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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 웨일북 | 2016년 1월 7일 한줄평 총점 9.4 (29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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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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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15년, 2016년 인문학 지각 변동을 일으킨 채사장 작가의 현실 인문학
쉽다! 명쾌하다! 지식이 하나로 연결된다! 게다가 재미있다!

2015년 말 출간된 이 책의 첫 페이지에는 대통령이 등장한다. 당신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다. 어느 날 당신에게 빨간 버튼이 하나 배달된다. 누르거나, 누르지 않거나, 결과는 달라진다. 당신의 선택에 따라 한 국가의 운명이, 한 개인의 삶이 결정된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시민의 교양》은 ‘대통령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이 선택은 바로 우리의 삶과 직결된다. 저자 채사장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고민하게 하면서, 시대적 지식을 습득해나갈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은 지금 이 시대에 자유란 무엇인지, 자본주의 시대에 직업이란 과연 무엇인지, 정말로 중요한 교육의 문제는 무엇인지, 다양하게 부딪히는 사회 문제들의 본질은 무엇인지 알아나가게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보통의 우리들이 맞이할 미래 모습을 그려본 후, 현재의 선택의 문제로 되돌아온다. 어느덧 독자는 다시 버튼 앞에 설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삶의 방향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자 채사장은 앞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서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하나로 꿰뚫어냈다. 마치 20회 장편드라마를 10분짜리 파노라마로 압축해서 보는 것 같았다. 이 책 《시민의 교양》에서 채사장은 쭉쭉 지나치던 파노라마의 굽이마다 멈춰 서서, 사려 깊게 현실을 들여다보고 그에 맞는 지식들을 풀어내준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잔잔하게 펼쳐지면서도 우리 삶에 직구로 파고든다. 왜 인문학적 지식이 현실적인 부분에서 절실하게 필요한지 통쾌하게 알려준다.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강렬하게 지금의 현실을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인문학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명제는 이 책에서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모르면 당한다! 내 삶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똑똑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한국사회를 겪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7가지 실전 지식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누구나 나면서부터 ‘시민’이 된다. 국가에 포함되고, 사회 안에서 자라며, 개인은 시민으로서 국가를 결정짓는다. 시민은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권리’다. 저자 채사장은 ‘현실적 인문학’의 대상을 고민하다가 이 ‘시민’이라는 주체와 만났다.
당신은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가? 시민임을 망각한 채 혹은 외면한 채 현실에 휩쓸려, 제대로 된 선택을 못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 이 불안한 시대에서 인문학적 지식이란 알면 좋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모르고 외면하면 당하기 마련이다. 당신은 지금 이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며 살고 있는가?
시민으로서 정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땅히 알아야 할 현실적 지식들이 있다.

이 책은 인문학 지식을 단순히 이론에 그치게 하지 않고 현실적인 문제들과 연결해준다. 경제를 기반으로 사회, 정치, 역사, 철학, 윤리 등 인문학 전반을 자유자재로 엮어내며, 바로 이 순간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살아 숨 쉬는 지식을 전달한다. 당신이 평범한 삶, 저녁이 있는 삶, 먹고살 걱정 없는 삶을 꿈꾸는 보통의 시민이라면 자신 있게 이 책을 권한다.

본문 일부

티벳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있다. 죽은 다음에 개인이 겪게 될 일들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이 안내서는 ‘티벳 사자의 서’라고 알려져 있다. 중간 중간에 해탈하는 방법이나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방법 등의 팁을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친절한 책이다. 죽은 사람을 위한 안내서도 있는데, 산 사람에 대한 것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면 믿어주려나 모르겠다.

두 가지의 삶이 있다. 첫 번째는 세계에 나를 맞추는 삶이다. 세상의 질서를 존중하고,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인생이다. 두 번째는 세계를 나에게 맞추는 삶이다. 세상의 질서와 시스템에 저항하고, 주어진 환경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인생이다.


