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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나무의 삶

문학, 신화, 예술로 읽는 나무 이야기

피오나 스태퍼드 저/강경이 | | 2019년 8월 1일 한줄평 총점 8.0 (2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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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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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가디언] 올해의 책,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네이처 북

길고 긴 세월, 인류와 함께하며
시와 소설, 노래와 그림, 신화와 역사 속에 등장한
열일곱 가지 매력적인 나무들

길고 긴 세월 인류와 함께해온 나무들은 늘 우리 일상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무는 오랜 역사가 녹아 있는 문학, 신화, 예술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도 친근한 열일곱 가지 나무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로 우리의 흥미를 자극한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저자 피오나 스태퍼드는 이 책에서 시대와 지역, 장르를 넘나들며 문헌에서 발굴해낸 방대한 지식을 쏟아냄으로써, ‘나무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다뤘다. 이러한 하나의 주제에 관한 다채롭고도 풍성한 서술은 호기심 넘치는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서는 피오나 스태퍼드의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이야기의 향연 속에서도 각각을 이어주는 섬세하고 적확한 문장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는 이 책은, 아름다운 숲길을 함께 여행할 친구로도 좋고, 쉼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건넬 따뜻한 선물로도 좋다. 머리맡에 두었다가 잠들기 전 아이들과 같이 한 장씩 아껴 읽어도 좋겠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시작하며_싹, 나무껍질, 황금가지
주목
벚나무
마가목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
참나무
물푸레나무
포플러
호랑가시나무
시커모어
자작나무
마로니에
느릅나무
버드나무
산사나무
소나무
사과나무
참고문헌

저자 소개 (2명)

저 : 피오나 스태퍼드 (Fiona Stafford)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겸 서머빌대학교 영문과 특별연구원 및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시와 소설, 문학사, 예술과 환경에 대한 글을 쓰고, 고전 소설을 편집하며 나무 사이를 산책한다. BBC 라디오 3의 [에세이The Essay]에서 자신이 쓴 『나무의 의미The Meaning of Trees』를 방송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고 가족과 함께 버킹엄셔에 살고 있다. 저서로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영국, 시의 출발선』, 『경주(競走)의 결말: 밀턴에서 다윈까지 신화의 발달』, 『숭고한 야만: 제임스 맥퍼슨과 오시안의 시』가 있...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겸 서머빌대학교 영문과 특별연구원 및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시와 소설, 문학사, 예술과 환경에 대한 글을 쓰고, 고전 소설을 편집하며 나무 사이를 산책한다. BBC 라디오 3의 [에세이The Essay]에서 자신이 쓴 『나무의 의미The Meaning of Trees』를 방송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고 가족과 함께 버킹엄셔에 살고 있다.

저서로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영국, 시의 출발선』, 『경주(競走)의 결말: 밀턴에서 다윈까지 신화의 발달』, 『숭고한 야만: 제임스 맥퍼슨과 오시안의 시』가 있다. 그 외에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제임스 맥퍼슨, 휴 블레어, 「에든버러 리뷰」, 제임스 호그에 관한 논문과 18~19세기 영시에 관한 논문 등도 썼다.
역 : 강경이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좋은 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번역 공동체 모임인 펍헙번역그룹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예술가로서의 비평가』, 『철학이 필요한 순간』, 『절제의 기술』, 『프랑스식 사랑의 역사』, 『걸 스쿼드』, 『길고 긴 나무의 삶』, 『과식의 심리학』, 『천천히, 스미는』, 『그들이 사는 마을』, 『오래된 빛』, 『아테네의 변명』 등이 있다.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좋은 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번역 공동체 모임인 펍헙번역그룹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예술가로서의 비평가』, 『철학이 필요한 순간』, 『절제의 기술』, 『프랑스식 사랑의 역사』, 『걸 스쿼드』, 『길고 긴 나무의 삶』, 『과식의 심리학』, 『천천히, 스미는』, 『그들이 사는 마을』, 『오래된 빛』, 『아테네의 변명』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나무라는 주제를 이보다 더 잘 다룬 책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하다.
기발한 이야기에 눈 밝은 저자의 열정과 리듬, 진정한 위트가 돋보인다.
ㅡ《데일리메일》

