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윌 스토 저/문희경 역
다미 샤르프 저/서유리 역 저
닐스 비르바우머·외르크 치틀라우 저/오공훈 역
이케가야 유지 저/서수지 역
Q.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제목이 너무 강렬했던 탓에 소설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책은 저자 바버리 립스카가 직접 겪은 정신병에 대해 쓴 에세이입니다. 이 책이 쓰일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병을 극복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작가의 경험을 엮은 책인만큼 병의 시작과 경과, 치료에 관한 내용이 360페이지에 걸쳐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반 100페이지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정말 술술 잘 읽혔습니다. 하루만에 후루룩 다 읽었을 정도로 말이죠.
Q.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
A. 솔직히 이야기하면 '뇌 과학자'와 '정신병'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서 잘 맞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정신병'이라는 것은 늘 '마음의 병'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제가 이 이야기를 저희 팀장님께 말씀드리니, '정신'도 '뇌'에, '마음'도 '가슴이 아닌 뇌'에 있는 것이다라고 명쾌하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이 책은 조현병 등 우리가 흔히 정신병이라고 이야기하는 병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읽다보니 많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뇌에 문제가 생긴 이후 생각이 매우 왜곡되고, 성격도 많이 변합니다. 자신에게 생긴 문제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인식하지 못하죠. 주인공의 이런 모습을 읽고 있으니 최근 정신병과 관련하여 발생했던 각종 사건사고들이 떠올랐습니다. 피해자를 생각하면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는 것이 맞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그런 사건에 대해 처벌을 제대로 하더라도 정신병에 대해서 또한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평소 잘 모르고 있던 정신병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이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제목을 보고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인지 초반에는 조금 지루했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책 속 내용에 점차 빠져들게 되는 그런 책이었어요. 평소 이해하기 힘든 정신병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특히 정신보건 영역에서 일하시는 분들께는 꼭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나는 전두측두 치매에도, 조현병에도 걸리지 않았지만 부은 뇌가 나를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들었다. 나는 내 몸 속에 그대로 있었으나 정신은 내 곁을 계속 지켜주지 않았다. (p.179)
*
무서운 질병 너무나도 많지만
치매가 나는 제일 좀 무섭다
내가 내가 아닌 내가 되어버리는 게 말이지
*
그런데 뇌에 생긴 암으로
내가 내가 아닌 내가 되어버릴 수 있다니
치매만 걱정할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
우리 할머니도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는데
읽으면서 생각나고 그랬다
나는 할머니가 너무 미운데
전두엽 때문에 그렇게 나쁘게 굴었던 걸까
*
나의 전두엽
아프지말고 다치지말고
부디 건강해줘.....
충격적인 제목에 선뜻 읽기가 망설여졌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리니? 책을 읽으면서 뇌가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를 얼마나 쉽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아주 사실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칭 뇌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의 뇌종양으로 인해 직접 겪은 정신적 붕괴 경험을 책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했다. 아주 작은 뇌 한부분의 잘못이 큰 정신질환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각 피질 중 한 영역에 문제가 생기면 시야의 특정 부분을 볼 수 없게 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오른손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믿기도 했다.
이처럼 종양으로 인해 전두엽 마저 손상되면 사람의 성격 또한 히스테릭하게 상당히 많이 변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집에 방문한 해충 방제 서비스원이 유독성 화확물질로 자신을 독살하려는 한다고 믿기도 했고,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들에게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이전에는 쉽게 해오던 일들을 이제는 순서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더이상 해내지 못하고 버벅거리기도 한다. 상황이 점차 악화되는 것처럼 저자의 이상 증세를 감지한 가족들이 다시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은 결과, 뇌가 부었고, 새로운 종양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정신과 인생을 함께 잃어 간다고 생각했지만 저자는 온전하게 정신과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을 선보인다. 혼란스러운 정신 속에서도 늘 가족들이 함께 했고, 회복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된다. 나 또한 이 책으로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이 행복한 일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