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조던 피터슨 저/김한영 역
유시민 저
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가끔 가만히 있다가 떠오르는 나의 흑역사에 이불킥을 하기도 하고
별안간 아이씨 그때 왜 그랬지! 하면서 절규하다가
더 큰 흑역사를 접하면 잊혀질 것 같아서 골라본 책이다.
제목답게 인간의 아주 큰 실수들과, 인류가 한 가장 멍청한 짓들을 엄선해두었다.
나라는 한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는 뭐 대단한 기록일 것도 없구나 싶어 위안이 된다.
인류는 늘 멍청한 짓을 하며 발전해왔다.
인간은, 아니 인류는 결국 망할까? 아니면 지금까지의 영광스러운 역사와 함께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라고 할 수 있게 될까? 솔직히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로 봐서는 멀든 가깝든 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기실 나 죽은 다음이라면 전자이길 바라는 것도 있다. 전례없는-사실 없지는 않았고 되려 어딘가에선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대역병시대에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지, 현대사회와 과학의 빛나는 후광은 사실 허상에 불과했던 것인지 전인류-라고 쓰고 그나마 먹고살만했던 서구와 선진국 중심-가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 아닌가.
저자는 인류의 역사, 즉 호모 사피엔스의 시작부터가 바보짓으로 시작했다고 말한다. 선조와 달리 요상하게 생겨먹은 후손 하나가 잘 살던 나무에서 똑 떨어지는 바람에 시작의 증거로 남아버린 것부터 말이다. 그 후로도 흔히들 인간 발전의 역사라고 배우고 가르치는 것들의 태반은 멍청짓(...)의 연장선이거나, 이면이거나, 멋들어진 포장이다. 인류는 쭉 바보짓을 해왔고, 착실히도 흑역사를 쌓아왔으며, 어째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틀림없는 바보짓을 실행에 옮기는 중이고.
바보 옆의 바보 또는 바보짓에 절규하던 이들이 후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잘 포장해놓은 것이 전기 내지는 일대기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바뀔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언젠가 우리는, 나무에 올라가 떨어지지 않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기엔 이미 내려온 땅에서도 자빠지고 구르고 난리바가지를 떨지만, 그건 좀 더 두고 보기로 하자. 다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고, 수많은 바보짓에는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르는 폭력이 있고, 인류의 일부는 이미 이딴식으로 살 바에는 절멸을 택하려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이미 현재가 되어버렸다는 것.
인간의 흑역사라는 제목을 우선 접했을때 가볍게 읽기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흑역사라는 단어는 현재 가벼운 의미로 과거에 저지른 창피한 일 정도로 치부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내용 또한 어렵지않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으며 필자의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서술로 읽기 좋았다.
인간의 흑역사속의 흑역사들은 사소한 실수가 아닌 욕망충족의 실패, 또는 욕망충족의 폐해라고 봐야할만큼 가벼이 웃어넘길수만은 없는 것들이었다.
과거의 실패의 끔찍한 결과를 상쇄할 수 있을까?
친환경이라는 명목의 태양열 발전과 풍력 발전 또한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열기와 빛 반사, 소음등등...
인간은 영원히 흑역사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보았다.
나 또한 자리가 주어진다면 엄청난 흑역사를 만들어냈을것같다.
뜬금없지만 나는 전부터 인간의 성악설을 지지하는 편이었다.
나는 그렇지 않아라며 타인의 실수와 실패를 보며 낮은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욕망을 실현해볼만 기회가 없었기에 만들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