이 책에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다채로운 ‘이야기’에서 길어 올린 재미가 가득하다.
《신곡》〈지옥〉편에는 단테가 어둡고, 무성한 나무 가운데서 가지 하나를 부러뜨리자 검붉은 피를 급류처럼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주목은 놀랍도록 피와 닮은 짙은 붉은색 수액을 흘리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죽음’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았다. 유령 이야기나 무덤 장면, 범죄 시리즈의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구약성경에서는 인류의 문화사에서 올리브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대홍수의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올리브 가지를 물고 온 흰 비둘기가 노아의 방주에 앉는다. 이는 평화로운 미래의 첫 징표였고, 올리브 가지 문양과 비둘기는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 역사와 관련된 나무 이야기도 있다. 벚나무는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형상인 동시에 일본의 군사력을 상징했기 때문에, 전후 한국은 일본 점령군이 심었던 모든 벚나무를 뽑고 토착종 나무로 대체했다. 이후 식물학자들 사이에서 벚나무의 유래에 관한 논란이 일었는데, 이는 식민 지배의 잔혹한 역사와 관련 있어서인지 아직도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

한편 자작나무는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나무로 꼽힌다. 스웨덴 순드보른에 있는 칼 라르손의 집 양쪽에는 그의 그림에서 가족의 일상을 담은 섬세한 수채화의 배경이 되었던 은색 자작나무가 서 있다. 라르손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구스타브 클림트도 그의 그림 [자작나무 숲]에서 보여주듯, 가을 자작나무 숲의 눈부신 흰색과 금색 나무를 예찬했다고 한다.

마로니에는 정원의 꽃과 그늘 아래서 시간을 보내는 프랑스 귀족을 위한 나무였다. 결국 마로니에는 그 귀족들보다 오래 살아남았고, 파리에는 여전히 마로니에가 가득하다. 센 강변을 따라 자유롭게 퍼져 있거나 상젤리제 거리에 고지식하게 서 있다.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에펠탑 아래에도 탑이 세워지기 오래 전부터 그 자리를 지킨 대단한 마로니에가 있다.

나무 한 그루에서 비롯된 위대한 발견도 있다. 1665년 아이작 뉴턴은 전염병 때문에 케임브리지를 떠나 링컨셔의 가족 농장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런 그에게 무겁게 열매를 달고 서 있는 사과나무가 완전히 새롭게 보였다. 사과나무 아래에서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이 계시와 혁명의 순간이이 된 것이다. 뉴턴의 나무는 아주 오래 살다가 1820년 중력에 굴복했다. 그 과수원은 사과나무의 생명력을 증명하는 기념비로 남았고, 장원의 저택에는 뉴턴이 관찰했던 원래 나무의 작은 목재 조각이 코담배갑 형태로 남아 성물처럼 전시되고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13건)

구매 파워문화리뷰 길고 긴 나무의 삶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산*람 | 2023.07.01

길고 긴 나무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강경이

/2019.6.12.

 

나무의 삶은 인간의 삶에 비하여 길고 길다. 그러한 나무들은 인류의 역사와 늘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우리 주변에서 흔 히 볼 수 있는 오래 산 나무에는 어떤 이야기와 역사가 깃들어 있는지 궁금해진다. 길고 긴 나무의 삶은 영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가까이해 온 17가지 나무들에 대하여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문학, 신화, 예술에 담겨있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BBC라디오 3에세이에서 나무의 의미를 방송하여 호평을 받은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나무라는 자연 형상의 물질적 아름다움과 여러 세기에 걸친 그들의 생존, 나무에게서 자라난 문화적 의미에 대한 경탄뿐만 아니라, 오늘 우리가 심는 어린 나무 한 그루가 미래 세대의 위대한 나무들로 변할 시간을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나무에 대한 영국문화가 궁금한 사람이나, 지구의 미래를 위해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나무 중에서도 수명이 길어서 인간과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주목에 대해 제일먼저 이야기한다. 주목은 가지에 독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가지로 만든 활은 전쟁터에서 치명적 무기가 되었다. 오래된 묘지와 교회 건물 주변에 거목이 많다. 뿐만 아니라 검붉은 피와 비슷한 수액을 흘리기도 하여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기도 한다. 영국에 살아 있는 주목 중에는 스톤헨지나 피라미드보다 오래된 나무들도 있다. 랑거뉴 주목은 아마 5천 살은 됐을 테지만 기껏해야 1,500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나무라는 반론도 있다고 한다. 한편 옹이 지고 뒤틀린 주목 줄기를 보면 비틀린 인간 형상이 쉽게 떠오른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리거나 촬영했을 때 주목은 음울한 분위기를 어김없이 창조한다. 그렇기에 유령이야기나 고딕 호러, 시대극의 우울한 무덤 장면, 범죄 시리즈의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도 등장한다. 단테의 신곡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도 주목이 등장한다. 요즘은 주목을 재료로 난소암과 유방암, 전립선암 치료제를 만들었으며, 치료제로서의 주목 가치는 지금도 여전히 연구되고 있다.

