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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서가에서 책을 고르다 우연히 눈에 띈 책 《40세에 은퇴하다》
마치 나의 얘기인 듯 절묘한 책 제목에 왠지 모를 공감이 들어 마법처럼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됐다
조기 은퇴 후 미국 농부가 된 기자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은퇴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저자소개
작가 김선우님은 12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유학 중인 아내와 큰 딸아이와 떨어져 기러기 부부로 지내던 중 너무나 지쳐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40세에 자발적인 은퇴를 했다. 그 후 미국 농부생활을 하며 번역을 하기도 하고 책도 쓰고 틈틈이 수상안전요원을 하면서 파이어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른 줄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 잡고 있는 줄을 놓아야 한다
선택은 포기를 전제로 한다.
선택하지 못하는 건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처, <40세에 은퇴하다>
내려놓기
아무도 아닌 존재여도 괜찮아
내가 은퇴를 했을 때도 저자와 같은 나이인 40세가 되었을 때였다
어찌보면 '은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이른 나이,
완벽주의적이고 뭔가 해내야 하는 성격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회사에 이사직을 달게 되었다
아이가 없다는 삶의 결핍은 나에게 '커리어'로 대표되는 명함에 찍힌 직함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열심히 일했고,
부하직원들에겐 '너무나 마이크로하게 관리한다'는 불평을 들었고
상사분께는 '일은 참 잘하는데 싸가지가 없다'는 불만도 들었으며
급기야는 업무 스트레스로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급성 저혈압으로 실신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었다
이런 상황이 되고도 난 1년 반이나 더 회사를 다녔었다
40세가 되던 해야 비로소 '내려놓기'라는 결심을 했다
내려놓기,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쉽지 않다
직함, 월급 vs 내 삶의 건강와 안녕을 비교하면서도
그 어느 쪽도 잃고 싶지않아 매번 제자리를 뱅뱅 돌며, 동료들과 바꾸지 않는 현실에 맥주한잔으로 얼큰하게 취한 채 집으로 퇴근하는 반복의 일상이었다
아마 나뿐 아니라 대부분 (우리 세대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은퇴를 결심하는 것은 이렇게 힘든 일일 것이다.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지는 것처럼...
은퇴를 하면,
'아버지의 자랑이었던 내가, 마치 아무 의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릴까 봐 끝까지 버티고 싶었었나 보다
사실 지금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한량이 되어버린 딸이라 너무 죄송하다
인정욕구버리기
기본 전제가 틀렸을 수도 있다
지금은 미국 시골농부인 김선우 작가가 말하길 "내가 평생 받들고 살아온 틀, 즉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성공해야 한다는 바로 그 틀이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인정을 한 뒤에야 나는 천천히 '은퇴'쪽으로 마음을 잡기 시작했다"
성적에 맞춰 들어간 대학, 졸업 후에 나를 받아준 회사(원해서 갔다기 보다), 주어진 업무
남들이 결혼하니 나도 했고 집도 사야 했고 차도 필요해졌다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내 삶의 많은 부분은 내가 선택했다기 보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열심히... 그저 열심히 했다
그때는 나뿐 아니라 다 그랬던 것 같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기엔 지탄받을 용기가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은퇴의 필수, 경제적 계획은 반드시 필요하다
은퇴를 결심하기란 진짜 힘든 일이다
우선적으로 은퇴란 경제적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있는 상태여야 가능하고, 부부 중 둘 다 은퇴를 결심하는 경우는 특히 은퇴 계획이 철저히 짜여 있어야 한다
<40세에 은퇴하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작가는 어떻게 은퇴생활을 꾸려가고 있는지 '경제적인 부분'이 특히나 궁금했다
작가는 강북아파트를 매도 후 미국 타운하우스를 사서 월세를 주고 그 수입으로 생활을 한다
일종의 꾸준한 머니 파이프라인인 셈이다
대신 월세에 맞추어 미국 시골에 작은 집을 사서 자급자족의 농사활동을 하고, 인터넷, 스마트폰, TV 등 불필요한 기기들을 끊으며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생활의 패턴을 완전히 자연 친화적이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현대적인 삶에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는 사실 쉽지 않은 생활방식이다
그러나 그만큼이나 은퇴 후 삶 속에서 작가는 기존에 누리지 못했던 두 아이의 아빠가 되는 법을 배웠고, 삶을 내버려두고 있는 그대로 즐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넉넉하진 않지만 스스로 강해지는 법, 누구나 따라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용기에 나는 감탄했다
조기 은퇴로 파이어족을 꿈꾸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실행하시기 전에, 이 책을 통해 실제 파이어 삶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사실 은퇴 전의 내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었다
3분의 1 정도는 회사의 것이었고,
3분의 1 정도는 사회적인 기대치가 소유했다
...
