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봄이다, 살아보자

풀꽃 시인 나태주의 작고 소중한 발견들

나태주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21일 한줄평 총점 8.6 (4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38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3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23.67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시인 세월 50년, 인생 예찬 50년

나태주 시인이 삶의 군데군데 끼워둔 ‘풀꽃 책갈피’

그 속에 담긴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말들'



“그래 살아보는 거다.

우선 1년을 살아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



사람, 시, 자연에서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갈

생명력을 발견해온 소박한 시인의 힘 있는 문장들




시인을 꿈꾸던 어린 소년에서, 수십 년간 성실히 교단에 서며 아이들과 꽃과 시를 가꿔온 초등학교 선생님, 우리 곁의 소박한 시인이 되기까지. 동네 어귀, 들꽃밭, 작은 병상, 어디에서든 시 쓰기를 놓지 않았던 그의 인생은 ‘작은 것들에 대한 예찬’이었다. 『봄이다, 살아보자』는 나태주 시인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오랫동안 차근히 집필해온 산문집으로, 일상에서 만난 놀라운 생명력과 회복력에 대한 그의 섬세한 마음이 담겨 있다.



1부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에는 ‘소박한 인연’에 대한 따뜻한 예찬들이, 2부 「마음을 빨래하듯 시를 쓴다」에는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숙고와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는 시에 대한 소개가, 3부 「뜨락에서 배운다」에는 작은 풀꽃들에게서 배운 눈부신 회복력과 지혜가 담겨 있다. 나태주 시인이 삶의 군데군데 끼워둔 ‘풀꽃’ 책갈피를 따라 시인 세월 50년 아름다운 순간들을 함께 느끼다 보면, 다시 일어나 새롭게 살아볼 마음이 차오른다. 『봄이다, 살아보자』는 생의 몇몇 지점들을 이미 통과해 온 기성세대에게는 따뜻한 도닥임과 위로를, 앞으로 가야 할 길 위에 놓인 젊은 세대에게는 생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들어가며: 안녕, 안녕, 봄입니다

1부 작은 인연 예찬 :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


* 모교 앞을 지나며
* 근근이 먹고산다
* 길 잃은 사람
*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
* 아내의 생일날에
* 맞절
* 살아남고 보자
* 김을 보내며
* 반의 반
* 해충에서 익충으로
* 아가야 잘 가거라
* 조지훈 선생님께
* 맞아요
* 사랑의 거리
* 인연의 무게
*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 참외 철의 기억
* 저만치 혼자서
* 사인을 하며
* 천사는 없다
*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 아버지께 드리는 글

2부 작은 시 예찬 :
마음을 빨래하듯 시를 쓴다


* 시인에의 길
* 지문이 사라졌다
* 글 쓰며 늙은 사람이 되어
* 사람 나이 50쯤이면
* 마음의 빨래
* 포기한다는 것
* 「초혼」을 읽으며
* 문인으로 산다는 것
* 보편에 대하여
* 책도 죽는다
* 더터나가는 인생
* 바로 그것을 써라
* 시인 나이
* 마음을 내려놓을 곳
* 우리, 멀리 함께 갑시다
* 가지 않은 길
* 슬럼프
* 양갱의 단맛
* 좋아요 어법
* 글쓰기의 힘
* 그 모습이 시가 되어
* 시는 망하지 않습니다
* 내가 기대고 살았던 말들

3부 작은 풀꽃 예찬 :
뜨락에서 배운다


* 잡초와 화초
* 모든 풀꽃들에게
* 하얀 제비꽃
* 책의 숲으로 가는 길
* 뜨락에서 배운다
* 너도 그르지 않다
* 뒷모습을 바라보며
* 인생 사계
* 병렬 인생
* 봄의 말
* 시나대숲의 새소리
* 공짜로 오지 않는 봄
*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
* 가을 햇빛
* 지구 님 잘못했습니다
* 꽃들에게 배운다
* 날마다 첫날이고 마지막이다
* 10년 후에 보자
* 나무들아 꽃들아, 고맙구나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나태주 (羅泰柱)
1945년 충청남도 서천군 시초면 초현리 111번지 그의 외가에서 출생하여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등단 이후 끊임없는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담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1945년 충청남도 서천군 시초면 초현리 111번지 그의 외가에서 출생하여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등단 이후 끊임없는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담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흙의문학상, 충남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향토문학상, 편운문학상, 황조근정훈장,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김삿갓문학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73년에는 첫 시집 『대숲 아래서』 펴냈고, 이후 1981년 산문집 『대숲에 어리는 별빛』, 1988년 선시집 『빈손의 노래』, 1999년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2001년 이성선, 송수권과의 3인 시집 『별 아래 잠든 시인』, 2004년 동화집 『외톨이』, 2006년 『나태주 시선집』, 『울지 마라 아내여』, 『지상에서의 며칠』를 비롯하여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산촌엽서』, 『눈부신 속살』,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마음이 살짝 기운다』, 『어리신 어머니』, 『풀꽃과 놀다』,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문학작품을 출간하였다.

