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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산만언니 | 푸른숲 | 2021년 6월 11일 한줄평 총점 8.8 (6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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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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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라는 대형 참사에서 생존한 당사자가 쓴 첫 단행본이다. 사회적 참사가 어떻게 개인에게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주고, 더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가 생기지 않으려면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이 숙제를 풀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개인의 불행을 딛고 타인을 향한 연대로 나아가는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불행’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 어떻게 모두를 위한 사회적 기록으로 환원될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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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프롤로그 | 그러니 당신도 살아 있으라
제1장. 생존의 기억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방황의 나날들
비극의 시작
10년이 지나 죽기로 결심하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에게
감당하지 못할 빚더미
타인에게 욕먹는 일
불행을 맞이하는 법
고단해도, 살아야겠다
제2장. 고통이 가져다준 선물들
혼자 만드는 천국은 없다
벼랑 끝에서 붙잡혀버린 손
슬프지 않던 모든 날이 행복이었음을
숨지 않기, 침묵하지 않기, 기록하기
무례하지 않게 온기를 전하는 법
담백하게 위로하는 마음
서로에게 기꺼이 기대면 안 될까
제3장. 익숙한 비극 사이에서 건져 올린, 인간이라는 희망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타인을 안다는 착각
위로는 행동이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일에 대하여
다시 배워나가는 일상
밥 먹고 다니라는 말
제4장. 상처가 상처를 끌어안을 때
삼풍과 세월호
상갓집 앞에서 옷깃을 여미는, 최소한의 배려
용서의 무게
진도 막사에서의 밤
자꾸만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
상처받은 이가 상처받은 이에게
계속 쓰고 말하기로 했다
살아남은 자에게 주어진 소명
| 에필로그 | 그럼에도 불구하고
| 부록 | 삼풍백화점 참사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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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산만언니
1995년, 스무 살에 삼풍백화점에서 일당 3만 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몹시 아팠다. 밖에서는 멀쩡히 웃고 떠들고 잘 지내고 돌아와 가만히 손목을 긋기도 했고, 일하다 말고 갑자기 집으로 가 수면제를 한 움큼 집어삼키고 누워 있기도 했다. 그 후로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았고, 그 일을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는 침묵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를 썼고... 1995년, 스무 살에 삼풍백화점에서 일당 3만 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몹시 아팠다. 밖에서는 멀쩡히 웃고 떠들고 잘 지내고 돌아와 가만히 손목을 긋기도 했고, 일하다 말고 갑자기 집으로 가 수면제를 한 움큼 집어삼키고 누워 있기도 했다. 그 후로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았고, 그 일을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는 침묵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를 썼고, 이를 계기로 딴지일보에 〈저는 삼풍의 생존자입니다〉를 정식 연재했다.
앞으로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지난날의 상처를 통해 무엇을 보고 또 느꼈는지. 특히 삼풍 사고가 생의 지축을 어떻게 뒤바꾸어놓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출판사 리뷰

“나는 그 일에 대해 말할 수 있으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끔찍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머리카락 한 올 만큼이라도
이웃의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운명공동체다.”
- 본문 중에서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
개인의 기록이 모여 연대라는 사회적 기록으로 나아가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라는 대형 참사에서 생존한 당사자가 쓴 첫 단행본이다. 사회적 참사가 어떻게 개인에게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주고, 더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가 생기지 않으려면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이 숙제를 풀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개인의 불행을 딛고 타인을 향한 연대로 나아가는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불행’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 어떻게 모두를 위한 사회적 기록으로 환원될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다.