 

중세 시대의 성과 수도원은 과일의 소중한 공급원으로 벚나무를 키웠다. 로마인들이 지중해풍 요리와 함께 잉글랜드에 도착하기 오래전부터 아일랜드의 고대인들도 벚나무 열매인 버찌를 즐겼던 게 분명하다. 벚나무 열매는 요리의 보고다. 단 버찌는 나무에서 따서 바로 먹어도 맛있고, 신 버찌도 파이와 푸딩으로 요리하면 그만큼이나 맛이 좋다. 버찌로 브랜디와 케이크를 만들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카라치의 그림 성모마리아와 잠든 아이에서 성모마리아는 아기가 자는 동안 한 손가락을 자기 입술에 갖다 대며 토실토실한 어린 세례자 요한에게 조용히 하라고 이른다. 이 그림에서는 근처 탁자에 놓인 버찌 몇 알이 아기의 신성한 운명을 상징한다. 이처럼 종교화에서 버찌는 신성한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켈트 신화에서 마가목은 신들의 나무이며 마가목의 열매는 천상의 별미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마가목 열매가 실수로 지상에 떨어져 나무로 자라나서 인간들의 손에 닿게 되자, 신들은 외눈박이 괴물을 보내 나무를 지키면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위협해 쫓아내도록 했다. 그러나 이 마가목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그러니아 공주와 데르맛이 사랑에 빠져 핀막 쿨을 배신했을 때, 데르맛은 공주와 함께 이 신비한 마가목에 몰래 숨어 지내려고 그 괴물을 살해해야 했다. 다른 이야기에서 위대한 영웅 쿠 훌린은 세 마녀가 마가목 꼬챙이로 개를 굽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을 때 다가오는 죽음의 전조를 보기도 한다. 마가목 열매는 양치할 때 쓰면 인후염과 편도염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고, 괴혈병 예방과 치질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 톡 쏘는 맛이 강한 데다 구연산과 천연당이 가득하다. 마가목은 스스로 생명으로 가득 찬 동시에 생명을 지켜준다. 마가목 열매를 모아 요리에도 쓴다. 빨간 젤리로 만들어 고기와 함께 먹거나 말려서 가루로 만든다. 마가목 열매를 발효 시키면 술이 되기도 한다.

 

인류문화사에서 올리브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곳은 구약성경이다. 마침내 대홍수의 물이 빠지기 시작했을 때 올리브 가지를 물고 온 흰 비둘기가 노아의 방주에 앉는다. 회복과 하느님의 용서, 과거보다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미래의 첫 징표가 올리브 잎이 달린 잔가지의 형상으로 온 것이다.(p.106)” 다행히 올리브 잎은 알아보기가 쉽다. 그래서 v자 모양의 홀쭉한 잎들이 달린 올리브 가지 문양이 희망과 화합을 뜻하는 세계적 상징이 되었다. 국제연합이 올리브 가지를 로고로 채택하기 오래전부터 올리브 나무는 종교와 정치에서 평화를 상징했다. 올리브나무는 서남아시아에서 선사시대부터 자라던 나무이니 분명 앞으로도 천 년은 살아남을 것이다.