당신은 어떠했나? 어떤 모습에 더 가까운 삶을 살아왔는가? 질문을 바꿔보자. 다른 사람은 어떠했으면 좋겠는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당신의 부모님이나 자녀나 연인, 당신의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해줄 것인가?
나를 바꿀 것인가, 세계를 바꿀 것인가는 근원적인 대립이다. 세계와 나, 사회와 개인이라는 구분은 근본적으로 갈등의 관계다. 사회는 개인을 유혹한다. 넓은 사회의 품에 안겨 쉬라고. 반대로 개인은 극복하고 싶다. 사회를 딛고 일어서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와 개인의 근본적인 대립을 모순 없이 내포하는 하나의 놀라운 단어가 존재한다. 그것은 ‘시민’이다. 시민은 그 단어 안에 두 가지의 개념을 모두 포함한다. 하나는 집단으로서의 전체성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으로서의 개체성이다. 쉽게 말해서, 시민은 사회 전체의 구성원인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개별자다.
시민은 현실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선택의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전체성과 개체성 사이에서, 구성원과 개별자의 사이에서 우리는 현실을 대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사회의 방대함과 복잡함 속에서 쉽게 길을 잃는다. 그것은 우리의 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문제다.

안내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에 시달리는 부모님과, 입시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과, 취업과 노동에 숨 가쁜 사람들을 위해서 단순하고 친절한 가이드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주인으로서 시민이 사회의 현안들을 합리적이고 주체적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추상화된 세계의 구조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를 단순화했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중심으로 세계를 구조화했다. 그리고 현실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분야들, 즉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세상의 구조에 대해서 이해하는 능력을 우리는 ‘교양’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시민의 교양’이다. 시민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세상의 구조화가 이 책의 목적이다.
_<프롤로그> 중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는 집무실이고 나는 대통령이다. 꿈이었구먼. 잠깐 책상에 엎드려 있다가 일반인으로 사는 꿈을 꿨나 보다. 몇 달째 돌려막기 중인 카드 대금과 퇴근 무렵 김 부장이 던져준 일거리 때문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꿈이었다니. 급격하게 안도감이 밀려온다.
깊은 안도감과 함께 새삼 강력한 의지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한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야 말겠다. 당장 어떤 일부터 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우선 김 부장부터 청와대로 호출하고 싶지만, 나는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대통령이니까 가장 급하고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해결하고자 한다. 한국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빈부격차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할 것이다. 다른 사람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일자리 문제를 거론할 것이다. 혹은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주장할 수도 있다. 아니면 통일과 안보, 공교육의 정상화, 역사 청산, 치안, 성차별, 환경, 독과점 등을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목할 수도 있다.
각각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은 개별적인 특수성을 고려해서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와 시민사회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현실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 전체의 일관된 방향성이 결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의 방향성이란 무엇이고, 그 방향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의 방향성은 둘 중 하나다. 시장의 자유 또는 정부의 개입. 그리고 이 두 가지 방향성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은 세금이다. 세금은 사회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근원이다. 거칠게 말하면, 세금으로부터 모든 사회 문제가 비롯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는 세금에서 시작된다.
_<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 중


세금을 계산하는 방법을 모르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부지런하게 노동하고 성실하게 납세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모범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세금이나 타인의 세금에 대해서 대다수가 무관심한 가운데 세금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된다는 데 있다. “세금이 높다!” “세금이 낮다!” 신문과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는 주장들 속에서 세금의 산정 방식을 모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
리고 자신의 주관적 느낌을 근거로 판단하고, 미디어에서 전문가라고 소개되는 사람들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게 된다.

무책임하게 형성된 세금에 대한 담론이 우려되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금 문제가 복지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복지의 확대와 축소에 대한 논쟁은 지금 이 순간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재산권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며, 사회 전체로는 구성원들의 삶의 질 또는 지속적인 성장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국가의 노예인지 국가의 주인인지는 세금을 납부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중세의 백성들도 왕의 노예였지만 세금을 납부했다. 내가 국가의 주인일 수 있는 것은 사회의 방향성과 담론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과 복지의 현실에 대해 대략적인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그러한 담론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된다.
(중략)