사회적 참사는 개인을 어떻게 망가뜨리는가?
더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가 생기지 않도록, 온몸으로 써내려간 기록
2018년 4월,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 생존자가 말한다〉라는 글이 한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었다. 1995년 일어난 삼풍백화점 참사는 일개 공무원까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처벌받았음에도 자신은 그 불행이 가져다준 여파로 인해 20여 년이 지나서까지 고통 안에서 살았다는 고백이었다. 이 글은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가 세월호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렸다고 역설한다. 해당 글은 각종 검색 포털 1위를 차지해 누적 조회수 100만 뷰를 달성하고 5,000건 이상의 추천을 받았으며, 수많은 인터넷 신문에 기사화되었고, 그날 이후 지금까지 매년 4월이면 재소환되고 있다.
이 책은 해당 글을 쓴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가 고백하는 ‘참사 이후 이야기’다. 저자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비틀어놓았는지 낱낱이 공개한다. 그날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시작된 이 비극의 역사는, 우연히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슬프지 않았던 날들이 모두 행복이었다”
삼풍 사고 당사자가 고백하는, 붕괴 이후의 삶
1995년 6월 29일 그날 일어난 삼풍 참사는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삶에 얼룩처럼 남아 더 많은 불행으로 번지는 듯했다. 사고 당시의 상황과 사회적 참사의 당사자가 된 심정뿐 아니라 친아버지의 자살, 친오빠의 학대, 자신의 우울증과 자살기도, 직장 내 괴롭힘과 퇴사까지 생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번번이 돌부리가 되어 그를 넘어뜨렸다. 그때마다 그는 조금씩 비틀거렸지만, 그럼에도 결국 살아냈다. 불행에 집중하기보다는 불행으로 얻어낸 것들에 주목한 결과다. 그는 “그 모든 일을 겪어왔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온 세상은 따뜻했다고”, “슬프지 않았던 날들이 모두 행복이었다”고 서술한다. 수많은 비극 안에서도 기어코 살아낸 이가 들려주는 담담한 고백은 불행을 불행으로 받아 안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 지난한 삶이라 해도 기꺼이 살아볼 만하다는 용기를 선물한다.

“한 사람이라도 제 글에 위로받을 수 있다면, 피를 내서라도 써야지요.”
1995년 사고와 함께 봉인한 기억을 기어코 끄집어낸 이유
이 책은 딴지일보 포털 사이트에 연재했던 〈저는 삼풍의 생존자입니다〉를 도서화했다. 인터넷 연재부터 단행본을 위한 개고, 추가 글 집필까지 장장 3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날의 기억이, 습도, 온도, 사이렌 소리, 피비린내, 회색빛 먼지 구름까지 전부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기억나는 바람에 몇 번이나 도망가고 싶었고, 쉽게 글을 이어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써내려가 결국에는 마침표를 찍었다.
고통스러워도 계속 글을 썼던 이유는 단 하나다. 살아남은 자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삼풍백화점 참사’는 계속 형태와 이름을 바꾸어가며 우리 사회에 나타났다. 특히 저자는 ‘세월호 참사’, 자신이 참사를 겪을 당시와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바닷가에 빠져 죽은 그 사건을 기점으로 ‘세상은 생존자가 침묵하는 딱 그만큼 불행해진다’는 진실을 깨달고 펜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겪은 불행이 우리 사회에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상처를 기록으로 남기고, 원가족을 잃은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하며 타인의 고통을 보듬는다. 또 다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을 이해하고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데까지 나아간다. 쓰라린 상처를 덧나게 내버려두지 않고 타인을 껴안는 빛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태도는, 삶에서 붕괴를 겪어낸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준다.

종이책 회원 리뷰 (54건)

우리는 오늘도 연대하고 생존하는 중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미**리 | 2022.08.15
한참을 지각했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오래 읽게 될 줄 몰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가슴속에 허랑한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은 때로 시리도록 아프며, 누군가가 눈물샘을 슥 잘라낸 것처럼 마음속이 콸콸 차 넘치는 짜고 뜨거운 것이 그 허랑한 공간을 채우고 넘쳐 범람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감히 내가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내가 상갓집 앞에서 옷깃을 여미는 예의는 가진 사람일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연일 애타게 실종자들을 찾는 방송을 본 일이 있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사실 너무 어린 시절이라 삼풍백화점이 있다는 것을 무너지면서 알았지만 백화점이 무너진다는 게 너무 현실감이 없었다. 당장 영등포에만 나가도 으리뻔쩍한 백화점이 몇 개가 있는데, 그런 백화점이 무너질 수 있다고? 그건 저 세상의 얘기 같았다. 어렸으니까. 다만 사람들이 하나씩 구조될 때는 같이 애타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엄청 아프겠다 싶어서. 어린 마음에도. 그때 살아난 사람들은 억세게 재수 없는 와중에 엄청나게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땐 미쳐 그 뒤로 있을 개인사의 비틀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그저 살아났다는 것이 대단한 운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이십 며칠만엔가 구조된 사람 이야기도 기억난다. 꽤나 충격적이고, 잔인한 사건이었다. 그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이 책을 건네줄 것이라고는 그때는 상상하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그리 멀지 않은 나이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동년배의 저자의 아픔이, 그가 기억하는 유년기의 연대감을 공유하는 만큼이나, 제 나름의 삶의 무게를 지고 또 사회적 참사와 동심원을 가질 수밖에 없어진 나에게 새로운 아픔과 위로, 그리고 희망과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던 해는 내가 교직 생활을 제대로 시작한 지 2년째 되던 해였고, 처음으로 담임을 맡은 해였다. 장난 같았다. 설마. 구하겠지. 2014년인데. 저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할 리가 없잖아. 저 큰 배가 가라앉았는데. 그러나 2014년에,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 그것도, 임용 2년 차 후배가 교사로 함께 희생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한층 더 남일이 아닌 일로.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우리 반 아이들이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워지곤 했다. 와중에도 정말 장난치듯이 100명 이상 같이 이동하지 말라는 괴상한 공문만 내려와서 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300명이 한 번에 죽을까 봐 100명씩 다니라는 소린가? 이걸 대책이라고 내놓은 건가? 황당했다. 우리는 십시일반 돈을 모아 운초우선 교육관에 '전수영 라운지'를 만들었다. 후배들은 알까, 수영이가 누군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그 라운지를 만들었는지.

