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저/임상훈 역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존 에버렛 밀레이 외 그림/김기찬 역
조너선 스위프트 저/이종인 역
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조지 오웰 저/신동운 역
혜경궁 홍씨 저/신동운 역
군주론은 이번에 TVN 책 읽어드립니다 방송도서에 선정되어서 핫해진 책이다. 이런 티비 프로그램에서 왜 이런 고전 책을 선정했을까?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대를 꿰뚫어보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이 그 한 몫을 단단히 해냈으리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봉건제도가 사라지고 당시의 시대상황이랑 아예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아마 같지 않을까? 그래서 많은 경영자들, 정치인들, 국민들이 난세였던 이탈리아에서의 마키아벨리에게 지혜를 빌리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그 당시와 공통적으로 국가는 여러 나라들 틈에서 서로 자국우선주의가 판을 치고, 보호무역이 대두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강대국끼리의 힘의 싸움에서 여러 나라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되었다. 이러한 외교관계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서로서로 갈등관계와 동맹관계로 얽혀있어서 풀기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마키아벨리가 저술했던 군주롬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또한 치열한 글로벌 환경으로 인한 기업들의 초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연 기업가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그저 착하고 이상적이고 선한 군주가 되기보다 필요할때는 사악해질 수 있는, 그리고 과감하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카리스마있는 강력한 군주상을 제시한 그의 통찰에서 지혜를 얻고자 하는 마음들이 이 시대에 군주론을 꾸준한 스테디 셀러로 만든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특히 나는 이러한 비즈니스 관점에서 군주론 읽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당시 마키아벨리의 시대적 상황과 같이 지금도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사방에 적들이 깔려있다는 전제 자체도 비슷할 것이다. 군주가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에는 압도적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 야망 있는 사람을 견제할 것, 권위만이 아닌 설득력으로 통솔할 것, 측근의 충성심을 확보할 것, 열렬한 지지자를 얻을 것 등 같은 지침들이 제시되어있다. 사실상 권력과 투쟁에 대해서 통찰력있게 쓴 책이 군주론일 것이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때는 대학 신입생 시절이다. 두 번째 세미나에서 지정 도서로 정해 준 탓에 허겁지겁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당연하게도 강의 내용이나 당시의 감상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군주론』은 꽤 단호한 어조로 적혀 있다. 마키아벨리가 스스로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그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각 나라의 예시를 들어 진언하는 것이다. 덕분에 대표적인 지도자의 정치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외전과 내전 중 어떤 쪽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부터 동맹을 대하는 법 등 장마다의 길이가 짤막하면서도 폭넓다.
이건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지배층의 시선에서 쓰인 글이다. 스무 장쯤 넘겼을 때 든 생각이다. 그만큼 군주론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어 나가자는 몽글몽글한 몽상이 아니라, 왕좌의 게임만큼이나 치열한 정치 세계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전술’이라는 의미이다. 특히 식민지 국가를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방법을 서술한 대목에서는 일본이 실제로 사용했던 내선일체가 떠올라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는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불편하면서도 도덕을 이야기해 그보다 선한 인상을 주고,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선사한다.
이 글을 읽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좋은 군주가 될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저자의 인간을 향한 근본적 인식이 부정적이다 보니, 책에는 군주에게 잔인함을 권장하는 부분도 여럿 등장한다. 그는 인간이 “경우에 따라서 언제든지” 애정을 끊어 버리는 반면 두려움에는 굴복하고, “아버지의 죽음은 곧 잊어버리지만 빼앗긴 제물에 대해서는 좀처럼 잊지” 못한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미움을 사지 않도록 하되 잔인해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거듭 반복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악의 편을 드는 법”도 알아야 한다고도 말한다.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는 분명 효과적이고 옳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헌법을 달달 익히며 살아 왔던 이십 년 넘는 세월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옳은 이야기가 태반이어도 이제야 읽는 『군주론』은 “충성”을 얻고 “지배”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적용될 시기를 지났다는 인상을 남길 뿐이다. “군주”라는 명칭이 오늘날에는 더 이상 쓰이지 않기에 영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것처럼.
