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쿡 저/조은영 역
시라이시 다쿠 저/이인호 역/한치환 감수
해리 클리프 저/박병철 역
김성근 저
궤도 저
윌리엄 바이넘 저/고유경 역
2022년 11월 17일
[예스24 도서 PD 뉴스레터] 한국은 마약청정국 아닌가요?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외
2022년 10월 25일
과학이 필요한 시간 리뷰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주제에 대해서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하는 부분이
읽는이로 하여금 친절하게 느껴졌던거 같습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로써 능력이 십분 발휘된거 같습니다.
많은 주제속에 내용은 길지 않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과학에 흥미를 붙이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교양서적으로
입문하시기에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23.09.29. 궤도의 '과학이 필요한 시간(동아시아)'을 읽고
1. 805번의 실패 후 고작 12초를 날았던 첫 비행
나의 과학 분야 책 읽기의 시발점은 최재천 교수님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이다. 나는 최재천 교수님의 비유와 유추가 좋다. 학생들에게도 많이 권했다. 가뿐하게 읽고 무겁게 느끼라고.
이 책에 빠진 후 생물학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2020년부터는 생명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짝지가 되어 생명과학 관련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읽은 책의 양이 늘어날수록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 책들이 가깝게 느껴졌으며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했다. 올해는 챗 GPT로 인해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읽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생성형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에 대해 책에서는 파악할 수 없었던 기본적 지식들이 비유와 예시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가볍기때문에 학생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나는 이 책에서 비교적 앞부분에 소개되었던 라이트 형제 이야기가 계속 기억에 남았다. 라이트 형제는 805번의 실패 후 첫 비행으로 12초를 날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전 세계를 비행기 덕분에 날아간다. 과학은 수만 번의 실패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실패투성이였던 나의 삶도 위로받았다.
2. 2005, '이터널 선샤인'
죽음의 순간, 그 찰나, 지나온 일들, 혹은 후회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는 말을 상투적으로 사용한다.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그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나는 그 죽음의 순간 무엇을 떠올리게 될 것인가에 대해 왕왕 생각해 본 적이 있다.
2022년 2월에 발표된 「죽어가는 인간의 뇌에서 신경세포 일관성 및 결합의 향상된 상호작용」(99쪽)이라는 주제의 논문에서 87세 남자의 응급 환자에 대한 뇌파 검사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뇌파검사 중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지만, 심장박동이 멈추기 전과 후, 약 30초 동안 일어난 뇌 활동을 기록하였는데 감마파가 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감마파는 기억을 회상하거나 고차원적인 인지 정보를 처리할 때 나타나는 뇌파이다. 앞서 쥐 실험에서 죽기 직전 고차원적 인지 능력을 보여주는 베타파와 감마파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인간에게도 확인하게 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죽음의 순간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갈 때,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인지, 아니면 후회 없는 삶을 돌아보기 위한 찰나의 여운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하였다.
나는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생각났다. 코믹한 연기로 사랑받았던 짐 캐리의 진지한 모습이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볼수록 영화에 빠져들었고, 영화가 끝날 때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후 아픔을 잊기 위해 그동안 기억을 지운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기억이 지워질수록 이 기억만은 남게 해 달라고 하는 주인공의 바람이 와닿았다.
죽기 직전, 지우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아닐까. 그야말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 내가 미처 행복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순간을 보여주기 위한 우리 뇌의 선물은 아닐까 하고. 과학 책을 읽고 비과학적으로 상상하는 나는 이토록 어처구니가 없다.
3. 2015, '이미테이션 게임'
컴퓨터나 인공지능 책을 읽을 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인물이 바로 앨런 튜링이다.
앨런 튜링은 천재 수학자로서 독일군의 암호 체계인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 장치를 만들었다. 초반에는 작동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서 해독을 위한 준비 기간만 일주일이 걸렸지만, 개선된 기계 장치는 1시간 안에 암호문을 해독(49쪽) 할 수 있었다. 2차대전이 끝난 후에도 튜링의 암호 해독 시스템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기계는 현대 컴퓨터과학의 시초가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컴퓨터가 없으면 기본적인 업무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컴퓨터의 기본 모형을 제시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놀랍다. 명제에 대한 판별 방법을 알고리즘으로 분명히 정의한다는 것을 가능하게 이끌었다는 점과 테이프와 헤드, 상태 기록기, 행동표만을 활용하여 계산하는 기계를 고안했다는 것 자체가 말을 잇지 못하게 한다. 수학을 얼마나 잘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될까.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앨런 튜링의 삶은 슬펐다. 동성애 혐의로 체포되어 화학적 거세를 당한 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영화에서는 그렇게 설명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에서는 자살했다는 것이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편향과 편견으로 많은 인재를 잃었다.