그렇게 '왜'조차 알 수 없는, 이유도 없는 불행에 잠식당한 채 뜨거운 피를 흘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차갑게 굳은 피로 인해 역사는 진보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런 진보의 수혜를 입고 있는 사람들의 피는 차갑게 흐르는 건지 모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막말도 한다. 모를 수는 있다. 아니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자기가 하고 있는 말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주 보통의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조금이 생각하기 귀찮아서 아무 말이나 내뱉을 거면 그냥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왜'냐는 이유로 설명되지조차 않아서 납득이 되지 않는 불행 앞에서 수많은 개인사는 돌이킬 수 없이 비틀린다. 무엇으로 그것을 보상할 수 있겠는가.

작년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나는 때로는 억울하고, 때로는 화가 나며,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우울하다. 나는 위에 언급한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일을 겪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생존자'라고 생각할 만한 일을 겪었다. 당시에 나를 치고 들어오는, 나를 해치는 생각들을 막아내느라고 나는 정말 온 힘을 다했다. 위의 일들에 비해서 매우 개인적인 일들이고, 다소 파격적인 일이기도 해서 온전히 고스란히 파편을 맞아가며 싸워야 하는 것도 좀 달랐다. 그러나 살기 위해 싸웠고, 떳떳하기 때문에 싸웠으며, 그것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에 싸웠다. 기분이 나빠서, 내가 싫어서 세 치 혀를, 손가락을 함부로 놀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겠지만 누명을 쓰는 일은 너무 억울했기 때문이다. 그 작은 일 조차도 나라는 개인의 서사를 비틀어놓기에 충분했는데, 상상할 수 없는 거대 서사들은 더욱 그랬겠지. 그러나 그래서 조금은 뻔뻔하게, 비틀린 서사를 이해한다고, 생존의 고충을 공감한다고, 그때의 연대의 마음과 손길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아니었으면 나도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최근 깨달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 편이, 화내지 않는 편이 쉽다는 것이다. 싫은 것은 보지 않고, 봐야 하면 모른 척하는 것이 쉽다. 상처받은 기억은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평생을 따라다닌다. 그러니 굳이 자극하지 않아도 어쩌면 그 존재가 지옥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웠던 것은 선례이기 때문이고, 싸우지 않으면 그저 조용히 잘못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었다. 내가 만난 사고와 같은 일이, 보편타당하지 않은 일이, 조용히 한 사람이 뒤집어쓰면 끝나는 그런 일이 되어버리면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교육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그러면 안 되는 일이었고, 그래서 더 힘들었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내고, 타인을 이해하며 남의 말을 듣고자 하는 저자에게 존경을 표한다. 그가 말한 연대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고를 일으키는 공조조차 하나의 연대라면 그 말에조차 양면이 있을지라도, 저자와 내가 생각하고 살아왔던 동네의 풍경들이, 깍두기를 품어주던 동네의 풍경들이, 말보다 행동으로 진하게 품어오던 위로들이 연대가 되어, 세상의 불행을 덮지는 못하더라도 깜깜한 새벽에 누가 칼을 내밀지도 모른다는 조금의 걱정도 없이 맞잡을 따뜻한 손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서는 저자가 어느 날 바다에 빠져 죽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의 위를 가득 채워준 국밥이, 수녀님이 잔뜩 차려주신 콩비지찌개와 가자미 튀김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끝의 끝에는 다시, 개인주의와 AI와 숨 막히는 세상의 끝에는 다시 연대의 손길만이 희망이리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이 책은 저자님이 글을 쓰시는 용기에 더불어서 편집자님께서 1년을 공들이신 책이라고 알고 있다. 그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일이 있다. 그래서 내가 푸른숲과 그 시선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다들 정말 고생하셨고, 감사하다.