읽기 전 기대했던 『군주론』은 시대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지도자를 위한 내용이었지만 지금은 사뭇 다르다. 여전히 요구되는 이런 처세술은 부디 국내가 아닌 국외에 발현되었으면 한다. 처음에는 나 역시 기업 CEO부터 일반인들까지 모두 필요로 할 것 같고 익혀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너무 순진한 소리인 줄은 몰라도 여전히 나는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는 솔직한 세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지배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공존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하는 식으로 살아간다면 더 이상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될 것만 같다. 골치 아프고 우울한 세상이 도래하는 것도 금방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던 처음과 달리 나는 오히려 소신대로 살아가고 싶어졌다. 『군주론』은 필독서나 실용서가 아니라 영원히 역사서로 남았으면 한다.
[서평]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저 / 신동운 역 / 스타북스]
tvN의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세 번째로 소개된 책이 바로 이 책 <군주론>이다. 군주론은 정치, 군사, 역사에 일가견을 지닌 마키아벨리의 대표작으로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널리 읽힌 책이기도 하지만 16세기에는 금서로 지정되었고 정부에서는 발간되자마자 불온서적이라고 하여 즉시 불살라 버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군주론>이 세상에 빛을 본 것이 바로 마키아벨리가 세상을 떠난 지 5년 뒤인 1532년이다.
이 책 <군주론>은 총 2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일 첫 부분 서문에는 로렌초 메디치 전하께 드리는 편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1장에서 3장까지는 군주국가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4장에서 8장까지는 주권에 대해서, 9장에서 11장까지는 시민, 종교 군주국에 대해서, 12장에서 13장은 군대의 종류와 용병에 대해서, 14장에서 21장까지는 군주가 갖춰야 할 덕목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22장과 23장은 군주의 측근 대신과 신하를 다루는 법을, 24장부터 마지막 26장은 군주가 운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일 마지막에는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 마키아벨리 연보를 담고 있다.
"새로 주권을 잡은 군주는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행을 다 이행할 수 없는 법이다.
나라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신의, 자비, 동정, 신뢰 등과 정반대되는 일을 해야 할 경우가 자주 있다."
"우리는 상호 경쟁에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지혜에 의한 방법이고, 둘째는 힘에 의한 방법이다. 전자는 인간 본래의 것이고 후자는 짐승에 속한 것이다. 그러나 첫째의 방법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둘째의 방법에 의존할 경우가 있다. 군주가 짐승의 방법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경우에는 여우와 사자를 택해야 한다. 사자는 함정에 대하여 속수무책이며 여우는 늑대에 대하여 손을 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함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고, 늑대를 쫓아 버리기 위해서는 사자가 되어야 한다."
<군주론>을 읽기 전에 마키아벨리가 이 책을 쓴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간단히 이야기하면 피렌체에서 몰락한 귀족의 아들이었던 마키아벨리는 서른도 안 된 나이에 80인회의 사무국 서기로 임명되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세력 확장에 혈안이 되어 있었기에 국정이 매우 어지러운 상태였는데 그나마 간신히 유지되었던 세력의 균형이 메디치가의 로렌초가 죽은 뒤에 큰 혼란을 빚게 되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대에 이탈리아의 단합과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집필한 책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군주론>이다.
군주론은 이해하기 쉽게 해설을 도와주는 책만 한 번 읽어봤었고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보았다. 군주론은 권모술수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책이라 딱딱한 고전일 것만 같았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들어가는 말에서 군주론을 잘 표현하고 있었는데, "군주론은 세상에서 흔히 생각하듯이 희귀한 내용이 담긴 저서가 아니며, 권모술수의 경전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의 특징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입각하여 통치자의 도리를 설파한 정치철학이라는 데 있다."라는 것이다.
과거 실패한 군주들을 통해 이상적인 군주의 모델을 제시하면서 진정한 군주가 갖추어야 할 행동지침에 대해 진심을 다해 적어 놓았는데, 각 장마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으로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고, 가치관이 다르고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리더와 군주는 그저 한없이 좋을 수만은 없는 것! 배울 점도 많아서 빠져들어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