 이토록 유리되어서는 곤란한데 싶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이렇게 가슴에 울림으로 작용할 줄이야.
읽다 보면 역사의 흐름이 보일 것이라고 저자는 자부했다. 순차적으로 사건을 나열했으므로 이 말은 옳다. 허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한 한 번의 읽음에만 그쳐서는 곤란하지 싶다. 알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이제는 깊이를 추구해 볼 수도 있겠다. 관심이 가는 사건들을 하나하나 들추며 나만의 해석을 더해가다 보면 과거는 물론 현재를 바라보는 풍성한 시각 또한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쉽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떠나는 한국사 여행이라는 프롤로그와 함께
역사학자 김재원 선생의 신간을 읽어봤다.
요즘은 수동적인 TV보다 능동적으로 자기가 찾아보고 싶은 영상을 찾아 보는 시대
팟캐스트와 유툽등이 각자의 지향점이나 가치관에 맞는 것을 보는것 같다.
그러고 보니 tv 수신료와 케이블 tv 수신료까지 이중으로 내면서 tv를 보지 않은지가 몇년은 되는것 같다.
유툽과 팟캐스트등이 더욱 가까운 매체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엠장기획의 역사스페셜 그놈을 통해... 알게된 역사학자 김재원 선생의
보통의 시각보다 다르게 볼 수도 있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큰 얼개로 쉽게 쉽게 역사의 흐름을 잡는 책인듯 싶다.
역사란, 사실 그것을 공부한 사람들에겐 지난 시대의 흐름과
앞서 살았던 사람들이 겪은 사건에 대한 반추가 아닌...
귀찮고 ㄸㅏ분한 암기의 나열과...
잘 알지도 못하는 과거의 제도, 법치등을 달달 외워야 했던
결코 달갑지 않은 시간이였는데....
그 공부로 부터 벗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생기는 호기심에
가끔 우리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나 책을 보기도 했다.
너무 뻔한 이야기만 그럴듯 하게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김재원 선생의 시각을 책으로 알고 싶어 구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