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유진 저
히가시노 게이고 저/최고은 역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역
히가시야마 아키라 저/민경욱 역
로라 데이브 저/김소정 역
김이삭 등저
최근에 푹 빠진 호러물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읽게된 '도시, 청년, 호러 '
호러물을 읽다 보니 어느새 관련 책들을 평가하게 된다
대부분 흥미로운 소재의 재미 위주의 소설들이 많았는데
이 책은 확실히 먼가 다르다
스토리가 우선 매우 탄탄했다
우리 일상 생활에 있을법한 이야기가 현실감있게 진행된다
제목이 '도시, 청년, 호러' 인 만큼 주제에 매우 충실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더욱 무서운게 아닐까
삭막한 도시와 미래를 알수 없는 청년들
이러한 현실사회를 반영한 것들이 바로 호러가 아닐까
고독, 사람과의 관계, 낯선 도시에서 살아가는게
어쩌면 호러일수도 있다는 발상이
와닿으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최근들어 이리저리 가장 재미있게 읽은 호러책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는 도시, 청년, 호러.
배경 도시, 주인공 청년, 장르 호러.
오 명확한 소재이다.
저 세가지 요소를 사용하여 또 각각의 작가가 써낸 단편집
이시우 〈아래쪽〉 김동식 〈복층 집〉 허정 〈분실〉 전건우 〈Not Alone〉
조예은 〈보증금 돌려받기〉 남유하 〈화면 공포증〉
나중에 작가 이력을 보니 허정 작가님은 영화 숨바꼭질을 연출한 작가님!
최근 읽은 책들은 거의 젊은 작가나 신예 작가님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빠방한 작가님들의 참여였던 듯??
그래서인가 SF에서 호러물로 넘어와서 그런가.
몰입의 레벨이 달랐다.
작년말쯤 급 다시 책에 빠진 계기가 미스테리 스릴러를 본것 이었기에,
요즘 너무 순한 맛으로 갔어 하면서
다시 스릴러 미스터리로 가야지 하면서 잡은게 이 책이었는데,
정답이었나보다.
너어어어무- 재밌게 봄
도시, 청년, 호러라는 이 소재도 너무 맘에 들었다.
나도 나름 도시에 사는 청년이니 (청년에서 중년으로 가고 있나요ㅠㅠ )
거기에 호러까지 더해져서 더 두근두근.
무서운 이야기이지만 또 우리들의 이야기 같기도 한 이야기 모음집.
이렇게 여러 작가가 참여한 단편집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번은 모든 작가가 다 호!! .... 오우... 위험하다 ..
또 이렇게 저의 작가 스토킹이 시작될 것 같아서... 하악..
"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의 <도시, 청년, 호러 >를 읽고
"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청년들이 느끼게 되는 공포 이야기-
예전에 우리는 끔찍한 모습의 괴물이나 귀신의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곤 했다. 그런데 요즘에 우리는 괴물이나 귀신이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익숙한 공간 속에서 오히려 섬뜩하고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뉴스를 통해 살인사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인 것 같다. 인간의 고독, 외로움, 분노, 증오, 복수심 등이 공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취업이나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상경한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취준생에게 도시라는 공간은 낯설고 새로운 곳이다. 각자 바쁜 일상에 쫓기고, 서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인간적인 따뜻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의지할 이 하나 없고 10평 남짓한 고시원 속 좁은 공간 속에서 혼자 남겨진 청년들은 고독함과 외로움, 불안감에 공포를 느낀다. 도시에서 여자 혼자 사는 것이 알려지면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불안에 떨며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남들이 안하고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는 청년은 오늘도 그 일을 힘겹게 하며 하루를 보낸다. 수많은 사람들과 얽혀 살면서도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오늘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상대를 찾아 헤맨다.
