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제목에서 절절한 그리움에 관한 소설인줄 알았는데 뭐야 이거. 고지식한 도련님의 좌충우돌 시골직장 체험기였잔아?
고지식함으로는 뫼르소 싸다구를 치는 도련님의 이야기가 독백으로 진행된다. 읽으면서도 계속 웃음이 났고 주변 인물 중에 항상 고지식하게 딱 잘라 말하는 친구가 생각나서 재밌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도련님이 좀 생각이 모자라고 융통성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사실 도련님처럼 사는 것이 정답 아닌가? 솔직하고 직선적으로 사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빨간셔츠와 같은 파렴치한 놈들이 오답같은 인생 아니겠는가?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빨간셔츠처럼 사는 놈들이 현명하고 정답인 인생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그저 거센바람과 도련님과 같은 사람이 많아지길 바람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이라는 작품은 예전 아주 어릴 때 계몽사 전집에서 읽었던 책이다. 그때 읽을 때만 해도 내 감상은 뒤에서 숨어서 나쁜 짓을 하던 위선적인 인물들을 위선적이지 않은 인물이 징계하고 떠나는 시원한 결말을 가진 그런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좀 다르게 느껴졌다.
붉은셔츠, 떠버리, 그리고 '나'가 부임해 온 학교의 학생들과 같은 이런 인물들 역시 우리 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인간상이다.
또 '나'와 함께 '끝물 호박 선생'의 억울함을 되갚음하기 위해서, 그리고 위선적인 인간들의 수작을 그만두게 하기 위해 나서는 '거센 바람'과 같은 인물들 역시 아직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인물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게 남은 구절이 있다.
'인간은 대나무처럼 한결같이 올곧지 않으면 믿을 수가 없다'라는 구절이 그것이다. 평범한 인간으로서 어쩌면 자기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법이 이 한 구절에 담겨있는 듯했다.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된 나쓰메 소세키 저/오유리 역의 <도련님 : 나쓰메 소세키 선집 - 에디터스 컬렉션>을 감상하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쿠폰을 적용해서 저렴하게 대여로 구매해보았습니다. 나쓰메 소세키 작가님 작품은 처음인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술술 잘 읽혀서 좋았어요ㅋㅋㅋ 대여로 보기에 좋았던 작품입니다. 추천합니다.
나쓰메 소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