1972년 「새여울시동인회」 동인, 1995년엔 「금강시마을」 회원,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충남문인협회 회장,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공주문인협회 회장, 2001년부터 2002년까지 공주녹색연합 대표 등을 역임하였으며, 공주문화원 원장, 계간 「불교문예」 편집주간, 격월간 시잡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지역문학인회 공동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부회장)을 지냈다.
주로 집에서 글을 쓰고 초청해 주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 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꿈은 첫째가 시인이 되는 것, 둘째가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 셋째가 공주에서 사는 것이었는데 오늘에 이르러 그 꿈을 모두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공주에서 살면서 공주풀꽃문학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으며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문학상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현재 공주문화원장과 충남문화원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풀꽃문학관에서,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게 요즘의 일상이다. 가깝고 조그마한, 손 뻗으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출판사 리뷰

“문득 목이 마른 것이 우리의 삶,
세월은 인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손사래 치며 멀어질 뿐이지만…”

거대한 명제 앞에 소박한 소원, 여든을 앞둔 나태주 시인의 고백


시인은 오랜 세월 매일같이 오간 공주교육대학교 앞길을 지나며 스쳐간 인연들을 회상한다. “피차 오래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대상이 되었고 의미가 있었지만 무의미한 그 무엇으로 바뀌고”만 인연과 사건들. 그저 그렇게 잊힐 사람도 있었겠지만, 순간순간 영원할 것 같았던 관계도 분명 있었다. 빠르고 무정한 세월이 많은 걸 바꾸고 흘려보내며 사라졌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수십 년 같은 길을 낡은 자전거 하나로 오가는 나태주 시인과 공주의 거리, 인생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그러하다. 나태주 시인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다만 아득한 느낌. 꿈길을 헤매고 있는 것 같은 감회”라고 회고하며, 변함없이 같은 길을 오가는 자신이 “연극은 이미 끝났는데 무대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서성대고 있는 연극배우”와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낯익고 정답지만 낯설고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거리가, 꼭 우리의 삶 같음을 떠올린다. “정신을 차려보면 막막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 몰입해 살다가도 잠시 멈추어 돌아보면 “문득 목이 마른 것”, 그것이 인생이다.


“다만 나는 바람처럼 이 길을 오갈 뿐이다.
얼마나 더 오가든 나는 사랑하고 또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여든을 앞둔 풀꽃 시인, 삶의 모든 순간을 ‘시’로 발화하기로 택하고 50여 년을 보낸 나태주 시인은 무정한 세월 앞에서 다만, 사랑을 다짐한다. “얼마나 더 나는 이 길을(이 삶을) 이렇게 오갈 것인가”라는 웅대한 질문에, 시인은 ‘작은 소명과 바람’으로 답한다. 매일 골목 한 귀퉁이 풀꽃의 안부를 챙기듯 스치는 사람과 시간, 자연을 사랑하고 감사하겠노라고 말이다. 거대한 명제 앞에 소박한 소원. 그것이 시인 나태주이고, 그가 시를 쓰는 이유이다.

“저들 속을 내 비록 이방인처럼 스친다 해도 나는 그 자체만을 사랑하며 아끼며 하루하루 살아갈 것이다. 가능한 한 정겨운 눈초리로 모든 풍경을 바라보며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볼 것이다. (…) 앞으로도 더욱 오랜 날들을 낡은 자전거에 올라앉아 다만 알지 못하는 동네 노인으로 이 거리를 오가고 싶다.”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감정들,
밖으로 내보내야만 할 것 같은 절박함… 시가 나를 살렸다.”


시인이 되겠다고 다짐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장장 60여 년. “시가 나를 이끌고 온 것인지, 내가 시를 이끌고 온 것인지” 돌아보는 질문에 나태주 시인은 “시가 나의 손을 놓지 않았다”고 답한다. 일찍이 주변에 아는 문인도, 시적인 분위기나 환경도 없는 “무학파 시인”, “변종의 그 어떤 식물, 이상한 나무”였지만, 그는 시만이 자신의 언어일 수밖에 없었던 시절을 터놓으며 시가 자신을 살렸다고 고백한다. 병상에서의 긴 생활을 버티게 한 것도 매일 써내려간 시와 일기였다. “시란 ‘모든 너’에 대한 고백이다”라고 정의한 그가 앞으로 쓰고 싶은 시는 ‘둔각삼각형’ 같은 보편성이 높은 시이다. ‘나’ 한 사람과 ‘모든 너’로 이루어진 이 세상에서 ‘모든 너’를 위한 시를 쓰는 것이 시인의 사명이며, 자신은 “아주 작은 시, 흔한 내용의 시, 생활 자체를 담은 시”를 쓰겠노라 선언한다. 독자들이 좀 더 가까이 오라 하면 기꺼이 가는 시인, 그러한 청을 거절하지 않는 시인, 그것이 나태주 시인이 말하는 ‘자신의 남은 길’이다.

