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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복 저
수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 타령을 하지만 그 뜻을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책을 읽게 됬다.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상용화 되고 있는 가상 플랫폼을 모두 메타버스라고 파악하는듯 하는데 코로나 시대를 겪은 사람으로써는 메타버스가 현실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다가오는 고대 바이러스나 기후 변화 같은 변수들을 생각하면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인 것 같기도 하다. 다가올 미래가 두려운 한편 흥미롭다.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영화 중 하나인 '아바타'라는 명칭의 원류가 되기도 하고 페이스북, 애플 등이 미래 산업의 중심축으로 예상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도 등장시킨 책이다. 아바타와 메타버스는 모두 가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열광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스노 크래시'가 출간된 지 30년, '아바타'가 개봉한지도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인류는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미래에 얼마나 접근해 있을까?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 경제 시대가 온다>는 스스로가 메타버스를 만드는 기술 기업의 창업자로 재직 중인 저자가 메타버스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한 글이다. 월드와이드웹이나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패러다임을 바꾼 기술 또한 불과 20~30년 전에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메타버스 또한 인류의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을 '뉴노멀'이라 말한다.
메타버스는 여전히 전문가마다 정의 내리는 것이 다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을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고 전 세계의 수십억 명이 동시에 연결되는 '가상현실'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고, 게임 속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구현하는 것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VR, AR, XR 기술 등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기술들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태이다. 때문에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가상현실'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정의 또한 나뉘고 있다.
저자는 메타버스의 근원이 결국 '초연결성'에 있다고 말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모바일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 또한 연결성을 무한대로 확장하여 사업의 기회를 전 세계로 뻗어간 경우였다. TV나 라디오 등의 단방향 미디어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양방형 통신으로 넘어가면서 사람들은 연결을 점점 갈구하게 되었다. 기업 또한 더 많은 연결 기회를 포착하여 산업을 확장시켜 나갔고 이제는 이론상으로 우리 우주보다도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진정한 '무한'의 세계, '메타버스'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2007년 경 메타버스가 만들 수 있는 4가지 시나리오를 예측한 적이 있었다. 꽤나 오래전이기에 막연히 멋진 미래를 구상했던 경향도 있었지만 15년 만에 세상은 당시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메타버스를 이룩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라이프로깅', '미러월드'로 구분되는 각각의 시나리오는 현실 위에 가상 세계를 혼합하거나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트래킹 하여 기록하는 등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페이스북, 오큘러스,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업들이 현재의 비즈니스에 만족하지 않고 78억 지구인을 모두 하나의 세계에 끌어들여 교감하고, 연결하고, 소통하게 만들 구상을 하면서 기술력은 과거의 청사진을 멋지게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불과 5~10년 뒤에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IT 기업들이 창조한 멋진 이름의 메타버스 속으로 모험을 떠날지 모른다. 물론 그때가 되면 보다 간소화된 메타버스 장비를 착용하고 가상 현실로 떠나는 것이 결코 '모험'이 아닐 것이다. 각자의 집에서 지구 반대편의 직장 동료와 함께 '아바타'를 이용해 회의를 하고, 스포츠 스타가 되고, 화성으로 떠나는 것이 그저 일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메타버스는 우주의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다. 장비를 착용하든 매트릭스처럼 머리에 케이블을 꽂든 현실의 삶이 아닌 가상 세계이기에 물속에서 숨을 쉴 수도, 하늘을 날 수도 있다. 그런 체험을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개별 사용자 또한 한 명의 작은 신이 되고 멋지게 이름 붙이 메타버스를 구현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창조주'가 되는 것이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많은 기업들이 AR, VR 등의 영역에 힘차게 도전하고 있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전략을 바꿔 오큘러스 등의 선도적인 기업을 빠르게 인수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책은 이와 같이 메타버스로 향하는 인류의 현재 발걸음을 조명하고 마주하게 될 험난한 파도를 예상하기도 한다.
메타버스는 지구라는 물리적인 세계 속에 위치한 더욱 거대한 세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의 상당수는 자유롭게 연결되어 소통할 것이고 기업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래와 산업에 대비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다듬고 있다. 뒤따르는 책임도 새로이 개편되어야 한다. 가상현실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나 테러 행위를 제제할 방법과 법률을 구성해야 한다. 비로소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가 된 인간 도덕성의 본질을 시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만간 영화 속 멋진 공상이자 몽상이 현실이 되리라는 생각은 묘한 흥분감을 준다. 인간이 진정으로 신이 되어버린 미래, 인간은 조화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