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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그대로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지나가다가 본 나무지만 이름은 몰랐던 나무들의 이름도 알 수 있고 각 나무들의 특성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교훈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책 중간중간에 나무들의 사진도 나오는데,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사진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들의 사진을 보면서 해당 나무들의 특성에 대해 설명을 읽으니 더 이해가 되고 실제로 보고싶다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나무들의 특성을 읽어가다 보면 주변의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나무와 닮은 사람이 떠오르면서 그 사람에게 당신은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고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꼭 그 말을 전해주겠다는 다짐도 생길 수 있는 책입니다.
또한 나는 어떤 나무의 모습과 닮았을까 생각하게 되고 어떤 나무처럼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시간을 가지며 생각하다 보면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온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무와 인간의 비슷한 점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서로가 닮아서 힘들면 나무에서 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나무는 지금 이 순간을 집중하며 살아가고 선택에 주저함이 없는 모습을 보면서 현재 자신을 돌아보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있는지, 선택에 너무 주저하지는 않았는지 등 되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븐/2019.9.27.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은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서 배웠다”라고 말하며, 나무병원 ‘푸른공간’을 설립해 아파하는 나무를 30년 돌봐오고 있다. 숲 해설가 전임강사 활동과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쓴 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게으른 산행 1,2>, <풀코스 나무여행> 등 11권의 저서가 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듯,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가 각자 저만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의 서문에서 말한다. 또한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p.7)”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30여 년을 나무의사로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자기인생 이야기를 엮어서 이 책에 소개한다.
“해를 향해 뻗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듬지의 끝은 가지에 이르는 햇볕의 상태를 일분일초 예의 주시하다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낌새가 감지되면 미련 없이 방향을 바꾼다. 그 선택에 주저함은 없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한다.(p.17)” 생각해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면적만 놓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는 미국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있는 제너럴 셔면 트리다. 지름 11미터에 높이 84미터 되는 거구의 몸을 자랑한다. 그러나 “막 싹을 틔운 어린나무가 생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땅속의 뿌리 때문이란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 낸 소량의 양분을 자라는 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쓴다.(p.32)”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사람 또한 유년기와 청년기에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씨앗 안에는 오래도록 씨앗으로 존재하려는 현재 지향성과 껍질을 벗고 나무로 자라려는 미래의 용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은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는 힘과 언제든지 싹을 틔우려는 상반된 힘이 씨앗 안에서 갈등하고 타협하는 증거다.(p.94)” 긴 기다림 끝에 싹을 틔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씨앗은 결국 나무가 되지 못하고 그냥 생을 마감한다. 한 예로 자작나무의 경우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도 씨앗에서 싹이 트는 발아율은 고작 10퍼센트 남짓이다. 두렵지만 용기를 내 껍질을 뚫고 나오는 씨앗만이 성목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나무 는 통계학상 평생을 통틀어 한두 그루의 자손만 남긴다고 한다.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사는 나무가 1년에 수천 개의 씨앗을 맺는다고 가정했을 때 실로 어이없는 숫자다. 나머지는 대부분 싹이 트지도 못한 채 썩거나, 어렵게 싹을 틔워도 경쟁에 뒤처져 도태되고 만다. 그러나 기다리기만 한다고 저절로 때가 오지는 않는다. 가장 좋은 때는 결국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곶’과 어수선하게 엉클어져 있는 수풀을 일컫는 ‘자왈’이 합쳐진 말로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키나무와 덩굴나무, 가시를 단 나무들이 뒤엉켜 숲을 이룬 곳을 이른다.(p.122)” 더구나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 제주도를 상징하는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곶자왈은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린 용암 대지의 땅으로 사실상 불모지다. 어떤 생명도 잉태할 수 없을 만큼 척박한 바위땅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것이 바로 작은 풀들과 가시를 단 나무들이다. 뜨거운 햇살과 건조한 땅 위에서도 살아남는 가시를 단 나무들의 질긴 생명력 덕에 자갈밭은 조금씩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고, 그 덕에 한라산 자락에서 날아든 씨앗들이 점차 터를 잡게 되었다.
기회란 것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찾아든 결과물이다. “좋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 더 좋은 일들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p.150)”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아픈 나무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고 저자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한다.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잎의 형태와 크기, 수피의 색깔과 질감, 가지의 모양새 등 모든 형질에서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나무지만 산 위로 오를수록 키가 점점 작아지는 연속적인 변이를 보이기도 하고, 담쟁이덩굴의 경우 땅을 기어갈 때는 겹잎의 형태를 보이다가 담에 붙어 올라갈 때는 홑잎의 형태를 보인다. 환경에 따라 잎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잎 모양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도 환경에 적응해 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는 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는다고 했다. … 자연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절묘한 수형 앞에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p.292)”고 말하는 저자는 문득 내 삶이 과연 어떤 향기를 지니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적어도 과용을 부려 악취가 나는 삶이 아니기를 바라는 저자처럼, 내 인생을 돌아보며 내가 타고난 것을 찾아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