시민은 놀랍도록 참을성이 강해서 문제가 악화되는 시점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가시적으로 문제가 발생해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너무 늦어 사태가 악화되었을 때가 보통이지만, 시민의 움직임은 사회의 분위기를 역전시킨다.
진짜 문제는 움직이지 않는 시민에게 있다. 상황이 악화되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부동의 시민들이 문제다. 그들이 사회의 절대다수일 경우 그 사회는 균형을 잃어버리고 특정 계층, 특정 계급의 이익만을 반복적으로 보장하는 부정한 사회로 변질될 수 있다.
_<누구의 세금을 높일 것인가> 중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달에 가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정도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문득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다른 사람들의 돈을 사업에 끌어들이면 되는 일 아닌가? 당신은 투자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사람들을 광장에 불러 모았다. 광장의 중앙에는 단상이 놓여 있었다. 천천히 단상에 올라가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Y오일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혁신적인 신기술을 기반으로 달에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의 석유 채굴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고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더러 뭘 어쩌라는 거냐는 질문들이 쏟아져나왔다. 자본가 Y씨는 준비했던 커다란 도화지를 꺼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도화지는 잠시 후에 설립될 우리 모두의 기업입니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도화지를 만 개의 조각으로 잘랐다. Y씨는 한 조각을 높이 들어 올리고 말했다.
“이 조각 한 개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권리는 앞으로 발생할 회사 수익에 대한 권리입니다. 달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가 시장에서 판매된 후 회사의 순수익이 발생하면 그 수익은 만 개로 나누어져서 이 조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의무는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한 의무입니다. 만약 달에서 채굴에 실패해서 회사가 큰 피해를 입고 채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이 조각을 가진 사람은 그 채무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없습니다. 다만 이 조각을 구입한 비용을 돌려받지 못할 뿐입니다. 이 조각은 한 장에 백만 원입니다. 이 조각을 가진 분을 이제부터 회사의 주인이라는 뜻에서 ‘주주(株主)’라고 부르겠습니다.”
(중략)
시민에게는 의무가 있다.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 말이다. 물론 모든 구체적인 사회적 쟁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세계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을 토대로 개별 사안을 단순하게 분류할 수는 있어야 한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으로, 자본가의 이익과 노동자의 이익으로,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으로,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시민들 스스로가 개별 쟁점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분류할 수 있을 때, 사회적 담론들은 합리적이고 건강하게 논의되어갈 것이다.

세계에 대한 단순한 구분. 이것이 시민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교양이다.
_<직업군의 관계> 중


상황1 ? 노점상 강제 철거
국가K에서 아시안게임 개최가 확정되었다. 경기장 주변과 외국인 선수 숙소 정비 과정 중, 근처 지역에서 오랜 기간 장사해온 노점상들이 문제가 되었다. 지금까지는 단속을 진행하지 않아서 암묵적으로 먹자골목이 형성된 곳이다. 정부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자진 철거를 지시했지만, 노점상들은 응하지 않았다.
노점상들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이곳은 고령의 상인들이 생계형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권이므로 영업을 인정해 달라. 또한 기존에 장사하던 사람에게 권리금을 주고 인수한 장소이기 때문에 국가가 이에 대해서 보상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 하지만 국가K에서는 상인들 간에 거래되는 권리금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합법적인 상권이 아니므로 보상해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국가에서는 두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첫째, 자진 철거 기한을 넘길 경우 강제 철거에 들어간다. 둘째, 충분한 보상을 통해 자진 철거를 유도한다. 당신은 어떤 선택이 정의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하는가? 상반된 견해를 가진 A씨와 B씨의 대화를 들어보자.

A 불법 노점상에 대한 강제 철거는 정당하다. 우선 누구나 지켜야 할 법과 규범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은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납세의 의무를 준수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어떠한 의무도 이행하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행동이다. 또한 주변 상인과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주변 상인들은 정당하게 세금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장사를 하고 있는 데 반해, 노점상들은 불법적 행위로 주변 상인들의 이익을 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의 정당한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갖는다. 보호받아야 하는 건 합법적인 주변 상인들이다. 그리고 노점상들은 길거리를 더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준다. 정부는 불법에 타협하지 말고 강력하게 철거를 시행해야 한다.

B 정부는 강제 철거 대신 보상을 통해 자진 철거를 유도해야 한다. 아무리 현행 법규에 어긋난다 해도 노점상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나름대로의 관습적인 규칙에 따라 장사를 했고,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권리금을 주고받았다. 오랜 기간 단속이 없었기에 노점상들은 암묵적으로 정부가 허가했다고 생각하고 권리금을 지불한 것인데,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국가는 법을 표면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보호해준다는 실질적인 측면에서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생계가 어려워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므로 강제 철거를 시행한다는 것은 그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이렇게 장사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 중 많은 부분은 경제적 상황과 엮여 있으므로, 정부도 이들의 현 상황에 책임이 있다. 따라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
_<윤리에서의 정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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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프롤로그: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1. 세금
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
어느 날 대통령에게 버튼이 하나 배달되었다
한국의 상황
전문가들의 토론을 들어보자
누구의 세금을 높일 것인가
대통령에게 버튼 하나가 추가되었다
직접세와 간접세의 장단점
다시 전문가들의 토론을 들어보자
2. 국가
야경국가와 복지국가
대통령은 버튼을 누를 수 없다고 말한다
누가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는가
역사 속 국가의 주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네 가지 국가체제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가의 체제와 정당의 이름
이름에는 정체성이 숨어 있다
3. 자유
시민의 탄생
인류는 종착점에 도달했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자유를 주마, 단 조건이 있다
구매의 자유
우리에게는 생산수단을 구매할 자유가 있다
4. 직업
직업의 종류
직업은 단 네 가지뿐이다