이 책 『도시, 청년, 호러』는 학교나 직장과 가까운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충과 아픔을 반영하였다. 도시민이기에, 청년이기에 느끼게 되는 고독과 외로움을 여섯 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공포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오히려 가깝기에 그 공포는 증폭이 되어 우리는 한층 더 깊어진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 『도시, 청년, 호러』의 여섯 명의 작가들은 한결같이 공포 문학계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호러 콘텐츠 부흥과 발전을 꾀하는 창작 그룹인 <괴이학회>의 창작 멤버인 이시우 작가와 남유하 작가, 대형 커뮤니티에서 공포 게시판 활용을 바탕으로 10권의 단편소설집을 출간한 김동식 작가, 국내 스릴러 영화인 <숨바꼭질>을 통해 공포를 선물한 허정 감독, 15년 동안 꾸준히 공포 소설을 써온 전건우 작가, 현실적인 괴로움과 상상에 기반한 섬뜩한 공포를 선물하는 조예은 작가까지 이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도시', '청년' '호러'라는 세 가지 종류의 키워드가 포함된 공포 이야기들을 썼고, 그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도시, 청년, 호러』라는 공포 엔솔러지가 탄생한 것이다.
이 여섯 편의 공포 이야기들 중에서 이시우 작가의 『아래쪽』 작품은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로 인해 가장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마치 물이 종이에 스며들 듯 아래쪽에 있는 존재들과 그 존재의 실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남에 따라 느껴지는 공포는 정말 압권이었다.
1년 전 겪었던 경험에 대해 화자인 '나'는 이야기한다. 그 당시 나는 매일 밤 세 시간씩 서울시 지하 관로 정비일을 했다. 잠금장치가 있는 맨홀 뚜껑을 열고 팀장과 함께 아래로 내려가서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그 당시 팀장은 나에게 관로 내부가 캄캄해도 불을 비춰서는 안 되고 이동할 때는 반드시 팀장 오른쪽으로 두세 걸음 뒤떨어져서 따라오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 이런 이상한 주의 사항을 전달했다. 그래서 그런 주의 사항을 숙지하면서 애써 무시했지만, 결국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계속해서 보이는 사람닮은 형상과 나를 향해 기어오는 저 미지의 존재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서서히 밝혀지는 그 존재들의 진실에 오싹한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왜 상수도 하수도를 도시의 혈관이라고 하잖아? 배수관은 또 어떻고? 아무도 자기 몸속에, 도시의 아래쪽에 뭐가 지나가는지 신경 안 쓰지만, 아무튼 그거 누군가는 관리해야 하는 거잖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관리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봐선 안 될 걸 보게 되고, 들어서는 안 될 걸 듣게 되는 거고.”
- p.32 「아래쪽」 중에서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일하는 우리 청년들의 아픔과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예전 낯선 공간에서 자취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김동식 작가의 『복층 집』에서 전하는 공포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회 초년생인 혜화는 복층 집을 월세로 구하면서 서울에서 독립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집에 만족하면서 편안한 생활을 했지만 집들이 이후 차츰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집주인이 변태 같다는 말에 복층 집에 만족했던 그녀는 점점 불안감과 의심을 지우지 못한다. 생각해보니 누군가 맞은 편 건물에서 그녀의 집을 엿보는 것도 같다. 더이상 그녀의 집은 만족감을 주고 안정을 주는 공간이 아닌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장소가 된다. 그녀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는 무엇일까.
“… 찜찜하지 않아? 그 집주인 내 몸 훑어볼 때부터 변태 같았어. 조심해라 너.”
“아, 진짜 뭐야아….”
울상이 된 홍혜화는 한탄했다.
“내가 왜 뭘 조심해야 하는데? 여자 혼자 살기가 원래 이렇게 힘들어?”
- p.67 「복층 집」 중에서
이 책 속에 제시된 다른 4편의 이야기들인 허정 작가의 『분실』, 전건우 작가의 『Not Alone』, 조예은 작가의 『보증금 돌려받기』, 남유하 작가의 『화면 공포증』 도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를 잘 드러내준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공포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 속 가까이에 존재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도시, 청년, 호러 리뷰입니다. 무서운 걸 좋아해서 읽었는데 재밌게 읽었어요. 주변에서, 또는 제가 겪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나와서 귀신 이야기와는 다른 공포였습니다. 출판사 리뷰에 해당 작품 공감을 위한 테마이기도 하다고 써있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서 말한 다른 공포는 공감에서 오는 공포였어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무서운 거 좋아하는 분들은 읽어보시는 거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