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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 비에이블 | 2022년 6월 14일 한줄평 총점 9.6 (68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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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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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내가 나여서’ 기쁜 순간들은 아직 다 발견되지 않았다
_ 『달의 조각』의 하현 작가가 안내하는 실내형 인간의 기쁨 탐색기


세상에는 ‘실내형 인간’이란 종족이 있다. 약속을 잡을 때만 해도 반갑고 기대됐지만, 어쩌다 약속이 취소된 날 게다가 날씨까지 맑다면 혼자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 말이다. 실내형 인간들은 이 은밀하고 달콤한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다. 보편적이고 적당한 감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러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기쁨을 발견할 줄 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 책은 이렇게 내 마음대로 연결되고 고립되고 싶은 마음 등 솔직히 들여다보면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여러 감정의 모습들을 그렸다. 『달의 조각』을 시작으로 그 섬세하고 다정한 글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로, 이번 책에서는 좀 더 일상의 모퉁이에 숨겨진 감정의 조각들에 빛을 비춰 뜻밖에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 보여준다.

목차

Prologue _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Chapter 1. 실내형 인간의 세계

외로운 건 솔직히 홀가분하거든요
김필준과 곽두팔
순금 한 돈어치의 고요
모과나무 길
모르는 사람들
스몰토크의 기술
고양이 한 마리면 충분합니다
확률과 가능성
또 다른 나

Chapter 2. 이렇게 내가 되어가는 중

이건 나는 게 아니라 멋지게 추락하는 거야
썩은 사과 이론
서초구 용사 벡터맨
수건을 깔고 자는 날
오늘의 배역
요양병원
이 세계를 겉돌 때
긴 터널
땅콩 껍질 같은 사랑
연막탄
인절미를 녹이는 시간

Chapter 3. 부족해서 좋고 넘쳐서 좋은

적당히의 감각
손끝과 발끝의 거리
샤브샤브 친구의 조건
커피의 맛
복숭아
크고 멀고 불확실한 행복
힐튼 호텔
체면보다 중요한 것
룸톤 타임
우연한 미래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아침마당〉과 〈6시 내고향〉이 시작된 해에 태어났다. 아빠 손 잡고 상계동 럭키슈퍼에 다니던 시절부터 아이스크림을 남들보다 많이 먹었다. 지금은 김포와 망원과 일산을 오가며 책을 쓰고, 책을 팔고, 책을 읽는다. 『달의 조각』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우리 세계의 모든 말』(공저)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2your_moon 〈아침마당〉과 〈6시 내고향〉이 시작된 해에 태어났다. 아빠 손 잡고 상계동 럭키슈퍼에 다니던 시절부터 아이스크림을 남들보다 많이 먹었다. 지금은 김포와 망원과 일산을 오가며 책을 쓰고, 책을 팔고, 책을 읽는다. 『달의 조각』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우리 세계의 모든 말』(공저)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2your_moon

출판사 리뷰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진 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
─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들에 빛을 비췄을 때
뜻밖에 발견하게 되는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 ─

실내형 인간의 들키고 싶지 않은 기쁨

“괜찮아, 다음에 보자.” 오랜만에 잡힌 약속이 취소되었다. 그런데 서운하지 않고 은근히 공짜로 생긴 하루가 즐거움으로 차오르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아마 ‘실내형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약속을 잡을 때만 해도 반갑고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아마 약속이 그대로여서 외출했다면 또 세상 쾌활한 사람처럼 유쾌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다만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약간 피곤했겠지만. 반드시 주말 중 하루는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말이다. 실내형 인간들은 이 은밀하고 달콤한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다. 보편적이고 적당한 감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러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기쁨을 발견할 줄 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진 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 조그만 고리를 숨기고 있는 장난감 자동차처럼. 친구도 피자도 노래방도 좋지만 그게 조금 더 좋을 때가 있다. 그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창밖은 푸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어느 맑은 날에.” (‘외로운 건 솔직히 홀가분하거든요’ 중에서)

솔직히 들여다보면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는 바로 이렇게 내 마음대로 연결되고 고립되고 싶은 마음 등 솔직히 들여다보면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여러 감정의 이면들을 포착했다. 하현 작가는 삶의 환절기 속 불완전해서 소중한 날들을 기록해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달의 조각》 이후 꾸준히 그 섬세하고 다정한 글로 독자들의 깊은 공감과 지지를 얻어왔다. 이번 책은 그런 그가 오랜 만에 펴내는 신작 에세이로, 좀 더 일상의 모퉁이에 숨겨진 감정의 조각들에 빛을 비춰 뜻밖에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 보여준다.