직업군의 관계
이제 계급 갈등의 양상은 달라졌다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따위는 없다
5. 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우리는 내용이 아니라 형식으로 교육된다
우리가 교육받는 것 1-진리에 대한 이념
고정불변의 진리는 있다, 없다
우리가 교육받는 것 2-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
경쟁은 정당하다, 정당하지 않다
교육 문제의 근본으로서의 경제체제
일자리를 늘릴 것인가, 소득격차를 줄일 것인가
6. 정의
정의에 대한 두 가지 관점
다른 것은 다르게 vs 같은 것은 같게
윤리에서의 정의
수직적 정의관 vs 수평적 정의관
경제에서의 정의
차등적 분배 vs 균등적 분배
정치에서의 정의
보수의 선택 vs 진보의 선택
7. 미래
미래사회를 판단하는 기준
시민은 미래를 선택함으로써 오늘을 역사로 바꾼다
국제사회: 화폐
세계의 미래를 이해하기 위하여
국내사회: 인구
한국의 미래를 이해하기 위하여


에필로그: 시민이 돌아왔다

저자 소개 (1명)

저 : 채사장
2014년 겨울에 출간한 첫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밀리언셀러에 오르며 2015년 국내 저자 1위를 기록했다. 차기작으로 현실 인문학을 다룬 『시민의 교양』과 성장의 인문학을 다룬 『열한 계단』, 관계의 인문학을 다룬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00만 명이 넘는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책과 동명의 팟캐스트 [지대넓얕]은 장기간 팟캐스트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정치 내용 판도의 팟캐스트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아이튠즈 팟캐스트 1위를 기록,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2억 건을 넘어서며, 방송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지적 대... 2014년 겨울에 출간한 첫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밀리언셀러에 오르며 2015년 국내 저자 1위를 기록했다. 차기작으로 현실 인문학을 다룬 『시민의 교양』과 성장의 인문학을 다룬 『열한 계단』, 관계의 인문학을 다룬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00만 명이 넘는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책과 동명의 팟캐스트 [지대넓얕]은 장기간 팟캐스트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정치 내용 판도의 팟캐스트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아이튠즈 팟캐스트 1위를 기록,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2억 건을 넘어서며, 방송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지적 대화를 목말라 하는 청취자들의 끝없는 지지를 받는 중이다.?성균관대학에서 공부했으며 학창시절 내내 하루 한 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지독하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문학과 철학, 종교부터 서양미술과 현대물리학을 거쳐 역사, 사회, 경제에 이르는 다양한 지적 편력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들은 오늘 그가 책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적 대화를 통해 기쁨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과 넓고 얕은 지식의 공통분모로 대화하고자 이 책을 썼다. 모두가 자신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타인과 대화하는 즐거움을 찾기를 바란다. 현재는 글쓰기와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과 만나며 삶과 분리되지 않은 인문학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출간 1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 출시!
지난 1년, 이 책에 쏟아진 독자들의 찬사

전교 1등의 비밀 노트를 훔쳐보는 기분이다! 채사장은 진정 정리의 달인이다. 그동안 알고 있던 지식의 구슬들을 한 번에 엮게 만드는 시원한 힘이 있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되어 있다면 꽤 유용한 서브노트가 되어줄 것이다. (아즈나차크라)

밤새 읽고 밤새 밑줄을 긋고 어느덧 필사를 하게 되는 마력을 지닌 교과서 같은 책. (kek0089)

‘보통의’ 사람들에게 혹은 지금 당장 써먹을 만한 정보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교양 링거나 다름없다. 그간 수많은 교양서들을 영양제로 챙겨먹었으나 효과를 도통 모르겠다거나 지금 당장 인문학 결핍을 해소해야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낭만에디터)

