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스무 살에 삼풍백화점에서 일당 3만 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몹시 아팠다. 밖에서는 멀쩡히 웃고 떠들고 잘 지내고 돌아와 가만히 손목을 긋기도 했고, 일하다 말고 갑자기 집으로 가 수면제를 한 움큼 집어삼키고 누워 있기도 했다. 그 후로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았고, 그 일을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는 침묵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를 썼고...
1995년, 스무 살에 삼풍백화점에서 일당 3만 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몹시 아팠다. 밖에서는 멀쩡히 웃고 떠들고 잘 지내고 돌아와 가만히 손목을 긋기도 했고, 일하다 말고 갑자기 집으로 가 수면제를 한 움큼 집어삼키고 누워 있기도 했다. 그 후로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았고, 그 일을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는 침묵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를 썼고, 이를 계기로 딴지일보에 〈저는 삼풍의 생존자입니다〉를 정식 연재했다. 앞으로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지난날의 상처를 통해 무엇을 보고 또 느꼈는지. 특히 삼풍 사고가 생의 지축을 어떻게 뒤바꾸어놓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