적당한 삶은 좀 아쉽잖아요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진 채로 기쁘게 혼자가 되는 ‘실내형 인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주 나 자신이 적당하고 보편적인 사람이 아닐까 봐 갸웃하곤 한다. 그런데 과연 그 평균적인 기준이란 게 명확히 존재하는 걸까. 살아갈수록 그 기준만큼 모호하고 피상적인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삶이 부족해서 좋고 넘쳐서 좋은 이유를 밝힌다.

“부족함도 넘침도 없이 모든 게 적당한 삶. 아무도 아무것도 평균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세상. 그런 상상을 하면 왠지 쓸쓸해진다. 때로는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지금의 삶에는 부족하고 넘쳐서 생기는 뜻밖의 기쁨이 있다. 너무 많이 삶아버린 물만두를 처리하기 위해 가족들을 꼬드기며 시작되는 한밤의 만두 파티.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가까워진 친구들과 처음의 어색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바탕 웃는 시간.” (‘적당히의 감각’ 중에서)

‘나의 세계는 이렇고 당신의 세계는 이렇다’라고 구분 짓는 것 또한 항상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각자의 세계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까. 늘 흔들리고 변화하고, 축소되었다가 확장되며, 서로 겹치기도 동떨어지기도 한다. 작가는 그 지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모으는 사람이 될까? 이 질문은 내가 나에게 어떤 세계를 보여줄 것인지 묻는 말이기도 하다. 혼자서는 아주 좁고 얕은 세계밖에 볼 수 없어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찾고 모으는지 곁눈질로 열심히 힐끔거린다. 그렇게 서로를 기웃거리며 우리는 어제보다 조금 더 먼 곳을 본다.”(‘모과나무 길’ 중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아서 기대되는 나만의 세계
우리는 모두 아직 잘 모른다. 내 삶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게 될지. 그래서 어떤 것들이 우리 사이에 공감되는 일이 될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될지.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내가 나여서’ 그대로 좋을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밖에도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래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해도 즐거운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느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나의 공간을, 나의 세계를 앞으로 어떻게 편집해나갈지, 어떤 색깔로 칠해나갈지 생각해보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 외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나만의 기쁨들이 있을 테니까.

종이책 회원 리뷰 (73건)

구매 포토리뷰 또 한명의 명랑한 은둔자_074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y | 2021.11.14

   “저는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입니다.”

   가끔은 그게 나라는 인간의 본질인 것 같다. p.15

 

   친구도 좋고 피자도 좋고 노래방도 좋은데 어째서 친구와 피자를 먹고 노래방에 가기로 한 약속이 깨지면 미안할 정도로 기쁜 걸까? 원하는 만큼 충분히 혼자 있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톨이가 되고 싶지는 않은 마음.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 모순이 궁금했다. p.16

 

날이 궂은 것도 아니고, 만나야 할 사람이 싫은 것도 아닌데 약속이 취소되면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는 대목을 읽으며 얼마 전 읽은 캐롤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를 떠올렸다.

 

   저녁 약속이 일주일 뒤로 다가온다. 마음 한구석에선 가고 싶으면서도, 나는 빠져나갈 계획을 짠다. p.15 

<명랑한 은둔자(캐롤라인 냅)> 중에서

 

외롭지만 혼자 있고 싶고, 혼자가 좋다 하면서도 사람들의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하지만 왠지 알것만 같은 그 느낌. 캐롤라인 냅의 글에서 나의 모습을 엿보았던 순간이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그리고 문장을 읽는 순간 다시 한번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하현 역시 명랑한 은둔자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듯 하다(어쩌면 내가 가장 늦게 합류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행복하게 혼자이고 은둔하는데 명랑한, 외톨이가 아닌 채로 혼자일 수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서로 닮았다 한들 모임을 만들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명랑한 은둔자.