논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나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대학생, 그리고 다가오는 대선에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하는 일반 시민 모두에게 훌륭한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다. (ynebula)

통찰력이 뛰어난 작가는 많지만, 이렇게 쉽게 풀어줄 수 있는 작가는 채사장이 독보적이다. (chalobar)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현실이라고 믿었던 세상이 만들어진 가상현실이라는 걸 봤을 때의 충격처럼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서운)

채사장은 이야기꾼이다. 어려운 이야기도 그가 하면 재밌다. 재미와 지식을 다 잡았다. (tlwj)

채사장의 매력은 ‘가독성’에 있다. 어려운 개념을 친절히 알려주는 화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장을 향해 다가가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선 작가의 남다른 통찰력을 볼 수 있다. 이제 인문학 입문서를 넘어선 듯하다. (quietsmile)

단편적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지식적 단어들을 한데로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구조가 정말 놀랍고 놀랍다. (웅이바보)

내가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몰랐던 것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yujinim)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주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줌으로써 어렵다고 생각했던 인문학의 벽을 허물어주는 책. (skylove13577)

단순하게 관통하는 데 있어선 천재적인 이해력을 가진 사람인 듯. (갱지)

대한민국 이 땅의 모든 젊은이들이 꼭 한번쯤은 정독했으면 하는 도서. (배려의마음)

복잡하기만 할 것 같은 주제들을 단순하게 이해시켜주는 저자의 통찰력이 대단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세상을 모르고 사는 나 같은 속 빈 교양인의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 (하우애)


명확한 설명, 깔끔한 정리, 기본적인 인문 교양서로 접근하는 독자에게 괜찮은 선택. (윤동이)

현대 사회 시민을 위한 맞춤형 인문학 서적이란, 바로 이런 책을 일컫는 표현일 듯하다. (ok0157)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 (안녕)

책 페이지를 펴자마자 그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부 읽었다. (중략) 무엇보다 언론이 하는 말을 여과 없이 자기 생각인 양 착각해서 듣기 전에, 복잡해 보이는 뉴스를 단순한 프레임으로 바꾸어 볼 수 있는 기초적인 잣대를 알려주는 게 무척 도움이 된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를 위해, 이런 책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무밍)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lovececikiki)

지식을 객관적으로 툭 던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을 내비치며 간곡하게 들려주는 것이어서 감화력과 설득력이 한층 무게 있게 다가온다.
깊이 있고 정확한 좋은 글로 지식의 세례를 듬뿍 받았다. (안또니우스)

교과서가 이렇게 쉽고 이해하기 좋게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솔나무)

현재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 좋을 것 같다. 굉장히 쉽게 그리고 단순하게 설명되어 있다. (young)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인문학 이야기. (옥이)

통찰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 (브레드)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필독서. (콰미)

정말 복잡하게 보이는 우리 사회와 세계를 ‘좌’와 ‘우’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제시하는 면은 저자의 엄청난 내공이다. 본질을 꿰뚫는 힘이 있다.
지금 시점에 지극히 부합한다. 지금의 작태는 시민으로서 우리가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한 것이기 때문이니. (닷슈)

이 책은 우리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우리들이 만들어갈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이등급우유)

어떤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서 같은 느낌. (이플리트)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판을 치는 지금,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의 바탕이 될 책. (귤귤)

실용적인 지식과 실제적인 고민으로 무장시키는 또 한권의 책. (바보천)

현실적인 제도와 구조의 문제를 다루기에 솔깃한 내용들이 많다. 학교 밖에서 배우는 인문학. 역사의 주인인 시민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찾아 맘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그날을 원한다면 당연히 알아야 할 인문학. (봄덕)

읽기 편한 지식백과사전 느낌. 해설이 쉬워서 술술 읽힌다. (vanillaice)

종이책 회원 리뷰 (107건)

구매 시민의 교양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추* | 2023.04.27

웨일북 출판사에서 출간된 채사장 작가님의 시민의 교양(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이라는 책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일단 책의 시작부터 대통령의 선택이 나오면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평소에 선택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 선택이 한 개인의 삶, 더 나아가 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식으로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고민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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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시민의 교양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오**록 | 2022.09.18

시민의 교양의 저자 채사장은 2015년 아이튠즈 팟캐스트 1위로 뽑힌 지대넓얕의 진행자이다. 이 책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 너머 편), 그리고 인문 에세이 열한 계단: 나를 흔들어 깨운 불편한 지식들에 이어 출간되었다.

