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미러링을 연상시키는 반사하기 작전부터 사오정처럼 반응하기, 화살 피하기, ‘한 단계 위’에 서기, 주위를 내 편으로 만들기 등등 직접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작전과 멘트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장점입니다. “~하다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저한테 그런 말씀하셔봤자 곤란할 뿐이에요”, “당신을 미워하고 싶지 않으니까 더 이상은 말하지 마” 등 어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주옥같은 대사들을 익힐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제 인생의 바이블같은 정말 고마운 책입니다.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책 제목이기도 하지만 내가 종종 되뇌이곤 하는 말이기도 하다. 뒤늦게 후회를 섞어 말하거나 혼자 열 받아 씩씩거려봐야 말 그대로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고, 상대방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유유자적 여유로워 보일 뿐이다. 그럴수록 한마디 말도 못한 스스로가 못마땅하기도 또 안되보이기도 한다.
‘예의 바르게 상대를 제압하는 결정적 한마디’ 책 표지에 적힌 글처럼, 이 책은 나처럼 뒤늦은 후회를 하거나 혼자 속으로 삭이느라 부글거리는 사람들에게 '자, 이런 사람에게는 이렇게 대응하라'는 지침을 알려준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나를 괴롭히는 상대방에게 대응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그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에 대해 파악할 것을 제안하고, 여덟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둔 것이다.
1 왕 타입 ‘너를 지배하고 싶어’
2 벌거벗은 임금님 타입 ‘애들아, 내가 이렇게 잘난 사람이야’
3 선망 타입 ‘적어도 내가 너보다 낫잖아’
4 아이 타입 ‘뭐든 내 맘대로 안 되면 짜증나’
5 비극의 주인공 타입 ‘나는 불쌍한 사람이야’
6 치환 타입 ‘감히 너까지 나를 무시해?’
7 트라우마 타입 ‘너도 내가 당한 만큼 당해봐’
8 사디스트 타입 ‘네가 힘들어하다니 쌤통이다’
유형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하나, 하나 유형별 설명을 읽다보니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해서 몰입감이 높았다. 거기에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들을 풀어주니 흠..그래, 맞아, 맞아 하고 끄덕여지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냉정하게 ‘제정신으로 분노하고, 제정신으로 대꾸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어떻게든 상대가 부르는 싸움판에 올라가지 마라.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결국 상대에게 만만한 샌드백이 되지 않으려면 그야말로 차분한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pp.54-55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상황과 나를 분리하고, 상대방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나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게다가 자칫 상황과 상대방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대방의 감정과 나의 감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의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다 p.59
공격적인 사람을 상대할 때는 ‘상대의 감정과 나 자신의 감정에 경계선을 긋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p.60
이와 함께 스스로에게로 향한 시각에 있어서도 좀 더 냉정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저자가 언급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은 ‘이상향’이 너무 놓다는 것이다(p. 230)’라는 대목을 읽으면서 였다. 자존감이 낮은데 이상향이 높다는 말이 자칫 앞뒤가 안 맞는 듯 느껴졌지만 저자의 설명을 읽으니 어떤 맥락에서 이야기를 꺼냈는지 이해가 갔다.
‘나는 이렇게 되고 싶다’라는 소망은 가질 수 있지만 그것 자체가 이미 판타지라는 말이다. p.238
지금 내가 괴로운 게 ‘이상적인 내 모습’과 현실을 비교하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p.239
결국, 만만히 보이지 말아라.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나를 괴롭히는 상대방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면을 파악해야 하며, 나 역시 결정적인 한 마디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책의 전반에서 만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저자는 진정한 소통이 불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의견까지 더한다.
만약 누군가 나를 공격한다면 ‘그대로 되돌려주겠다’, ‘나는 복수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상대방이 ‘이 사람은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구나’라고 느끼게끔 해야 한다. p.219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정한 소통이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편이 속 편할지도 모른다. p.180
사회생활에서 부딪히는 많은 관계들이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저자가 나눈 것과 같은 본질적인 유형에 대한 접근은 복잡하게만 보이는 관계들을 한편으로는 단순화 시켜주는 효과도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다만, 책의 구성과는 별개로 마지막 장을 덮는 뒷맛이 씁쓸했던 것은, 누군가를 대할 때 숨겨진 저의가 무엇일지를 살피고 상대방에게 얕보이지 않도록 나 역시 쎈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과연 관계의 진정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의문들을 떠올리면서도 나의 상황들에 적용해 봄직한 내용들을 적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가장 씁쓸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나에게 적용하기
하나, 상황과 나를, 그리고 상대방과 나를 분리하여 생각하기(적용기한 : 지속)
두울. 나 역시 누군가에게 저자가 언급한 유형 중 하나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적용기한 : 지속)
*기억에 남는 문장
상대가 ‘기대하는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 순간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만다. p.53
무슨 말을 들어도 고개 숙이지 않고 얼굴을 들어 상대방을 쳐다보며 제대로 대꾸하는 것이다. 바로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에는 앞에서 소개한 ‘앵무새’ 작전을 써라. p.122
그렇게 대응하고 나서는 도망가지 말고 자리를 지켜라. 어떻게든 참고 자리를 지켜라. p.122
‘당신’의 말 때문에 ‘내’가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그래도 나는 당신을 미워하고 싶지 않다’, ‘당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잘 지내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p.213
내가 나를 대접해야 타인도 나를 잘 대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p.229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주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런 과거에 매어서 살기에는 내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p.229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사례들이 너무 단편적이였고 그에 대한 해법도 너무 단편적으로 나와있어서 실질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고 무례한사람들에게 한방을 날리기엔 부족하겠다 싶은 책이였다. 딱 보통의 책 그 정도? 라고 해야할까?.. 정말 무례한사람과의 트러블 있는 사람이 이 책을 보고 해결책을 찾기란 어려울 것 같고.. 아 이럴 땐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네 하는 아주 약간의 조언정도를 표면적으로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