   이 말을 다시 들어보라. 산뜻하고 멋지게 들리지 않는가? p.41

 

   행복하게 혼자라고? 은둔하는데 명랑하다고? 그런 모순이 어딨어! 그건 불가능해! 안타깝게도, 이런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p.41

<명랑한 은둔자(캐롤라인 냅)> 중에서

 

   외톨이가 아닌 채로 혼자일 수 있는 사람.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진 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중략)..친구도 피자도 노래방도 좋지만 그게 조금 더 좋을 때가 있다. 그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창밖은 푸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어느 맑은 날에. pp.18-19

 

하현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어딘가 눈에 익는다 생각했는데, 몇 해 전 달의 조각으로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글을 읽으며, ‘조금은 과한 감성과 건조함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준다 적어두었었는데, 다시 만난 그녀는 좀 더 담백하고 편하게 말을 건네온다.

 

   이 책은 내게 조금 과한 듯한 감성과 건조함이라는 다소 상반된 느낌으로 남아있다. 한껏 넘칠 듯한 감정에 오글거리려는 두 손을 꼭 쥐어야 하는가 하면, 어느 순간 냉정한 시선으로 돌아와 유리창 너머로 세상을 보듯 이야기를 건넨다.

달의 조각을 읽고 남긴 글http://blog.yes24.com/document/11270440 )

 

그간 그녀의 글이 바뀐 것인지 내가 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둘 다 변한 것일 수도) 이왕이면 둘 다 조금은 좋은 쪽으로 단단해져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건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자꾸만 그녀의 글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일거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고요해질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p.33

 

   이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보다 스스로의 유일무이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 더 두렵다. 내 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든, 그들이 나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든 내가 되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어떤 아픔과 슬픔은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어떤 문제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p.79

 

 

   그래서인지 친구를 사귀는 일에 서툴렀다. 필사적인 노력 끝에 어찌어찌 무리에 섞이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지내다 보면 묘하게 겉도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묘하게 겉돈다는 건 무엇인가. 공적인 친분을 사적인 친분으로 확장하는 능력 혹은 의지의 부족.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에서 내가 생각한 겉돌다의 정의는 그랬다. p.136

 

비가 많이 내렸던 여름밤, 낯선 곳에서 만난 이 책은 친구와의 대화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오랜만에 만난, 조금은 변한 모습의 친구와 그간의 일을 가볍게 수다 떨 듯 나눈 기분이었다.

 

*덧붙이는 글

그렇게 동질감을 느끼던 그녀가 나를 배신(!)한 대목이 있었으니, 바로 믹스커피를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는 문장이었다. 아니, ? (커피는 설탕맛으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항변ㅎㅎ)

 

   나는 이제 믹스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너무 달고 느끼해서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는 느낌이 싫다. 그래도 오늘처럼 어쩌다 한 번씩 마시게 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의 첫 커피가 떠오른다. p.200

 


   

*기억에 남는 문장

제 삶은 밑반찬처럼 평범합니다.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집을 찾기 시작하면 집만 보이고, 나무를 찾기 시작하면 나무만 보이는 것처럼. 집을 찾는 사람이 나무를 찾는 사람을 만날 때 세계는 조금 낯설어지고, 꼭 그만큼 넓어진다. p.42

 

그날 그는 내 앞에서 맘충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두 번 사용했다. 그게 몹시 거슬렸지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왔을 때처럼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서로에게 아무런 기대도 희망도 없는 사이는 이토록 깔끔했다. p.48

 

10대에는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20대에는 냉정한 현실을 깨달으며 끊임없이 좌절하고 나를 미워했다. 그렇다면 30대는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지 않을까. p.90

  

어릴 때는 마냥 무섭기만 했던 어른이 어느 순간 안쓰럽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면 사는 게 덕컥 두려워진다. 나는 아직도 내가 덜 자란 것 같은데 삼촌도 가끔 그런 기분이 들까? p.144