채사장을 유명하게 만든 지대넓얕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이원론에 입각하여 세상의 여러 요소를 이분법으로 나누어 구조화시켜 설명한다. <지대넓얕시리즈를 먼저 읽었기 때문에 이해하는 게 더 편하긴 했지만 요점정리를 잘해서 전달하는 걸로 유명한 저자답게 개념 설명이 잘되어있어 전작을 읽지 않은 독자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저자는 시민이란 사회 전체의 구성원인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개별자라고 규정하고, ‘교양이란 세상의 구조에 대해서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시민의 교양이라고 한다. 그는 인문학의 추상적 개념이 현실 세계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도식화시켜 보여주며 시민이 세상을 쉽게 이해하도록 구조화시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를 주제로 7개의 챕터로 나뉜다.

각 분야의 궁극적 토대는 경제체제에 있으며 경제적 기반에 의해 둘로 나뉘는데 정부의 개입정도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런 논리로 세금에 관한 파트에서는 세금을 자본가에게 유리한 간접세와 노동자에게 유리한 직접세로 분리하여 설명한다. 정부의 개입이 커지면 직접세가 늘어 자본가에게 불리하지만 서민에게는 복지혜택이 늘고, 정부가 적게 개입하면 다수의 노동자에게 불리한 간접세의 비중이 커진다고 말한다.

국가도 같은 시각으로 보아 작은 정부를 추구하면 자본가에게 유리한 야경국가, 큰 정부는 노동자와 서민에게 혜택이 많은 복지국가가 된다고 한다. 복잡한 상황을 지나치게 도식화시킨다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특히 한국 교육의 문제를 교육의 내용 보다 형식에 주목하여 파악하는 교육 파트가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내용보다 교육 방식과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학교 다니는 12년 동안 객관식 평가에 노출되다 보면 정답(진리)이 실재한다는 절대주의 세계관을 갖게 되어 다양성을 인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또한 학교생활을 통해 끊임없는 경쟁이 일상화됨으로써 학생들은 자신의 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경쟁이 정당하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평가가 학생들에게 개개인 간의 경쟁이라면 언제나 정당하다는 환상을 심어준다는 점에 있다. , 실제로는 사회의 부조리로 발생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이라는 형식은 이러한 문제의 책임을 사회에서 개인으로 전환한다. (p.211)

 

중간 성적인 수능 5등급이 국민 평균임에도 열등생처럼 취급되고, 3등급이면 상위권인데도 인서울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부를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를 저자는 한국인의 높은 학구열이나 교육 정책이 아닌 경제문제에서 찾는다. 평균 수준으로 공부해서는 안정된 소득이 보장된 직업을 구할 수 없는 구조가 치열한 경쟁을 만들었고, 줄 세우기 학교 교육에 익숙한 개인은 그 결과에 승복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상위 10%에 들어야 먹고살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한 뼈저린 이해가, 교육에서 상위 8%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킨 것인지 모른다.

......

평균적인 성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고, 평균적인 소득으로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이 조성된 사회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는 사회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p.215)

 

학교 성적과 소득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지만 자산소득이 많지 않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안정된 직업 의 수순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책이 출간되고 7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그동안 불황이 깊어지면서 좋은 대학도 안정된 직장을 보장해주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 때보다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그 책임도 여전히 개인에게 있다.

다른 챕터에서도 저자의 통찰력을 볼 수 있었지만 교육문제의 원인을 내용보다 형식에서 찾고 지나친 경쟁을 경제문제로 파악하는 점은 저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내용이 좋았지만 직업미래 파트는 조금 아쉬웠다.

직업 파트에서 15715(2016년 기준)나 된다는 직업을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하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생산수단 외에 사회가 요구하는 특정한 기술이나 재능의 소유 여부도 소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세상인과 재벌을 생산수단을 소유한다는 공통점만으로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본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미래 파트는 2015년 출간 이후 7년 동안 있었던 일들이 저자의 예측과 다르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 저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로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이 나타난다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은 2~3배씩 폭등했고 물가는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어쩔 수 없는 변수가 많았다고는 하지만 본시 미래를 알기 어렵다는 건 변수 때문이 아닌가.

