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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숲길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글/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예문사) | 2018년 11월 8일 한줄평 총점 0.0 (6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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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취미 여행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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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타박타박 걷다 보면, 토닥토닥 위로 된다”
여행이 일상이 되는 힐링 산책길 62곳

일주일에 하루, ‘온전한 쉼’을 위해 자연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안내서. 번역가 아내와 기자 남편이 전국을 누비며 찾아낸 가장 걷기 좋은 아름다운 산책길 62곳을 소개하는 책 『토닥토닥, 숲길』이 나왔다. 많은 사람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재충전이 되는 느긋한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준비가 복잡해서 등의 이유로 실천하지 못할 때가 있다. 큰 비용과 시간, 완벽한 준비가 있어야만 여행이 아니다. 이 책 한 권과 운동화만 있으면 무료한 주말이 설레는 여행으로 채워지는 특별한 일상이 시작된다.
늙은 나무 사이의 오솔길, 잣나무 껍질이 눈처럼 내리는 숲길, 동네 강아지가 마중 나오는 시골길, 고즈넉한 성곽길, 가슴 트이는 바닷가 마을길까지 자연과 전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정서와 풍경을 에세이와 160여 컷의 사진으로 담아 생생하게 전한다. 또한 여행지 가는 법을 시작으로 추천 일정, 먹거리, 장날 등 실용적인 정보와 교통체증 없이 여행하는 법, 여독이 생기지 않는 팁, 여행하며 집안일과 취미를 해결하는 방법 등 수십 년간 축적된 여행 베테랑 부부의 노하우를 수록해 누구나 부담 없이 주말여행을 쉽고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말이 되면 늘 한 몸이 되는 소파에서 일어나 가볍게 현관문을 나서 보자. 숲길을 따라 하염없이 멍 때리며 산책하다 보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 순간 머리를 쿡쿡 찌르고 마음을 짓누르던 고민과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비워진 자리에 ‘여유’가 채워지게 될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여행을 떠나기 전 알아두면 좋은 12가지
이 책의 활용법
1부_타박타박 가볍게: 쉼표가 필요한 날 훌쩍 떠나기 좋은 길
01_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는 강화 교동도
대룡시장, 다을새길(바닷길), 다을새길(임도와 숲길)
02_강과 숲을 따라 무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춘천
자전거길과 물레길, 김유정문학관과 실레이야기길, 레일바이크
03_툭 아무 때나 가도 늘 편안한 파주
반구정, 자운서원, 파주삼릉
04_잣나무 눈이 내리는 치유의 숲 횡성
횡성호수길, 청태산자연휴양림, 풍수원성당
2부_사색하며 깊게: 걸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숲길
05_여운이 짙게 남는 신비한 숲 영월
광부의 길, 뼝창마을, 어라연, 청령포
06_강들이 태어나는 고귀한 숲 태백
검룡소, 철암탄광역사촌,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구와우마을, 귀네미마을, 쿨 시네마 축제
07_탄광마을부터 밀밭까지 사연이 가득한 정선
정선아리랑시장, 조양강 수변길, 대촌마을, 사북석탄역사체험관
08_봄 여름 가을 겨울 겨룰 수 없이 아름다운 하동
박경리 토지길, 평사리 들판, 매암다원
3부_구석구석 천천히: 옛 정취에 취해 이야기가 길어지는 길
09_흔적만 남은 성곽 아래 평화로운 공주
고마나루 숲, 공산성과 산성시장, 무령왕릉
10_뒤로는 지혜의 산, 앞으로는 흰모래 강이 흐르는 아늑한 구례
운조루와 곡전대, 화엄사 구층암, 노고단
11_무구한 숲과 돌과 천 개의 불상이 끝없이 이어진 화순
둔동마을 숲정이길, 화순고인돌유적지, 운주사
12_오래된 나무와 책과 마루가 있는 풍경 안동
예던길, 도산서원, 화천서원, 병산서원, 월영교
4부_느릿느릿 오래: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는 산책길
13_늙은 느티나무를 따라 세월을 돌아보는 괴산
괴산도서관, 오가리마을, 공림사, 산막이옛길, 화양구곡
14_푹신한 구름을 덮고 있는 순례의 길 청도
운문사, 사리암, 청도읍성, 소싸움
15_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바람의 섬 거제도
바람의 언덕, 샛바람소리길과 구조라성, 공곶이
16_발길 닿는 곳마다 삶이 반짝이는 바닷가 마을 남해
미조항, 천하마을, 물건마을, 노도
에필로그