“저는 결코 저의 시가 유명한 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유명한 시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저의 시가 유용한 시가 되고 저 자신이 유용한 시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언제까지나 저는 조그만 시인, 친근한 시인, 평범한 시인으로서 독자들 옆에서 자그맣게 숨을 쉬며 살고 싶습니다.”

종이책 회원 리뷰 (38건)

나태주 산문집 봄이다, 살아보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6***i | 2023.03.01

풀꽃, 풀꽃이라고 불리우는 이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어감이 참 예쁘네~정도?

그런데 그 뜻을 듣고보니 이름이 더 예쁜 것 같다.

오랜만에 수필을 읽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10년 후의 내 모습, 아니 5년 후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며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해도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살아야된다는 거...

평소에는 그랬으면 좋겠다 하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지만 책을 읽고 다시 다짐을 하게 되었다. 더 노력해야겠다. 나를 위해서...책을 읽고 하고 싶은것이 많아졌다 ^^

스승님의 백만원 기부, 조의금 백만원... 갑자기 울컥해졌다.

나도 시인님의 스승님처럼 온화해지고 싶고 나이 들어서도 그렇게 멋지게 나이 먹고싶다는 생각도 들고 가슴이 따뜻해졌다.

솔직하고 담담하고 그래서 더 편안하게 읽힌 책이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봄이다, 살아보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 2022.11.16
시인의 소소한 일상과 그속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다시금 알아가고, 또 다시 나에게 긍정의 힘을 , 힐링의 마음을 책을 읽으면서 투영해.본다. 누구나 반복되는 일상이 힘들고 때로는 지치고 힘겹다. 그러나 그 와중에 발견하는 작은 기쁨이, 조그마한 행복이 마음에 스며들면서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이 책을 보면서 또 한번 더듬어 본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오로지 나만 보이던 삶에서 ..
책 속에서 나 빼고 모두 너란 말이 계속 가슴을 두드리며 나의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나이와 함께 여유로움 함께 나에게 서서히 오고 있으면 좋겠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내가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동***상 | 2022.11.08

정말 나는 책을 한 권만 빌려 올 생각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마침 매는 가방을 들고 도서관을 갔기 때문이다. 또 마침 신간에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이 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원래의 계획을 깨고 3권이나 빌려서 가방은 무거우나 마음은 즐거워서 코 노래를 부르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책을 펴 놓고 사진을 찍다가 생각한다. 언제 다 읽지? 그래도 산문집이니까 오래 걸리진 않겠지? 시인 할아버지 나를 구해주세요.

 

시인이며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이래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글을 쓴 시인은 이제는 풀꽃 문학관의 정원 관리사가 되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사람, 2부는 시, 3부는 풀꽃 문학관 정원을 관리하면서 배우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70년을 넘게 산 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책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결국은 사람과 시, 자연에게서 배우는 것들이 남았다. 나에게는 어떤 것들이 남게 될까? 촘촘한 거름망을 만들어 흔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거름망을 크게 크게 만들어서 남기는 것들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무엇을 남기든 이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일과 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누구에게 핑계도 델 수도 없는 고스란히 나의 몫으로 남는 삶의 자취들을 시인과 함께 정리하듯 따라가 본다.

 

이쪽에서 고맙게 생각하면 저쪽에서도 고맙게 여기는 법이란다. 그게 참 중요해. 긍정적인 사고. 끝없는 소망. 자발적인 사랑.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관용과 보살핌. 그러면 이 세상이 천국이 되며 함께 사는 사람이 천사가 되어주는 거란다.(p31)

아내의 생일날 자신의 아들딸에게 쓴 편지 같은 글이다. 약간 뜬금없다는 느낌도 든다. 아내 생일에 왜 아들딸에게? 이제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아는 까닭이다. 아들과 딸게에 흔히 하는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은 별로 없다. 대신 함께 살아주는 사위와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그러면서 아들과 딸에게는 위에서처럼 당부한다. 상대에게 먼저 고맙게 생각하고 대하고 자발적인 사랑을 실천하라고. 상대에 대한 관용과 보살핌.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이 천국이 되고 함께 사는 사람이 천사가 되는 거라고.