통찰력이 있어도 미래예측, 특히 가까운 미래를 내다보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누가 그랬던가. 미래는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비하는 거라고.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세상의 구조를 경제체제를 기본으로 간단히 구조화시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현란한 눈속임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 한권을 읽는다고 금세 교양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길을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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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채사장 - 시민의 교양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빨***앤 | 2021.06.03

고등학교 1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하는 독서 프로젝트에서 고른 책으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7가지 분야에 대한 지식을 말하고 있습니다.

고1 아이가 읽기에도 나쁘지 않네요. 가끔 좀 어려운 내용도 있는데

충분히 읽을만 한 수준으로 되어 있어서 좋고

좀 지루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꼭 알면 좋은 지식들이라

이렇게 접근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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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40건)

구매 시민의 교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o*e | 2018.12.28

I. 세금: 종류, 얼마큼 걷을 것인가?

II. 국가: 야경국가·복지국가

III. 자유: 소극적 자유·적극적 자유

IV. 직업: 투자가·사업가·비임금노동자·임금노동자, 리스크 

V. 교육: 교육의 형식

VI. 정의: 윤리·경제·정치에서의 정의

VII.미래: 화폐, 인구


여러 책을 동시에 읽다보니 대략 두 달에 걸쳐 읽었다.

큰 틀에서 보자면 결국 '국가'에 대한 이야기다. "야경국가(시장 자유)"와 "복지국가(복지 확대)"를 가르는 지점을 풀어내기 위한 배경들? 국가의 틀을 이해하기 위해서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시장을 배경으로 한 직업 분류) 그리고 가치관이 형성되는 지점(교육, 인구)에 대해 세부적으로 들어가 설명한다. ("국가의 방향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세금 징수의 양'과 '세금 납부의 주체'를 결정함을 의미한다." "정치란 곧 분배 방식의 선택" 등)


책을 사기 전에 한 줄 평인가, 누가 '다 아는 이야기'라고 써놨는데 다 아는 이야기 엮는 게 원래 어려운 거다. 대충 대한민국에서 초·중·고 나와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이 책의 내용이 영 쌩뚱맞진 않을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그 내용들을 썩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읽다가 그 갈피들이 명확해져서 말잇못한 지점들이 꽤 있다.


"한국인의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의 연간 수입은 3,940만 원으로, 월 평균 330만 원 정도다. 전체 소득자를 100명이라고 하고 이들을 일렬로 세웠을 때 위에서부터 10번째에 해당하는 사람의 소득이다. (중략) 상위 10%에 들어야 먹고살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한 뼈저린 이해가, 교육에서 상위 8%(인서울)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킨 것인지도 모른다."


중학교 3학년 때 수학 과외를 받았다. 과외 선생님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수학 내신이 3등급이라고 선생님이 걱정하는 소식을 들었다. (더군다나 과외 선생님 아들이 3등급이란 이유로 학생들이 꽤 떨어져나갔고, 그 선생님은 부담감으로 인해 결국 과외를 접었다.) 그때 그 얘길 듣고 난 "몇 등급까지 있는데요?"라고 물었고, 9등급까지 있단 이야기에 "3등급이면 잘한 거 아녜요?"라고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었다.

그후 고등학교에 가고 난 주로 3등급을 받았다. 상담 중 담임 선생님은 곧잘 "'잘하면' 인서울 하겠네."라고 얘기했다. 평준화였지만 꽤 공부를 잘하는 학교였던 건지, 난 대충 반에서 8~13등을 하곤 했는데 여하간 인서울하긴 했다. 나중에 인서울이 전국 8%라는 걸 듣고, 아니 전국 8%면 잘한 거 아냐? 생각했지만, 아버진 어디 가서 쪽팔려서 내 대학교 이름 얘길 안한다 하더라.

그랬다. 물론 지금은 인서울은 커녕 줄줄이 읊는 대학을 가도 마음에 드는 취업을 하기 어렵고 다 공무원으로 내몰리는 현실이지만, 어쨌든 내가 대학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인서울 타이틀은 있어야 소위 말하는 변변한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월 300은 엄청나게 높은 벽이었다. 아마 들어갔을 때부터 월300을 받으려면 전국 8%가 아니라 전국 3%는 되야할 것이다. 그러니 3등급도 허섭 취급을 당한 것이다.

