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오후 저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비명소리가득한방 편
‘幻色江戶?’(신비한 또는 기괴한 에도 달력?)이라는 원 제목답게
에도 시대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12달을 상징하는) 12개의 이야기가 수록된 연작소설입니다.
사실 다 읽은 뒤에도 딱히 사계절이나 그에 걸맞은 풍물이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래도 섣달, 백중절, 칠월칠석, 신무월(神無月=음력10월) 등
몇몇 작품에서 다룬 특징적인 시점들은 꽤 기억에 남기도 했습니다.
‘신이 없는 달’은 ‘미야베 월드 2막’ 중에서도 꽤 초기작에 속합니다.
일본에서 1994년에 출간됐으니 이보다 앞서 나온 작품은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91), ‘말하는 검’(92), 그리고 ‘흔들리는 바위’(93)뿐입니다.
말하자면 ‘미야베 월드 2막’의 토대이자 시발점에 속하는 작품이란 뜻입니다.
그래서인지 수록작마다 분량도 미니단편이라 할 만큼 꽤 짧고 이야기 사이즈도 소소합니다.
수록된 작품들 역시 기담이나 괴담이 아닌 사회파 미스터리 같은 작품도 있고,
가족의 비극이나 애끓는 짝사랑을 그린 다소 평범한 ‘옛날이야기’도 있고,
너무 단선적인데다 작은 반전조차 없어서 ‘미야베 월드 2막’ 치곤 의외였던 작품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역시 매력적인 건 귀신이나 원령이 등장하는 괴담들이었는데,
신전의 금줄 안에 내밀하게 숨겨진 머리카락이 일으킨 의문의 화재의 비밀(귀자모화),
밤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방등에 얽힌 괴담(춘화추등),
외모 때문에 원한에 사로잡힌 원령이 퍼부은 기괴한 저주를 다룬 이야기(얼굴 바라기),
100살 넘은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어진 신비한 두건의 복수극(다루마 고양이),
옷에 스며든 원령이 사람의 외로움을 파고든 끝에 비극을 일으키는 이야기(고소데의 손),
목맨 시체의 형상이지만 웃는 낯으로 반갑게 사람을 맞이하는 섬뜩한 귀신(목맨 본존님) 등
짧은 분량에 딱 어울리는 소소한 괴담들이 그것들입니다.
이 가운데 ‘춘화추등’, ‘얼굴 바라기’, ‘다루마 고양이’ 등은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의 소재였다면 잘 어울렸을 것 같고,
표제작인 ‘신이 없는 달’은 장편으로 확대해도 손색이 없는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입니다.
작품 내용과는 관련 없지만 한가지 아쉬움을 사족처럼 달자면...
‘미야베 월드 2막’에 대해 지독한 편애(?)에 빠진 저야 당연히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미 ‘미야베 월드 2막’의 매력에 푹 빠졌던 다른 독자 가운데에는
2017년에야 국내 출간된 이 작품을 다소 심심하고 김빠지게 읽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 이 작품으로 ‘미야베 월드 2막’을 처음 접했거나
이 작품의 일본 출간시기를 모르고 읽은 독자라면 실망감이 더 컸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열혈독자라면 ‘미야베 월드 2막’의 초기 성향을 맛본다는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너무 늦게 국내에 소개됐다는 아쉬움은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미야베 미유키...(2017년 겨울)
또 에도물...
그래도 읽는 김에 다 읽어준다...
'신이 없는 달....환색에도력'
짧막한 단편이 12편 실려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단편 모음집을 싫어 한다. 특히 단편 집은 살 마음은 더욱 없다.
이 내용들은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금 더 뒷얘기가 궁금하거나 그냥... 이게 끝이야?가 많아서.. 아무튼 나는 단편 별로인 것 같아.
여기는 12가지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주 기이한 이야기까지는 아니고 사연이 있는 이야기들... 맞다... 어린시절 '환상특급'같은 이야기랄까?
여러 이야기를 읽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다루마 고양이'...소방관들에게 용기를 주는 가면...그렇지만 그 가면을 써서 불길 속을 미리 예측가능하여 용기를 주지만 거기에 댓가가 따른다는데 그것도 무섭고...제목만큼 '신이 없는 달'은 그 발상이 좋았다. 일본에는 참 신이 많은데... 10월이 되면 모든 신이 '이즈모'라는 곳에 모여서 회의를 한단다. 그리하여 10월의 다름 이름이 신이 없는 달... 매년 이 달에만 발생하는 절도 사건 이야기... 슬펐다. '쇼스케의 이불 옷'은 뭔가 '고소데의 옷'과 닮았다. 외로운 사람과 쓸쓸한 사랑 이야기라 약간 애처롭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마지막 이야기 '종이 눈보라'..... 가난과 고리대금업, 동반 자살... 예나 지금이나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튼 효심, 가족에 대한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자식에 대한 애절함... 이런 한 들이 이야기가 되어서 이런 이야기가 되었나 보다.
오늘도 재미있게 잘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