채널예스 기사 (1개)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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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글 : 박여진
한국에서 독일어를,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기업 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영미 문학 단편집을 기획하며 번역가가 되었다. 주중에는 주로 번역을 하고 주말에는 여행을 다닌다. 파주 번역가 작업실 ‘번역인’에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 『토닥토닥, 숲길』, 『슬슬 거닐다』가 있고, 번역서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더 터치』, 『의미 수업』,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 산책 2』, 『인생 전환 프로젝트』, 『익스트림 팀』 외 수십 권이 있다. 한국에서 독일어를,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기업 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영미 문학 단편집을 기획하며 번역가가 되었다. 주중에는 주로 번역을 하고 주말에는 여행을 다닌다. 파주 번역가 작업실 ‘번역인’에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 『토닥토닥, 숲길』, 『슬슬 거닐다』가 있고, 번역서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더 터치』, 『의미 수업』,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 산책 2』, 『인생 전환 프로젝트』, 『익스트림 팀』 외 수십 권이 있다.
사진 : 백홍기
먹고살아야 해서 월간지 기자가 되었고 하고 싶어서 사진가를 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사진회 ‘포토청’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석사 과정을 밟는 중이다. 저서로 『토닥토닥, 숲길』이 있고 [아파트 연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 활동 및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먹고살아야 해서 월간지 기자가 되었고 하고 싶어서 사진가를 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사진회 ‘포토청’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석사 과정을 밟는 중이다. 저서로 『토닥토닥, 숲길』이 있고 [아파트 연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 활동 및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모퉁이를 돌자 행복이 시작됐다!”
숲길을 느릿느릿, 시골길을 기웃기웃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주말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여가시간이 확대되고 경험과 내적 만족에 집중하면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가는 관광 명소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끄러워서 오히려 피로감이 남고 여행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유명한 여행지 모퉁이만 돌면 훨씬 아름다운 곳이 많다”면서 우리를 분주한 관광지가 아닌 한적한 자연으로 이끈다. 꼬불꼬불한 숲길은 굽이마다 다른 풍경이 있어 사색하기 좋고, 마을 입구의 오래된 나무 아래 평상에서 먹는 도시락은 맛집 못지않게 근사하다. 나무들이 얽혀 지붕이 생긴 오솔길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몸소 느끼게 한다. 화려한 볼거리나 핫한 카페 없이도 숲길을 느릿느릿, 시골길을 기웃기웃 거니는 것만으로도 휴식과 위안이 된다.

“걸을수록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말여행자 부부가 엄선한 아름다운 걷기 여행지
바쁜 생활 속에서 여행을 다니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지은이 부부는 주말이 되면 편한 운동화에 작은 가방 하나만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주중에는 직장인으로, 주말에는 여행자가 된 지도 20년 가까이 흘렀다. 이 책을 펼치면 회사 눈치를 보며 연차를 궁리하지 않아도 주말을 활용해 힐링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숨은 여행지가 가득하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춘천은 호수를 따라 산책은 물론 자전거, 나무 카누, 레일바이크 등 다채로운 즐거움이 있고, 안동에 들어서면 오래된 숲과 서원이 펼쳐지며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횡성의 울창하고 깨끗한 숲은 깊이 들어갈수록 몸과 마음이 정화되고, 남해 바닷가 마을에 가면 파도가 들어왔다 나갈 때마다 데굴데굴 웃는 몽돌 소리 때문에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서울 근교의 숲길부터 평소에 지나친 고즈넉한 시골 마을까지 부부는 그동안 가본 여행지 중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맑은 공기를 기본으로 사계절 누구나 걷기 좋은 산책길을 안내한다.