 

몸에도 마음에도 부스럼 나지 않기를, 좋은 손님만 만나기를, 우리의 밥벌이가 우리를 해치지 않기를. 언니들 틈에 섞여 열심히 땅콩을 까먹는 동안에도 나는 예의 그 희미한 슬픔을 느꼈다. 뒤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앞에서 보니 그건 사랑이었다. 사랑인 줄 모르고 사랑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을까. 바짓단에 붙은 땅콩 껍질처럼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발견하게 되는 마음이. pp.152-153

 

걱정은 꼭 솜사탕 같았다. 후 불면 날아갈 만큼 가벼운 것도 계속 손에 쥐고 있으면 끈적하게 녹아 여기저기 들러붙었다. p.161

 

나는 적당히의 감각이 떨어지는 편이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알맞은 상태. 그 중간 지점에 도달하는 일이 자주 어렵게 느껴진다. p.175

 

 

만약 다음 생에 고양이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느 날 갑자기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쌍둥이 언니를 만나게 된다면? 돈을 받고 수명을 팔 수 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며 사서 고민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지만 재미있다. p.188

 

스스로의 욕망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내게 없던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p.226

 

내가 되고 싶은 건 세상을 구하는 위인이 아니라 나를 구하는 보통의 인간일 뿐이니까. p.226

 

소리에 예민한 나는 녹음에 금방 재미를 붙였다. 막상 해보니 촬영만큼이나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작업이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었다. 헤드폰을 쓰고 녹음 버튼을 누르면 사람들 틈에 섞여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이 이상하게 좋았다. p.232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구매 내향형 인간의 명랑한 세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채*이 | 2021.07.26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면 기쁜,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
책 표지를 보자마자, "이건.. 그냥 나잖아...?"라고 하면서 홀린 듯 결제. 언제부턴가 에세이라는 분야의 책에 돈을 쓰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간이 나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제하는 작가님이 몇 분 있다. 나에겐 하현 작가님이 그 중 한 사람.
인싸보단 아싸가 편하고 센터보단 가장자리가 편하고 황새보단 뱁새가 좋은 사람이라면 손뼉을 치며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예쁘고 핫한 인스타 핫플이 궁금하긴 하지만, 결국 다 필요없고 제일 짱인 건 집에서 혼자 사부작대는 것. 남들이 다 좋다는 것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고(귀찮고), 부럽긴 하지만 새로운 도전으로 인해 일상에 균열이 생기는 게 싫다. 너무 재미없게(?) 청춘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다가도, 결국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건 재미보단 안정감이다.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아, 인생은 소확행이니까." 이런 두루뭉술한 말로 하는 자기합리화(이렇게 표현하니까 좀 이상하지만..)가 아니라, 실내형 인간으로 사는 것에서 오는 기쁨과 슬픔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다정한 말들이 너무 마음에 와닿는다.
연결되고 싶은 날엔 내 욕망에 솔직해지고, 고립되고 싶은 날엔 주저없이 차단기를 내리면 된다.
마침 인스타를 켜니 하현 작가님과 그의 절친 김이슬 작가님이 공저한 신간이 나왔다. 이 책도 그냥 결제. 포인트는 잠재적 현금인지라 굿즈 진짜 안사는데 샀다. 6월 23일까지 못기다리니까 당장 보내주세요.

??모든 삶이 특별하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아요. 모두가 소중할 수는 있어도 모두가 특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버렸거든요. 그렇다면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 요즘 제가 가장 열심힌 일은 바로 이것입니다. 달걀 프라이 옆에서도 기죽지 않는 명랑하고 씩씩한 달래양념장이 되고 싶어요.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자유롭게 연결하고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을 모듈형이라고 한다. 모듈형 장난감, 모듈형 쇼파, 모듈형 서랍장, 모듈형 가방... 나는 모듈형 인간이 되고 싶은 것 같다. 블록을 조립하듯 마음대로 세상과 연결되고 분리되는 사람. 외톨이가 아닌 채로 혼자일 수 있는 사람.