이 책은 교육의 '내용'이 아닌 '형식'에 대한 이야길 한다. 무얼 가르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 사지선다에 익숙해진 대한민국 학생들은 질문이 주어지면 적절한 답을 찾는 스킬을 12년 동안 연마한다. 제대로 못 찍은 내가 머저리다. 그런 방식에 익숙해진 채 어른으로, 사회 주 구성원으로 성장한다.

"사회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쟁이라는 형식을 거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정한 경쟁이라면 그 결과는 정당하다고 여긴다. (중략) 중간에 위치한 사람이 중간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없는 평가라면, 그 경쟁은 정의롭지 않다."

과연 공정한 경쟁인 것인지부터 의문이지만.


또한 '아비투스'라는 개념도 눈에 띄었다. '요즘 취향'이라고 말하는 것을 나타내는 용어가 있었다.


"부모 세대인 B와 자녀 세대인 C는 경제, 사회적으로 다른 환경에 처해있다. 살아가면서 B는 지속적인 팽창을, C는 지속적인 수축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의 사고관을 규정한다. 지속적인 성장만을 경험했던 B는 이러한 사고관을 갖는다.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경쟁하면 부를 획득할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삶 속에서 직접 목격한 사실이다. 반면 지속적인 수축만을 경험했던 C 집단은 다음과 같은 사고관을 갖는다. '부모 세대는 시대적인 혜택을 통해 사회의 기득권과 부를 독점했고 지금의 청년들에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그들의 삶 속에서 직접 목격한 사실이다.

B에게 C는 자기 변명이나 하는 나약한 세대로 보인다. 그리고 C에게 B는 자기 성공의 신화를 맹신하는 이기적인 세대로 보인다. 이것은 충분한 평가가 안다. 자신의 세대가 속했던 경제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세계를 평가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세대 차이'란 게 비단 그들이 나이가 들고 머리가 꼰대가 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진짜 경험했다. 다만 그럼에도 나는 그러한 말을 하는 이들을 꼰대라고 부르고 싶은 건 바뀐 시대를 굽어보는 눈을 잃은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지금 기성세대라 불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상황을 가질 수 있는 건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베이비붐으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 기반 시설이 양적으로 풍족해진 거고, 지금은 어찌보면 과잉 공급이라 할 수 있는 인프라들이 무너지고 있는 거고.

하굣길에,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1,000원 2,000원 간식 사먹고 행복하고 소확행을 노래하는 지금의 '가난한 취향'이 집단 안에 형성된 사고 방식과 패턴이라는 게 슬프고 이를 허섭하다고 평하는 윗 세대에게 짜증난다.


그 외에도 비임금노동자, 임금노동자나 화폐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 약간 동떨어졌다 생각한 부분들이 있어 개념이 부정확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꽤 잘 정리되었다. 여전히 환율이 오르고 내리고 누가 갑자기 물어보면 띠용할 수도 있지만.

한 번 보고 말기엔 꽤 개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책이라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라면? 가치 판단이 치우친 부분도 없는 편이라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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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eBook] 시민의 교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랄***라 | 2018.12.14

 

[eBook] 시민의 교양

좋아하는 작가님. 이 책의 체험판을 읽고 본서를 구매했다. 그리 길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이라 금세 쓱 읽혀진다. 안내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일상에 시달리는 부모님과, 입시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과, 취업과 노동에 숨 가쁜 사람들을 위해서 단순하고 친절한 가이드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주인으로서 시민이 사회의 현안들을 합리적이고 주체적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추상화된 세계의 구조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사회를 단순화했다. 단순하게 두고 보니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게 좋을지 단순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간단명료한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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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시민의 교양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 파*늬 | 2018.08.11

이 책의 내용은 모두
수험생으로써 행정학을 공부할 때 배웠던 내용이며,
수험서보다도 더 깊이가 없는,
진짜로 얉은 지식을 전달한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이정도는 교양이 아니고 시민의 '상식' 수준의 내용아닐지.
 
이게 왜 현실인문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서
팔리고 있는가? 
 
지대넓얕을 나름 괜찮게 읽어서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장사꾼에게 당한 느낌이다.

 

 

-중간 성적에 속한 학생들이 칭찬받고, 중간 정도 노력하는 사람이 취업 할 수 있고, 중위 소득에 속하는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다. 이러한 사회에서 이루어진 경쟁이라고 할 때에만, 우리는 그 결과의 책임을 비로소 개인에게 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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