요즘 내 상태로는 읽기 쉽지 않은 문장이다. 왜 내가 먼저, 항상 나 보고만이라는 생각과 말들이 언제든지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마음 상태 때문이다. 이럴 때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또 쉽지 않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먼저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니 책을 읽고 알고 깨닫게 된 사람이 먼저 고맙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끝없는 소망을 품고 자발적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끝없는’과 ‘자발적인’ 이 두 단어에 숨이 막혀오지만 얼마나 대단한 말인가? 소망은 끝이 없이 품어야 하고, 사랑은 조건 없이 자발적이어야 한다. 아! 그 자발적인 사랑의 실천을 위해 저녁 준비를 한다. 고맙게 생각하면서.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시를 마음의 빨래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은 처음엔 깨끗하고 맑고 좋았지만 살다 보니 자주 흐려지고 어두워진다. 그걸 그대로 놔두면 안 된다. 적당한 시기에 빨아야 한다. 마치 더러워진 옷을 빨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목욕하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게 해야 한다.(p119)

시를 왜 써야 하며 시가 우리에게 주는 도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시인의 답이다. 흐려지고 어두워진 마음을 시로 깨끗하게 빨아야 한다고. 시를 왜 읽는가? 그런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 그냥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시 읽기가 필수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읽었다. 그것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 마음 한구석 깨끗한 곳이 없을 때까지 참고 참고 참다가. 늘 가까이서 믿음을 나누며 중보 하고 기도하는 친구는 비슷한 말을 했었다. 내가 왜 이렇게 사람들 때문에 힘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을 때, 말씀으로 늘 새롭게 새살이 돋아나듯 여린 마음으로 부딪치기 때문이라고. 날마다 세수하듯이 말씀으로 자신을 씻고 채워야 한다고. 그 말씀이 죄상이 가득한 인간의 내면을 비추고 회개하게 한다고. 그 말과 시인의 말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다. 한결 이해가 쉬워진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시인이 영혼을 깃들여 쓴 시가 읽는 사람의 마음과 영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리라.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읽으면 왠지 쓸쓸한 바닷가 풍경이 떠오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상되고 느껴지는 시의 힘이 있다. 시를 너무 오래 잊고 있어 마음이 흐려지고 어두워진 것은 아닌지. 넘쳐나는 외래어와 줄임말속에서 우리의 마음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시를 읽어야 한다. 시를 읽어야만 한다. 수능 문제에 나오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어 이제는 쓰임이 없어 보이더라도.

 

가끔 문학강연에서 ‘그것에 대해서 쓰지 말고 바로 그것을 쓰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것에 대해서 쓰는 것은 설명하는 것이고 서술하는 것이다. 묘사하는 방법 가지고서도 모자란다. 그 너머를 써야 한다. 그 자체를 써야 하고 드디어 그것 자체가 되어야 한다. (p148)

말이 쉽지 실제로는 어렵다고 시인도 인정한다. 무언가를 써보겠다고 날마다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잦다. 아직 익지도 않는 과일을 따먹으려는 성급함으로 늘 무언가에 쫓기는 심정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디서 들은듯한 이야기, 책으로 읽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자주 쓰게 된다. 그 속에는 내가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빠지게 된다. 그런 글들은 마치 뜬구름 잡는 것처럼 애매하고 잡히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는 말이 글을 쓴 내에서도 튀어나온다. 그럴 때 바로 시인이 말 한대로 써야 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쓰지 말고 바로 그것을 써야 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쓰고 싶은가? 질문이 너무 크고 깊다.

 

시인은 자전거를 탄 할아버지로 늙어 가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동네를 하루에도 몇 바퀴씩 돌지만 사람들에게는 이방인 같은 할아버지. 자신을 시인으로 기억하지 않아도 그 동네에서 그렇게 풍경처럼 늙어 가고 싶다고 말한다. 사람이 결국에 남는다고 말하며 사람들을 귀하게 대하라고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고, 시를 평생 써온 시인으로서 시를 대하는 마음과 시가 필요한 이유, 시인의 삶에 대해서도 말한다. 풀꽃 문학관의 정원 지기로서 식물들을 관리하며 배운 것들도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사람에 편의나 필요에 의해 화초와 잡초가 구분되는 안타까움도 말하고, 기어이 모진 바람과 태양을 견디며 꽃을 피우는 여린 생명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나이가 칠십을 넘어서도 아이처럼 감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책 곳곳에 나타난다. 근엄하게 앉아서 유명한 시인이라고 말하지 않는 다정함과 쉬움이 좋다. 다시 생명을 피워 올리는 나무들, 꽃들, 풀들을 바라보며 그래도 살아보자고 다짐하듯이 권유한다. 코로나로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고, 자영업자들은 힘들고, 경제도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보자고. 이름 없는 풀꽃들처럼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살아보자. 그 꽃이 사람들에 의해 아름답다는 이름을 얻지 못하더라도 꽃인 것처럼, 우리도 우리 각자의 삶에서 모두 하나의 꽃이다. 다만 일찍 피거나 좀 더 화려하거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낙엽을 떨구어 가을을 준비하는 나무의 생명력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내자.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다. 살아보자!!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3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