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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온유 저
'통역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받는 느낌은 '전문적이다', '멋지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이렇게 세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다. 기생충 영화가 외국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동시에 샤론 최라는 통역을 담당했던 사람도 덩달아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고,감독이 의도하고자하는 바를 잘 통역했기 때문이리라...발화자의 의도를 영리하게 파악하여 이를 온전히 전달한다는 직업은 꽤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기도하고 그만큼 뿌듯함을 주는 직업인 것같다.
이 책을 쓴 통역사 박소운님은 기자생활을 하다가 통역사의 길로 접어든 전문가이다. 단순히 외국어만 잘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통역을 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통역사 중 하나이다.
통역일을 하면서 겪었던 고충, 같은 통역사로부터 받았던 시기와 질투,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한 남들의 인식, 고정관념 등 솔직담백하게 그동안 통역사로 일하며 겪었던 감상에 대해 상세히 풀어낸 책이다. 덕분에 막연히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해 가졌던 환상의 일부분을 접을 수(?)도 있었고, 이 직업군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파파고같은 AI 번역기계가 꽤 활성화되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름 기계에 번역을 돌렸을 때 이상하고 조잡스러운 문장이 아닌 어느 정도 완전한 문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통역사도 미래에는 없어지는 직업 중 하나가 되는 것일까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저자가 일했던 경험담, 느낀바를 읽으면서 단순히 IT기술로는 전달할 수 없는 사람간의 미묘한 뉘앙스, 감정까지 잘 캐치하여 통역하는 것이 통역사의 일이구나 싶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기에 미래산업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직업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단순히 말만 번역하여 옮기는 것이 통역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들의 생활 일부분을 들여다보니 단순히 언어만 잘해서는 안되는 직업이겠구나 싶다.
나는 통역사는 아니지만 나름 매일 공부해야하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운,전문적이나 남들의 눈에는 전문적인 것이 아닌, 행사 안내원 같이 보이기도 하고, 오해를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 밝히기엔 너무 특정되는 직업이라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그래서 때로는 무시당하고, 귀가 쉬는 것이 온전히 쉬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게 되고, 일에서 얻은 스트레스는 일을 하며 푼다.
일을 하며 언제나 꽃길만 걸을 순 없으니 늘 마음에 새긴다.
내가 지금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바를 깔끔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한 그녀의 생각이다.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일한다는 그녀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 또한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실력으로 맞서야 겠다는 다짐을 또 한번 하게된다.
'통역'이라는 일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은 '틀에 박힌' 작업이었다.
'통역'은 '번역'에 비하면 왠지 기계적이고 단순하리라 생각했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다 지난 달 영화 강철비2에서 등장하는 통역사를 보면서
"이거 장난 아니겠는데?"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 언어(특히 외국어)에는 소질이 없으면서도
로망으로 '번역'관련 에세이집을 사모으는 취미가 있었는데.......
영화를 보고 오자마자 집에 혹시 통역관련 도서가 있는지 찾게 되었다.
역시나 있기는 했다. 그런데 이게 통역책이라기 보다는 외국어 공부방법책에 가까웠다.
나는 에세이를 원했는데 자기계발서를 읽고 말다니!!!
(거기에 내 영어는 20년이 넘도록 전혀 늘지 않고 있다고!!)
서글퍼 지려는데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 표지의 소개처럼 정말 '단짠'으로 읽었다.
책을 덮고 느낀 최초 감정을 단 한단어로 표현하다면 '경외감'이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도무지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무대공포증에 불안을 달고 사는 나에게 있어 절대 꿈도 꿀 수 없는 직업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끊임없이 모든 분야를 공부해야하는 '통역사의 일' 그 자체였다.
(여기서 영어, 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의 외국어는 과감히 제하도록 하자!!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이 외국어들은 평생 함께하는 공부라고 생각하면 되기 때문이다ㅠㅠ)
그런 일에 맞서는 저자의 노하우 또한 기가막힌다.
그 비법은 바로 휘. 발. 성.~~~~~~~
공부하고 바고 잊는다? 그래야만 더 많은 다음 의뢰의 지식들을 채워 넣을 수 있다고??
그냥 글로 써서 이 정도이지, 실상 그 무게를 감당하기가 어디 쉬운 일일까?
그러니 존경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통역사들도 일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때문에 더 힘든가보다!!!!!
세상에 그렇게 많이 공부한 사람들도 본인을 좀 더 돋보이게 하려고 남을 괴롭히다니!!
(역시나 사람이 제일 어렵구나!!)
그럴때면 지금 이 코로나19 상황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느껴지지도 않는다.
비대면 통역을 하면 적어도 관계로 스트레스는 덜 받지 않겠는가?
마찬가지로 본인이 스트레스를 주는 입장의 사람이었다면
침묵의 시간을 계기로 조금은 깨닫는 기회를 만나기를 바라본다.
통역사의 삶, 그리고 그들이 수행하는 국제회의, 컨퍼런스, 협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삶이 궁금하여 찾아 읽게된 책이다. 저자는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통역 현장에서 10년 정도의 경력을 갖춘 여성 통역사이다. 이 책에는 그녀의 삶에 대한 애환이 담겨져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이하고 다양한 Case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읽게된 책인 반면, 책의 내용은 박소운이라는 저자의 삶이 담긴 에세이 정도로 보면될 것 같다. 책의 뒷편에 적혀있는 통번역대학원장 및 겸임교수가 써놓은 글만 보면 잠깐 착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삶을 글을 통해 접하면서, 통역사로서의 삶 또한 치열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확실히 자신만의 전문성과 무기가 있지 않으면, 통역사 또한 프리랜서 시장이기 때문에 자신의 네임밸류가 떨어지면 더이상 일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칼날위에 서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규직 직원이 아닌 개인 프리랜서, 즉 개인 사업자로서 살아가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음을 저자의 글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접할 수 있었다. 반면, 여성들의 업무 경쟁에 있어서 치졸한 모습들(방해하거나, 이간질 하거나 등)은 전문가 포지션으로 업무를 하는데에도 존재하는 구나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분명 통역사의 대부분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 포지션일 때는 어떠한 일과 애환이 발생하는지 궁금한 부분이 더욱 컸다.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통역사의 삶을 중심으로 에세이가 적혀져 있어서 그들간의 경쟁 모습만 보여질 뿐, 동료로서 남성 통역사의 삶과 협업 등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Part 2. 말과 글을 직업으로 삼아"라는 챕터에서 영어 완전 정복, 소통의 한 끗 차이, 영어 교육 문제 등을 다루는 부분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영어라는게 한국어와 같은 말이기 때문에 단순히 많이 보고, 듣기만 해서는 전문성이 확연하게 올라가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한 만큼 영어로 말을 할 때 그 순간에 녹여낼 수 있다면 보다 깔끔하고 정확하고 유창한 영어를 하게 될 것이다. 저자 또한 영어 실력을 늘리는데는 단 2가지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1. 일정 시간 이상을 꾸준히 투자할 것
2. 암기하고 또 암기할 것
통역사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고, 마지막 챕터에서 Tip으로 저술된 "복장이 고민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명품 브랜드 지방시의 수장이었던 위베르 지방시는 "럭셔리는 모든 디테일에 깃든 것 Luxury is in each detail."이라 말했다. 내가 바로 명품 통역사고, 나의 커뮤니케이션이 명품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와의 약속처럼 지키려 하는데 어느 한곳도 대충 아무렇게나 해서 소통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 '명품은 명품을 알아본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의미가 퇴색된 감은 있지만 원래 명품은 '믿을 수 있는' '시대를 타지 않고 오랫동안 쓸 수 있는'의 대명사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