앨런 튜링의 안타까운 삶은 비단 20세기 초에만 국한되는 현실이 아닐 것이다. 한 개인의 업적만큼 한 개인의 삶을 소중히 하는 사회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내집단 편향이 강한 우리나라는 더욱더 그렇다. 업적과 결과보다는 일상과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했다.
4. 2015, '마션'
학창 시절에 우주를 탐사한다는 뉴스 기사나, 과학 잡지를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질문했었다. 왜 지구 밖을 나가서 물의 흔적을 찾을까? 물이 생명의 원천이라는데 왜 그럴까 라고. 이에 대한 답을 얻고부터는 이런 생각을 했다.
지구 밖 생명체 외계인은 물 없이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산소 없이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깜냥이 되지 않는 나의 질문에 나의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이 해 주신 말씀이 있었다.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는 그런 예가 없으니 우리 지구 생명체를 통해 우주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렇게 퍼즐을 하나하나 맞추다 보면 우주의 신비, 외계인의 비밀에 대해 정말 손톱만큼이라도 알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이다.
화성에는 미국의 NASA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인도, 아랍에미리트(일본도 함께 참여했다.), 중국도 탐사선을 보냈다. 앨런 머스크는 화성의 테라포밍을 통해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꿈에 투자하라고 했다. 화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바꾸는 테라포밍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NASA에서 밝혔다. 화성의 대기압을 높이는 데 90년, 얼어 있는 빙하를 녹여 물을 얻는 데 120년, 행성 기온을 올리는 데 150년, 식물을 심고 키우는데 50년, 화성 정착지 건설에 70년, 다 더하면 총 480년이 소요된단다.(132쪽)
이 대목에서 문득 영화 마션이 떠올랐다. 식물학자였던 와트니는 화성의 모래 폭풍으로 혼자 화성에 남게 되자 우주선에서 살아갈 방법을 생각했다. 주방에 감자밭을 만들어 48일 만에 수확하게 된다. 그 과정이 모두 과학 기술과 관련되어 있었다. 생명을 유지하는 시공간에서 과학 없이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5. 과학이 필요한 시간에 대해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읽었다. 주로 천문학과 물리학에 대한 기본 개념과 지식을 다루고 있고, 적절한 예들이 풍부하게 있어서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정말 유용한 기본서가 될 것 같았다. 과학사나 과학자에 대한 유추가 간혹 어색한 부분도 있었으나 읽기에 거북함은 없었다.
과학이 필요한 시간과 시점에 대해 생각했다. 과학은 언제나 필요하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우리나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 과학 기술 R&D 예산을 33년 만에 감축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한 대로 과학 좀 한다는 나라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화성 탐사까지는 바라지 않지만,(좀 바라고 싶기도 하다.) 일본도 달 착륙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배가 아팠다.
물론 예산 삭감한 R&D가 천문학이나 우주공학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교육 인프라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과 젊은 과학 연구자들이 갈 곳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 다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걱정을 내가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 그저 내가 살아있는 순간까지, 내 자식이 살아있는 순간까지 우리나라가 살 만하면 된다고 생각은 나를 이렇게 비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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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는 거들떠도 보기 싫었던 과학이라는 과목이 시험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져서 관련 도서를 꽤 찾아보게 되었다
유튜브는 자주 보는 편이 아니라 궤도라는 유튜버가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알았는데 던지는 주제도 재밌고 풀어가는 방식도 어렵지 않아서 나같이 과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별 할 수 없는 세상이 온다를 주제로 놓고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 구도로 그려졌었던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대국 이야기를 엮어서 풀어내는 솜씨가 참 좋았다
책을 읽을 땐 몰랐는데 다 읽고나서 목차를 다시 보니 기계, 인생, 블랙홀, 이론의 순서로 과학 초보자들을 과학의 세계로 한 걸음씩 내딛게 하려는 필자의 노력이 보였다
잘 쓰인 글은 어떤 분야든 재밌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