 

향이 강한 사이프러스는 인도의 장례식 장작에 꼭 필요하다. 시신이 탈 때 나오는 불쾌한 냄새를 누그러뜨리기 때문이다. 사이프러스 목재는 영혼의 저승길을 돕는다고 여겼지만, 요즘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공기 중에 살균제를 내뿜어 공기를 정화하고 문상객을 보호한다고 한다.(p.114)” 영국에서도 사이프러스는 우울한 일들을 연상케 하는데, 유한한 삶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서 가지치기도 하지 않는다. 그의 유명한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밀밭에서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하늘과 빽빽하게 들어찬 밝은 별들, 역동적인 색깔들을 꿰뚫고 있는 것은 어둑한 사이프러스의 구불구불한 형상이라고 설명한다.

 

건강한 참나무는 천 년까지 살 수 있으므로 조지 왕조 시대에 숭배되었던 많은 참나무가 요즘에도 살아 있다.(p.136)” 노팅엄셔 웰벡의 그린데일 참나무는 길 하나가 지나갈 만큼 커서 포틀랜드 공작의 마차가 개선문을 통과하듯 나무 몸통을 통과할 수 있었다. 참나무는 튼튼한 배를 짓는데 가장 완벽한 목재다. 참나무는 왕족의 나무이자 로빈 후드의 나무이며, 브리타니아의 나무이자 브라이언 보루의 나무이기도 하다. 물려받은 유산을 찬양하는 보수주의뿐 아니라 평등한 권리를 부르짖는 급진주의에도 영감을 주며, 포용을 내세우는 통합주의자들뿐 아니라 독립을 결의하는 분리주의자들에게도 힘을 준다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 작가들은 하계로 들어가는 입구인, 은은하게 반짝이는 스틱스 강둑에 이 나무들이 자란다고 상상했다. 요즘은 은백양 나무들이 영국의 평범한 길에 신비로운 위엄을 더하고 있다.(p.179)” 이런 포플러 목재는 불꽃을 지연하는 특성 때문에 풀무나 성냥을 만드는 데 으뜸이다. 턱수염이나 손가락을 빨리 그을리지 않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많이 쓰이는 호랑가시나무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갔다가 끓여 발효를 시켜서 빻으면 무척 끈적대는 물질이 된다. 새 잡는 끈끈이라 알려진 이 천연 접착제를 잔가지들에 발라 송버드를 잡을 수 있다. 되새류도 새 잡는 끈끈이가 발라진 가지에 꼭 붙어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한 편 오랫동안 호랑가시나무는 억센 가시 때문에 마녀들을 막는 든든한 수호자로 여겼다.

 

북유럽에서는 심각한 비행을 저지른 학생이 자작나무 회초리로 엉덩이를 맞는 고통스럽고 치욕적인 경험을 해야 했다. 민속 신앙대로 자작나무 잔가지가 악령을 쫓는다는 믿음이 학생들을 괴롭히는 구실이 되기도 한 것이다. 마로니에 껍질에는 진통 효과가 있어서 한때 열병을 치료하는 데 썼고, 열매는 루머티즘과 치핵 치료에 썼다. 워즈워스의 감동적인 시 폐허가 된 오두막에서 한 무리의 우뚝 선 느릅니무들은 같은 원뿌리에서 자라난 나무였다. 이들은 버림과 절망, 죽음이라는 인간의 이야기 속에서 생명과 공동체의 모티프로 거듭 등장한다. 버드나무 목재를 태워 나온 목탄이 예술가들에게 최고로 좋은 목탄이었다. 또한 버드나무 껍질에는 아스피린 활성성분 살리신이 들어 있다. 버드나무의 진통과 해열 효능은 부드러운 겉모습과 잘 어울리는 특징이다. 한편 버드나무는 달을 섬기는 나무로 여겨지면서 광인과 연인, 시인을 위한 나무가 되었다.

 

해마다 흰꽃을 피우고 빨간 열매를 맺는 산사나무는 전쟁을 벌였던 요크 가문과 랭카스터 가문의 상징 색을 결합한다. 따라서 이 강인한 토종 나무는 두 가문을 모두 계승한 왕조에 접붙일 건강한 혈통을 제공한다. 산사나무 위 왕관 문양은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이라는 강력한 상징을 끌어와 국왕의 신성함을 상징하고 새롭고 더 나은 통치를 약속했다. 게다가 산사나무는 가시로 유명하기 때문에 어떤 도전자가 나서더라도 이 새로운 왕이 자신의 왕권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잉글랜드 사람들에게 상기시켰다.