?이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보다 스스로의 유일무이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 더 두렵다. 내 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든, 그들이 나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든 내가 되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어떤 아픔과 슬픔은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어떤 문제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람이나 사랑으로 채울 수 없는 마음속 가장 싶은 곳의 고독은 우리 각자가 너무도 확실하게 유일한 존재라서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그때부터 나는 한 번도 자세히 들여다본 적 없었던 나의 욕망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욕망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내게 없던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좋은 집에 살고 싶고 좋은 차를 타고 싶다. 특별한 날에는 비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백화점에 데려가고 싶다. 내 욕망은 어쩌면 이렇게도 진부하고 보편적인지. 세상사에 관심 없는 척, 우아하고 고상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도 결국 자기만족을 위한 욕심이었다. 그러나 이런 내게 더는 실망하지 않는다. 내가 되고 싶은 건 세상을 구하는 위인이 아니라 나를 구하는 보통의 인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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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n*******o | 2021.06.30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 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42p

눈코입귀 다 똑같이 생겼는데 다 다르다
이것만큼 신기한 일이 있을까 
외계인이 오면 우리 지구인을 보면 놀라서
제 행성으로 도망칠 게 분명하다.
인간군상의 다양함… 그래서 우리도 이제
서로 다양성을 더 인정하는 사회로 가야지
않을까 

조상들은 왜 신독이란 말을 만들었을까 
솔직히 혼자 있을 때조차도 사회에 속한
자아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 준 걸까 
성인에게는 은밀한 사생활이란 없고
늘 거룩한 존재라는 짐을 얹은 채
살아가야 할 운명을 강요한 것 아닐까 
내가 조선 시대에 사대부로 다시 태어난다면
퇴계 정암 율곡 고봉 등의 대유로
살 
자신도 없다 맘껏 풍류를 즐기면서
한량으로 살아가고 싶다.

 

계획이란 말 앞에는 거창함이란
수식어가 붙어 있다.
내가 갔음 직한 미래를 그려보면서
드림보드라고 만들어 본다.
이전의 만든 미래 청사진을 얼마나
현실 속에 구현했는가
지금의 나는 거창한 미래보다 지금
나를 더 생각하며 산다.
페라리를 나중이 아니라 지금 타고 싶다.
책을 언제 지금 쓰자나중에 이기지 말고
Win Now

인생의 반 바퀴를 돌았다고 생각해 보니
미리 좀 더 경험했더라면
그래서 더 나은 선택을 했더라면
다른 나의 모습과 다른 삶의 모습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연인에게 질척거렸던찌질하게 굴었던
이불킥 날리고 싶었던 순간들
겪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는 것이 있다
후회스럽지만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다.

몸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185

머릿 속에는 머슬매니아 대회 본선에
올라간 내 모습이 그려져 있다
얼마전 인바디를 비롯한 건강검진을 했다.
난 비만이다 인류 최고의 만성질환.

난 운동해야 한다.
운동습관이 꿈꾸는 나를 만든다.

 

책은 나를 제대로 올곧이 나 임을 받아들이게 한다.
나의 대단치 않은 인생을 바라보게 만든다.
나를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 가는 과정 그게 인생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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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44건)

구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냠*냥 | 2023.09.11

하현 작가님의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제목부터 공감이 가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페이백 이벤트가 있어서 좋았어요 집에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많이 가서 술술 읽을 수 있었어요 또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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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헤* | 2023.09.11

하현님의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리뷰입니다. 스포일러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제목부터 집에있고 별로 약속 나가길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 딱!!!인 책이라 기뻐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부여하는 외로움의 정의에 꼭 부합하게 살아야 할 그럴 이유가 있는가. 그냥 내 자신이 행복하고 소소하게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인 것을...단편들을 통해 살아가는 가치에 대해 전해주는 기쁨과 소소한 감동이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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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태* | 2023.09.11

비에이블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던 하현 작가님의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를 100%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해서 읽어보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제목부터 가끔 그럴때도 있지 싶은 공감이 들었는데 잔잔한 에세이라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집에서 힐링 하고싶지만 그렇다고 고립된 사람이 되기는 싫은 사람들이면 공감할수 있을만한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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