모든 사회적 기대치로부터
벗어난 지금에서야
적어도 내 삶이 온전히 나의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출처, <40세에 은퇴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
지금의 금융 시스템에는 최소한의 발만 담그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으며, 밤마다 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이를 닦을 수 있는 곳에서 사는 건 행운이다. 새롭게 마주한 삶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 일단 소비를 줄였다. 물건은 되도록 사지 않았고 꼭 필요한 물건은 중고로 구입했다. 지금 잡고 있는 줄을 놓아야만 다른 줄을 잡을 수 있다.
우리는 시스템적으로 이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와 실적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그런 시대. 개인이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 그런 시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남들이 다 그렇게 사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사는 것일 뿐이다. 일을 그만두고 일을 찾지 못하게 되고 나서야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일만 해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평생 받들고 살아온 틀, 즉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성공해야 한다는 바로 그 틀이 사실은 반드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데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본질에 집중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없다. 행운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운은 우연과 재능, 노력의 조합이다. 행운을 부르는 3개의 키워드는 주의 집중, 끈질김, 그리고 긍정이다. 주의를 기울여 기회를 포착하고 끈질기게 시도하며 낙천적으로 생각하라.
많은 걸 버리고 더 많은 걸 사지 않았다. "진짜 이렇게까지 소비를 줄여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답하겠다. 전혀 필요 없는 걸 너무 많이 갖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를 줄이는 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고 덧붙이고 싶다. 소비와 소유를 줄이면서 물질로부터 얻고 싶은 욕망의 크기 자체가 작아졌다. 그리고 적게 사면 살수록 갖고 싶은 물건도 함께 줄어든다는 걸 배웠다. 그러다 보면 소유와 구매에 집착하는 마음도 함께 줄어든다. 물건을 버리다 보면 소비가 더더욱 단출해진다. 삶은 더더욱 단순해진다. 좁은 집에서도 넓게 살 수 있다. 단순하게 살수록 좋은 점이 많다 보니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건 죄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불충분한 수면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학습을 방해하며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우울증, 비만, 당뇨병과 암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수면욕이 본능이듯이 충분한 잠은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이자 행복한 삶의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대출을 받는 순간 내 삶은 대출금을 갚기 위한 노예가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일을 벌이고 소득을 높이기보다는 가계 규모를 줄이고 일을 덜 하는 방향으로 살기로 했다. 채우고 늘리기보다는 버리고 줄이는 걸 선택했다.
평생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변형 자산'이 필요하다. 삶에 대한 유연한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생 최소 2~3개 이상의 직업을 경험하게 되고, 다양한 곳에서 살게 될 경우도 많아질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일련의 작업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돈을 벌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사회적 기여도 또한 욕망에 기인한 것이다. 모든 욕망을 억누르고 자제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길을 가련다. 수행 정진 공부하면서 조용하게 깨달음의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명예욕보다 무서운 것도 없다. 인생사 살면서 욕망의 덩어리에만 파묻혀 살다가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는 사림이 하나도 없는 안동 시골에 살면서 주변의 인정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집착했던 것, 중독되었던 것을 하나씩 떠나보내면서 알게 된 건 집착을 버리면 상당히 자유로워진다는 점이다. 뭔가를 놓아줌으로써 갖게 되는 해방감은 정말이지 하늘을 찌를 듯한 충만감을 준다. 옛날에 집착하느라 안절부절못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웃음만 나온다. 하지만 지금 집착하는 걸 놓기 위해서는 익숙한 삶에 이별을 고해야 한다. 갖고 있는 물건 중에서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건 다 갖다 버리고, 좋아하는 커피를 끊으며, 잘 다니고 있는 회사에 사표를 내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해지는 낯선 곳까지 자신을 보내봐야 한다.
《40세에 은퇴하다(김선우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내용입니다.
신사임당 채널에서 인터뷰를 보고 책도 구입하게 됐습니다. 저자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고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진정한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건너가셨습니다. 물질적인 삶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급자족하는 비물질적 삶을 살고 계신데, <월든>의 헨리 소로우처럼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