“오늘부터 포레스트(FOR:REST)”
―시간, 계획, 비용, 체력 부담 없이 떠나는 가장 심플한 여행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이벤트가 아닌 늘 설렘 가득한 일상 여행을 즐기려면 여행이 작고 단순해야 한다. 부부는 새들이 지저귀기 전 집을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고요한 숲길을 산책하고, 정자 아래서 달콤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고, 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일주일치 장을 본 다음, 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온다. 특별한 계획 없이 방랑하듯 여행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담긴 글과 사진은 주말 아침에 준비해도 충분한, 생활과 이어지는 편안한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여기에 꼭지마다 여행지 정보를 정리한 ‘Trekking Tip’은 환경에 따른 필수 준비물과 거리와 지형을 고려한 걷기 수준, 소요시간, 찾아가는 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Travel Point’는 걷기 좋은 반나절 코스와 좀 더 깊이 여행할 수 있는 1박 코스로 구성한 추천 일정, 저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만족한 먹거리와 숙소, 함께 둘러보면 좋을 주변의 볼거리, 사색하기 좋은 장소를 담아 주말여행 초보자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
도심의 일상에 지치고 답답할 때, 늘 여행을 꿈꾸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때, 관광보다는 휴양이 필요할 때, 이 책은 ‘온전한 쉼’이 있는 주말을 선물할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66건)

포토리뷰 토닥토닥, 숲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김*수 | 2020.07.14

토닥토닥, 숲길(박여진 글, 백홍기 사진)>을 보고 읽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 주말에 같은 길을 걷는 일은 멋지다. 그것도 20년 동안, 그것도 부부가! 20년은 베테랑이란 말이고, 베테랑의 훈수(노하우)는 콕 집어 쉽게 알려준다는 뜻이다.

 

부부가 적바림(기록)했다는 건 알차게 다녔고 꼼꼼하게 살폈다는 뜻이다. 읽으면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내용은 물론이려니와 책 제목인 토닥토닥, 숲길도 편안했고, 차례도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타박타박 가볍게, 사색하며 깊게, 구석구석 천천히, 느릿느릿 오래’, 마음에 쏙 든다.

 

동네 산책 나갈 때는 타박타박 가볍게, 산길에 접어들면서는 사색하며 깊게, 이웃 동네 마실을 나가서는 구석구석 천천히, 가까운 관광지라도 간 날엔 느릿느릿 오래, 글 따라 다녀본다.

 

나도 2026년부터는!! 그러려면 부지런히 보람차게 살아야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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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맑은 숨을 불어넣는 『토닥토닥, 숲길』 독서후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m******6 | 2020.05.25

 

 

https://blog.naver.com/mate3416

 

 

"호수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다가와 내 기억과 감정을 핥는다."

‘활력환’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삼켰었다. 복용시기를 놓칠 것 같으면 불안과 초조와 짜증이 솟아올랐다. 그것이 없으면 살지 못한다고 확신했었다. 일상을 그 자리에 두고 홀로 떠나는 것, 그것에 활력환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주 커다란 대한민국 전도全圖를 구해 서재 벽에 붙여두었다. 활력환을 삼켜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대한민국의 그곳에 작은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였다. 포도송이 한 알씩을 받아 채우는 아이처럼 뿌듯했다. 스티커가 붙은 곳은 추억이 있어 좋았고 아직 비어 있는 곳은 기대와 설렘이 있어 좋았다. 어쩌다 지도가 눈에 들어오기만 해도 마냥 좋았다. 감추어지지 않는 웃음 또한 아이와 다르지 않았을 터였다.

