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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저
조예은 저
인류의 역사 자체를 알아볼땐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우리가 어릴 적 교과과정에서 배웠던 세계사는 흥미로운 인과관계보다는 최대한의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암기위주로 갈 때가 많아 쉽사리 흥미를 붙이기가 어려운데, 이런 경우 곁가지로 어떤 사건이나 요인들이 역사에 관여했는지를 알면 더 재미있게 역사를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런 과정을 도와주는 부류입니다. 13종류의 작물이 가진 특성과 그것에 얽힌 세계사를 읽기 쉽게 풀어냅니다. <총, 균, 쇠>가 그러하듯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선의 제공은 더 깊이 이해하고싶다는 흥미를 제공해주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챕터식 구성은 개론서로서의 역할에 충실합니다. 넓은 자간과 크지 않은 서체, 중간중간 제공하는 일러스트는 이 책이 개론서 이상의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는것을 부드럽게 돌려 말해줍니다.
지중해 근처에서 기원해 자생하던 양귀비가 어떻게 청나라를 무너뜨린 아편전쟁을 일으키게 됐는지, 대항해시대와 새로운 대륙의 발견 그리고 노예무역에 어떻게 후추가 계기를 제공했는지 등... 늘상 같은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계속해서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식물이 어떻게 인류사와 얽혀왔는지 관심이 생기신다면 아침저녁 가볍게 한 챕터씩 읽기 쉬운 해당 서적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보다 깊은 내용을 원한다면 새로운 책을 사서 보면 좋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참고한 문헌들이 모두 적혀있으며 책에서 소개하는 작물이 자세하게 집필된 책의 목록이 있어 원하는 정보를 더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돼있습니다.
식물이야기??? 세계사 이야기인데... 제목만 보고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십자군 전쟁을 통해 서양에 전해진 향신료, 후추를 얻기 위한 중세시대 대항해에 관한 이야기... 바스쿠다가마의 희망봉....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고 영국의 패권다툼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유럽인의 대기근을 해결한 감자가 어떻게 유럽인의 입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 영국인이 사랑한 홍차와 양귀비가 만들어낸 중국과의 마약전쟁...이러한 세계사의 이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식물들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원서 - 世界史を大きく動かした植物, 2018
저자 - 이나가키 히데히로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이런 시리즈가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목록을 보니까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라든지 ‘약’, 그리고 ‘뇌’가 있다. 음, 다른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뇌는 뭘까? 그건 나중에 기회가 될 때 알아보기로 하고, 우선 식물 얘기를 해보자. 세계사를 바꾼다는 건, 인류의 문명에 큰 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그 전에는 없었던 다른 방향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룬 세계사를 바꾼 식물들은,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그리고 ‘튤립’이다. 이 중에서 후추는 무역 항로를 개척할 동기가 되었으며, 감자는 식량난을 해결할 재료가 되기도 했고 또 반대로 사람들을 굶주림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또한, 사탕수수는 설탕을 만들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그와 동시에 노예제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목화 역시 사람들의 의복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지만, 역시 노예제라는 악영향을 만드는 데 공헌을 했다. 물론,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된 주요 원인이긴 했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밀과 벼, 콩과 옥수수는 사람들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차는 학교에서 배우기도 했지만,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 여기에서 고른 13가지 식물들은, 인류의 식생활과 의복에 큰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전쟁과 약탈 착취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은 각 식물의 특징과 재배 역사,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현재 그들의 위상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이걸 읽으면서 옛날 사람들의 무지함, 특히 감자를 악마의 식물이라고 한다거나 토마토가 독이 들었다고 꺼리는 모습이 좀 우습기도 하고 그랬다. 감자가 얼마나 맛있는데! 토마토 케찹과 후렌치 후라이가 얼마나 꿀조합인데!
아쉬운 점은, 각 식물의 긍정적인 영향을 너무 강조하는 바람에 부정적인 과거를 그냥 넘어갔다는 것이다. 특히 ‘감자’에서 그게 제일 심했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 역병으로 대기근이 닥치자, 미국으로 이주를 시작했고, 이후 미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그것도 어떻게 보면 그러려니 할 수 있는 흐름이지만, 뭐랄까……. 대기근으로 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죽었다는데 그건 그냥 휙 넘어가고, 심지어 원래 아일랜드는 기근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었다고 설명한다. 사실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은 감자 역병이 문제가 아니라 영국인 지주들의 착취가 문제였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케네디나 디즈니, 레이건, 맥도날드 창업자 등이 아일랜드 출신이라고 길게 서술한다. 거기다 대기근이 없었으면 케네디 대통령도 없고 달 탐사도 없었을 거라는 말을 한다. 아니, 이보시오, 저자 양반! 아무리 상상은 자유라고 해도 이건 선 쎄게 넘은 거 아니오
그나저나 우리가 먹는 양파가 줄기와 잎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헐? 뿌리가 아니라고? 그런데 저자의 설명을 읽으면서 양피의 생김새를 떠올리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콩의 효능에 관한 설명, 특히 낫토와 두부 그리고 된장찌개에 엄청난 양을 차지하고 있는 걸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처음에 확인하지 않고 넘겼던 저자 이름을 다시 살펴봤다. 일본인,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몸에 좋다는 콩과 양파를 싫어하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콩까지는 무리더라도 양파는 열심히 먹어야겠다.
후추전쟁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후추로 인해 세계가 뒤흔들린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밀이나 감자, 사탕수수 등도 세계사를 바꿀 정도였다는 새로운 역사를 배운 것 같습니다. 토마토는 그 생김새와 색 때문에 악마의 열매라고 알려졌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이후 토마토가 유럽에서 어떻게 펴져가고 우리나라에서도 즐겨 먹을 정도로 이렇게 대중화된 건지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감자 편을 읽으며 작가가 말했듯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19세기 감자 역병으로 인한 아일랜드 대기근이 없었고, 그로 인한 아일랜드인들의 미국 대이주 사건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만약'이 저 역시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후추...후추로 시작되는 게 일단 너무 마음에 든다. 향신료, 역사 속의 부엌, 특이한 식재료
다 내 마음을 끄는 것들이다.
소개에서는 이 모든 (세계사를 바꾸고 오늘 날의 세계지도를 만든 ) 것은 후추, 후추에 대한 인간의 검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 같은 무게의 순금과 맞먹는 가격에 거래될 만큼의 커다란 가치를 지녔던 향신료인 후추(가루를 생각하면 안된다. 열매를 생각하라) 는 부와 권력을 원했던 많은 인간과 나아가 국가의 욕망을 부추겼고 우리가 잘 아는 콜럼버스나 마젤란 바스쿠 다가마 등의 여행의 발단이 되었다. 대항해시대와 영국이 자신들의 식민지를 넓혀 패권을 잡고 그것을 미국이 이어받았던 것도
모두 후추가 큰 원인이 되었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식물인가.
편년체 서술의 역사 책보다는 한가지 사물에 얽힌 세계사가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후추에 얽힌 이야기나 보스턴 차 사건처럼 단편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지만
이 책에서는 더 많은 작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일랜드를 기근으로 몰아 넣었던 감자 이야기를 비롯하여
토마토, 고추, 양파, 사탕수수, 목화, 벼, 콩, 옥수수, 튤립등
이러한 작물들에 얽힌 세계사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도 훨씬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