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진 저
김남천,백석,최재영 등저
2018년 09월 20일
나는 한가운데 부분을 제일 먼저 먹는다.
먹는 순서에도 성격이 나오나 보다.
바삭, 주욱, 징, 최고!
그리고 바로 이어서 밥이 한 입 뒤쫓는다.
그다음엔 양배추를 먹는다.
이게 또 절묘하다.
돈가스를 맛있게 먹으려면 돈가스 양의
최소 다섯 배 이상의 양배추가 필요하다.
양배추를 인색하게 아끼는 돈가스 집은
지옥에나 떨어져라!!!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작가다. 매회 마지막에 나타나서 꼭 먹어 보는 장면이 있는데 참 맛있게도 먹는구나 싶었다. 그랬는데 그걸 또 이렇게 산문집으로도 냈나 보다. 드라마 극본만 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음식 찬양을 한단 말이지. 먹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많이 부러울 일이다. 잘 먹고 먹는 이야기로 글을 써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또 맛있는 것 사 먹고.
나는 보는 맛을 즐긴다. 만화에서 보여 주는 음식의 그림, 글로 전해 주는 맛있는 풍경과 소리. 충분하다. 저절로 배부른 느낌이 든다. 딱히 먹고 싶은 게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아니,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한다는 그 대목에서는 살짝 떨린다. 나도 그건 해 보고 싶은데, 그런데 거기까지.
사람마다 갖고 있는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무엇이 즐거운가. 무엇을 생각하면 즐거운가. 무엇을 기다리면 즐거운가. 무엇을 만나면 즐거운가. 나에게 이 무엇은 무엇인가. 이것을 위해 나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앞으로 계속 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인가. 혼자 은밀하게 궁리해 보니,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나는 괜찮을 듯하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시력과 어깨결림이 나를 긴장시킨다.
거창한 게 아니라면, 돈이 아주 많이 드는 일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곤란한 상황을 안겨 주는 일이 아니라면, 지구 차원에서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다들 포기하지 않을 즐거운 일 두세 가지는 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즐거움을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면 퍽 슬프고 화가 나기도 할 것 같다.
국내에 먹방의 트렌드를 일어나게 하고 각종 일본여행에 있어 먹방을 혹은 순례여행의 길을 만들어준 것이라면 단연코 고독한 미식가가 아닐까 한다.
더욱이 최근의 시즌7에서는 해외편으로 한국에까지 올 정도로 한국팬에게 많은사랑을 받아온 일본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특징이라면 혼밥과 미식..거기에 마지막 나오는 우물물의 작가인 불쑥 쿠스미씨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원작자이자 그밖에 내가 좋아하는 낮의 목욕탕과 술 등 음식과 일상의 소확행을 널리 전파하는 작가이다
그러한 구스미 마사유키의 새로운 음식 에세이가 이 책이다.
책은 아담한 핸드백 사이즈로서 보통의 일본책과 비슷하다.
그리고 책을 구성하는 메뉴도 보면 어찌보면 엄청난 미식과 희귀한 메뉴들도 아닌 서민적이면서 보통의 음식들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그만의 생각이나 먹는 방법등의 독백들이 이 책의 핵심이면서 동시에 어찌보면 그 자신이 스스로 고로상 자체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고기를 시작으로 라면 돈까스 오니기리...등등의 평범한 메뉴와 그 감상, 자기만의 음식 스타일을 말하는데 그중에 예를 들자면 돈까스에 같이나오는 레몬은 양배추에 뿌려야 된다던가. 라멘을 먹을때 술과 군만두의 주문 순서나 앉는 자리, 도시락의 기쁨등을 들으면서 나도모르게 고개가 끄덕 거리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나의 눈길을 끈것은 나폴리탄 편이었다. 보통의 토마토 스파게티도 아닌 그저 그런 나폴리탄이지만 고독한 미식가를 통해서 너무나 맛보고 싶고 가장 먼저 만들어본 음식이었던 나폴리탄..책속에선 오랜합숙에서 가장 원했던 강렬한 맛이 나폴리탄 이었다. 이건 보통 다이어트를 고되게 하면 떠오르는 떡볶이의 그런맛 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에세이의 구성은 대중적 음식과 자기의 이야기와 먹는법등을 소개하고 마지막 부분에 4컷만화도 들어있어서 여러모로 훌륭한 구성이었다,
고독한 미식가의 팬이자 쿠스미씨의 팬이라면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일본 음식 특히 뭔가 새로운 음식을 먹거나 기존의 음식을 새롭게 먹고 싶을때 책장한켠에서 그 부분만을 꺼내 읽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의 대부분의 음식이 일본에서 먹게될 지도 모르는데 한글화를 열심히 하셔서 인지 일본에서의 명칭마저도 전부 한글화 한것은 조금 아쉬웠다. 옆에 주석으로 작게 적는것도 좋지 않았을까?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끝에 감초처럼 나오는 쿠스미씨의 코너가 맘에 들었던 기억이라 별로 고민하지 않고 구매한 책이었는데, 웬걸. 차라리 쿠스미가 간다 코너를 편집해서 블루레이로 파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성의없이 대충 생각의 흐름을 따라간 것 같은 글을 일러스트로 대충 꾸며놓은 것 같은 책이라 몹시 실망했다. 사이사이에 드러나는 일본 노인의 감성도 어딘가 맞지 않아 좀 거슬렸고. 차라리 다카기 나오코씨의 식도락 만화를 한권 더 사는게 나았을 것 같다.
고독한 미식가의 작가 구스미 마사유키의 음식 에세이 입니다. 작가는 식도락에 대한 작품을 많이 집필하였는데 이책 먹는 즐거움을 초기할수없어 또한 작가의 이러한 음식 에세이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이책은 작가의 음식들에 대하여 주제를 하나씩 정하여 놓고 그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단팥빵 이라는 소주제를 선정하고 풀근하는 사람들이 매대에서 단팥빵과 우유병을 손에 쥐고 맛있게 음미하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독자들은 본인들이 직접 단팥빠오가 우유를 먹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 입니다.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는 장면의 묘사는 이 책의 작가의 대단한 장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다음 에세이가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