 

소나무의 종류는 백 가지가 넘지만 영국에 정착한 지 가장 오래된 종류는 구주소나무로, 스코틀랜드 소나무라는 적절한 속칭으로 불린다. 이 나무는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바위 지형과 메마른 산성토양에서 잘 자란다.(p.331)” 송진으로 만든 로진은 현악기의 활에 문지르면 현에서 덜 미끄러지도록 돕는다. 발레화에 바르면 민망한 실수를 줄여준다. 바이올린의 광택도 소나무에서 나온 광택제 덕택이다. 그러니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며 핀란드의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 제대로 느낀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음악은 첫눈에 보기보다 소나무와 더 가깝게 연결돼 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에게 사과나무는 사랑과 불화의 나무다. 황금사과가 당연히 자기 것이라 생각하는 세 여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 때 파리스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거부당한 여신 헤라와 아테네의 복수는 곧이어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으로 발전했다.(p.350)” 파리스는 트로이의 헬레네를 얻었지만 참담한 트로이 전쟁에서 다른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사과나무는 오래도록 젊음과 연결되었다. 이는 사과나무의 비교적 짧은 생애와 관련 있다. 참나무, 주목과 달리 사과나무는 30년 넘게 살지 못할 때가 많다. 80년이나 백 년 넘게 사는 사과나무가 더러 있지만 이렇게 나이 들고, 다소 기운이 빠진 나무들은 열매가 열리지 않고 가지가 축 처지기 시작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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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좋아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z****k | 2020.12.30
추천작품으로 떴는데 보니 표지가 너무 예쁘고 키워드도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어요 리뷰 평점이 워낙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나 받아보니 기대만큼 마음에 들어서 만족합니다. 두께치고 가벼워서 들고 읽기도 좋고 내용과 삽화가 꽉꽉 차서 매력적입니다 잘 몰랐던 나무 이야기들이 매력적입니다 작가님의 필력이 돋보입니다 술술 잘 읽어집니다 두고두고 다시 읽어볼 만한 것같아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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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길고 긴 나무의 삶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야* | 2020.04.08

길고 긴 나무의 삶
나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제목만으로도 매력을 느끼는 책일 것이다.
부제가 문학, 신학, 예술로 읽는 나무 이야기
독자가 호기심을 느끼만한 모든 요소가 제목에 담긴 듯 하다.
책의 내용은 열일곱가지 나무가 우리의 삶과 역사, 문학과 예술에 나타나는 모습을

잘 정리한 듯 하다.

이 책에서의 길고 긴 나무의 삶이라는 것이 나무의 수명이 아닌

우리 곁에서 늘 존재하던 나무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딱딱하게 읽힐 수 있고 단순하게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을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져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나무라는 것이 자연환경에 따라 종류가 달라서인지 저자의 감성적인 면에서

우리 독자가 공감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 동네에 이런 나무가 있어, 이 나무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사람들은 나무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  내가 인문학에서 찾아보니 이런 내용도 있더라.
그래서 나는 이 나무가 이런 특성이 있어 좋다. 독자들도 이 나무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우리나라가 나무에 관한 책들이 나무의 특성과  쓰임새, 나무 알기 같은

식물도감, 생물과학에 초점이 맞쳐져 있어 식상함을 느낀다면 이 책은 새로운 나무읽기에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보다 수명이 긴 나무를 보면서 인간이 나무를 평가하는 것이 맞는지 나무가 인간을

평가하는 것이 맞는지를 한번 생각해 본다
그저 묵묵히 인간을 지켜봐온 나무도 얼마나 할말이 많겠는가?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나무은 우리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말을 하지 않아도 위안과 평안과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이 나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한그루를 나무를 심었으면 좋겠다던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읽고 나무를 더 좋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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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6건)

구매 길고 긴 나무의 삶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d******n | 2022.04.12