#서평 #도서제공 #푸른숲북클럽 #나는삼풍생존자입니다 #산만언니 #사회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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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산만언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k*******3 | 2022.07.30

세월호 4주기쯤 세월호 지겹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제대로 밝혀진 건 아직 하나도 없는데 이미 사람들은 잊을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때 저자인 산만언니가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렸던 글이 화제가 되어 정식 연재하게 되었고, 그 글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1995629일 오후 557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던 날, 스무 살이었던 저자는 지하 1층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실내는 푹푹 쪘고, “이건 비밀인데 위층에 에스컬레이터가 어긋나버렸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와 같은 말들이 돌아다녔다. 사고가 일어나기 바로 직전, 같이 일하던 아줌마들과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가 누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식품코너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등 뒤에서 건물이 무너져 내렸고 굉음과 함께 불어온 어마어마한 돌풍에 앞으로 나동그라졌다. 그렇게 단 몇 걸음 차이로 생과 사가 나뉘었다.

 

저자는 얘기한다. 자신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어린 시절엔 큰 오빠의 폭력이 있었고, 스무 살엔 아버지의 자살과 삼풍 사고를 겪었다. 사고 후엔 PTSD, 자살 시도, 자해를 반복하며 오랜 시간 고통 받았다. 그러나 여기서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작은 오빠의 사업 실패로 인한 파산과 가난, 그리고 직장 내 왕따까지 왜 불행은 혼자 오지 않고 다른 불행을 줄줄이 엮어 오는가. 너무나 많은 일을 겪어왔고, 많은 날들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 계속되는 조울증과 불면의 밤. 어쩌다 잠깐 잠에 들었다가도 금세 일어나 혼자 벽을 치고 흐느끼고 괴로워했다.

 

그런 불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때만 생각하면 먼지 냄새, 피 냄새,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 힘에 부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라고 했다. 누군가 본인의 불행을 보고 위로받기를 바란다고.

 

그 모든 일들을 겪어왔지만, 그럼에도 내가 살아온 세상은 따뜻했다고... 그러니 당신들도 살아 있으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살아만 있으라고. 그러다 보면 가끔 호사스러운 날들도 경험하게 될 거라고. 이 말을 하고 싶어 쓰는 것이다. 다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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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트라우마를 극복할때 꼭 읽어야 하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j*******p | 2022.07.18
#저는삼풍생존자입니다


'있고 없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돈 인가요 .나이인가요.경험과 시간인가요~

돈 많은 부자인데 마음은 아주 가난한 사람도 보았고
가난한 자가 재벌처럼 써대다 무너지는것도 보았습니다.

나이만 어른이 되어 7살 어린 아이보다
말의 소중함을 모르고 배려가 부족한 사람도 보았고
어린 아이들에게서 저보다 더 깊은 사랑을 배웠습니다.

경험이 많다고 노하우를 전하며 이웃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였고,
시간이 적어서 마음 나누기를
소홀히 하는 사람만 있는것도 아니였습니다.


겸손하기를.
분수에 맞게 살기를 받아들이고
내게 다가오는 상황을 거부하지 않으며
사람과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면 ...

그것이면 마음을 나누기에 충분합니다.
그것이면 있고 없음을 평가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니지요~

죽음과 삶 사이에 터널을 지나본
누군가는 진실과 거짓을 따지기보다
입을 닫고 한 발 뒤에서 지켜봐주것을
미덕으로 삼아 세상을 살아가기도 한답니다.

삼풍백화점 생존자 산만언니.
그녀는 자신의 트라우마와 불행을 밟고서라도
독자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녀의 불행과 나의 불행을
비교해서라도 우리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겪더라도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어서 주기를 바라지요~
씁씁함 뒤 잠시 찾아오는 그 달콤한 마음이 저에게 전해옵니다.

#산만언니 #도서협찬 #푸른숲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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