지금 나의 활력환 지도는……. 어디에 있긴 있을 것이다. 결혼을 했고 아이들이 태어났고 승진을 했다. 해야 할 일들이 사방에 위협적으로 쌓여갔고 늘 부족한 시간에 허덕였다. 종종 아팠다. 활력환? 그래, 참 깜찍도 했구나, 10년 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지던 몇 달 전부터 집도 직장도 비상시국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고, 남편은 코로나 담당자로 차출되었다. 키가 177cm인 그는 밥을 가득 먹고 체중계에 오르면 59kg이었다. 기다란 멸치같군, 싶은 모습마저도 마주칠 일이 없었다. 나는 자가격리자들에게 매일 먹거리와 생필품을 배달했다. 고맙게도 여러 곳에서 기부품이 들어왔고 대상자를 추려 연락을 하고 배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민과 지역을 살리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서둘러 시행했지만 면사무소를 찾는 사람들은 화가 나 있었다. 마스크가 없어서, 일자리를 잃어서, 여당이 미워서, 시장이 서지 않아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상급기관들로부터 안내 받은 것이 없는 우리는 궁색히 대답했고 비난 받았다. 무능한 주제에 철밥통을 끌어안은 공무원을 향한 노골적인 눈빛에 상처 받았지만 나라 곳곳에서 이 엄청난 사태로부터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 식사도 잠도 안녕도 없을 의료진과 관계자, 공직자 들을 응원했다. 그들이 쓰러지지 않기를, 국민들이 그들을 신뢰해 주기를 바랐다. 또 오죽 어려우면 면사무소에 와서 소리를 지를까를, 사실 그들이 화를 내고 삿대질 할 곳이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를 생각했다. 우리의 하루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각자의 하루를 정리했다.

서둘러 퇴근을 해 아이들을 데려왔다. 온종일 시달리셨을 부모님께 면목이 없었다.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집안을 정리하고 쉼 없이 쫑알거리는 두 녀석에게 대꾸했다.

피곤했다.

‘숲’이라는 한 글자에, 초록 오솔길 사진 한 장에 책을 골라들었다. 번역을 하는 아내와 지방 출장이 많은 남편이 주말마다 다녀왔던 숲여행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소박하고 가볍게, 느리게 구석구석, 오래도록 깊게 이 나라를 산책하고 사색한 글과 사진이다.

나 이렇게 여행 다니는 사람이야, 하는 자랑이 얄미워 여행기 책을 자주 읽지는 않는다. 떠나고 싶어질까봐, 떠나지 못해 속상할까봐 그쪽 서가는 피한다. 분명 그렇게 하고 있는데 연말마다 일 년의 독서를 총정리 하다보면 여행 에세이가 왜 그리 많은지 매년 의아할 뿐이다.

『토닥토닥, 숲길』은 뽐내지 않는 여행기다. 낯선 여행지에 가 발을 디디는 순간 시간은 왜곡되고 늘어나더라고, 일상에는 없는 낯선 감촉과 소리와 냄새가 느린 시간 사이사이를 파고들더라고 가만가만 이야기한다. 겨울을 지나 부드러워진 흙을 헤치고 나온 보리싹들은 봄이 늦도록 푸른 꿈을 꾸다 초여름이 오면 여문 보리가 된다고 말한다.

참 마음 편히 읽었다. 좋았다.

숲은 싱그러웠었고 흙길은 보드랍게 단단했다. 부부가 나란히 걸으며 온전히 소유했던 시간이 예뻤다. 떠나고 싶어졌지만 그러지 못해 속상하지는 않았다.

책을 덮으며 보니 2018년 10월에 초판을, 두 달 뒤 4쇄를 찍었다. 유명인도, 전문 여행가와 사진가도 아닌 이들의 첫 책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좋게 하였나보다.

초록의 색을 지닌, 도톰한 질감을 가진, 깨끗한 숨을 호흡한 독서였다고 후감을 남긴다.

* 책을 빌려온 금요일, 나는 3번 창구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1만원권의 지역상품권을 배부했다. 2번 창구에 앉은 할머니가 직원에게 말씀하셨다. “고생했는디 이거 한 장 쓰셔.” 아, 할머니!! 저한테 오시지...

할머니 덕에 긴장으로 굳은 얼굴들이 순식간에 해제되었고 2번 창구 직원은 귀까지 빨개졌다. 용돈쾌척을 관철하지 못한 할머니는 결국 요구르트 몇 병을 민원창구에 던지고 가셨다.