"길고 긴 나무의 삶"은 여러 가지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나무들의 종류는 주목, 벚나무, 마가목,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 참나무, 물푸레나무, 포플러, 호랑가시나무, 시커모어, 자작나무, 마로니에, 느릅나무, 버드나무, 산사나무, 소나무, 사과나무 등의 17가지 나무들입니다.
각 나무들에 대한 오래 전, 중세 시대 때부터의 이야기를 포함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입니다.
나무에 따라서는 천년 이상을 살아서 인간의 흥망성쇠를 지켜본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언가 신비스러운 비밀을 간직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근래에는 지구 온난화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 탄소를 줄여주는 역할로도 나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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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무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R*****^ | 2021.11.27
얼마전 읽었던 '덧없는 꽃의 삶'의 저자가 쓴 나무에 대한 책이다. 꽃은 '덧없고', 나무는 '길고 긴'으로 비유해 두 권을 부제도 똑같이 쌍둥이처럼 출간한 것이 인상적이다.

주목, 벚나무, 마가목,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 참나무, 물푸레나무, 포플러, 호랑가시나무, 시커모어, 자작나무, 마로니에, 느릅나무, 버드나무, 산사나무, 소나무, 사과나무를 소개한다.

얼마전 읽은 '헨리 5세'의 '아쟁쿠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은 '주목'으로 만든 '롱보우(긴 활)' 때문이었고,

팅커, 테일러, 솔저, 세일러라는 노래를 버찌 타르트나 버찌를 먹고난 뒤 씨를 세면서 불렀다는데 당연히 존 르카레가 생각날 수밖에 없었고,

오디세우스가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른 나무도 올리브나무고, 페네로페와 함께 자는 침상도
올리브나무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요즘 열심히 읽고있는 오디세이아를 더 재미있게 해줬고,

시커모어란 이름으로 소개된 나무는 양버즘나무인 '플라타너스'인데 씨앗이 대기권 밖에서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려고 '아폴로14호'와 달 궤도를 서른네 번이나 돌고 와서도 40년이 넘도록 잘 자라고 있다고 하고,

마로니에의 이름이 'horse chestnut'이라는데 도데체 마로니에와 말??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신기했고,

1970년대에 느릅나무병이 크게 유행에 10년만에 2,500만 그루의 느릅나무가 죽기도 했고,

샐리(sally, salley) 등으로 불리는 버드나무는 무너진 사랑과 자살을 부르는 절망과 비탄의 나무로 셰익스피어 작품이나 예이츠의 시에도 등장하고,

생명의 나무지만 지식의 나무, 선과 악의 나무, 욕망의 나무인 사과나무까지

나무에 관한 문학, 신화, 예술적인 접근으로 읽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읽다보면 자꾸 나무를 타고 의식의 흐름이 한없이 펼쳐진다.

인문학자가 쓴 나무 이야기. 나무 본연의 생태적인 모습도 좋지만 인간과 함께 얽힌 나무 이야기도 넘나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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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길고 긴 나무의 삶 - 문학, 신학, 예술로 읽는 나무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일*즈 | 2021.08.11

나무에 대해 좋아하지만, 나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현대인으로 살고 있는 중에

'길고 긴 나무의 삶' 을 책을 통해서 17가지 나무들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 수 있었다. 

책에 나온 나무의 종류는, 주목, 벚나무, 마가목,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 참나무, 물푸레나무, 포플러, 호랑가시나무, 시커모어, 자작나무, 마로니에, 느릅나무, 버드나무, 산사나무, 소나무, 사과나무 이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자연의 많은 부분들이 변경되고, 어떤 생물종은 멸종되기도 한다. 

나무는 자신의 터전을 굳건히 지킬 뿐, 간혹 가다 인간에 의해 벌목되어 여러 용도로 쓰인다. 

학교에서든, 어디서든 우리는 자연 속에, 길가에 '나무' 가 있다고 인지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나무이고,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물질적인 것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이 주는 것, 자연의 역사에 대해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잘 몰랐던 나무에 대해 여러 재밌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고, 나의 지식이 넓혀지는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도 자연과 나무에 관심을 갖고, 더 자연과 소통하는 느낌으로 산책을 하고 싶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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