대한민국이여, 힘을 내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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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눌 이야기가 있다는 설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q*****2 | 2020.05.06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여행 다니고.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는 게 뭐 대수냐 싶지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누군가에게 주5일 근무는 하늘에 뜬 별보다도 먼 이상향처럼 여겨질 터이고, 휴식이 주어지기는 하나 생활비로 사용하기에도 빠듯한 벌이 탓에 방에 콕 박혀서는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왔던가. 나름 빨빨대며 많이 돌아다녔다고 자부함에도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움이 앞섰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의 즐거운 일탈 경험이 없는 건 아니나 운전면허 없는 원시인인 나의 동선은 비좁을 수밖에 없었다. 여행사가 준비한 상품에 의존하다 보니 모두가 밟는 유명 여행지에 국한된 움직임을 보이는 게 전부였다. 이조차도 힘든 이들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나의 욕심은 사치일 터이다. 허나 떠나면 떠날수록 더 떠나고픈 마음이 이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글은 간결했으며, 사진 또한 글을 닮았다. 좀비처럼 마냥 걷기, 암울한 뒷모습과 어둔 이미지를 주로 담아낸 사진이라니. 부부의 글과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보았기 때문인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를 외치며 손 맞잡아도 괜찮을 법했다. 이를 양산한 이들에겐 마냥 익숙함일 테지만 나와 같은 제3 자에게는 신선함이었다. 같은 장소에 서서 다른 생각을 품고, 같은 장면을 바라보며 다른 사진을 찍고. 인간은 그런 존재이므로 뭐든 괜찮았다. 장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발걸음이 머문 많은 곳을 나 또한 다녀왔다. 적잖이 유명한 장소들도 제법 소개되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다혹은 다녀왔다고 자신있게 주장할 수가 없었다. 마치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부분의 장소에서 나는 짧게는 30, 길어도 2시간 남짓의 시간만을 머물렀다. 그들처럼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지 못했고, 깊이 있는 생각 또한 품을 겨를이 없었다. 책을 읽는 건 간접 경험이라고 했다. 평면에 갇힌 글자와 이미지에는 입체감이 있을 리 없다. 운 좋게도 난 거기에 나의 경험을 입힐 수 있었다. 억지 주장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잠시나마 닿았던 장소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맘껏 반가움을 표했다. 내가 미처 향하지 못했던 장소들이 등장할 때면 나의 짧았던 체류 시간을 아쉬워했고, 조금 더 머물렀을 경우 벌어질 수 있었던 많은 일들을 상상하게 됐다. 동시에 다음에 대한 설렘 또한 책은 나에게 선사했다. 언제라는 구체적인 약속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나에게 다음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실제 다음이 다가왔을 때 실천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원래 삶은 계획하고 손꼽아 기다릴 때의 즐거움이 더욱 크다. 그 땐 저자의 조언을 한껏 따르련다. 편한 옷차림, 가벼운 가방.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나를 맞이할 집을 청소하는 일에 대해선 한 번도 고려해 본 적이 없는데, 나쁘진 않을 거 같다. 조금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나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면 못 할 건 아니다.

책의 마지막이 남해여서 특히 좋았다. 저마다 선호하는 장소가 다를진데, 내 경우엔 남해를 으뜸으로 쳐왔다. 남해하면 뭐니뭐니해도 바다가 우선 보인다. 너른 바다를 정성스레 가꾼 다랭이논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건 다른 지역에선 즐기기 힘든 호사다. 남해에선 바다와 더불어 산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동네가 남해다. 내 기억 속 남해와 저자들이 기록한 남해는 사뭇 달랐다. 천하마을, 물건마을은 이름조차 낯설었고, 노도는 배만 타면 멀미를 하는지라 가볼 엄두를 못 냈다. 무리해서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행지로 익히 알려진 보리암이면 어떻고, 상주은모래해변일지라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당신이 본 남해와 내가 본 남해는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며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복이므로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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